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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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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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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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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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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대제사장(3)

DUMMY

여소해는 연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소궁주, 저는······."

"신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본인이 한마디 해보아도 되겠소?"


여소해는 말을 하던 도중 끼어든 삼주를 쳐다봤다.


대화를 하던 내내 삼주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방관만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연호와 여소해.

둘 모두 삼주가 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주가 대제사장 여소해의 사람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에 막 관여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발언권을 얻기 위해 먼저 말한 것일테고.


여소해는 잠시 삼주를 쳐다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세요, 삼주."

"감사하오, 신녀."


발언권을 취득한 삼주는 연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소궁주, 내 묻고 싶은 것이 한가지 있소."

"말해라."

"그럼, 한가지 짚고 넘어가겠소. 소궁주께서는 현재 무혈궁으로 완전히 넘어온 것이오? 아니면, 무혈궁이 아닌 바깥이 적을 두고 있소?"


연호는 눈을 좁히며 삼주를 노려본다.


"그런 말을 하는 저의는?"

"아무래도 낭왕··· 아니, 그보다는 동쪽에서 만들었다는 무련이 걸려서 말입니다. 확실히 말해주십시요. 이곳에 온 이유를 말입니다."


삼주에게 말한다라······.

아니, 그것보다 오존과 육존이 있는 자리에서 말해야한다는 것이 문제겠지.


삼주 하나에게만 알려지는 것은 그리 큰 일이 아니다.


여소해에게는 말해야했다고 치고.

그녀가 삼주 혹은 그와 비슷한 측근들에게 말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한명 정도에게 알려졌을 때의 대비는 되어있었다.


허나, 이 자리에는 삼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호는 흘깃 오존과 육존을 쳐다봤다.

삼주 혹은 여소해에게 말을 하기 위해서는 둘을 바깥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그 뜻을 알아차린 삼주가 둘에게 말했다.


"오존, 육존. 둘은 나가있어라."

"···삼주, 소궁주는 현재 대제사장님을 죽인다는 말을 한번 내뱉은 자입니다. 그런 위험분자를 보는데, 저희가 없는 것은······."


오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삼주는 어이없다는듯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하! 요즘 내가 많이 유해졌나보군. 고작 오존, 네놈따위가 내 말에 토를 다는 것을 보니 말이다."

"···삼주,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런 모욕은······!"

"쯧쯧. 아까 소궁주의 말에서 제대로 느낀 바가 없나보군."


삼주는 패악적인 기세를 갈무리한채 흝뿌리며 말했다.


쿠구구구!


"오존, 그리고 육존. 네놈들 둘이 있든 없든 소궁주는 신녀를 죽일 수 있다. 조금 늦어지나 조금 빨라지나가 차이라면 차이겠지."

"······."

"그런 와중에, 너희들이 들으면 안되는 이야기가 있어서 나가라는 것인데··· 뭐? 호위를 해? 정말 병신같은 놈들이군."


쯧- 혀를 차는 삼주와 얼굴이 빨개지는 오존.


둘의 희비(喜悲)가 교차했다.

그리고 이어서 오존과 육존이 몸을 돌려 방을 나서고, 아예 모습을 감추기 직전 삼주에게 한마디를 남긴다.


"···삼주, 이 모욕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줄 것이오."

"흥! 마음대로. 오히려 기다리고 있지."


삼주가 두 사람이 나가는 모습을 노려보다 이내 코웃음과 함꼐 고개를 돌렸다.


"자, 소궁주 당신의 말대로 두 사람을 내보냈소. 이제 소궁주가 생각하는 바를 좀 알려주겠소?"


그런 말을 하며 삼주는 연호를 노려봤다.

마치 두 사람과 척까지 졌는데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을 죽여버리겠다는 일념이 짙게 깔려있는 것 같아 보였다.


연호를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자세한 계획은 말하지 않는다.

겉, 그것도 마검위가가 포함되어있지 않은 계획을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왜 부궁주를 치려는지.

살맹의 살수들에 관해서, 그리고 알고 있는 바에 대해서.


연호가 이야기를 마치자 삼주는 인상을 찌푸린다.


"···부궁주 그 양반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아무리 그래도 살수를 구해 소궁주를 죽이려고 하다니."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삼주?"


해맑은 여소해의 되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삼주가 대답한다.


"신녀, 이것은 반역이오."

"반역? 그게 무슨······."

"신녀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모양지만··· 지금 고위층들에게는 은밀하게 소궁주를 데려오라는 명령이 퍼져있는 상황이오."


여소해는 눈쌀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말했다.


"설마, 전에 삼주가 무혈궁을 나선 것도······?"

"그렇소. 궁주님의 직명이 있어서였지."

"물론, 실패했기 끌려오지 않은 것이지만."


피식- 웃는 연호를 째려본 삼주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번도 아닌 두번.

삼주 혼자서만이 아닌, 이주와 같이 갔을 때에도 실패했으니 말을 다한 것이었다.


조력자가 있든 없든.

실패는 실패.


궁주에게 벌을 받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물론, 벌을 받지 않은 것도 궁주가 폐관수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지만.


"하아··· 그 실패가 아니었다면······."

"삼주, 그런 가정은 무의미해. 이미 실패한 것은 실패한 것. 과거를 돌아봐야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삼주는 침음성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대답을 들려주면 좋겠는데?"


연호는 여소해를 노려보듯이 쳐다본다.


"예?"

"무슨 예는 예야.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들었잖아. 그러니까 하나를 정했으면 좋겠는데?"

"······."

"나와 동맹을 하고 부궁주를 치는 것이든. 아니면, 중립을 지키든··· 그도 아니라면 나와의 동맹을 차고 부궁주의 손을 잡든 말이야."


거의 협박에 가까운 말이었다.


이미 연호는 무력을 보인 바가 있었고, 그 무력이라면······.

수가 틀린다면 여소해를 죽이기 충분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 여소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였다.


"···동맹을 하도록 하죠."


처음부터 손을 잡을 생각이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부궁주가 살수를 고용해 연호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든.

궁주의 명을 어기고 반정도 반역을 한 태도여서이든.

여소해가 연호를 좋아하기 있기 때문이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답은 딱 하나였다.


뒤에 붙은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더더욱.


"그래, 잘 선택했어."


연호는 비릿한 웃음을 내지었다.


"대신, 저도 한가지 원하는 바가 있습니다."

"원하는 바?"

"예, 한가지만 약속해 주시죠. 이 일이 끝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을 한가지 들어드리겠다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라면."

"당연하지요. 연호,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랍니다."


연호는 알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여소해가 자신을 이름으로 불렀다는 사실을.



***



마치 신선(神仙)을 연상시키는 노인이 가부좌를 튼채 앉아 있었다.


높은 산봉우리, 휘몰아치는 서풍은 노인의 백발을 휘날리게 만든다.


"흐음······."


노인은 침음성을 흘리며,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하늘 위, 그보다 더 위.

우주에 펼쳐져 있는 은하(銀河)에는 수많은 천기(天氣)가 숨어 있었다.


수많은 난세에는 천기가 흔들렸고.

평화로웠을 적에는 천기또한 잠잠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나도 요동치는구나."


천기가 요동치니, 그것이 곧 난세(亂世)일지다.

수백년에 있었던 천기자가 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노인- 검공또한 잘 알고 있음이고.


"쯧쯧, 새외대전 무렵에서 혈신을 죽였여야 했거늘. 내 힘이 부족하여 그러하지 못했구나."


검공은 자신을 탓했다.


혈신이 살아있음이 곧 무혈궁이 살아있음이고.

그것이 곧 난세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후회한다.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한이구나. 패군과 같이 싸울 있을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진데, 아예 혈신이 모습을 드러내면 좋겠구나."


새외대전 무렵에도 혈신은 말도 안되는 경지에 올라있었다.


그 누가 되어서 반신 둘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까.

그것은 고금과 동서를 통틀어서 반신의 격을 벗어던지고 있는 혈신뿐만이 가능할 것이다.


아니, 딱 한명 가능할 수도 있는 자가 있었다.


"흉성(凶星)과 선성(善星)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는 저 별의 주인. 저 자라면, 혈신을 홀로 상대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는 않다.

오히려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겨우 일할··· 아니 그 이하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검공은 그마저도 좋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수명은 이미 거의 다하고 있었고.

일말의 가능성에 기대하는 것이 좋은 것이었다.


"···나의 천기는 이미 다했으니, 다음 경지에 가는 것또한 요원한 일이지."


패군(覇君), 검공(劍工), 그리고 혈신(血神).

절대자의 경지에 오른 세 사람은 서로를 견제하고 독주하는 것을 막아왔다.


서로는 알고 있는 것이다.


검공이 독주하면 정파천하가 펼쳐질 것이고.

패군이 독주하면 사파천하가 펼쳐질 것이며.

혈신이 독주하면 마도천하가 펼쳐질 것이란 것을.


그로 인해, 서로는 서로를 견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새외대전을 기점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정파에 나의 뒤를 이을 인물이 나와야하건만."


천룡성은 정파고, 그 외에도 수많은 정파가 있다.


하지만······.

검공이 보기에는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었다.


정파는 이미 뿌리까지 썩어있었다.


고루고 골라 사파와 마도를 견제한다는 당초의 목적은 희석된지 오래다.


지금의 정파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권력, 그로 말미하여 자신의 것을 하나라도 챙기기 위한 이기심이다.


정파가 정파같지 않고.

사파가 득세하는 현실.


이런 세상에 천기에 의하여 무혈궁, 그리고 마도가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검공은 자신이 등선한 이후가 심히 걱정되었다.


"등선 자체는 나도 바라는 일이고, 무인이라면 누구든 기회를 잡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구나, 걱정돼."


검공이란 절대자가 없는 천하(天下).

패군이라는 인물이 혈신에게 죽는 현실.


그로 인해 생길 일은 명명백백했다.


"···대비는 해두어야겠지."


이 대비가 얼만큼이나 도움이 될지는 검공 본인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렇게 홀로 되뇌인 검공은 작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세상을 관조한다.


천기가 뭉쳐있는 곳, 그리고 미래가 있는 곳.

세상에서는 마경(魔境)이라 불리는 곳을 본다.


"이곳이구나."


검공은 자신의 염(念)을 나누고······.

그대로 마경의 한구석으로 내비려두었다.


그저, 천기를 움직인대로 생각하여 검공은 자신의 것을 숨겨두었다.


이것이 훗날 좋은 결과를 만든 것을 빌며.

검공은 눈을 감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

그래, 아직은··· 아직은 죽을 수 없었다.


검공은 한 사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모순적이면서도 지금으로써는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을만한 한 인물을 생각하며.

시간을··· 천천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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