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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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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87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2.26 22:00
조회
46
추천
1
글자
11쪽

37화. 기상캐스터와 사귄다고?

DUMMY

진호는 나희를 무시하듯 말하고,


진호 테이블에서 들리는 “백수”라는 단어에 나희는 진호 테이블을 바라본다.


나희는 진호와 눈이 마주치자,


찔리는 듯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키며 소리 없이 입술로 “백수? 나??” 단어를 만들어 묻는다.


진호는 입술로 “그래, 너.” 하며 답하고,


시선을 피하며 앞에 앉아 있는 하윤을 바라본다


나희는 어이없는 듯 피식 웃으며 소주잔을 들어 마신다.


하윤은 일어서서 술 냉장고에 붙어 있는 ‘내 친구의 첫사랑’ 연극 포스터에 다가가 바라본다.


하윤의 시선이 배우들 가운데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고 있는 민규혁을지나,


포스터 아래 스텝 이름들 중에서 기획 도나희 이름에 시선이 멈춘다.


하윤은 ‘기획 도나희’을 입 속으로 읽고,


고개를 돌려 소주잔을 들고 다리를 달달 떨고 있는 나희를 바라보며 ‘도나희라고? 설마’ 생각한다.


나희는 소주잔을 비우고 소민을 보며 키득거린다.


진호는 하윤이 포스터를 보다가 나희에게 시선을 주자,


‘뭐지?’ 하며 하윤과 나희를 번갈아 바라본다.


주방에서 매운 닭발 안주를 들고나오는 옥경은 술 냉장고 앞에 서 있는 하윤의 뒤를 지나가며 진호에게 말한다.


“진호야. 여자 친구도 생겼는데, 이 공연 보러 가.”


옥경의 말에 진호보다 하윤이 먼저 반응한다.


“저 좋아요. 진호야, 시간 내서 함께 공연 보러 가자.”


“어. 그, 그럴까?”


하윤을 바라보는 진호는 밝은 표정으로 대답하지만,


하윤이 나희와 엮이는게 왠지 싫다.


핑곗거리를 빠르게 생각하며 말끝을 흐리며 말을 이어간다.


“연극도 좋지만 내가 요즘 보고 싶은 뮤지컬이 있거든···. 그 연극은 배우들도 좀 그렇고···.”




옥경이 나희 테이블에 매운 닭발 안주 접시를 올려놓자,


나희와 소민의 표정 밝아진다.


옥경은 하윤에게 느리게 말하고 있는 진호를 향해 큰 소리로 말한다.


“진호야. 나희한테. 초대해달라고 해.”


“아! 그럼 되겠다. 진호야.”


옥경 말에 하윤이 대답하고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며 자리에 앉아 진호를 바라본다.


하윤의 눈빛을 보면 내일이라도 당장 가야할 눈빛이다.


‘진호는 싫은 표정을 감추며 ‘아···정말 싫은데. 어쩌지.’ 생각한다.


이때, 머릿속에 번뜩 스쳐 지나가는 핑계가 생각난다.


‘역시 난 천재야’ 생각하며, 밝았던 진호의 표정이 점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변하며 말한다.


“나야, 좋은데. 하윤이가 사람 많은 곳에 나랑 함께 다녀도 괜찮을까? 요즘 인기도 올라가고 있는데. 기사라도 나면 곤란하지 않겠어?”


공연을 보러 가면 진호와 하윤은 공식 커플이 된다는 뉘앙스의 말이다.


진호는 전혀 손해 볼 게 없는.


하윤은 입안에 바람을 가득 채워 복어처럼 볼을 빵빵하게 만들며 고민한다.


진호는 고민하는 하윤의 표정을 즐기듯 바라본다.


“그럼 따로 앉아서 보면 될 것 같은데? 그리고 공연 끝나고 밖에서 만나자.”


진호가 예상하지 못했던 답을 하윤이 제시한다.


진호는 ‘이거 안 먹히네’ 하고 단념하며 말한다.


“아. 그래? 그, 그 방법도 좋겠다.”


진호는 나희 테이블에 시선은 주지 않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며 나희 테이블에 들리도록 이어서 말한다.


“야, 도나희. 공연 보러 갈 건데. 미리 얘기할 테니까, 좌석 중에 제일 떨어져 있는 좌석 두개 부탁한다.”


진호가 속 좁게 말하는데.


나희 테이블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


진호가 나희 테이블을 바라보자,


하윤의 시선도 진호를 따라간다.


나희와 소민은 반디 안에서 단절된 또 다른 세계에 갇혀 자신들만의 쾌락을 즐기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닭발 먹방.


며칠을 굶은 사람들처럼 양손에 닭발을 잡아 입에 넣고 오물오물거리며 뼈만 뱉어낸다.


‘쯔양? 하정우? 황해 조선족 조폭?’ 비교를 할 수 없는 나희와 소민의 입 안의 분쇄 능력을 바라보는 진호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야!! 니들 천천히, 숨 좀 쉬면서 먹어라.”


이제서야 진호의 말이 귓속에 들어오는지 나희와 소민이 입술에 닭발 소스를 묻힌 채 진호 테이블을 바라보며 ‘헤에~’ 하고 다시 맛있게 먹는다.


하윤은 나희와 소민의 행동이 재미있는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진호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하윤에게 말한다.


“하윤아. 나갈까? 우리 동네에서 하윤이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생각났어.”


하윤은 궁금한 표정으로 말한다.


“응? 갑자기 뭘까?”


“가보면 알아. 나가자.”


진호가 다급하게 말하자.


하윤은 대답 대신 남아 있는 와인을 한꺼번에 마신다.


진호는 잘 됐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윤이 일어서서 머리를 뒤로 넘기며 모자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도록 눌러쓰고,


백 팩 어깨끈을 어깨에 걸자.


진호가 앞장서서 계산하기 위해 카드를 꺼낸다.


닭발 먹방에 이성을 잃고 있었던 나희가 진호 손에 들려있는 분홍색 어피치 카드를 바라보며 벌떡 일어서서 빛의 속도로 술 냉장고에 달려가 소주 2병을 꺼내 들며 말한다.


“진호야! 이거, 두 병까지. 잘 먹을게. 이야~ 니 여친 진짜 예쁘다.”


이어서 닭발 뼈를 입에 물고 있는 볼 빨간 소민도 하윤을 칭찬한다.


“키도 크고. 엄청 날씬하다. 모자도 너무 잘 어울리고. 장난 아니다, 진짜. 그치?”


“그래, 그래. 진짜 장난 아니다. 이야~ 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구만.”


나희가 턱을 끄덕거리며 말하자,


소민도 턱을 끄덕이며 진호에게 계산을 압박한다.


진호는 하윤의 눈치를 보며 ‘끙’ 참고,


나희 테이블까지 계산한다.


“적당히들 마셔라. 니들. 응?”


“네에에에에.”


나희와 소민은 유치원생들이 대답하듯 소리를 내며 키득 키득거린다.


정말 밉상이다.


“이모 오늘 고마워요.”


진호가 옥경에게 카드를 건네며 말하자,


옥경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고맙기는, 진호야 조심히 잘 가. 여자인 내가 봐도, 니 여친 진짜 예쁘다.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너 진짜 대단하다. 너랑 너무 잘 어울려.”


옥경의 말에 어두웠던 진호 얼굴에 바로 화색이 돈다.


진호는 조용히 묻는다.


“진짜요?”


옥경은 진호만 들리도록 조용히 대답한다.


“그래. 니 엄마가 엄청 좋아하겠다.”


옥경의 말에,


진호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가게 문을 향해 걸어간다.


하윤은 진호의 뒤따라가며 나희와 소민에게 눈인사한다.


나희와 소민도 테이블 옆을 지나가는 하윤에게 눈 인사하고,


하윤은 동네 주정뱅이 꼴을 하고 앉아 있는 나희에게 마지막까지 시선을 주고 가게 문을 나간다.


하윤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소민은 가게 문이 닫히자,


나희에게 말한다.


“뭐 하는 앤데. 사람 많은 곳에 갈 수 있냐, 없냐, 하는 거야?”


나희는 관심 없는 듯 소주잔에 반쯤 남아 있는 소주를 마신다.


소민이 소주잔을 들고 혼잣말하듯 말한다.


“쟤, 어디서 분명히 본 것 같은데. 그나저나, 진호는 능력도 좋다. 어떻게 저런 여자애를 만났을까?”


옥경이 소주잔 들고 나희 옆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


“니들 티비 안 봐? 이하윤이라고, 요즘 잘나가는 기상캐스터잖아. 그리고 진호가 얘기 안 해? 니들은 진호랑 함께 사는 거 맞니?”


무덤덤한 나희가 옥경에게 두 손으로 소주를 따라 소주잔을 채워준다.


소민은 깜짝 놀라 “진짜요!!” 소리치고,


소주잔을 손에 든 채 벌떡 일어나 가게 문 열고 두리번거리며 밖을 바라보며 말한다.


“대박~ 우와~ 진호가 기상캐스터를 만나다니. 함께 사진 찍고 싶은데, 어디로 간 거야?”


반디 앞에 주차된 진호의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이어서 말한다.


“차 안에는 없는 것 같고.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벌써 사라졌네.”


나희는 소민이 열어둔 가게 문 밖에서 차가운 봄바람이 반디 안으로 들어오는 걸 느낀다.




***




인적 없는 성북동 골목 언덕길을 가로등 불빛이 거리를 두고 비추고 있다.


가로등 불빛에 길게 늘어져 있던 두 개의 그림자가 가로등 불빛 아래로 다가온다.


진호와 하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멈춰 서서 주택 담장 위에 그려진 벽화를 바라본다.


벽화는 파란 바다와 하얀 백사장에서 구릿빛의 아이들이 뛰노는 그림이다.


갈매기와 바다 거북이와 물고기들이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하윤은 굽어진 골목 벽을 길게 가득 채운 벽화를 보며 놀란다.


“우와~ 보여주고 싶다는 게 이거구나?”


“응.”


진호가 짧게 대답한다.


하윤은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이 벽화를 진호 엄마랑. 나희라는 친구 엄마가 그린 거라고?”


진호는 벽화를 그리며 환하게 미소 짓던 엄마 얼굴을 떠올린다.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한다.


“응. 한 10년쯤 전에.”


하윤은 왼손 손끝으로 벽화를 만지며 말한다.


“대단하시다. 여긴 어디 바다야? 아이들 너무 귀엽다.”


진호는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한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바자우족이라는 소수 민족 아이들을 그린 거야.”


“우와~ 진호도 가 봤어?”


하윤은 진호와 발걸음 맞춰 걸어가며 벽화가 그려진 거친 담장 벽을 손끝으로 느껴본다.


대답 없이 걷던 진호가 다음 가로등 불빛 아래 멈춰 선다.


가로등 불빛에 환하게 비치는 벽화 그림 속에 안경을 쓰고 달려가는 남자 아이를 진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엄마가 이게 나래.”


하윤은 깜짝 놀라며 진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안경을 쓴 남자아이를 바라보며 말한다.


“어머, 진짜?? 어머나~ 이게 진호구나.”


뛰어가는 안경을 쓴 남자아이(진호)는 앞에 거북이를 손에 들고 뛰어가는 여자아이를 따라 쫓아간다.


아이들 머리 위에 하얀 갈매기들이 날아다닌다.


하윤은 거북이를 들고 있는 여자아이 가리키며 묻는다.


“이 여자 아이는 누구야?”


진호는 여자아이를 가리키며 대답한다.


“아···. 좀 전에 반디에서 봤던 도나희.”


하윤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앞서가는 여자아이(나희)가 안경을 쓴 남자아이(진호)보다 키가 크다.


진호가 그림을 따라 언덕 위로 걸어가고,


하윤도 진호를 따라 걷는데,


와인의 취기가 올라오며 몸이 비틀한다.


진호가 ‘앗싸’ 하며 재빠르게 하윤의 손을 잡아 자신의 팔에 끼워 팔짱을 만들고,


발걸음을 맞춰 걷는다.


가로등 불빛이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워 걷는 두 사람을 비춘다.


진호는 ‘이제 곧 집이구나’ 하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집에 가고 있는 자신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철없이 나대는 심장이다.


하윤에게 티 나지 않게 들숨과 날숨 호흡을 하며 나대는 심장을 어르고 달랜다.


진호의 시야에 진호와 나희가 살고 있는 2층 주택 대문이 들어오고,


벽화에서 시선을 떼지 않던 하윤은 궁금한 표정으로 진호를 보며 묻는다.


“그런데, 어쩌다. 두 가족이 함께 살게 된 거야?”


고지가 눈앞으로 다가온 진호는 걸어가며 대답한다.


“어릴 때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인데. 우리 아버지랑 나희 아버지랑 나와 나희처럼 가족같은 친구 사이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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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혼자 남겨진 하윤 22.01.01 43 1 12쪽
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6 1 11쪽
39 38화. 뜨거운 키스 21.12.28 65 1 11쪽
» 37화. 기상캐스터와 사귄다고? 21.12.26 47 1 11쪽
37 36화. 악마를 보았다 21.12.25 50 1 12쪽
36 35화. 여자 엄태구 21.12.23 41 1 12쪽
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34 33화. 중2 때 기억 21.12.19 43 1 11쪽
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3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4 2 11쪽
29 28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21.12.09 50 2 11쪽
28 27화. 친구와 키스하고... 21.12.07 6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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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첫 키스 21.12.02 7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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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다시 만난 도나희와 민규혁 21.11.23 5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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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길지? 21.11.19 66 2 11쪽
19 18화. 도나희 바이러스 21.11.18 60 2 11쪽
18 17화. 브라더 어디가?? 21.11.16 68 2 12쪽
17 16화. 잠실 야구장의 함성, 그 이유는... 21.11.15 7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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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양꼬치는로터리앞골목래래향이최고야 21.11.10 84 2 11쪽
14 13화. 크리스마스이브는, 역시 집구석에서... 21.11.08 10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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