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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71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2.25 13:10
조회
50
추천
1
글자
12쪽

36화. 악마를 보았다

DUMMY

하윤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만들고 나희와 소민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괜찮아요. 두 친구분 재미있네요.”


하윤의 말에 나희와 소민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올~” 하며,


하윤이 들리지 않게 조용히 한마디씩 주고받는다.


“마음 넓어, 마음 넓어.”


“그러게, 예상외다.”


소민의 작은 눈 속에서 동공이 요란하게 굴러다니며 하윤을 상하좌우로 스캔한다.


하윤의 품평회를 조용히 시작하는 소민.


얼굴, 가슴, 치아, 몸매 모두 성형을 한 거로 추측하며,


강남 성형외과와 치과 리스트까지 줄줄이 엮어가며 나희에게 조용조용 속삭인다.


“어머, 마른 것 좀 봐. 얼굴은 다 뜯어고친 것 같지? 얼굴하고 가슴은 신사동 뮤 성형외과, 앞니 브릿지가? 라미네이트가? 라미네이트는 강남역 니로 치과가 잘하는데···.”


나희는 손으로 등을 긁적거리며 소민의 평가에 대해 어떤 동의를 해야 할지 고민한다.




하윤은 꿍한 표정으로 앞자리에 앉아 있는 진호를 달래준다.


“왜 이렇게 꿍해 있어. 함께 산다는, 그 친구들?”


“친구는 무슨. 빨리 집을 나가던지. 저것들을 내보내든지 해야지.”


“재미있는 친구들이네. 연기를 너무 잘해서, 깜빡 속을 뻔했어.”


하윤이 진호와 대화하는데,


나희가 옆을 지나 스탠드바 의자에 앉아 있는 옥경에게 간다.


하윤의 시선이 나희를 따라 뒤에 있는 스탠드바로 향하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나희와 옥경을 바라본다.


술에 취한 나희는 옥경을 끌어안으며 애교 섞인 말투로 말한다.


“이모, 우리 닭발 주세욤. 아주 맵게.”


나희가 옥경을 끌어안고 애교부리자, 옥경이 실눈을 뜨고 말한다.


“취한 것 같은데. 조금만 마셔.”


나희는 대답한다.


“네에. 그럼 술은 알아서 가져갈게욤.”




나희는 자연스럽게 술 냉장고에서 소주와 소주잔을 꺼내 들고,


하윤의 옆을 지나 소민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간다.


하윤의 시선은 나희를 따라가고,


진호는 하윤의 시선이 나희를 따라붙자,


헛기침하며 말한다.


“허허험. 하윤아, 먹자.”


하윤은 나희에게 고정되었던 시선을 거두고,


진호와 테이블 위 안주를 번갈아 보며 말한다.


“어. 그래. 와, 맛있겠다.”




나희는 의자에 삐딱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다리를 달달 떨며 소주잔을 채운다.


나희가 소민에게 잔을 건네며 건배한다.


“건배!”


“아···. 나 다이어트해야 하는데.”


소민이 소주잔을 들고 고민하자,


소주를 한입에 털어 넣은 나희가 잔을 채우며 말한다.


“다이어트? 야, 내 눈엔 너 멸치로 보여.”


“이렇게 통통한 멸치가 어디 있냐? 난 고래야. 술 고래. 큭, 큭, 큭. 자, 건배.”




죽이 척척 맞는 나희와 소민의 대화가 하윤의 귀에 자연스럽게 들린다.


두 사람 대화가 재미있어 웃음이 나오고,


하윤의 시선이 나희와 소민에게 간다.




다리 달달 떨며 소주잔을 들고 있는 나희가 자신을 바라보는 하윤과 눈이 마주친다.


하윤이 눈을 피하지 않고 나희를 빤히 바라보자,


나희도 시선 피하지 않고 바라본다.


나희가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하윤을 향해 소주잔 들어올리자,


하윤도 와인 잔을 들어 올려 건배한다.


나희와 하윤의 미묘한 눈빛을 바라보는 진호가 나희에게 이쪽에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나희를 향해 손을 털며 말한다.


“야, 도나희. 어디다 건배를 해. 이쪽 신경 쓰지 말고. 니들 둘이 조용히 마셔.”


하윤은 ‘도나희?? 진호가 분명 저 친구에게 도나희라고 했지?’ 생각하며 나희에게 시선을 던진다.


나희는 진호를 향해 알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더니,


소민을 바라본다.


하윤은 다리를 떨고 있는 나희를 스캔하며 바라보고,


작고 통통한 소민을 자세히 본다.


나희와 소민이 키득거리며 소주를 마시는데,


테이블 위에는 소주병 하나와 소주잔 두 개만 덜렁 놓여 있고 안주 없이 소주를 마시고 있다.


주문한 매운 닭발 안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깡 소주를 마시고 있다.


나희와 소민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하윤은 걱정스러운 눈빛이다.


“진호야. 친구들 안주 없이 술 마시는 것 같은데. 새우구이 손 안 댔잖아. 이거 좀 주는 건 어때? 기분 나빠 할까?”


하윤의 말이 끝나자,


순간 욱하는 감정이 밀려오는 진호는 포크를 들고 어린아이처럼 새우구이를 뒤집으며 말한다.


“쟤들 이렇게 시시한 거 안 먹어. 피 보이고, 살벌한 거 좋아해. 신경 쓰지 마.”


“진호야! 뭐 하는 거야?”


진호의 유치한 행동을 보고 하윤이 실망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진호 ‘아차!’ 하며 정신 차린다.


“아··· 미안, 미안. 우리 나갈까?”


하윤이 포크가 들린 진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친구들이 장난친 거잖아. 나 진짜 괜찮아. 이건 먹고 나가자.”


하윤의 손이 따뜻하다.


하윤의 눈빛도 따뜻하다.


하윤의 마음도 따뜻하다.


진호의 눈동자 속에 하윤이 하얀 날개를 우아하게 펼친다.


그 모습은 천사다.


천사 같은 하윤의 모습에 진호는 욱하는 마음을 누르며 나희와 소민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바라본다.


진호 눈동자 속에 나희와 소민이 새까만 옷을 입고 빨간 꼬리를 요사스럽게 흔들며 키득키득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은 악마다.


진호가 천사 하윤과 악마 나희와 소민을 바라보며 ‘천사와 악마가 내 눈앞에 함께 있네’ 생각한다.


“함께 사는 친구들인데. 소개 안 시켜 줄 거야?”


하윤의 말에 진호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하윤의 등에 있던 새하얀 날개가 ‘펑’ 하고 사라진다.


나희와 소민이 입고 있던 새까만 악마 옷들도 ‘펑’ 하고 사라진다.


나희와 소민이 소주잔을 들고 건배하며 마신다.


진호가 나희 테이블 바라보며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말한다.


“쟤들 취하면 기억도 못 해. 다음에 술 안 마셨을 때, 그때 정식으로 소개시켜줄게.”


“그럼 더 취하기 전에 소개시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하윤이 말하는데, 맞는 것도 같다.


진호가 찝찝한 얼굴로 나희와 소민이 들리도록 말한다.


“야!!”


진호의 부름에 나희와 소민이 동시에 미어캣처럼 진호를 바라본다.


“인사해. 내 여자친구 이하윤. 우리랑 같은 나이야.”


진호의 말이 끝나자,


나희와 소민은 소주잔을 들고 동시에 엉덩이 떼며 일어선다.


진호 테이블에 와서 인사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진호의 입에서 칼날 같은 차가운 말이 날아온다.


“됐어! 이리 오지 말고. 거기서 인사해!”


나희와 소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동시에 엉덩이를 붙이며 앉고.


웬일인지 두 사람은 진호 말을 참 잘 듣는다.


쉰 목소리의 소민이 먼저 인사한다.


“반가워요. 김소민이에요.”


허스키한 나희가 인사한다.


“도나희에요”


하윤이 엉덩이를 살짝 들고 일어나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인사하고 앉는다.


“반가워요. 이하윤이에요”


쉰 목소리와 허스키한 목소리 이후에 들려오는 하윤의 깨끗한 음색이 더욱 맑게 들린다.


소민이 하윤을 쓰으윽 훑어보더니 혼잣말하고 소주를 원샷 한다.


“아이 씨. 일어서니까. 엄청 말랐네요. 부럽다.”


다리를 떨고 있던 나희는 소주잔을 들고 하윤과 진호가 정확히 들을 수 있는 정도의 톤으로 말한다.


“진호가 딱, 좋아할 스타일이네요.”


나희는 소주잔을 비우고 앞에 있는 소민이 들릴 정도의 톤으로 조용히 말한다.


“그 새끼는 여자 얼굴만 보는 놈이거든요.”


소민이 듣고 킥킥대며 웃음을 참는다.


하윤은 나희와 소민을 바라보며 말한다.


“우리 다음엔 꼭 함께 술 한잔 해요.”


나희는 다리를 떨며 건성으로 대답한다.


“네에.”


진호는 하윤이 나희와 소민에게 다음 만남을 약속하는 대화를 하자,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바뀐다.


하윤은 나희와 소민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고,


진호는 그런 하윤을 바라보며 ‘하윤이 너가 쟤들을 잘 몰라서 그래. 쟤들 절대 만나면 안 돼’라는 말이 입안 가득 맴돈다.


분위기도 망치고 기분도 망친 진호는 빨리 반디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밀려온다.


진호는 하윤의 와인 잔에 와인을 급하게 따라 준다.


“이 잔 까지만 마시고, 나갈까?”


“음. 그러자.”


와인 잔에 레드와인이 채워지고.


하윤이 와인 잔 들고 진호를 바라보며 진호와 조용히 대화한다.


굳어 있던 진호 얼굴이 바보처럼 “헤~” 미소를 띠기 시작한다.




소민은 하윤을 힐끗힐끗 바라보며 나희에게 조용히 말한다.


“저 성형 빨 끝판왕. 쟤, 연예인 아니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지? 나희야. 살짝 한번 봐봐. 어디서 본 것 같지?”


나희는 몸을 돌려 물끄러미 진호 테이블을 바라보더니,


큰 소리로 외친다.


“야!! 오진호!”


다정하게 대화하던 진호와 하윤은 동시에 나희를 바라본다.


귀찮은 듯 진호가 짧게 대답한다.


“왜??”


소민은 나희가 술에 취해 직접 물어보는 거라 생각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나희에게 빠른 속도로 말한다.


“나희야. 그걸 직접 물어보면 어떡해. 창피하잖아? 말 하지 마, 말 하지 마. 제발···.”


나희는 큰 소리로 외친다.


“오늘 니 친구 극장에 왔다 갔다.”


나희 말에 소민은 ‘휴 우~ 쪽팔릴 뻔했네’ 하며 한숨을 내쉬고,


진호는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어? 어. 들었어. 잠깐 봤다고 하더라.”


나희는 진호와 하윤의 시선을 피하며 말한다.


“공연 보러 오라고 했어.”


진호가 건성으로 말한다.


“그래, 잘했다. 민준이가 공연 보고 홍보 좀 해주겠지.”


나희가 빈 잔을 들자,


소민이 소주 따라주며 ‘깜짝 놀래라’ 다시 한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윤은 진호와 나희의 대화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하며 진호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진호야. 친구는 뭐고, 공연은 무슨 얘기야?”


“아.... 그게.”


진호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 폴더를 넘기며 친구 민준의 사진을 찾는다.


하윤에게 깡말라 비틀어진 민준이 웃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민준이라고 절친 있다고 했잖아. SM 제약 연구원. 얘거든.”


진호는 턱으로 나희를 가리키며 나희가 들리지 않도록 조용히 말을 이어서 한다.


“민준이가 쟤 한테 마음이 있나 봐. 그래서 오늘 뜬금없이 쟤 만나려고 대학로에 왔다고 전화를 했어. 오늘은 갑자기 일이 있어서 집에 갔는데. 쟤가 공연 보러 오라고 했대.”


진호가 손과 턱을 번갈아 가리키며 하윤에게 설명을 마치자,


하윤은 나희를 바라보며 궁금한 표정으로 말한다.


“공연? 나희라는 친구 연극배우야?”


진호는 현재 나희를 배우라고 하기도, 연극 스텝이라고 하기도, 참 애매하다.


진호는 말할 때마다 잠깐씩 생각하면서 말한다.


“연극배우? 배우는 맞는데···. 지금은 아니지. 잠깐 쉬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다나, 뭐라나. 저기 붙어 있는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 기획 겸 제작 이래나 뭐라나....”


진호는 나희에 대해 설명하다가 짜증 섞인 투로 마무리한다.


“에이. 나도 잘 모르겠어.”


“와~!! 저 친구 진짜 멋지다.”


하윤이 술 냉장고 옆에 빼곡히 붙어있는 ‘내 친구의 첫사랑’ 연극 포스터를 바라보며 말하자.


조용히 대화하던 진호가 욱하며 발끈한다.


“멋은 무슨. 이것도 저것도 아닌 백수나 다름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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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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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화. 기상캐스터와 사귄다고? 21.12.26 48 1 11쪽
» 36화. 악마를 보았다 21.12.25 51 1 12쪽
36 35화. 여자 엄태구 21.12.23 41 1 12쪽
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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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데자뷰 21.12.16 53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4 2 11쪽
29 28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21.12.09 5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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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오징어 두 마리 21.12.05 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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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운명의 장난 21.11.25 55 2 11쪽
22 21화. 다시 만난 도나희와 민규혁 21.11.23 61 2 11쪽
21 20화. 연극 '내친구의 사랑' 연습중 21.11.21 70 2 11쪽
20 19화.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길지? 21.11.19 67 2 11쪽
19 18화. 도나희 바이러스 21.11.18 6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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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양꼬치는로터리앞골목래래향이최고야 21.11.10 8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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