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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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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40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2.14 22:00
조회
52
추천
2
글자
12쪽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DUMMY

박선영 팀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야자수 나무 끝 천장을 바라보더니 이어서 말한다.


“여기 천장 높이 정도 높이로 날아오르면서 싸우는 거죠. 5에서 10미터? 이미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동적인 캐릭터라 운동 신경도 중요하겠더라구요.”


하윤도 천장을 끝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아~ 네.”


박선영 팀장은 아이패드 화면과 하윤의 표정을 번갈아 바라보며 빨간색 안경테를 살짝 들었다 놓고,


말을 이어간다.


“그리고. 모델은 여성 모델만 세분인데. 하윤 씨가 세 명 중 한 명이에요. 중요한 건, 그 세 명 중의 한 명이 메인 모델인데. 아직 두 명이 결정이 안 돼서 메인 모델도 결정이 안 된 상태에요. 만약, 메인 모델이 안 되셔도 하윤 씨, 이번 광고하실 의향이 있으세요?”


박선영 팀장이 설명을 끝내며 안경 렌즈를 통해 하윤의 반응을 본다.


하윤은 트레이드 마크인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럼요, 팀장님. 저야, 세 명 안에 들어가는 것도 영광입니다.”


박선영 팀장은 살짝 안도하는 표정으로 아이패드 화면을 끄고,


업무적인 말투가 아닌 편안하게 말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광고주가 직접 연락해서 추천을 했는데. 메인 아니면 못 하겠다고 하시면, 저희 입장이 좀 난처하거든요. 거절하시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걱정했어요.”


“아, 그러셨구나. 저는 메인 서브 전혀 관계없습니다. 아직 광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떨리고, 어색한 마음뿐이에요.”


말을 하며 밝게 웃는 하윤을 보고,


박영선 팀장도 웃으며 말한다.


“정말, 다행이네요. 그럼, 일단 진행할게요. 하윤 씨, 광고 에이전시는 처음이라고 하셨죠?”


“아, 네.”


하윤이 박선영 팀장과 눈을 맞추며 대답하자.


박선영 팀장이 아이패드를 들고 일어서며 말한다.


“광고 에이전시에 오면 동영상과 사진 촬영을 해요. 안쪽 스튜디오로 가셔서 진행할 건데. 바로 가셔도 되고, 잠깐 쉬셨다 가셔도 돼요.”


“쉬면 더 긴장될 것 같은데, 바로 할까요?”


하윤 고민하지 않고 바로 대답하며 의자에서 일어선다.


“그래요, 이쪽으로 오세요.”


박선영 팀장이 앞장서서 걸어가고 조금 거리를 두고 하윤이 따라간다.




박선영 팀장의 뒤를 따라 테라스를 나와,


사무실 안쪽 유리 칸막이가 있던 박선영 팀장 자리를 지나 코너를 돌자.


기다란 통로가 있고 벽에 붙어있는 문에는 스튜디오 A, 스튜디오 B, 스튜디오 C, 스튜디오 D 가 쓰여 있다.


하윤은 사무실이 생각보다 크고 다양한 공간이 있구나 생각하며,


박선영 팀장을 따라 스튜디오 A 안으로 들어간다.




원룸 크기만 한 스튜디오 안은 입구 문이 있는 벽을 빼고 온통 하얀색이다.


스튜디오A 문 입구 쪽 삼각대 위에 올려져 있는 DSLR 카메라가 반대편 하얀 벽을 향해 세워져 있고,


문 옆 옷걸이가 있는 벽 구석에는 이번 광고를 위한 소품으로 보이는 칼, 창, 활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박선영 팀장이 DSLR 카메라를 만지며 전원을 켜고 메모리를 확인한다.


하윤은 눈치껏 백 팩과 코트 벗어 옷걸이에 걸고 카메라 렌즈가 바라보는 하얀색 벽 앞으로 걸어가 바른 자세로 선다.


박선영 팀장은 말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자세를 잡고 서 있는 하윤을 보며 미소를 띠며 말한다.


“하윤 씨, 사진부터 찍을 거예요. 스톱할 때까지. 편하게 포즈 취해 보세요.”


카메라 포커스 조절과 말을 동시에 끝내는 박선영 팀장.


카메라 액정 화면에 하윤의 모습이 비친다.


광고 에이전시 스튜디오 촬영이 처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섹시 하고, 애교 넘치는 포즈에 박선영 팀장은 마음에 드는지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하윤의 윙크가 끝나자,


고개를 끄덕거리던 박선영 팀장이 오른손 손바닥을 보이며 말한다.


“스톱. 하윤 씨, 아주 좋아요.”


하윤이 멈춰서 허리를 돌리며 스트레칭을 한다.


박선영 팀장은 카메라의 설정을 동영상으로 바꾸고,


소품으로 놓여 있는 칼, 창, 활 등이 있는 구석으로 가서 칼과 창을 만지며 말한다.


“하윤 씨. 이쪽으로 오셔서 마음에 드는 걸로 편하게 포즈 취해 보세요.”


하윤이 박선영 팀장 옆으로 걸어가 소품용 칼 중에 펜싱 칼을 들며 말한다.


“이걸로 할게요.”


“네. 그래요.”


박선영 팀장은 카메라 녹화 버튼은 누르고,


카메라 앞에 서 있는 하윤이 펜싱 칼을 자연스럽게 옆구리에 끼우고 긴 머리를 뒤로 묶는다.


DSLR 카메라가 빨간 불을 깜빡이며 동영상 촬영 중임을 알린다.


하윤이 펜싱 자세를 취하며 긴 칼을 뻗어 찌르기 베기를 연속동작으로 한다.


전진하며 공격하고,


뒤로 물러서며 방어하고,


찌르고, 막고, 베고.


칼끝을 잡아 몸을 향해 당기며 마무리한다.


허공에 자세를 취했지만,


경기를 마친 선수 같다.


박선영 팀장이 카메라 녹화 버튼을 정지하고,


하윤의 펜싱 자세에 놀란 눈으로 감탄한다.


“우와. 완전 멋지다. 하윤 씨 특기가 펜싱이라고 해서. 포즈 정도 취하는 줄 알았는데. 선수 생활하셨어요?”


“선수라니요. 아니요. 취미로 잠깐 했어요.”


칭찬이 쑥스러운 듯 하윤 묶은 머리를 풀며 대답한다.


박선영 팀장은 하윤의 영상이 담긴 SD카드를 카메라에서 빼내며 말한다.


“수고했어요, 하윤 씨. 하윤 씨는 정말, 다재다능하시구나. 주위에서 질투 안 해요? 질투하는 사람 많을 것 같은데.”


하윤이 박선영 팀장 앞으로 걸어오며 말한다.


“그런 사람, 없어요.”


박선영 팀장이 옷걸이 걸려있는 하윤의 코트와 백 팩을 들어 하윤에게 건네며 말한다.


“하윤 씨. 일단 결정된 건 많지 않지만, 진행 상황 계속 업데이트 해드릴게요.”


하윤은 두 손으로 트렌치코트 받아 입고 백 팩을 어깨에 멘다.


“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선영 팀장이 손에 들려 있는 SD카드를 흔들며 말한다.


“이 영상으로 다른 광고도 진행해 볼게요.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하윤이 대답하자,


박선영 팀장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다.


박선영 팀장이 스튜디오 문을 열고 앞장서서 나가고,


하윤은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박선영 팀장의 뒤를 따라 걸어간다.


사무실을 지나가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책상에 앉아 있는 직원들이 하윤을 힐끗힐끗 바라본다.


사무실 자동문이 열리고,


박선영 팀장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인사한다.


“하윤 씨, 조심 해서가요.”


처음 딱딱했던 말투는 사라지고 하윤에게 호감을 느낀 듯 따뜻하게 말한다.


얼굴 표정과 안경 렌즈에 비치는 눈빛도 한결 부드럽다.


하윤은 그런 박선영 팀장에게 깍듯이 머리 숙여 인사를 한다.


“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팀장님도 수고하세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하윤이 올라탄다.


박선영 팀장과 다시 한번 눈인사를 하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하윤은 백 팩에서 선글라스와 캡 모자 꺼내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다.



***



깡마른 민준이 사랑 소극장 앞에서 먹잇감을 찾는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고 있다.


머리는 왁스를 발라 넘기고 명품 캐주얼 정장에 명품 구두를 신고 있다.


민준이 시선을 ‘내 친구의 첫사랑’ 포스터에 고정시킨다.


가운데 있는 민규혁이 배우들에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는 공연 포스터를 훑어보며


포스터 아래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스텝 이름에 기획 도나희 이름을 보고 씨이익 미소 짓더니.


지하 공연장을 내려가는 계단 아래를 힐끗힐끗 바라보다가,


공연장 입구 옆에 있는 빨간색 매표소를 향해 목을 길게 빼며 바라본다.


전단지가 가득 붙어 안이 보이지 않는 매표소 안을 전단지들 틈 사이로 눈을 대고 바라본다.


역시 매표소 안에는 사람은 없다.


지하 극장 입구 어두운 지하 계단 아래를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조약돌 같은 작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속에 있는 공기를 코를 통해 밖으로 뿜어 빼낸다.


뭔가 결심한 듯 보인다.


민준이 계단 아래로 학 다리처럼 얇은 다리를 내딛고 내려가는데,


뒤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쓰으윽 다가오며 말한다.


“들어갈 거에요?”


깜짝 놀라 내딛던 다리를 들어 올리고 뒤를 돌아보면,


원숭이 인형 탈을 쓴 두 사람이 계단 입구에 서서 민준을 바라본다.


“아, 아. 아니요.”


민준이 재빨리 계단 옆으로 몸을 피하자,


원숭이 인형 탈을 쓴 나희가 민준을 향해 원숭이 머리를 들이밀며 말한다.


“야! 대가리 좀 뽑아봐?”


민준이 놀란 눈으로 소심하게 몸을 움츠리며 말한다.


“네에??”


나희 원숭이 인형 탈이 머리를 밀며 따라간다.


“머리 잡아당기라고.”


물러나던 민준이 매표소에 막혀 멈춘다.


“뽑아!”


민준이 조약돌만 한 작은 손으로 원숭이 인형 탈 머리 잡아 힘껏 뽑자,


땀에 젖은 나희가 짧은 커트 머리를 흔들며 땀을 털어 낸다.


나희의 땀이 민준의 얼굴에 빗물처럼 흩날린다.


민준의 눈에 흠뻑 젖은 나희의 얼굴 뒤로 은빛 광채가 빛을 뿜어내고,


땀방울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눈앞을 지나간다.


땀에 젖은 앞머리가 눈을 살짝 덮은 나희가 민준을 바라보자,


눈을 깜빡이며 입을 ‘헤~’ 벌리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눕히는 민준.


딱 얼빠진 바보 같다.


나희의 입술이 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린다.


“야! 너, 진호 친구. 민준이지?”


나희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민준이 정신을 차리자,


입안에 튀어든 나희 땀 맛이 느껴진다.


입맛 다시면 짜다.


민준이 고개 돌려 ‘퉤! 퉤! 퉤’ 마른침을 재빨리 뱉어내고 말한다.


“아. 나희 씨!”


“어, 그래. 나 나희 씨야. 너 여기서 뭐 해?”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들고 있는 민준은 나희 질문이 당황스럽다.


이렇게 갑자기 나희를 만날 거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준은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상황은 뜻밖이다.


순간 민준의 머릿속에서 ‘윙이잉’ 하고 컴퓨터 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정리 끝.


민준이 최대한 자연스러운 상황을 말한다.


“아~ 아! 일 때문에 근처에 왔다가 우연히 여기 앞을 지나가는데요. 눈에 여기···.”


민준이 왼손에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들고 오른손으로 포스터 가운데 환하게 웃고 있는 민규혁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간다.


“이 포스터, 이 포스터가 딱 들어오는 거예요. 환하게 웃고 있는 이 잘생긴 남자가요. 그래서 포스터를 보니까. 여기 아래, 포스터 이쪽 부분에 기획 도나희 이름도 있는 거예요. 도나희 라는 이름이 흔하지 않잖아요? 그것도 대학로에서. 그래서 나희씨 한테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계단을···.”


나희가 경주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뽑아주고,


민준의 횡설수설하는 이야기 듣다가 말을 자른다.


“너, 나 만나러 왔냐?”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민준이 말을 하다가 멈춘다.


자연스러운 상황 설명은 실패다.


민준이 갑자기 얼빠진 바보처럼 크게 한바탕 웃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답한다.


“하! 하! 하! 하! 네....”




내 친구의 첫사랑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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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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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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