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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74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2.07 22:00
조회
64
추천
2
글자
11쪽

27화. 친구와 키스하고...

DUMMY

나희 말에,


준태가 포스터를 돌려서 훑어보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린다.


“언밸런스? 그러고 보니까 규혁이 키 좀 줄여 달라고 할 걸 그랬나? 이거, 규혁이가 큰 거야. 다른 애들이 작은 거야?”


이때,


경주가 커다란 비닐봉지를 뜯어 원숭이 인형 탈 두 개를 꺼내 든다.


“연출님. 이거, 웬 원숭이 인형 탈이에요오?”


준태가 포스터를 나희에게 건네고,


객석 의자에 걸터앉아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한다.


“어! 나희가 홍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더라고. 나희 의견을 전폭적으로 반영해서 몸으로 뛰는 홍보를 하기로 했어. 인형 탈 얘기를 해서 토끼 인형 탈을 사려고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제일 저렴한 원숭이탈로 샀어. 어떠냐, 나희야?”


경주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나희를 바라본다.


나희 눈앞에 토끼 탈의 트라우마가(규혁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했던) 아른거리며 지나가고,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며 손에 들고 있던 포스터를 힘없이 바닥에 떨어트린다.


이제야 번쩍하고 술에 취해 준태와 전화 통화했던 내용이 기억나는 나희,


홍보는 다름 아닌 인형 탈을 쓰고 대학로를 활보하며 홍보하는 것이었다.


“타, 탈, 탈 얘기를 했구나. 내가.”


나희가 더듬거리며 말하자,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준태가 객석 의자에서 일어서서 나희 머리에 원숭이 인형 탈 머리를 씌워준다.


“어~ 됐네. 좋네, 좋아. 둘이 완전체처럼 한번 입어 봐.”


준태가 주섬주섬 몸통의 꼬리 부분을 잡아 들어 경주에게 건네자.


나희를 힐끗 바라보던 경주가 엉거주춤하며 원숭이 몸통에 몸을 밀어 넣는다.


원숭이 인형 머리 탈을 쓰고 있는 나희도 머리가 무거워 비틀거리며 원숭이 인형 탈 몸통에 몸을 끼워 넣는다.


준태가 원숭이 인형 탈을 쓰고 완전체가 된 나희와 경주의 머리를 툭툭 치며 감탄한다.


“와~~!! 이러고 나가면 한눈에 딱 들어오겠다. 역시 도나희야!”


준태가 툭툭 치자,


나희가 흔들리는 머리를 다잡으며 실눈을 뜨고 콧구멍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혼잣말한다.


“아.... 씨발··· 죽겠네.”



***



탁 트인 한강 전망이 보이는 합정동의 깔끔한 하윤의 오피스텔.


오른쪽에는 선유도를 가로지르는 양화대교가 왼쪽에는 밤섬 위에 놓인 서강대교가 보이고,


한강 건너편에 여의도의 고층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거실에는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 의자 하나가 놓여있고,


거실 겸 주방에는 아일랜드 식탁이 놓여있다.


출입문 입구 오른쪽에는 화장실이 건너편 왼쪽에는 나무 문이 달려있는 드레스 룸이 있다.


방과 거실을 구분하는 두꺼운 유리 벽에는 문이 설치 되어 있지 않아 거실과 방안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방 안에는 침대와 화장대가 놓여 있고,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방안 흰색 침대 위에 잠옷 차림의 하윤이 누워서 뒹굴뒹굴하며 휴대전화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을 즐기는 하윤.


다른 기상캐스터 인스타를 보다가 미용을 마친 강아지 사진들이 가득한 소민의 애견 미용실 홍보용 인스타에 들어가 사진들을 넘기며 보는데,


저장되어 있지 않은 일반 전화번호로 전화가 온다.


하윤 ‘누구지?’ 하며 몸을 일으켜 앉아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이하윤 기상캐스터 시죠?”


낯선 여자의 업무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네, 맞습니다. 어디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조은 광고 에이전시 박선영 팀장이라고 합니다. 통화 가능하세요?”


박선영 팀장이라고 밝히는 여자의 말투는 조금 딱딱하고 간결하다.


하윤은 광고 에이전시라는 말에 궁금한 표정으로 침대 끝에 걸터앉아 말한다.


“네, 그럼요. 광고 에이전시에서, 무슨 일로.”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진행하는 광고 건이 있는데요. 광고주께서 하윤 씨 시구를 방송으로 보시고, 이번 광고 모델로 제안을 하셔서 연락드렸습니다.”


하윤이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와 거실 창 앞에 놓여있는 투명 의자를 향해 걸어가며 통화한다.


“아. 정말요? 너무 감사합니다.”


“하윤씨 하고, 미팅을 하고 싶은데요. 혹시 스케줄 언제 괜찮으세요?”


박선영 팀장은 가능하면 빨리 미팅하고 싶은 톤으로 말한다.


하윤이 투명 의자에 앉자,


한강 건너편 여의도 빌딩 숲에서 정오의 태양 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빌딩들이 하윤의 얼굴을 향해 빛을 뿌린다.


하윤 눈부신 듯 시선을 돌려 양화대교 위를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제가 오늘하고 내일 쉬거든요. 오늘, 내일은 시간 괜찮습니다.”


“아! 정말 잘됐네요. 제가 내일은 촬영 현장을 가야 해서 오늘 오후 시간 어떠세요?”


박선영 팀장이 깜짝 반기며 미팅 시간을 정한다.


하윤이 휴대전화 화면에 떠 있는 ‘10시 04분’ 시간을 보고 말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럼 오후 2시, 저희 사무실에서 뵐까요? 사무실 위치는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통화를 하며 메모하는지,


박선영 팀장의 목소리와 키보드 소리가 함께 들린다.


“네. 알겠습니다.”


하윤이 전화 끊자,


조은 광고 에이전시 박선영 팀장 명함과 함께 사무실 위치와 전화번호가 문자로 온다.


하윤이 사무실 위치를 확인해 보면,


금요일 촬영이 예정되어있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근처다.


광고 에이전시에서 마로니에공원으로 가는 길을 검색하는데,


캐나다에 계시는 아빠에게 영상 전화가 온다.


하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며 통화 버튼 누른다.


휴대전화 화면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잘생긴 남자가 하윤을 보고 환하게 웃자,


하윤이 어리광스러운 목소리로 영상 통화 속으로 빠져들어 갈 듯 바라본다.


“아빠~!!”


하윤의 아빠도 하윤의 모습을 보며 반갑게 말한다.


“잘 지내지? 엄마가 하윤이 오늘, 내일이 쉰다고 해서 전화해 봤어.”


“응. 나야 완전 잘 지내지. 아빠는 어때?”


하윤 휴대전화를 들고 아일랜드 식탁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 거치대에 올려놓고,


식탁 위에 손을 모아 턱을 괴며 통화한다.


하윤의 아버지는 밝은 하윤의 모습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한다.


“딸이 없어서 좀 허전했었는데. 이제 좀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진 표정을 짓는 하윤이 아이처럼 말한다.


“벌써? 아, 진짜. 완전, 서운하다.”


아버지의 얼굴은 웃지만,


눈빛은 걱정스럽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방송 일은 어때? 힘들면 언제든지 집으로 돌아와. 아빠는 언제든 환영한다.”


하윤의 아버지는 내일이라도 당장 하윤이 캐나다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두 손을 들고 반길 태세로 말한다.


아직 걱정하는 걸 아는 하윤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빠는 아직도 내가 걱정되는구나? 다들 잘해주시고 좋아.”


하윤이 아일랜드 식탁 의자에서 일어서며 씩씩하게 말한다.


“아빠. 그리고, 나 오늘 광고 미팅 잡혔다. 좀 전에 전화 와서 깜짝 놀랐어. 이제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아버지는 씩씩해 보이는 하윤을 보고 마음이 놓이는지 응원을 해준다.


“광고? 그래. 너무 욕심내지 말고. 미팅 잘해.”


“응. 아빠 또 연락하자. 바이, 바이.”


하윤이 손을 흔들며 말하자.


하윤의 아버지도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든다.


“그래, 사랑한다. 우리 딸.”


활짝 웃으며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애교 있는 목소리로 말하는 하윤.


“나도~ 아빠 많이 사랑해~”


영상 통화를 끊고,


아쉬운 표정의 하윤이 창가에 서서 한강을 바라보며,


한국에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하윤이 부모님에게 한국에 가겠다고 말하자,


하윤의 부모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매우 놀란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외동딸을 걱정했던 아버지는 며칠 동안 하윤과 대화를 하지 않았다.


대화가 없다는 건 반대한다는 뜻이었다.


하윤은 엄마를 먼저 설득했고,


엄마와 함께 아버지를 힘겹게 설득시켰다.


고민하던 아버지는 다행히 하윤의 결정을 존중하며 응원해 주기로 결심한다.


하윤도 부모님의 힘든 결정을 알기에 힘든 이야기는 할 수 없고,

외로워도 말할 수 없다.


항상 씩씩한 모습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한다.




아일랜드 식탁 위에 있는 하윤의 휴대전화에서 카톡 알림이 울린다.


생각에 잠겼던 하윤이 아일랜드 식탁으로 걸어가 휴대전화 화면 보면 진호에게 카톡이 온다.


진호


일어났어?


일하기 싫다. ㅠㅠ


나 지금 당장 너 보고 싶다


우리 지금 만날까?


나 조퇴 함께 바다 보러 갈까?



하윤이 진호의 카톡을 보고 피식 웃는다.


얼마전 차 안에서 진호가 키스를 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하윤도 싫지 않았다.


승용차 안 유리에 하얀 김이 서리도록 키스했다.


흥분한 진호의 손은 정중히 거부했다.


키스하고 난 후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진호가 사귀자는 말을 했고,


하윤은 순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하윤에게 진호는 착하고 똑똑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다.


키스까지 하고 친구로 지내는 건 어렵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첫사랑을 떨쳐 버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첫사랑, 그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는 걸까? 바보야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대답 없이 생각하는 하윤을 진호가 실망한 눈빛으로 바라봤고,


하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호가 하윤의 입에 입맞춤하고 활짝 웃어 보였다.


그날 이후부터 진호는 쉬지 않고 엄마를 찾는 아이가 된 것 같다.


수다도 늘었다.


하윤이 카톡을 보고 웃는 이유다.


답장하는 하윤.


나도 바다 보고싶다


진호


그래? 우리 바다 갈까?


하윤


난 오후에 미팅이 생겨서 준비하고 나가야 할 것 같아


진호


무슨 미팅?


하윤


광고 관련 미팅?


진호


진짜? 우와 잘됐다


아 이게 잘된 건가?


너무 뜨면 부담스러운데


하윤


치 ㅎㅎ 그런 말 안 하기로 했잖아


진호


(오케이)


하윤


미팅 끝나고 연락할게


진호


(하트)(하트)


하윤


(하트)


하윤이 진호와 카톡을 마치고,


소민의 애견미용실 홍보용 인스타를 찾아본다.


소민의 인스타 강아지 사진들 속에 잠실 구장 직관 사진을 유심히 바라본다.


날짜를 보면서 “어? 내가 시구 한 날이네” 혼잣말하고,


소민 인스타 사진 넘겨본다.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사진들과 미용을 마친 강아지들 사진이 가득하다.


사진들 속에 소민의 얼굴은 나오지 않고,


통통한 소민의 손이 나오는 게 전부다.


하윤이 휴대전화 화면을 끄고,


아일랜드 식탁 위에 내려놓는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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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혼자 남겨진 하윤 22.01.01 43 1 12쪽
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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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34 33화. 중2 때 기억 21.12.19 43 1 11쪽
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2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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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운명의 장난 21.11.25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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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양꼬치는로터리앞골목래래향이최고야 21.11.10 8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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