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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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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76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2.02 22:05
조회
70
추천
2
글자
11쪽

25화. 첫 키스

DUMMY

SUV가 서서히 이동해 안개 속 주차장 입구로 사라지고,


입구 쪽에서 뿌연 안개에 빛을 비추며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가 달려온다.


하윤의 승용차다.


진호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는 구석 자리를 향해 미끄러지듯 달려와 진호 승용차 왼쪽에 나란히 주차한다.


진호가 운전석 문을 열면 바로 하윤의 조수석 문을 열고 바로 탈 수 있도록.


방송국에서 바로 온 하윤이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비추자,


진호가 시동을 끄고,


양손에 얼 그레이를 들고 운전석에서 내려 하윤의 승용차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탄다.


간첩이나 정보요원들의 접선 장면 같다.




하윤의 승용차 안에 가득 찬 하윤의 라일락 향기가 진호의 후각을 자극하며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해준다.


몰래 만나는 긴장감의 짜릿함 일 수도 있다.


진호가 얼 그레이가 들어있는 종이컵을 컵 홀더에 내려놓자,


운전석에서 핸들을 잡고 있는 하윤이 천사 같은 미소로 진호를 보며 반긴다.


“오래 기다렸어?”


진호가 바보처럼 ‘헤’ 하며 대답한다.


“아니, 아니야. 조금 전에 왔어.”


“우리 조금만 이동하자.”


하윤이 말을 하고, 기어를 R로 넣고 후진을 해 주차 선을 빠져나온다.




하얀 안개를 헤치며 앞으로 달리는 하윤의 승용차 앞 유리에 안개가 이슬을 맺자,


와이퍼를 작동한다.


차 안의 향기에 빠진 진호가 운전하는 하윤을 바보처럼 바라본다.


진호와 하윤은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고 진호는 생각한다.


연애 박사 민준은 ‘이 정도면 연인 사이지’라고 말했다.


진호는 하윤을 처음 봤을 때,


외모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완전 이상형의 여자였다.


하윤과의 만남이 지속될수록 하윤의 참모습을 보게 됐다.


항상 자신 있는 모습과 천사같은 넓은 마음에 더욱 끌리며 빠져들었다.


진호에게 하윤은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완벽한 이상형이다.


진호는 내심 하윤과의 결혼을 꿈꾼다.


정말 꿈같은 일이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길 항상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란다.


하윤의 승용차가 안개를 헤치며 유턴을 해서 길 건너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대로변을 두고 주차장에서 주차장으로 온 것이다.


어설픈 비밀 작전처럼 보인다.


처음 만난(진호 차가 주차되어있는) 주차장보다,


건너편 주차장은 조금 더 한산하다.


가로등 불빛에 형체를 보이는 차량의 수가 적고,


안개도 더욱 자욱하게 드리워져 있다.




하윤이 주차장 구석에 주차하고 시동을 끄자,


차안이 어두워지고 적막 해진다.


진호는 ‘이거 뭐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심장아 제발 나대지 좀 마라’


조용한 차 안을 마른침이 넘어가는 진호의 목구멍소리가 적막함을 깬다.


불이 꺼지고 적막함이 감도는 상황은 잠깐이었다, 아주 잠깐.


하지만 진호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었나 보다.


건조해진 입술에는 혓바닥에 침을 발라 붓질하듯 쓱쓱 지나가며 건조함을 없애고,


오른손 손바닥을 입과 코 사이에 대고 입 냄새가 나는지 ‘허허허’ 불고 있다.


이때 하윤의 휴대전화 화면이 켜지고,


화면 불빛이 진호를 비춘다.


하윤이 손을 입에 대고 호호 불고 있는 진호를 빤히 쳐다보자,


민망한 진호가 손으로 코를 잡았다 뗐다 하며 딴청 부린다.


“환절기라 그런지 코가 막히네.”


하윤이 컵 홀더에 놓여 있는 얼 그레이를 들어 진호에게 건넨다.


“아직 따뜻하네. 차 마시자.”


진호 ‘좋았다 말았네’ 입맛 다시며 따뜻한 얼 그레이를 홀짝거리며 마신다.


하윤도 컵을 두 손으로 감싸고 얼 그레이를 마신다.


대화 없이 차를 마시는 두 사람,


차 안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놓여 있는 하윤 휴대전화 화면 불빛이 전부다.


멀리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안개 방울들이 바람을 타고 흩날린다.


진한 안개 무리들이 주차장 안을 감싸며 밀려오자,


가로등 불빛이 희미해지더니 사라진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져 안개 속에 하윤 승용차만 남아있는 기분이 든다.


하윤이 얼 그레이를 마시며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말하자,


진호가 오버하듯 웃는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갈 때쯤 하윤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다시 화면 불빛을 살려낸다.


진호가 강 팀장 흉내 내자,


하윤이 진호를 귀여운 눈빛으로 보며 웃는다.


하윤과 진호의 대화가 늦게까지 이어진다.


두 사람 손에 들고 있는 얼 그레이가 어느새 차갑게 식었다.


안개 방울들이 차 앞 유리에 물결을 만들고,


늦은 시간 주위에 정적이 흐른다.


진호가 하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말을 하고 있던 하윤이 말을 멈추고 진호의 눈을 바라본다.


휴대전화 불빛이 한 단계 낮아지자,


하윤의 손이 화면을 터치하려는 순간 진호의 손이 하윤의 손을 잡는다.


하윤도 진호의 손을 빼지 않는다.


휴대전화 화면 불빛이 꺼지자,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승용차 안이 어두워진다.


진호의 입술이 하윤 입술에 다가가서 입맞춤을 한다.


당황하며 살짝 움찔하던 하윤의 입술이 떨리는 걸 느끼자,


진호의 입술이 하윤의 입술을 살며시 벌린다.


하윤의 혀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당기며 뜨거운 키스를 한다.


촉촉하다.

달콤하다.

뜨겁다.


하윤의 깊은 쌍꺼풀이 눈앞에 들어오고,


사슴처럼 긴 속눈썹이 진호 얼굴 곳곳을 간지럽힌다.


귓속 달팽이관이 진공 상태가 되면서 청각이 마비된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윤은 손에 살며시 힘이 들어가면서 주먹을 쥔다.


하윤의 승용차에 굵은 안개 방울들이 내려앉아,


땀이 흐르듯 흘러내린다.


물줄기 자국의 흔적으로 승용차 안이 보이지 않는다.



***



성북동 2층 주택 화단 위에 보라색 꽃망울을 먼저 터트린 라일락꽃들이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고 있다.


2층 현관문이 열리고,


출근 준비를 마친 진호가 한껏 멋을 내고 나온다.


진호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은 어제와 변함이 없건만,


진호의 눈이 변했는지 세상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인다.


어젯밤 하윤과 키스를 하고 난 후 친구에서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진호가 꿈꾸는 완벽한 이상형과의 교제,


그리고 미래를(결혼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다.


행복감이 넘치는 얼굴로 봄 아침 향기를 콧속 깊이 들이마셔 허파 깊숙한 곳에 넣었다 뿜어내고,


마당과 연결된 검은색 철재 계단을 흥얼거리며 내려온다.


사뿐사뿐 걸어서 1층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주방에서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유럽풍 잠옷 차림으로 식빵을 손에 들고 있는 소민이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흥얼거리며 주방으로 걸어오는 진호를 바라본다.


“지노야 샌드위치 먹을 건데?”


“오우~ 샌드~ 위치~ 조오치~”


진호는 신난 듯 말꼬리를 길게 늘어트리며 말하고 몸을 흔들며 웨이브를 만든다.


머릿속에 온통 하윤 생각뿐인 진호는 하윤의 잔상이 눈앞에 아른거려 절로 흥이 난다.


오늘따라 진호의 행동이 수상한 소민이 진호를 위, 아래로 스캔하는데,


진호와 눈이 마주친다.


진호가 예사롭지 않은 풀린 눈빛으로 소민을 바라보며 하윤 앞에서만 보였던 “헤~” 바보 웃음을 짓는다.


소민은 진호의 웃음이 반갑지 않은 듯 입을 꾹 닫고 잠옷 위 아래를 잡아당기며 옷을 고쳐 입는다.


진호가 흥얼대며 구워진 식빵을 식탁에 올려놓자.


소민이 냉장고 문을 열어 계란 세 개를 꺼내,


계란 프라이를 한다.


진호가 냉장고에서 케첩을 꺼내 놓자.


소민이 샌드위치 햄을 하나씩 올린다.


진호와 소민은 신혼부부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흥얼거리며 치즈를 올리던 진호의 팔이 소민의 팔에 살짝 스치자,


소민이 양팔로 가슴위에 엑스 자를 만들며 뒤로 물러서서 몸을 움츠리고 말한다.


“지노 너.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나한테 관심 있니?”


치즈 위에 케첩 뿌리던 진호가 급 정색하며 버럭 한다.


“아니!!”


케첩 병을 흔들어 힘껏 눌러 쭉 짜자 “뿌지지지” 소리가 나고,


소리와 함께 차갑게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부정하는 진호의 말에도 소민은 불쾌한 눈빛으로 잠옷 레이스를 만지며 말한다.


“그런데 너 왜 아침부터. 눈이 풀려서 내 옆에서 실실 쪼개는데. 무섭게.”


진호는 스캔할 것도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러시 앤 캐시 무 과장 같은 소민을 흘겨보더니 도리도리하며 말한다.


“소민아. 너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인데. 관심 1도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


진호가 식탁 의자에 앉자,


소민이 프라이팬에서 계란 프라이를 식빵 위에 하나씩 올리며 말한다.


“어떻게 신경을 안 써. 향수 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은데. 너 오늘 진짜 이상하다.”


“김소민. 니가 오늘 따라 예민한 거야.”


진호가 계란 프라이 향기를 맡으며 말하자.


의심의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소민이 중얼댄다.


“예민은 무슨···.”


소민이 뒤돌아 싱크대 수도꼭지를 열어 손을 씻는데.


“하! 하! 하! 하!. 오늘 따라온 세상이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진호가 갑자기 미친놈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깜짝 놀란 소민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하다가 싱크대를 붙잡고 일어선다.


몸을 뒤를 획 돌려 진호를 보며 소리친다.


“내 뒤에서 크게 웃지 마! 나 지금 무섭단 말이야!”


소민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 진호는 싱글벙글하며 샌드위치에 채소를 올린다.


소민이 손을 닦고,


컵을 꺼내며 말한다.


“어흐 진짜. 지노 너, 나희 좀 깨워.”


진호가 건성으로 말한다.


“백수가 아침은 먹어서 뭐 하게. 잠이나 자게 내버려 둬.”


소민이 진호 건너편 의자에 앉으며 말한다.


“나희 백수 아니야. 다시 일한대. 공연 지분도 받았다는데.”


“지분? 지분은 개뿔. 도나희가 지분이 뭔지 알고 받았겠어. 그냥 헛소리하는 거지.”


진호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일어서서,


나희의 방 앞으로 걸어가더니,


발로 방문을 ‘쿵! 쿵! 쿵!’ 차며 소리친다.


“야! 야! 아침 먹어!”




방문을 발로 차는 소리와 함께 진호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아지 마루와 아띠가 고개를 들어 문을 향해 “왈! 왈! 왈!” 짖더니 꼬리를 흔들며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있는 나희의 얼굴을 핥는다.


나희 방안은 암막 커튼에 가려 깜깜하고,


추적추적 빗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빗소리만 들어보면 밖에서 꽤 많은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나희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마루와 아띠를 꼭 끌어안고 귀여움에 몸부림을 친다.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 나희가 귀찮은 듯 마루와 아띠가 나희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낑낑거린다.


나희가 마루와 아띠를 품 안에서 풀어주고 기지개를 켠다.


침대 협탁 위 블루투스 스피커를 끄자,


빗소리 멈춘다.


침대에서 내려와 암막 커튼 걷자,


밝은 아침 햇살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오~ 날씨 좋다.”


마루와 아띠는 햇살이 눈 부신지 침대 옆으로 몸을 재빨리 피한다


나희가 엉덩이에 걸려있는 헐렁해진 밍크 수면 바지를 배까지 끌어 올리고 팔과 다리를 쭉쭉 뻗어 스트레칭을 한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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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혼자 남겨진 하윤 22.01.01 43 1 12쪽
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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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34 33화. 중2 때 기억 21.12.19 43 1 11쪽
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2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4 2 11쪽
29 28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21.12.09 50 2 11쪽
28 27화. 친구와 키스하고... 21.12.07 6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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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운명의 장난 21.11.25 54 2 11쪽
22 21화. 다시 만난 도나희와 민규혁 21.11.23 59 2 11쪽
21 20화. 연극 '내친구의 사랑' 연습중 21.11.21 68 2 11쪽
20 19화.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길지? 21.11.19 66 2 11쪽
19 18화. 도나희 바이러스 21.11.18 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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