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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03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1.21 22:05
조회
68
추천
2
글자
11쪽

20화. 연극 '내친구의 사랑' 연습중

DUMMY

기자는 이슈를 더 크게 증폭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 사진을 골랐을 것이다.


괴물처럼 흉측해 보이는 나희 얼굴 사진을 확대해 보는 하윤,


예쁜 얼굴에 주름이 진다.


이때,


여자 PD가 안경테를 만지며 경보 선수처럼 빠른 걸음으로 기상캐스터 사무실로 들어와 박수친다.


“도연. 하윤, 하윤!”


책상에 앉아 있던 하윤과 도연 ‘뭐지?’ 하며 고개 들어 여자 PD를 바라본다.


여자 PD가 하윤과 도연의 자리 중간쯤 서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톤 높여 말한다.


“도연 씨 하고. 하윤 씨가. 이번에 우리 보도국에서 처음 제작하는 인트로 영상 있잖아. 거기에 기상 캐스터들 대표로, 출연이 결정됐어. 정말, 축하해!!”


여자 PD가 박수치고,


하윤은 깜짝 놀라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다.


기상캐스터는 한 명만 출연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여자 선배 중에 내정이 되어있다는 소문도 있었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기쁜 소식이다.


앉아 있던 도연이 벌떡 일어나며 비명에 가깝게 소리를 지른다.


“어머, 어머. 어떡해. 어머 어머~~ PD님, 정말 요?”


“응, 두 사람이 기상캐스터 대표로 출연하는 거야.”


도연이 책상 위 손거울을 들어 얼굴을 비춰보며 말한다.


“어떡해, 어떡해. 저 머리를 좀 길게 붙일까요?”


여자 PD가 안경테 잡아 올리며 도연을 바라본다.


“도연 씨, 지금도 훌륭해.”


“호! 호! 호! 호! 촬영은 언제 해요? 샵 예약을 해야 해서요.”


호들갑스러운 도연이 휴대전화를 들어 연락처를 찾는다.


여자 PD가 도연에게 말한다.


“금요일 오후 3시야.”


여자 PD가 시선을 하윤에게 돌리며 미소 짓고 있는 하윤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한다.


“아차!! 하윤 금요일에 마로니에 공원에서 야외 촬영 있지?”


하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PD와 눈을 맞추고 금요일 스케줄과 시간을 계산하며 자세히 설명한다.


“네. 7시, 12시 뉴스니까. 끝나면 12시 30분. 정리하고 출발하면 늦어도 1시 30분 정도 도착할 것 같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여유 있어요.”


하윤의 말을 듣고,


여자 PD가 안도하는 표정으로 말한다.


“그럼, 2시까지 보도국 분장실로 오면 되니까. 문제없겠다. 그치?”


“네, 문제없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하윤의 말에,


여자 PD가 손사래를 치며 엄지를 들어 위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감사는 무슨, 다 위에서 결정하는 거지 뭐. 하윤, 꼭 늦지 않게 와야 해.”


“네. 늦지 않게 올게요.”


하윤이 대답하자,


여자 PD 사무실 안을 둘러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하윤은 눈인사로 대신하고,


도연은 호들갑스럽게 자리에 앉아 샵에 전화한다.


“샵부터 예약해야겠다.”


하윤은 책상에 앉아 휴대전화 화면을 켠다.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카톡 어플을 띄워 캐나다에 계시는 부모님과의 채팅방을 화면으로 불러온다.



***



기상청 지진 화산국 사무실 안이 숨죽인 듯 조용하다.


진호가 사무실 한쪽 벽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화면 속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지진파 그래프와 책상 컴퓨터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일이 아닌 친구 민준과 PC 톡을 하고 있다.


진호


별거 아니라고?


민준


술 마시면 실수할 수 있지


넌 실수 안 해?


진호


실수? 너 내가 실수하는 거 봤어?


민준


그래서 니가 인간미가 없는 거야


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진호


일반인이 실검1위를 했어! 그게 쉽냐?


민준


나희씨 여자로서 난 매력 있어


진호


여자?? 난 나희 사람으로도 안 본다


민준


넘치는 열정 좋던데


진호


열정은 무슨


마약 검사 안 한 게 다행이구먼


민준


ㅋㅋㅋ 니 표정 압권이었는데


진호


다시는 함께 만나자고 하지 마


민준


그럼 나희 씨랑 편하게 단둘이 술 한잔할까?


진호


그러시던가


민준


연락처 보내(빨리빨리)


진호


진짜 만나려고??


민준


응(윙크)


진호가 모니터 바라보며,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네. 그래 만나봐라, 만나야 도나희를 제대로 알지” 혼잣말하며 히죽거린다.


진호


010 2662 xxx5


나희가 널 기억이나 할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민준


기억은 하겠지


나희씨는 어때? 괜찮아?


진호


공연도 짤 린 것 같던데


백수가 집에서 잠이나 쳐 자고 있겠지



***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도 따스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진 사람들이 초록색 잎을 돋아나는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따스한 봄바람을 만끽하고 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방통대 사잇길에 있는 적 벽돌로 지어진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사랑 소극장 지하 1층’이 쓰여있는 간판이 붙어 있다.


간판 위에는 야간에 간판을 밝힐 호박 등 4개가 적당한 간격으로 달려있다.


건물 1층 곳곳에 공연 포스터와 홍보물을 부착할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롭게 있다.


오른쪽에는 지하 공연장을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 앞에는 빨간색으로 된 조립식 티켓 부스 구조물이 있다.


작은 티켓 부스 안은 공연 포스터가 가득 붙어 있어 부스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건물 왼쪽은 주차장 용도이긴 하지만 주차하기엔 좁은 공간이 있다.


옆 건물과 경계를 하기 위해 높지 않은 벽이 세워져 있고,


공간 구석에 재떨이가 놓여 있는 걸로 봐서 흡연구역으로 쓰이는 곳이다.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극장 입구를 향해 통로가 뻗어 있고, 통로 양쪽 벽에 공연을 소개하는 홍보물이 붙어 있다.


극장 입구 앞으로 가면 화장실 입구를 지나 6명이 앉아 대기할 수 있는 싸구려 소파가 서로 마주 보고 놓여 있다.


사랑 소극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에 계단식으로 120석 객석이 있고 객석 정면에 무대가 있다.


객석 맨 뒷자리 벽에는 관객 머리 높이보다 살짝 높은 곳에 사각형 구멍이 뚫려있다.


무대와 관객들의 뒷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사각형 구멍 안쪽은 무대를 보며 조명과 음향을 조절하는 오퍼 실이 있다.




오퍼 실에서 음향과 조명 콘솔을 만지고 있는 나희가 건조한 표정으로 무대 바라보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남, 녀 배우들이 양준태가 연출하는 연극 ‘내 친구의 사랑’을 과한 표정과 오버스러운 목소리 톤으로 연습하고 있다.


나희 의자 옆에 앉아 있는 소민이 작은 키 때문에 머리를 치켜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공연 연습을 보고 있다.


양준태 연출이 마지막 연출이라 생각하며 우여곡절 끝에 인생을 건 연극 ‘내 친구의 사랑’ 내용은 대충 이렇다.


**



주인공 남자는 전 세계 인구 80억 명 가운데,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사랑 때문에 죽게 되고,


이제는 친구가 없다.


남자는,


사랑은 참으로 슬픈 것이라 생각하면서 자신도 사랑에 빠진다. 는 이야기다.


홀로 남은 주인공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다.


전봇대처럼 키가 큰 주인공 민규혁은 다리와 팔이 책상다리처럼 가느다란 연상의 여인 황다경을 비가 내리는 날 칵테일 바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민규혁과 황다경은 ‘카타르시스’라는 칵테일을 마시며 운명적인 사랑에 취하게 된다.


두 연인은 그 흔한 공원도 극장도 가지 않은 채,


대부분 모텔과 호텔을 오가며 개처럼 취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하는 황다경의 눈에만 보이는 한복차림의 갓을 쓴 영혼(저승사자 느낌)이 나타난다.


그 영혼은 모두의 예상을 깬 인물이다.


그는 바로,


그리스 신화의 나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다.


아프로디테가 왜 한복을 입고,


갓끈을 조이면서 나타나는지는....


모두의 예상대로 관객의 몫이다.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아프로디테의 영혼은 갓끈을 조여가며,


더욱 강력하게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두 사람의 사랑을 갈라놓는 이유는,


80억 지구 인구 중에 양준태만이 알 것이다.


아니,


나희는 양준태도 모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것 또한 당연히 관객의 몫이다.


**


나희는 대본을 보며 친절하지 못한 그저 그런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두 남녀는 80억 명 중 한 명 있었던 친구의 뒤를 따라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한다.


다리 위에서 황다경이 먼저 뛰어내리고,


뒤따라온 민규혁이 황다경의 이름을 절규하듯 부르며 뛰어내린다.


‘첨벙’ 또 ‘첨벙’ 효과음과 함께 무대 조명 꺼지고,


슬픈 BGM이 흘러나와 공연장 안을 가득 채운다.


나희가 소민을 바라보면,


소민은 멍한 눈으로 무대를 바라보며 프리미엄이라고 쓰여있는 한방 다이어트 비닐봉지를 입에 물고 있다.


소민이 나희의 시선을 느끼자,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끄떡한다.


BGM이 더욱 슬프게 흘러나오고.


나희는 연습 공연이지만 관객으로서 소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조용히 물어본다.


“어때??”


소민이 입 안에 있는 다이어트 한약을 삼키며 해맑은 얼굴로 말한다.


“뭐가?”


“뭐가 라니? 재미있냐고?”


나희가 소민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묻자.


소민이 다이어트 비닐봉지를 쭉 빨아먹고 비닐봉지를 의자 옆 쓰레기통에 던지며 투덜투덜 말한다.


“야. 저, 여자 주인공 째는, 뭘 먹어서 저렇게 말랐다니. 짜증 나게.”


소민 말에. 작게 말하던 나희의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그런 거 말고.”


소민은 나희가 묻는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계속 딴소리를 한다.


“남자 주인공 저 멸치 새끼. 니 가 말했던 전 남친. 그 개새끼 지? 인간쓰레기.”


소민이 인상을 쓰며 공연 주인공으로 무대 위에서 연습했던 민규혁 욕을 하더니,


급 얼굴이 밝아지며 말한다.


“근데, 키도 크고. 얼굴도 좀 생기긴 했다. 그치?”


나희가 조명 콘솔에 손을 올리며 어금니 꽉 물고 소민을 째려보며 말한다.


“흐즈므르(이 악물고 ‘하지 마라’). 야!! 쓸데없는 얘기 말고. 공연 어떠냐고?”


나희가 콘솔 버튼 올리며 조명 켜는 순간 소민이 ‘빼애액’ 소리를 지른다.


“노 잼 이야!! 노 잼. 말도 안 되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어. 괜히 시간만 빼앗겼네.”


소민이 말하고 있는 동시에 나희가 조명 콘솔을 올리자,


어두웠던 무대에 불이 환하게 켜지고,


무대 뒤 분장실에서 무대로 나오던 배우들이 텅 빈 객석 뒤에 사각형 구멍 안 오퍼 실에 나란히 앉아 있는 나희와 소민을 멍하니 바라본다.


배우들 사이에 민규혁도 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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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혼자 남겨진 하윤 22.01.01 43 1 12쪽
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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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여자 엄태구 21.12.23 41 1 12쪽
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34 33화. 중2 때 기억 21.12.19 43 1 11쪽
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3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4 2 11쪽
29 28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21.12.09 50 2 11쪽
28 27화. 친구와 키스하고... 21.12.07 66 2 11쪽
27 26화. 오징어 두 마리 21.12.05 59 2 11쪽
26 25화. 첫 키스 21.12.02 71 2 11쪽
25 24화. 술 취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거지? 21.11.30 51 2 11쪽
24 23화. 헤어진 사이인데... 뭐? 쿨하게? 21.11.28 4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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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연극 '내친구의 사랑' 연습중 21.11.21 6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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