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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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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32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1.16 22:05
조회
69
추천
2
글자
12쪽

17화. 브라더 어디가??

DUMMY

힘들게 찾아온 테이블 석이 바로 눈앞인데,


갑자기 나가자는 진호 말에 민준이 황당한 표정으로 말한다.


“갑자기 왜?”


진호가 1루 응원석 건너편 3루 쪽 엘지 트윈스 응원석을 향해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저기, 니가 좋아하는 엘지 응원석에 가서 보자.”


두 계단 아래에서 민준을 밀고 올라오는 진호를 민준이 막아서며 말한다.


“뭐야?? 그럼 친구들은?”


“야. 일단 올라가 봐. 빨리 가자고.”


진호가 출구를 향해 민준을 밀고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무리 지어 계단을 내려와 뒤엉켜 올라가지 못한다.




알코올이 얼큰하게 올라온 나희와 소민의 얼굴에 울긋불긋 꽃이 피었다.


나희가 테이블 위에 누워있는 맥주 캔들을 들어 입에 대고 탈탈 털어 본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마지막 남은 물병 속의 물 한 방울을 마시기 위한 처절한 모습이다.


하지만 맥주 캔은 모두 비어 있다.


아쉽다.


알코올이 더 필요한 나희가 비틀거리며 의자에서 일어서며 말한다.


“맥주가 없네, 신나게 뛰었더니 목마르다.”


빨간 얼굴로 혀가 꼬여가는 소민이 가방에서 지갑 꺼내며 망설인다.


“그럼, 맥주 더 마시까? 아니다. 나희야, 나 좀 치했나?”


비틀거리는 나희가 소민을 향해 흔들리는 시선을 다잡으며 바라본다.


“김소민. 너 지금, 완전 멀쩡해. 맥주 콜??”


“코올!!”


소민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나희 손에 건넨다.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 무리가 지나가자,


진호가 테이블 석을 뒤돌아보며 무언가에 쫓기듯 민준을 계단 위로 밀며 출구를 향해 올라간다.


진호의 목소리가 한층 더 절박하다.


“민준아. 빨리, 빨리 가자.”


“아니, 왜? 여기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이라도 있어? 갑자기 왜 그래?”


이때,


진호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불러서는 안 될,


불려도 안될,


오진호의 이름이 들려온다.


알코올에 젖은 허스키 보이스 + 알코올에 빠진 쉰 보이스가 잠실야구장의 거대한 함성을 뚫고,


진호의 귀에 다이렉트로 꽂힌다.


“진호야!! 오 진호!! 야!! 오 진호!!”


진호는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기겁한다.


“야! 빨리 좀 올라가라고.”


민준은 뒤쪽에서 진호의 이름을 부르자,


뒤를 돌아보며 멈춰 서서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테이블 석으로 옮긴다.


조금 전 전광판 화면에서 건달 댄스로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군 여자 주인공 두 명이 진호 이름을 부르며 민준과 진호가 서 있는 곳을 향해 손을 흔든다.


“너 부르잖아. 니 친구들 아니야?”


머리를 흔들며 강한 부정을 하는 진호.


“설마. 아니야, 아니야.”


민준이 테이블 석을 향해 시선을 집중해 바라본다.


“나희 씨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아니라고 새꺄, 빨리 올라가”


주춤거리는 민준을 밀어버리고 진호가 앞장서서 계단 오르는데,


나희가 어느새 긴 다리로 계단을 껑충껑충 뛰어 올라와 진호의 귀에 뜨거운 알코올 향을 뿜어낸다.


“좆 브라 더. 어디가??”


공포가 밀려오면서 진호 등골에 소오오오름이 돋고,


온몸이 굳어버린다.


고장 난 로봇처럼 발을 까딱까딱 거리며 발을 내딛질 못한다.


나희가 진호 손에 들려 있는 치킨 박스를 낚아채며 말한다.


“뭐 사 왔어? 치킨? 치킨만? 술은??”


주위 관중들의 시선이 몰리자,


‘아, 쪽팔려’ 창피함에 입이 굳어버린 진호를 대신해 민준이 나희에게 인사하며 비닐봉지를 들어 보인다.


“안녕하세요, 나희 씨죠? 술은 여기에....”


나희가 엘지 트윈스 셔츠를 입고 있는 민준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다.


“어~ 니가 진호 친구? 야, 반갑다!”


“아···. 예. 반가워요.”


민준 살짝 당황하며 대답하는데.


민준과 같은 계단으로 누군가가 올라서며 말한다.


“나도 반가워.”


캘리포니아 해변의 다홍빛 노을만큼이나 붉은 얼굴을 한 소민이 풀린 눈을 뒤집어 까며 민준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 인사한다.


어설픈 섹시함에 민준은 매우 부담스럽다.


“아.... 예에....”


민준은 소민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의상을 보고 ‘진호야. 니네 집 도우미셔?’ 라고 묻고 싶지만 말하지 않는다.


소민은 깡말라 예민해 보이는 남해바다의 멸치 같은 민준이 왠지 마음에 드는 눈빛이다.


‘어머, 이 귀염둥이 봐라.’ 하며 민준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스캔해 올라간다.


민준은 소민의 눈빛을 피해 몸을 돌리며 딴청 부린다.


진호가 주위 시선을 느껴 둘러보면,


소민 뒤에서 똥 밟은 표정의 보안요원 6명이 계단 아래에 나란히 서서 바라보고,


주위 관중들은 실실 웃으며 바라본다.


부담스러운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진호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다.


“자리로 가자. 가자, 가자. 다들 내려가자.”


보더 콜리(양치기 개)가 양 떼를 몰듯 진호가 나희와 소민과 민준을 몰고 계단 아래 테이블 석으로 내려간다.




테이블 석에는 민준, 진호, 나희, 소민 순서로 앉는다.


민준이 맥주 캔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테이블에 올려놓자,


나희가 기다렸다는 듯 캔 맥주를 시원하게 따서 벌컥벌컥 들이키고,


소민은 민준을 의식하며 얌전하게 캔을 따서 한 모금씩 마신다.


진호는 나희와 소민이 진짜 꼴 보기 싫은지,


도를 닦는 심정으로 눈을 감고 심호흡한다.


맥주 캔을 든 민준이 진호를 가운데 두고 나희에게 건배한다.


민준은 나희에게 관심 있는 눈빛이다.


나희가 건배하자,


소민도 맥주 캔을 들이밀며 건배한다.


소민은 민준에게 관심 있는 눈빛이다.


민준과 나희가 진호를 가운데 두고 대화하는데,


관중들의 함성 소리에 큰 소리로 대화한다.


“나희 씨, 야구 좋아해요?”


나희는 처음 보는 민준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자,


빤히 바라보며 묻는다.


“나 야구 잘 몰라. 근데, 넌 내 이름 어떻게 알아?”


캔 맥주를 홀짝거리며 마시던 민준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씨익 웃으며 말한다.


“진호랑 대학로에 공연 보러 갔다가, 나희 씨 봤는데. 우리 인사도 했어요.”


나희가 맥주를 마시고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큰 소리로 말하는 나희.


“그래? 어~ 그랬구나.”


민준은 나희가 ‘이제야 기억하는구나?’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가운데 앉아 있는 진호가 양손으로 귀를 막고 있지만 귀가 따갑게 나희와 민준의 대화가 들리자,


크게 한숨을 내쉰다.


나희가 맥주 캔을 탈탈 털어 마시고 테이블 위에 놓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진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소리친다.


“진호야! 친구 소개 좀 해줘.”


소민도 나희 앞으로 몸을 밀고 들어와 진호 귀에 대고 똑같이 소리친다.


“그래, 진호야! 친구 소개 좀 해봐.”


고막을 찢는 나희와 소민의 목소리에 진호가 ‘야! 나 귀 안 먹었어’ 실눈 뜨고 째려보며 말한다.


“27세, 남자, 이민준. 됐냐??”


진호에게 민준의 소개는 2초면 충분했다.


나희의 배를 빵빵하게 채운 맥주의 탄산 가스가 때마침 움직이기 시작한다.


걸쭉한 긴 트림과 함께 치킨과 불 막창의 향기가 섞여서 진호를 향해 뿜어져 나온다.


“꺼어어~억, 꺼어어어억, 27세, 남자. 고마워.”


썩은 음식물 냄새에 코를 틀어막는 진호에게 소민이 상냥하게 고개 끄덕끄덕하며 말한다.


“어~ 어. 이민준. 지노야. 고마워.”


진호 졌다.


민준은 트림하는 나희를 귀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오늘 시구자인 하윤을 소개한다.


“관중 여러분. 오늘의 시구는 캡틴 하윤으로 유명한 기상 캐스터 이 하윤 씨가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기원하는 시구를 하겠습니다.”


진호가 귀를 쫑긋 세우고 운동장으로 시선을 집중한다.


민준도 시선을 집중하고,


나희와 소민은 전혀 관심 없는 듯 나희는 고개 숙이고,


소민은 몸을 틀어 거울을 보며 딴짓한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함성과 응원 북소리의 울림이 하윤을 긴장시킨다.


모자를 눌러쓴 하윤이 두산 베어스 마스코트 철웅이의 안내를 받아 마운드를 향해 걸어간다.


뜨거운 응원과 관중들의 모든 시선이 하윤에게 쏟아지고,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쉬지 않고 반짝인다.


하윤이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한 바퀴 돌아 인사를 한다.


하윤의 시선이 1루 테이블석 진호를 향해 멈춘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하던 진호가 하윤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깜짝 반기며 벌떡 일어나 하윤에게 오버스럽게 손을 흔든다.


민준도 덩달아 일어나 손을 흔든다.


진호와 민준 “이 하윤! 이 하윤!”을 외치며 환호한다.


나희는 옆에서 방방 뛰며 오버스럽게 손 흔드는 진호를 바라보며 ‘미친놈’하고 말한다.


“야! 팔 떨어지겠다. 인마.”




인사를 마친 하윤이 투구 자세를 잡고 긴 다리를 들어 언더스로우로 공을 던지자,


카메라 플래시 터지고,


등번호 10번 포수 미트에 야구공 그대로 꽂힌다.


전광판에 구속 95km 찍히고,


예상하지 못한 멋진 자세와 구속에 관중들 “와~~!” 하며 순간 정적이 흐른다.


방방 뛰던 진호와 민준도 입을 떡 벌린 채 눈만 깜빡이며 바라본다.


놀란 것이다.


정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하윤. 최고다!!”


누군가의 외침에 일제히 관중들 열광한다.


“와우!! 와~!!”


“이하윤, 오늘 선발 투수해라!!”


관중석 여기저기서 환호와 탄성이 터져 나오고,


진호와 민준 미친듯이 환호하며 손을 흔든다.


나희와 소민이 진호와 민준을 보고 ‘미친놈들’ 하며 쳐다본다.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선수들도 놀라 박수치며 환호한다.


“헐~~”


“오~오~. 잘한다. 뭐냐?”


선수들 사이에서 하윤과 지하 피칭 장에 함께 있었던 피칭 코치가 박수치며 말한다.


“션 하게 던지지. 대학 때 잠깐 소프트 볼을 했디야. 피칭 장에서 던지는 거 보고 지렸어.”



***



방송국 기상캐스터 사무실 안쪽 벽에 붙어있는 벽걸이 TV에서 잠실야구장 시구 장면이 나온다.


잠실야구장 생중계를 보고 있는 기상 캐스터들과 여자 PD,


하윤의 시구를 보고 놀란 눈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전직 야구선수 출신의 야구 해설자와 아나운서가 하윤의 완벽한 시구 동작이 반복해 나오자,


칭찬과 감탄을 한다.


시구를 보고 환호하는 관중들이 카메라 화면에 잡히는데,


두산과 엘지 유니폼을 입고 손이 떨어지라 흔드는 남자 두 명을 질투하듯(사실은 미친놈들하고) 뚫어져라 바라보는 여자 두 명이 화면에 나온다.


진호, 민준, 나희, 소민이다.


해설자와 아나운서가 네 사람을 커플로 오해하며 이야기한다.


“하, 하, 하. 남자가 저러면 여자들은 당연히 질투를 하죠.”


“허, 허. 그러게요. 여성분들 눈빛을 보니까. 화가 많이 난 것 같네요.”


해설자와 아나운서는 하윤의 시구가 왠지 뜨거운 이슈를 만들 것 같다는 예상을 한다.


벽걸이 TV 보는 여자 PD가 안경테를 쓸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잘생긴 남자 기상 캐스터 자리로 다가간다.


TV에 푹 빠져 있는 남자 기상 캐스터 옆에 서서 말한다.


“하윤. 저러다가 스포츠 채널에 스카우트돼서 가는 거 아니야?”




내 친구의 첫사랑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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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혼자 남겨진 하윤 22.01.01 43 1 12쪽
40 39화. 규모3.6 지진 21.12.30 56 1 11쪽
39 38화. 뜨거운 키스 21.12.28 66 1 11쪽
38 37화. 기상캐스터와 사귄다고? 21.12.26 48 1 11쪽
37 36화. 악마를 보았다 21.12.25 50 1 12쪽
36 35화. 여자 엄태구 21.12.23 41 1 12쪽
35 34화. 오진호의 굴욕적인 첫사랑 21.12.21 46 1 12쪽
34 33화. 중2 때 기억 21.12.19 43 1 11쪽
33 32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21.12.18 44 1 11쪽
32 31화. 데자뷰 21.12.16 53 2 11쪽
31 30화. 광고 모델 에이전시 21.12.14 53 2 12쪽
30 29화. 중2 때 약속 21.12.12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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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길지? 21.11.19 67 2 11쪽
19 18화. 도나희 바이러스 21.11.18 61 2 11쪽
» 17화. 브라더 어디가?? 21.11.16 70 2 12쪽
17 16화. 잠실 야구장의 함성, 그 이유는... 21.11.15 71 2 12쪽
16 15화. 분홍색 어피치 카드를 쓰는 남자 21.11.12 82 2 12쪽
15 14화. 양꼬치는로터리앞골목래래향이최고야 21.11.10 85 2 11쪽
14 13화. 크리스마스이브는, 역시 집구석에서... 21.11.08 10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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