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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38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5.11 22:05
조회
24
추천
1
글자
11쪽

100화. 그녀들의 속마음

DUMMY

박선영 팀장은 신난 듯 물었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SM제약 외동딸을 하윤도 알고 있다.


“그럼요.”


내가 알지 못 하는 내 친구라는 SM제약 외동딸은 도대체 누구지? 하윤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맞다. SM 제약에서 곧 영화랑 드라마에 엄청난 돈을 투자할 거라고 업계에 소문이 파다 하던데. 매니지먼트 사업도 시작할 거라고. 하윤씨 이러다가 배우로 데뷔하는 거 아니야?”


박선영 팀장은 안경테를 들어 올리며 흥분한 듯 말했다.


하윤은 박선영 팀장의 말에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예상하지 못한 거액의 CF 계약도 부담스러운데 배우라니.


하윤은 대답하지 않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박선영 팀장은 잘됐다는 듯 하윤의 어깨를 매만졌다.


하윤은 테라스 유리 천장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을 바라봤다.



***



소민은 애견 미용실 테이블에 앉아 가게 앞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형의 로터리를 돌아가는 사람들과 차량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소민이 한숨 쉬는 이유는 민준에게 연락이 없기 때문이었다.


깡말라 예민해 보이고 볼품없는 민준이지만 소민에게는 이상형의 남자였다.


민준이 나희에게 관심 있는 걸 알면서도 소민은 민준에게 고백했다.


자존심 상했지만 처음 본 이상형의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희는 민준에게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나를 응원해줬다.


나희와 오랜 시간 붙어 다녔지만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소민은 손가락으로 휴대전화를 빙빙 돌리며 민준의 연락을 기다렸다.


민준은 화가 많이 났나보다. 이틀 동안 연락이 없다.


소민은 휴대전화 화면을 켰다.


화면 위 시간은 오후 5시 20분을 지나고 있었다.


이제 곧 어두워질 것이다. 그러면 잠을 자고 또 하루가 지나간다.


이렇게 민준과 끝인가? 소민은 마음이 아파 왔다.


마마보이처럼 엄마에게 쩔쩔매는 민준에게 순간 화가 나서 민준에게 화를 냈다.


참을 걸 그랬나? 수십 번 후회했다.


소민의 손가락이 통화목록에서 민준을 찾아 화면에 띄웠다.


손가락은 통화버튼을 누를지 고민했다.


손가락이 통화버튼으로 가는데. 휴대전화 화면 위로 ‘민준’ 뜨며 벨 소리가 울렸다.


“어머나”


소민은 깜짝 놀랐다.


마음이 통한 건가. 1초만 늦었어도 소민이 먼저 전화할 뻔했다.


민준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던 소민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것처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소민아 나 민준이 아직 화 많이 났어?”


‘야 왜 이제야 연락했어? 나 화 안났어. 민준아 화내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말이 목 끝을 넘어오는데 겨우 삼키며 대답했다.


“아니 뭐. 조금?”


소민은 감정을 추스르며 이어서 말했다.


“민준이 넌?”


미안한 마음에 감정이 울컥해졌다.


“내가 잘못했는데 왜 화가 나. 미안해서 전화 못 했어. 미안해.”


휴대전화 스피커로 민준의 맑은 목소리가 소민의 누르고 있던 감정을 터트렸다.


소민은 울먹이며 말했다.


“민준아 미안해. 내가 순간 욱해서 그랬어. 내가 미안해. 왜 이제 연락했어. 나 너 연락 엄청 기다렸는데.”


소민은 마음속에 있던 말을 했고, 급기야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욱해서 민준에게 화를 내며 가게에서 쫓아 냈던 소민은 자기의 행동을 많이 후회했다.


“소민아 내가 잘못했잖아. 너 혹시 우는 거야?”


민준은 다시 한번 사과하며 소민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소민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아니 울긴 내가 왜 울어. 나 그 정도는 아니다.”


소민은 마음속으로 민준이 너무 고마웠다.


민준도 화가 났을 텐데 소민을 위해 거짓말하고 있을 것이다.


“소민아 울지마.”


민준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민은 갑자기 민준이 보고 싶어졌다. 지금 당장 민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민준아 너 지금 어디야?”


아무래도 민준을 만나러 가야할 것 같았다.


소민의 물음에 민준은 대답하지 않고, 휴대전화 수화기와 가게 앞에서 동시에 “빠아앙”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깜짝 놀란 소민은 눈물을 닦아내고 가게 앞을 바라봤다.


가게 앞에 빨간색 승용차 안에서 민준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소민은 웃고 있는 민준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어? 가게 앞이네?”


“너 너무 보고 싶어서 퇴근하자마자 달려왔어.”


민준은 나와서 차에 타라는 손짓하며 말했다.


소민은 민준의 말과 행동에 감동받았다.


‘새끼 선수네’ 생각하면서 가방을 챙겨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민준은 운전석에 내려 재빨리 조수석 문을 열어줬다.


매너 있는 남자. 완전 선수의 모습이다.


하지만 소민은 답답한 남자보다 선수 같지만 배려해 주는 민준이 좋았다.


민준이 운전석에 앉아 소민을 보며 말했다.


“뭐 먹고 싶어? 저녁 내가 사 줄게.”


소민은 대답하지 않고 민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민준은 양쪽 눈썹을 이마로 올리며 소민의 대답을 기다렸다.


소민은 민준의 얼굴 가까이 자기 얼굴을 가져가 민준의 입술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민준과 소민은 차 안에서 진한 키스했다.


“민준아 고마워. 나 다시는 화 안 낼게.”


소민의 속삭임에 민준은 말했다.


“소민아 사랑해.”


민준의 빨간색 BMW M5 승용차가 거친 엔진음을 내며 로터리를 빠져나갔다.



***



성북동 2층 주택 화단에 보라색 라일락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집 안 가득 라일락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2층 거실 소파에 진호가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하윤에게는 아직 연락이 없다.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건가? 하윤과의 이별을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


진호는 어제 저녁 혼자서 술을 마시고 술기운에 하윤에게 전화를 걸어 봤다.


전화를 받으면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지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이어질 때마다 제발 받길 바랬다.


진호의 간절한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번 더 했지만 하윤은 전화 받지 않았다.


진호는 남은 술을 모두 마시고 밤을 새웠다.


자칭 연애 박사인 친구 민준에게 고민 상담을 위해 전화를 했지만 민준은 소민이와 연애를 시작한 터라 전화 상담은 하지 못했다.


만나고 헤어졌으면 됐지, 왜 집에 가서 잠들 때까지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지. 참 부러웠다.


진호가 하윤을 만나면서 꿈꾸던 연애인데 서로 바빠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니 진호 자신이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민준과 소민을 보면서 후회가 됐다. 이제야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일까 만은.


며칠째 후회만 반복했다.


후회는 그날 민준이와 하윤을 만나러 가는 게 아니었는데, 부터 시작됐다.


하윤과 나희가 술 마시는 자리에만 안 갔어도 하윤의 첫사랑이 도나희 일 거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상은 확신이 됐고 자기가 알몸인지도 모른 채 1층 나희 방을 향해 확인하러 내려갔다.


진호는 그 순간 나희 침대 위에서 나희와 하윤이 부둥켜안고 있을 거로 확신했다.


하지만 나희는 강아지 마루를 껴안고 있었고, 화장실에서 샤워를 마친 하윤은 알몸으로 나희방에 서 있는 자기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만 떠올리면 이불 킥이 절로 나왔다.


오진호 인생 최대의 실수이자, 최악의 사건이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여자 친구 하윤 앞에서.


그때는 무언가에 홀려 잠시 미쳤던 것 같다.


아니 진호는 하윤과 나희가 친하게 지내는 것부터 거슬렸고 불안 했다.


그래서 그런 실수를 했을 거로 생각했다.


진호는 나희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이때 소파 사이에 끼워져 있던 진호의 휴대전화에서 알림 벨이 울렸다.


진호는 휴대전화 알림을 끄고 소파 팔걸이에 있는 TV 리모컨을 들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하윤이 진호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첫 출연한 쇼 프로 시간을 알리는 알림이었다.


소파 건너편 벽에 걸려 있는 대형 벽걸이 TV에서 쇼 프로가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MC는 하윤을 소개했다.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하는 하윤은 이제 기상캐스터가 아니라 연예인 같았다.


이렇게 하윤이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파 왔다.


하윤은 말도 잘하고 위트도 넘쳐났다.


진호는 게스트로 함께 나온 요즘 대세 개그맨인 잘생긴 남자 개그맨의 말과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왠지 하윤에게 치근거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라 남자 MC도 하윤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 같았다.


저 MC는 유부남이 아니던가. 진호는 쇼 프로 내용보다 하윤을 바라보는 남자들이 더 신경 쓰였다.


지금 하윤과 연락도 안 되고 있는 관계를 잊은 채 진호가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 하나하나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었다.


아니 왜 손을 잡는 거야. 팔을 왜 치는데. 어라 눈빛이 왜 저러는 거야. 저거 방금 윙크한 거 아니야.


모든 게 불만스러운 진호는 순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생각했다.


‘이런 게 의처증인가? 설마 의처증? 안 돼 안 돼 오진호 정신 차리자. 나는 똑똑하다. 나는 이성적이다. 의처증 따위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다.’ 세뇌시키듯 반복했다.


진호는 더 이상 TV 속 하윤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하윤을 볼 수록 자기가 이상해진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진호가 리모컨을 손에 쥐고 TV 끄기 위해 전원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쇼 프로 속 하윤이 첫사랑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윤의 첫사랑. 그래 바로 그 첫사랑을 도나희라고 착각한 진호는 1층에서 하윤이 보고 있는데 알몸 달리기를 한 것이다.


진호는 손에 쥔 리모컨을 소파 팔걸이에 올려놓고 하윤의 말에 집중했다.


하윤은 그렇게 찾았던, 하지만 찾지 못해 포기했던 첫사랑을 우연히 만났다는 말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사람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기간에 남자들에게 위협당하던 하윤을 구해줬다고 했다.


자칭 연애 박사 민준이 예상했던 교회 오빠는 아니었다.


그 사람은 하윤을 구해주고 어둠 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고 했다.


“어린 놈이 멋있는 척은 혼자 다하고 다녔구만. 아님 괴롭히던 애들하고 짜고 그런 거 아니야? 하윤이 미모를 보면 그때도 예뻤을 테니까.”


혼잣말하던 진호와 쇼 프로 게스트로 나온 잘생긴 남자 개그맨의 생각이 같았나 보다.


진호처럼 남자 개그맨이 하윤에게 묻자.


진호는 응원하듯 말했다.


“그렇지.”


하윤은 남자 개그맨을 보며 중학교 3학년 시절 하윤은 또래보다 작고 건강이 안 좋았다는 말을 했다.


진호는 의외라는 듯 입을 쭉 내밀었다.


하윤은 이어서 그 첫사랑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캐나다 이민 가기 전 첫사랑에게 고백하고 싶었지만 펜싱 대회에 나갔던 그 사람은 대회가 끝났는데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윤은 캐나다로 향했다고.


MC와 게스트들은 영화 같다며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진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비아냥거렸다.


“영화는 무슨···.”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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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100화. 그녀들의 속마음 22.05.11 25 1 11쪽
100 99화. 내 친구중에 SM제약 회장 딸이 있다고? 22.05.09 25 0 11쪽
99 98화. 스트레스 22.05.06 25 0 11쪽
98 97화. 진호의 부탁 22.05.04 24 0 11쪽
97 96화. 외삼촌의 과거 22.05.02 26 0 11쪽
96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22.04.29 23 0 11쪽
95 94화. 궁금한 이야기 3일 22.04.27 26 0 11쪽
94 93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오선희 22.04.25 24 0 11쪽
93 92화. 사람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22.04.22 23 0 11쪽
92 91화. 미친 인맥 22.04.20 25 0 11쪽
91 90화. 오늘부터 1일 22.04.18 33 0 11쪽
90 89화. 달려라 오진호 22.04.15 23 1 11쪽
89 88화. 펜싱선수 도나희 22.04.13 33 1 11쪽
88 87화. 둘은 모르고 셋은 안다 22.04.11 29 0 11쪽
87 86화. 노래방에서 22.04.08 29 0 12쪽
86 85화. 하윤을 향해 돌격 앞으로 22.04.06 34 0 11쪽
85 84화. 연애 코치 22.04.04 26 0 12쪽
84 83화.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2.04.01 30 1 11쪽
83 82화. 기억과 추억사이 22.03.30 30 0 12쪽
82 81화. 봄비 내리는 대학로에서 22.03.28 27 0 12쪽
81 80화. 집착은 사랑을 멀어지게 한다 22.03.25 27 0 11쪽
80 79화. 어쩌다 보니 친구 22.03.23 25 0 11쪽
79 78화. 불안한 기운 22.03.21 23 0 11쪽
78 77화. 광채 22.03.18 27 0 12쪽
77 76화. 진호의 추리 22.03.16 34 0 12쪽
76 75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22.03.14 28 1 12쪽
75 74화. 공연 매진 22.03.11 26 1 11쪽
74 73화. 고향으로 귀농을 꿈꾸는 양준태의 고향은 압구정동 22.03.09 30 1 12쪽
73 72화. 엇갈리는 전화통화 22.03.07 32 1 11쪽
72 71화. 나희의 전화 22.03.04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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