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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43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5.06 22:05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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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8화. 스트레스

DUMMY

진호는 2층 소파에 누워 하루 종일 하윤만을 생각했다.


하윤에게 카톡을 보내고 괴로웠던 아침 일을 되돌려 보다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윤에게 집중하는 사이 진호가 깜박한 게 있었다.


아침에 진호는 알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자기의 알몸을 본 사람은 네 명이다.


친구 민준은 특별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


여자 친구 하윤은 소문 내고 다닐 사람은 아니다.


그럼 도나희와 김소민 두 사람이 남았다.


성북동 떠버리인 두 사람의 입을 막아야 했다.


아니면 진호의 알몸 사건은 곧 네이트 판 베스트 톡톡에 오를 것이었다.


도나희와 김소민에게 돈으로 입 막음을 할까?


명품 가방? 도나희는 명품이 뭔지 모르지.


그럼 술 사주면서 입막음을 할까? 고민이 들었다.


곧 도나희와 김소민이 집으로 올 것이다.


두 사람에게 다짐을 받아야 한다. 오늘은 넘기면 절대 안 된다.


진호는 그냥 미친놈 컨셉으로 밀어붙치기로 결정했다.


2층에서 후다닥 내려와 어둠 속 평상에 누웠다.


아침에 이상행동을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평상에 누워 있는 진호의 행동을 수상하게 볼 것이다.


도나희와 김소민의 눈빛은 진호의 예상대로 미친 사람을 보는 눈빛이다.


진호는 루저 두 사람에게 이렇게 하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두 사람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설득하기에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나희와 소민은 진호의 이상행동을 보며 슬픈 고양이 눈으로 진호를 바라봤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멀쩡한 애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을까?


안쓰럽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왔다.


진호는 나희와 소민의 눈빛을 확인하고 자기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확신했다.


소민은 쉰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지노야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누구 한테 하니 그런 걱정하지 마.”


진호는 고개를 똑같은 템포로 끄덕거렸다.


마치 자동차 안에 있는 강아지 인형처럼.


“야. 애도 아니고 그런 말을 누구 한테 해.”


나희는 진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자동차 강아지 인형처럼 고개를 까딱거리던 진호는 성공의 노래를 불렀다.


역시 미친 척하는 사람에게 장사가 없지.


“고맙다. 친구야. 니들 약속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스트레스 꼭 이겨 낼게.”


“지노야. 건강이 최고야.”


소민은 차가워진 진호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래. 그래.”


나희는 쉬지 않고 진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작전 대성공, 진호는 평상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나 이제 올라가서 좀 쉴게.”


“어. 빨리 가서 쉬어.”


“잠 좀 많이 자.”


나희와 소민의 위로와 걱정을 뒤로하고 진호는 마당과 2층이 연결된 검은색 철계단을 한 계단씩 올라갔다.


“진호야!”


나희의 부름에 진호가 멈춰 섰다.


‘도나희 저거 카드 빌려 달라는 거 아니야?’ 생각하면서 계단 아래 평상을 내려다봤다.


“너 스트레스 심한 것 같아서 부모님은 알고 계셔야 하잖아. 그래서 부모님에게 카톡으로 아침 일, 자세히 남겼어. 좀 길게 괜찮지?”


‘인도네시아에 계시는 엄마와 아빠에게 성인이 된 아들이 알몸으로 뛰어다녔다고 자세히 설명을 했다고?’


도나희 말에 진호는 혈압이 급 상승하면서 머리가 아파 왔다.


“지노야. 반디 이모는 우리 가족이나 마찬가지잖아. 지나가는 길에 이모 만나서 이모한테만 살짝 알려드렸어. 이모가 니 걱정 엄청 하셨어. 흐느끼면서 눈물도 흘리시고. 나 잘했지?”


‘반디 옥경이 이모랑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무슨 가족이야? 흐느껴? 웃는다고 눈물 흘렸겠지.’


김소민의 말에 다리에 힘이 풀려 사시나무 떨듯 후들후들 다리가 떨렸다.


넘어질 것 같아서 계단 손잡이를 꼭 잡았다.


도나희와 김소민의 눈빛은 진정으로 진호를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진호는 머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으아악!! 이러다 진짜 미치겠네!!”


비명 지르는 진호를 나희와 소민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어떡해 진호 쟤 정말 스트레스가 많은가 봐.’



***



기상청 지진 화산국 대회의실에 추가령 단층대 분석회의를 위해 연구원들이 앉아 있다.


왼쪽에는 무인도에 단층 분석을 다녀온 진호의 1팀이, 오른쪽에는 2팀 연구원이 회의실 대형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단층 분석 그래프를 보고 있다.


무인도 출장을 다녀온 강팀장은 회의실 중앙 테이블에 서서 단층 분석 자료 설명을 시작했다.


강팀장은 회의자료를 넘길 때마다 습관적으로 금색 안경테를 만졌다.


강팀장과 함께 무인도 출장을 다녀온 진호는 강팀장 옆 의자에 앉아 회의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고 있다.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진호는 강팀장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윤에게 아직 연락이 없기 때문이었다.


어제 보낸 카톡 메시지의 1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하윤은 아직 진호의 카톡을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진호의 머릿속은 온통 하윤의 생각뿐이지만 뭐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하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프러포즈하기 직전 술에 취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끝나는 건가?


또다시 괴로움이 밀려왔다.


강팀장은 추가령 단층대 활성화를 보여주며 지진의 강도는 약하지만 또다시 지진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2팀 여자 연구원은 강팀장과 진호를 보며 물었다.


“활성화된 단층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어떤 이유로 추가로 발생하는 지진의 진도가 약하다고 예상하시죠?”


강팀장은 활성단층 움직임을 분석한 진호를 보며 말했다.


“오진호 연구원이 활성 단층 분석 자료 이야기 좀 해주세요.”


회의실 벽시계에 시선을 두고 하윤의 생각에 빠져 있는 진호는 강팀장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강팀장은 금색 안경테를 살짝 만지더니 멍한 눈으로 벽 시계를 보고 있는 진호의 어깨를 툭치며 말했다.


“오진호 설명 좀 하라고.”


진호는 그제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팀장을 바라봤다.


“예?”


“단층분석, 아니다.”


강팀장은 진호의 상태를 보고 이어서 말했다.


“단층의 움직임은 활발해 보이지만, 활발한 단층이 지표면과의 거리가···.”


강팀장의 설명은 계속되고, 정신 차린 진호는 회의실 연구원들의 시선을 느꼈다.


연구원들은 진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윤의 생각에 일도 못하고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화가 났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회의가 끝나면 친구 민준에게 상의를 해 보고 싶다.


많은 여자를 만나 본 연애박사 민준에게 아무래도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다.



***



조은 광고 에이전시 야외 테라스 중앙에 있는 인공 야자나무 위로 오후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천장 유리를 향해 높게 솟아 있는 야자나무 위에 바나나를 들고 있던 원숭이 인형은 사라지고 없었다.


넒은 테라스 안은 네 개의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놓여 있고 그중 한 테이블에 하윤이 앉아 있다.


풀메이크업을 하고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고 긴 다리를 가지런히 옆으로 기대고 있다.


하윤은 조은 광고 에이전시 박선영 팀장의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나에게 광고 제안이 들어오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날은 하윤이 오랜만에 쉬는 날이었고 바로 미팅을 정해 조은 광고 에이전시를 찾아왔다.


박선영 팀장은 온라인 게임 광고 모델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광고주가 잠실구장에서 시구하던 하윤의 모습을 보고 직접 제안했다고 했다.


그날 미팅까지만해도 메인 모델은 정해지지 않았고 누가 결정될지 모른다고 했다.


캐주얼 차림으로 편하게 미팅왔던 하윤에게 박선영 팀장은 다음에 풀메이크업을 하고 오라고 말했다.


광고 에이전시에 모델이 올 때는 풀메이크업을 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며칠 뒤 박선영 팀장은 하윤이 메인 모델로 결정됐다는 연락해왔다.


그리고 국내 최대 제약회사인 SM제약 기업이미지 광고 제안을 SM제약에서 직접 했다고 말해줬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에서 광고 한 편 찍은 적이 없는 하윤에게 직접 제안을 하다니 하윤은 놀라웠다.


전화로 소식을 전하던 박선영 팀장도 놀랍다고 말했다.


기쁜 일이지만 이유를 알고 싶었다.


오늘은 온라인 광고 계약서 초안을 받고, SM제약 홍보부장의 미팅이 이어서 있다.


온라인 광고 계약서도 SM제약 미팅도 하윤에게 긴장되는 시간이다.


조은 광고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테라스로 연결된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서류 파일과 태블릿 PC를 든 박선영 팀장이 하윤의 테이블로 걸어왔다.


하윤은 일어서서 상냥한 태도로 인사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하윤씨 앞으로 컨디션 조절 잘해야겠는데요.”


박선영 팀장은 테이블 위에 서류와 태블릿을 내려놓고 이어서 말했다.


“내가 처음 미팅할 때 하윤씨 바빠질 것 같다고 얘기한 거 기억하죠?”


박선영 팀장은 하윤에게 자리에 앉으라는 손짓하고 자기도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하윤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네. 기억하죠.”


“하윤씨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하윤씨 바빠질 거야.”


박선영 팀장은 말을 끝내고 계약서 초안을 펼쳐 들었다.


하윤은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윤은 한국에 와서 자기가 찾고 싶었던 사람, 도나희를 찾았다.


박선영 팀장의 바빠진다는 말은 유명해진다는 것인데 부담감이 밀려왔다.


지금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불편하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더 유명해진다면.


하윤은 한국에 올 때 유명해지고 싶거나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여중생 시절 자기를 구해 준 첫사랑을 찾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캐나다를 떠나올 때 부모님은 하윤에게 조건을 걸었다.


하윤의 친척들은 모두 미국과 캐나다에 살고 있다.


가까운 친척 하나 없는 한국에 딸이 혼자 가는 걸 불안해했던 아빠는 하윤에게 조건을 걸었다.


그건 부모님이 연락 안 해도 볼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윤의 아빠는 구체적으로 기상캐스터가 어떠겠냐며 제안했다.


하윤은 아빠의 말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예쁘고 잘난 사람들이 많은데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빠와 하윤은 줄다리기를 했고 2년 동안 도전해 보는 걸로 합의했다.


그렇게 한국에 와서 학원에 등록해 시험 봤고 첫 시험에 합격했다.


하윤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는 만큼 자기가 포기해야 할 게 많다는 걸 지금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선영 팀장은 계약서 초안을 보여주며 설명해줬다.


하윤이 찍게 될 광고는 6개월 동안 지상파, 지면, 온라인 등에 나오고 계약금은 3천만원이었다.


그리고 위약금 이야기를 가장 강조하며 말했다.


돈을 많이 받는 광고 모델들에게 따라붙는 족쇄라며.


박선영 팀장은 하윤에게 조심스럽게 결혼 계획을 물었고 결혼 계획이 없는 하윤은 놀라는 미소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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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내 친구중에 SM제약 회장 딸이 있다고? 22.05.09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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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7화. 진호의 부탁 22.05.04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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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22.04.29 24 0 11쪽
95 94화. 궁금한 이야기 3일 22.04.27 27 0 11쪽
94 93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오선희 22.04.25 25 0 11쪽
93 92화. 사람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22.04.22 23 0 11쪽
92 91화. 미친 인맥 22.04.20 25 0 11쪽
91 90화. 오늘부터 1일 22.04.18 33 0 11쪽
90 89화. 달려라 오진호 22.04.15 24 1 11쪽
89 88화. 펜싱선수 도나희 22.04.13 34 1 11쪽
88 87화. 둘은 모르고 셋은 안다 22.04.11 30 0 11쪽
87 86화. 노래방에서 22.04.08 30 0 12쪽
86 85화. 하윤을 향해 돌격 앞으로 22.04.06 34 0 11쪽
85 84화. 연애 코치 22.04.04 27 0 12쪽
84 83화.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2.04.01 32 1 11쪽
83 82화. 기억과 추억사이 22.03.30 30 0 12쪽
82 81화. 봄비 내리는 대학로에서 22.03.28 28 0 12쪽
81 80화. 집착은 사랑을 멀어지게 한다 22.03.25 27 0 11쪽
80 79화. 어쩌다 보니 친구 22.03.23 26 0 11쪽
79 78화. 불안한 기운 22.03.21 24 0 11쪽
78 77화. 광채 22.03.18 27 0 12쪽
77 76화. 진호의 추리 22.03.16 34 0 12쪽
76 75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22.03.14 29 1 12쪽
75 74화. 공연 매진 22.03.11 26 1 11쪽
74 73화. 고향으로 귀농을 꿈꾸는 양준태의 고향은 압구정동 22.03.09 31 1 12쪽
73 72화. 엇갈리는 전화통화 22.03.07 32 1 11쪽
72 71화. 나희의 전화 22.03.04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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