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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51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5.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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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7화. 진호의 부탁

DUMMY

수현이 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오자, 수현의 여자 친구는 수현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예상하지 못한 프러포즈에 감동받은 것이다.


수현은 멋쩍은 듯 여자 친구의 어깨를 두들겨 줬다.


조명은 모두 꺼지고, 5초 후 무대 위를 밝혔다.


무대 위에 깡마른 여자 주인공이 서 있었다.


여자 주인공의 연기가 시작되고 관객들은 다시 공연에 집중했다.



***



진호는 소파에 누워 거실 TV로 9시 뉴스를 보고 있었다.


9시 뉴스를 진행하던 남자 아나운서가 일기예보 멘트 하자, 화면에 짧은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하윤이 밝은 미소로 나왔다.


“네 기상캐스터 이하윤입니다. 지겹게 내리던 봄비가 그쳤는데요. 오늘은···.”


진호는 화면 속 하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전보다 더 예쁘고 완벽했다.


휴대전화를 들어 화면을 켰다.


통화 목록에 있는 ‘이하윤’을 띄웠다가 카카오톡 앱을 띄워 대화창을 열었다.


대화창에 ‘하윤아 정말 미안해’를 썼다가 지웠다.


그리고 다시 ‘하윤아 보고 싶다’를 썼다가 지웠다.


도대체 뭐라고 연락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일기 예보하는 하윤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보고 싶고 통화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이런 일은 민준에게 상의해야 하지만 오늘은 민준과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휴대전화 화면을 보던 진호가 카카오톡 대화창에 글을 써 내려갔다.


진호


하윤아 미안해 내가 잠깐 미쳤었나봐.


아무 때나 시간 될 때 전화 좀 해줘


기분 안 풀려도 꼭 연락해줘


휴대전화 화면을 끈 진호는 카톡 내용을 다시 생각하고 바로 후회했다.


화면을 열어 대화창에 취소를 하려는데, 시간이 초과되어 취소가 되지 않았다.


“아이 씨 잠깐 미친 게 아니고 그냥 미쳤다고 했어야 하는데.”


진호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잠깐이나 그냥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미친 건 똑같은데.



***



사랑 소극장 무대 위는 배우들의 커튼콜을 끝으로 공연이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예정에 없던 작품연출가의 인사 코너가 만들어졌다.


양준태 연출은 어느새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무대 위에 섰다.


오선희 팬인 양준태가 오선희를 의식해서 만든 자리이다.


오퍼실 나희와 경주는 예정에 없던 연출의 인사 시간에 황당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관객들은 예정에 있는 코너라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 양준태를 바라봤다.


무대 중앙에 앉아 있는 선희와 소민도 양준태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무대 위 길게 늘어선 배우들 앞에 선 양준태는 몇 가닥 남지 않은 옆머리를 쓸어 올리며 객석 중앙에 앉아 있는 오선희를 보며 말했다.


“어제오늘 우리 공연은 매진입니다. 관객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를 빛내 주신 국가대표 펜싱 오선희 선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오선희 선수 팬입니다.”


양준태의 말에 관객들의 시선은 오선희에게 쏠렸다.


선희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양준태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양준태는 박수 치며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폴더 인사를 했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관객들은 양준태에게 박수 치며 환호했다.


맨 앞줄 양준태의 조카인 기상캐스터 김수현은 휘파람을 불며 소리쳤다.


경주의 남자 친구 승준도 양준태에게 박수를 보냈다.


환호하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 양준태와 달리 오퍼실 나희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경주에게 말했다.


“경주야 오늘 우리 막 공연이야? 이 상황 뭔데? 연출님은 왜 그러는 거야 도대체?”


경주는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며 말했다.


“그러게요오. 연출님 오늘 왜 저런데요오?”


경주는 일어서서 객석 앞에 앉아 있는 남자 친구 승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손을 얼굴에 가져가는걸 보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나희는 객석 중앙에 앉아 있는 선희와 소민을 바라봤다.


객석 중앙에 앉아 있던 선희와 소민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어디 갔지?”


나희의 혼잣말을 경주가 들었다.


“언니 친구분들 방금 전에 나가시던데요오.”


경주는 느린 말투로 말했다.


“그래?”


나희는 뭐지?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오퍼실을 빠져나갔다.



***



나희는 지하 공연장 입구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사랑 소극장 앞 건물 코너에 소민이 서서 지하 공연장에서 나오는 나희를 보며 손짓했다.


“어 나희야.”


“밖에서 뭐해?”


나희는 소민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선희가 공연 끝나고 휴대전화를 봤는데. 결혼할 남자 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는 거야. 그래서 선희 급하게 병원에 갔다.”


나희는 소민의 말에 선희가 사라진 이유를 알게 됐다.


소민은 이어서 말했다.


“많이 다쳤나? 결혼식은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선희 많이 놀랐겠다.”


나희는 선희를 걱정했다.


나희와 소민이 대화하는데 지하 계단에서 관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선희가 나희 너 연락처 알려 달라고 해서 알려줬어.”


소민이 말하는데 나희의 휴대전화 진동음이 울렸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지만 나희는 선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 잘했어. 전화 선희 같은데.”


나희는 소민에게 말하고 휴대전화 받기를 누르고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여보세요?”


“나희야 나 선희. 오늘 공연 잘 봤어.”


선희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오선희 남자 친구 많이 다쳤다면서 많이 놀랐지? 남친은 좀 어떻대”


나희는 건물 옆 담배피는 공간으로 걸어가며 빠르게 말했다.


소민은 통화하며 걸어가는 나희의 뒤를 따라갔다.


“어 괜찮아. 오랜만에 봤는데 인사도 못하고 가네. 미안해.”


선희의 말에 나희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친구끼리 미안은 무슨. 남친 간호 잘하고 결혼식 때 보자. 축가 연습 많이 해 놓을게. 알았지?”


“그래 고맙다. 연락할게.”


선희의 조용한 목소리가 끝나고 전화는 끊어졌다.


나희는 전화를 끊고 아쉬워했다.


선희에게 할 이야기가 많았는데. 선희가 나희를 오해한 것도 풀어야 했다.


공연이 끝나면 오랜만에 선희와 수다를 떨며 옛 이야기하려고 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나희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으며 ‘하필 오늘 남자 친구가 다칠 게 뭐람.’ 생각했다.



***



선희의 은색 벤츠 승용차가 빨간 신호등 앞에 정차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선희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선희는 오늘 공연이 끝나면 나희와 오랜 시간 대화하려고 했다.


궁금한 것도 많았고, 나희가 자기에 대해 오해하는 것도 풀고 싶었다.


술은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술을 조금 마셔볼까도 생각했다.


그런 생각하며 오늘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남자 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이 남자 친구 엄마에게 와 있었다.


시어머니의 연락에 병원에 당장 안 갈 수가 없었다.


남자 친구는 오늘 쉬는 날이었다.


쉬는 날 바다 낚시하다가 다쳤다고 한다.


결혼식 전까지 시간도 없는데 선희는 남자 친구에게 화가 났고, 자기 상황에 속상했다.


선희는 오랜 시간 나희를 만나길 기다렸다.


그게 오늘인데.


눈물을 닦아낸 선희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


선희의 은색 벤츠 승용차가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려갔다.



***



방송을 끝낸 하윤은 가방을 챙겨 기상캐스터 사무실을 나왔다.


오늘은 다른 날 보다 피로감이 더했다. 어제 과음을 했기 때문이다.


빨리 집에 들어가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보도국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마치고 기상캐스터 사무실에 돌아오는 길에 진호에게서 카톡 온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하윤은 진호의 카톡을 확인하지 않았다.


피로감에 눈이 감기는데 진호의 연락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하윤은 진호와의 관계는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싶었다.


지금은 진호와 어떤 연락도 하고 싶지 않다.


일단 오늘은 집에 빨리 들어가 쉬어야 한다.


피로감에 무거워진 발걸음은 주차장을 향해 힘겹게 내디뎠다.



***



가로등 불빛이 벽화가 그려진 성북동 골목을 밝히고 있었다.


나희와 소민은 골목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소민은 나희에게 민준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나희는 어제 과음해서 몸이 무거웠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 생각하며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골목을 올라갔다.


집이 눈앞에 보이는데 진호가 있는 2층 불이 꺼져 있었고, 집 앞 가로등 불빛만이 집을 비추고 있었다.


나희는 집에 있을 진호를 생각하며 ‘마당 조명이라도 켜 놓지’ 못마땅스러웠다.


“오징어 이 새끼 벌써 자나?”


나희는 대문 앞에 서서 소민의 생각을 물었다.


“글쎄 어제 술 많이 마셨으니까 피곤해서 자고 있겠지.”


소민은 대문에 열쇠를 넣어 돌리며 말했다.


“피곤하긴 뭐가 피곤해 하루 종일 집에서 잤을 텐데.”


소민이 대문을 열자 나희가 앞장서서 마당으로 들어갔다.


소민은 나희 등에 바짝 붙어 마당으로 따라 들어왔다.


나희가 마당 평상 위에 검은 물체를 보고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아이고. 저거 뭐야?”


뒤따르던 소민은 나희의 등에 얼굴을 부딪쳤다.


소민도 평상 위에 검은 물체를 봤다.


“어머 어머. 뭐야?? 사람이야?”


화들짝 놀란 소민은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1층 거실에서 주인이 돌아온 사실을 알게 된 강아지 마루와 아띠가 짖어 대기 시작했다.


어둠 속 평상위에서 검은 물체가 쓱하고 일어서자, 집 앞 가로등 불빛에 검은 물체가 비쳤다.


진호다. 진호가 평상에 누워 있었다.


놀란 나희는 진호를 확인하고 진호의 옆구리를 발로 차며 말했다.


“에이 씨 깜짝이야. 오징어 너 이 새끼 진짜.”


나희의 발차기에 진호는 힘없이 옆으로 누었다.


“지노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소민은 휴대전화 라이트를 켜고 평상 위를 비치며 말했다.


진호는 트레이닝 복을 입고 평상 위에 누워 힘없이 눈만 깜박거렸다.


어딘가 많이 아파 보였다. 아니 정신이 아파 보였다.


나희와 소민은 아침에 진호의 알몸 달리기를 봤다.


평소 같으면 이해할 수 있는 진호의 행동이 이제는 색 안경이 쓰여 보였다.


뭐든 이상하게 보였다.


나희가 진호 옆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물었다.


“야! 너 도대체 왜 그래?”


진호가 대답하지 않자, 나희는 진호를 흔들며 다시 물었다.


“너 도대체 왜 그러냐고?


“진호야 너 스트레스 많이 받어?”


소민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강아지 아띠와 마루는 주인이 빨리 들어오기를 바라는 듯 현관문 앞에서 짖어 댔다.


“나 니들한테 부탁이 있어.”


말없이 나희의 팔 힘에 몸을 흔들거리던 진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희는 진호를 흔들던 팔에 힘 빼며 말했다.


“뭔데 그래?”


“무슨 부탁인데?”


소민도 따라서 물었다.


진호는 몸을 일으켜 세워 앉았다.


소민의 휴대전화 라이트 불빛이 진호의 얼굴을 정명으로 비추고 있었다.


진호는 눈부신지 눈을 살짝 감고 나희와 소민의 방향을 보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비밀로 해 줘라. 부탁이다.”


진호는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입을 굳게 닫았다.


얼굴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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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내 친구중에 SM제약 회장 딸이 있다고? 22.05.09 26 0 11쪽
99 98화. 스트레스 22.05.06 26 0 11쪽
» 97화. 진호의 부탁 22.05.04 25 0 11쪽
97 96화. 외삼촌의 과거 22.05.02 26 0 11쪽
96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22.04.29 24 0 11쪽
95 94화. 궁금한 이야기 3일 22.04.27 27 0 11쪽
94 93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오선희 22.04.25 25 0 11쪽
93 92화. 사람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22.04.22 23 0 11쪽
92 91화. 미친 인맥 22.04.20 25 0 11쪽
91 90화. 오늘부터 1일 22.04.18 33 0 11쪽
90 89화. 달려라 오진호 22.04.15 24 1 11쪽
89 88화. 펜싱선수 도나희 22.04.13 34 1 11쪽
88 87화. 둘은 모르고 셋은 안다 22.04.11 30 0 11쪽
87 86화. 노래방에서 22.04.08 30 0 12쪽
86 85화. 하윤을 향해 돌격 앞으로 22.04.06 34 0 11쪽
85 84화. 연애 코치 22.04.04 27 0 12쪽
84 83화.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2.04.01 32 1 11쪽
83 82화. 기억과 추억사이 22.03.30 30 0 12쪽
82 81화. 봄비 내리는 대학로에서 22.03.28 28 0 12쪽
81 80화. 집착은 사랑을 멀어지게 한다 22.03.25 27 0 11쪽
80 79화. 어쩌다 보니 친구 22.03.23 26 0 11쪽
79 78화. 불안한 기운 22.03.21 24 0 11쪽
78 77화. 광채 22.03.18 27 0 12쪽
77 76화. 진호의 추리 22.03.16 34 0 12쪽
76 75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22.03.14 29 1 12쪽
75 74화. 공연 매진 22.03.11 26 1 11쪽
74 73화. 고향으로 귀농을 꿈꾸는 양준태의 고향은 압구정동 22.03.09 31 1 12쪽
73 72화. 엇갈리는 전화통화 22.03.07 32 1 11쪽
72 71화. 나희의 전화 22.03.04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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