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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78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4.29 22:05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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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DUMMY

방에 돌아온 나희는 코피가 흘러내리는 양쪽 콧구멍을 화장지로 틀어막았다.


코로 숨을 쉴 수 없어 입으로 숨을 들이켰다.


입으로 숨을 쉬며 혀로 입 안을 굴려보니 어금니 하나가 흔들리는게 느꼈다.


거울을 보며 흔들리는 어금니를 확인했다.


오른쪽 앞쪽 어금니 하나가 흔들거렸다.


“아이 씨, 진짜.”


나희가 입 벌리고 거울을 보는 사이에 소민은 침대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주섬주섬 짐을 싸고 있었다.


소민은 자기 짐을 다 싸자, 나희의 가방을 침대에 올리고 나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희는 거울을 통해 소민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야! 김소민 너 뭐 해?”


소민은 나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짐 싸는데 열중했다.


나희는 뒤돌아 소민을 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 김소민 내 짐은 왜 싸는데?”


5초 정도 침묵을 지키던 소민은 나희의 물음에 엉뚱한 대답했다.


“음. 벌써 날이 밝아오잖아. 나희야 오늘날씨가 너무 좋대, 올해 가장 따뜻한 날 이래.”


소민은 나희의 마음을 먼저 읽고 짐을 싸고 있었다.


나희는 선배방을 박차고 들어가기 전 알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면 앞으로 펜싱은 그만둬야 한다는 걸.


가장 먼저 엄마와 아빠가 떠올랐다.


엄마와 아빠는 나희를 항상 응원해줬다.


이번 일은 부모님의 응원을 바랄 수 없다.


운동 선배들과 싸우고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을지 걱정됐다.


운동은 그만두더라도 학교를 그만둔다면 응원은 고사하고 집에서 쫓겨날 판이다.


하지만 선배들 방 안에 선희가 있는 걸 알고 있는 마당에 뒷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선배라고 해서 선희를 아니 후배를 괴롭히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


나희는 지금 당장 눈앞에서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건 선희를 선배들 방에서 빼 내오는 것이었다.


선희를 빼 내오는 건 성공했지만 나희는 이제 선택해야 했다.


더 이상 펜싱은 할 수 없다. 아니 어차피 내가 그만 안 둬도 잘릴 게 분명했다.


나희와 소민은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가방을 챙겨 숙소인 호텔을 빠져나왔다.


소민의 말대로 그날은 날씨가 매우 좋았다.


한동안 하늘을 바라본 적이 없었는데 소민과 온종일 파란 하늘을 보며 수다를 떨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위에서.


사고를 치려면 어설프게 치면 안 된다는 소민의 조언은 개소리 같으면서도 마음에 와 닿았다.


그날의 파란 하늘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관심 두고 싶지 않았지만 학교 펜싱부는 다행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선희에게 잘된 일이었다.


나희는 과거의 선희 모습을 떠올리며 매표소 앞에 서는 선희의 모습을 바라봤다.


금메달을 따고 라디오스타에 나올 때보다 선희는 더 예뻐졌다.


오선희는 역시 멋있었다.


선희는 휴대전화 화면을 매표소 작은 구멍 안에 넣어 보여줬다.


휴대전화 화면에 예약을 확인한 나희는 티켓을 내주며 작은 구멍으로 얼굴이 비치며 선희를 보고 밝게 웃었다.


“야! 오선희 너 결혼한다더니 많이 예뻐졌다?”


나희는 말했다.


선희는 나희의 밝은 목소리와 얼굴을 보고 울컥 눈물이 흘러나왔다.


소민이의 애견 미용실에서는 차갑게 행동했던 것에 대해 미안 했다는 사과해야 할지?


예전 일은 진짜 고맙다고 해야 할지?


보고 싶었다고 해야 할지?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선희가 매표소 앞에 서 있자, 뒤에 있던 소민은 눈물을 글썽이는 선희를 바라봤다.


선희는 우두커니 서서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오선희 얘는 또 왜 우는 거야?


왜 도나희 앞에만 서면 우는 걸까?


소민은 키를 낮춰 매표소 안 구멍에서 밖을 보고 있는 나희를 보며 입 모양으로 ‘뭐 야? 뭔 데?’ 를 만들었다.


나희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소민은 뒤로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관객들 눈치를 봤다.


관객들을 안내하던 경주도 매표소 앞에 서서 눈물을 닦아내는 선희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래. 반갑다. 나희야.”


선희는 눈가를 촉촉이 적신 눈물을 닦아내며 목이 매이는 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공연 잘 볼게.”


선희는 티켓을 받아 들고 매표소 옆 공연장 입구인 지하 계단으로 향해 걸어갔다.


소민은 매표소 구멍에 입을 대고 말했다.


“너 뭐라고 했길래. 선희 쟤가 왜 저래?”


민준 생각에 빠져 나희와 선희의 대화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희는 소민을 보고 말했다.


“어? 나는 그냥, 많이 예뻐져서. 많이 예뻐졌다고 했는데.”


나희는 매표소 구멍을 향해 몸을 숙인 채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도대체 뭐 야? 끝나고 보자.”


소민은 말하고 후다닥 선희의 뒤를 따라 공연장 입구인 지하 계단을 내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분명히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민의 애견 미용실에서 오선희를 처음 봤을 때도 오선희는 생각에 빠진 듯 한참을 서 있다가 차가운 말을 던지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경주는 가게 밖을 나가서 로터리를 돌아 걸어가는 선희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선희는 로터리를 돌아가면서 나희와 경주가 홍보하며 바닥에 떨어트린 공연 전단지를 집어 들고 사라졌다.


오늘도 나희 언니를 보고 한참을 서서 말하지 않고 눈물 훔쳤다.


오선희 선수와 나희 언니는 분명 무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야? 나왔떵.”


의심의 눈으로 매표소와 선희가 내려간 공연장 입구를 바라보던 경주에게 남자 친구 승준이 다가오며 말했다.


단발머리였던 승준은 군 훈련소 입대를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작고 통통한 몸은 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아직 별 성과는 없다.


경주는 어제 공연을 끝내고 극장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승준을 만났다.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아님 헤어지고 다시 만나서 그런지 승준은 경주에게 집착할 정도로 잘했다.


승준은 비가 내리는 날은 탕이라며 감자탕을 먹자고 했다.


감자탕에 소주를 마시던 경주는 승준에게 오선희 선수가 공연 보러 온다는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승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진짜인지 세 번이나 확인했다.


경주는 세 번이나 진짜라고 말했지만 승준은 쉽게 믿지 못했다.


연달아 대박을 외치더니 연달아 소주를 들이켰다.


경주는 승준의 행동에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침묵하고 토라져 있는 경주에게 승준은 공연을 보여 달라며 애교 부렸다.


경주는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승준이 내민 오만원권 네 장에 마음을 진정시켰다.


티켓 구매 비용으로 이십만원을 준 것이다.


이십만원? 공연이 매진 되도 경주에게는 남는 티켓이 있었다.


공연은 2만원짜리다. 그런데 2만원짜리를 10배로 이야기했다.


솔직히 돈 앞에는 장사가 없다.


승준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경주에게 주고 싶었다.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공연 기획일을 하는 경주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냥 돈을 주면 경주는 분명 안 받을 것이다. 그리고 두 살 연상인 여자 친구에게 돈을 주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비가 내렸다. 경주에게 말하지 않고 공연장 앞에서 경주를 기다렸다.


서프라이즈라 고나할까.


경주는 공연장 앞에서 기다리는 승준을 보고 깜짝 반가워했다.


돈을 주기 위해 핑계를 찾던 승준에게 경주는 오선희 선수 이야기한 것이다.


승준은 연예인 보는 느낌으로 오선희 선수를 보고 싶었다.


사실 오늘 공연 봤다는 기상캐스터 이하윤을 더 보고 싶었는데.


이 시대가 낳은 여신 이하윤이 경주 공연을 봤다니. 그 사실은 조금 전에 들었다.


승준이 내민 이십만원을 잠시 고민하던 경주는 손에 받아 들었다.


작전은 성공이다.


승준이 도착했을 때는 오선희 선수가 공연장에 입장하고 난 후였다.


경주 옆에 서서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공연장 안에서 봐야 할 것 같다.


생각에 빠져 있던 경주는 승준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느린 말투에 경주는 특유의 끝을 길게 내리 빼는 말로 승준을 반겼다.


“어? 자기야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어?”


경주의 매력 포인트다.


승준은 은색 치아교정기를 하고 있는 경주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미안, 오는데 설사가 나와서 그만.”


승준은 솔직한 남자다.


“진짜아? 지금은 괜찮아아?”


경주는 승준의 장트러블을 걱정하며 말했다.


이것 또한 경주의 매력이리라.


승준은 아랫배를 만지며 말했다.


“응. 급하게 처리했어. 근데 오늘 진짜 오선희 선수 왔어?”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에는 사람이 없었다.


승준은 경주와 헤어지고 왜 헤어졌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후회의 후회를 거듭하다가 경주를 다시 잡기 위해 고민했다.


경주가 일하는, 기획 일하는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에 첫사랑을 고백하는 이벤트가 있었던 것이었다.


승준은 과감하게 고백을 신청했다.


사실 승준은 엄청 망설이다가 겨우겨우 고백했다. (57화 내 사람)


승준은 첫사랑 경주와 다시 재결합했다.


그때만 해도 공연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진의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승준은 경주의 안내받아 지하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매표소 앞 관객들의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승준은 지하 계단을 내려가며 빨간색 매표소를 향해 길게 늘어선 관객들을 바라봤다.


매표소 안이 매우 바빠 보였다.


빨간색 패널로 만들어진 매표소 안 나희는 밀려드는 관객들로 정신없다.


대부분 휴대전화 화면에 예약 사이트 예약을 확인해줬다.


나희는 재빨리 티켓을 발권해 관객들에게 건넸다.


매표소 앞에서 공연에 대해 기대에 찬 관객들의 대화가 나희에게는 큰 힘이 됐었다.


나희는 매표소 앞을 향해 길게 늘어섰던 줄을 빠르게 줄였다.


공연 관람을 앞둔 관객들은 공연에 대한 기대하며 지하 공연장을 향해 걸어갔다.


나희는 마지막 관객 티켓을 내주며 오늘 공연을 기대했다.



***



방송국 기상캐스터 사무실에 앉아 있는 하윤은 9시 뉴스 일기예보 촬영준비를 위해 큐시트를 보고 있다.


아직도 진호의 행동이 떠 올라 큐시트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진호는 하루 종일 연락도 없다.


하윤은 진호에게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고민이 들었다.


오늘처럼 당황스러운 상황에 먼저 연락하는 게 맞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당분간 연락하고 싶지 않다.



***



성북동 2층 주택은 불이 꺼진 채 고요했다.


불 꺼진 2층 거실 소파에 진호가 누워 있다.


진호는 온종일 먹지도 않고 소파에 누워 하윤을 생각했다.


그리고 후회를 거듭했다.


하윤을 믿지 못하고 의심한 것에 대한, 침착하지 못하고 성급했던 것에 대한.


생각하며 할 수록 후회만 늘어갔다.


진호의 뱃속에서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진호는 배를 움켜쥐고 소파 등받이를 향해 몸을 틀어 누었다.


갑자기 인도네시아에 계시는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진호의 입에서 목 매인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엄마.”


진호의 어깨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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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화. 그녀들의 속마음 22.05.11 25 1 11쪽
100 99화. 내 친구중에 SM제약 회장 딸이 있다고? 22.05.09 2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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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7화. 진호의 부탁 22.05.04 24 0 11쪽
97 96화. 외삼촌의 과거 22.05.02 26 0 11쪽
»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22.04.29 24 0 11쪽
95 94화. 궁금한 이야기 3일 22.04.27 26 0 11쪽
94 93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오선희 22.04.25 25 0 11쪽
93 92화. 사람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22.04.22 23 0 11쪽
92 91화. 미친 인맥 22.04.20 25 0 11쪽
91 90화. 오늘부터 1일 22.04.18 33 0 11쪽
90 89화. 달려라 오진호 22.04.15 23 1 11쪽
89 88화. 펜싱선수 도나희 22.04.13 33 1 11쪽
88 87화. 둘은 모르고 셋은 안다 22.04.11 30 0 11쪽
87 86화. 노래방에서 22.04.08 30 0 12쪽
86 85화. 하윤을 향해 돌격 앞으로 22.04.06 34 0 11쪽
85 84화. 연애 코치 22.04.04 27 0 12쪽
84 83화.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2.04.01 30 1 11쪽
83 82화. 기억과 추억사이 22.03.30 30 0 12쪽
82 81화. 봄비 내리는 대학로에서 22.03.28 28 0 12쪽
81 80화. 집착은 사랑을 멀어지게 한다 22.03.25 27 0 11쪽
80 79화. 어쩌다 보니 친구 22.03.23 26 0 11쪽
79 78화. 불안한 기운 22.03.21 24 0 11쪽
78 77화. 광채 22.03.18 27 0 12쪽
77 76화. 진호의 추리 22.03.16 34 0 12쪽
76 75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22.03.14 28 1 12쪽
75 74화. 공연 매진 22.03.11 2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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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 엇갈리는 전화통화 22.03.07 32 1 11쪽
72 71화. 나희의 전화 22.03.04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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