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44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4.08 22:05
조회
29
추천
0
글자
12쪽

86화. 노래방에서

DUMMY

민준은 진호의 마음을 백 프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자기를 보고 싶어 하는 소민의 마음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민준의 마음은 오락가락했다.


첫눈에 나희에게 반했다.


공연을 보던 중에는 소민에게 따뜻함을 느꼈다.


난 바람은 안 피는데 내가 자꾸 왜 이러지?


누구가 확실히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일 것이다.


민준은 친구 진호를 데리고 노래방으로 오게 됐다.


노래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진호는 민준의 뒤를 따라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방방마다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가 술 취한 진호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윤이 11번 방에 있다고 했다.


진호는 하윤을 처음 만났던 날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너무 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


진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하윤이 혹시 첫사랑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소민의 전화를 받은 민준의 말에 의심의 향기는 거둬들였다.


진호는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이상형을 만났다.


지금이 꿈이라면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다.


진호는 완벽한 여자 이하윤과 결혼 계획을 세웠다.


하윤에게는 잊지 못 하는 첫사랑이 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리고 먹먹해진다고 했다.


무인도에 출장 간 사이 하윤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사랑을 만난 것 같다.


의심하면 안 되지만 만난 건 사실로 굳어졌다.


첫사랑인 그놈도 하윤에게 작업을 걸 것이 분명하다.


남자들은 모두 똑같다.


키 크고 늘씬하고 예쁘고 지적이고 단아하고 착한 여자를 누가 싫다고 할 것 인가?


그 여자가 바로 하윤이다. 하윤의 인기는 급상승 중이다.


빨리 잡아야 한다.


노래방 통로를 걸어가는 진호의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하윤은 진호를 보고 깜짝 반가워할 것이다.


아차! 입술. 갈매기들에게 공격당한 입술을 보면 안쓰러워하면서 눈물 흘리지 모른다.


하윤과 비밀연애를 해서 노래방에 온 적은 없었다.


아마 하윤은 단아한 모습으로 두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팝송을 부르고 있을 것이다.


도나희와 김소민은 그런 하윤의 모습을 썩은 동태눈으로 멍하니 보고 있을 것이다.


앞서 걸어가던 민준이 멈춰 섰다.


진호도 민준 뒤에서 발걸음을 세웠다.


민준은 특실 11번이 쓰여 있는 방문을 살짝 밀고 문틈으로 안을 바라봤다.


소민 말고는 민준과 진호가 오는 사실을 알지 못하므로 조심스러웠다.


진호도 민준의 머리를 피해 문틈으로 넓은 방안을 바라봤다.


특실 11번 방 안에서는 반짝이 의상을 입은 여자들이 거친 율동과 함께 악다구니를 쓰며 노래하고 있었다.


노란색 반짝이 상의를 걸치고 빨간색 가발에 해바라기 선글라스를 쓰고 벽과 싸우고 있는 도나희.


파란색 반짝이 상의를 걸치고 대머리 가발에 검정 선글라스를 쓰고 노래방 기계를 붙잡고 씨름하는 하윤.


빨간색 반짝이 상의를 걸치고 금색 가발에 하트모양 선글라스를 쓰고 행위 예술 중인 김소민.


세 사람은 거의 미친 여자들 같았다. 아니면 약에 취했거나.


술에 취한 세 여자는 브레이크 없는 광란의 질주하고 있었다.


진호는 너무 놀라 몸에서 순식간에 알코올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턱이 빠진 듯 입이 쩍 벌어졌다.


민준은 어깨를 덩실거리며 당장이라도 반짝이 의상을 입고 함께 춤 출 기세였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맥주 캔들이 누워 있었다.


민준은 진호의 예상을 깨는 후회의 말했다.


“제대로 노네. 진작 올 걸.”


대머리 가발을 쓰고 노래방 기계를 붙잡고 씨름하던 하윤과 눈이 마주쳤다.


“어?? 진호야?”


노래방 마이크에서 진호의 이름이 나오자.


벽과 싸우던 나희와 행위 예술 중이던 소민이 동시에 멈춰 노래방 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두 사람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던 나희는 짧게 놀랬다.


“어??”


두 사람의 등장을 예상했던 소민은 노래방 기계 정지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왔네? 민주나 지노야 들어와.”


소민의 손짓을 따라 민준과 진호는 세 여자의 열기가 남아 있는 노래방 안으로 들어갔다.


진호의 시선은 대머리 가발을 쓰고 있는 하윤에게 고정되어 있다.


하윤은 반가운 얼굴로 물었다.


“진호야! 어떻게 알고 왔어?”


부정확한 발음과 흔들리는 몸은 알코올에 점령당한 상태였다.


설렘에 두근거리던 진호의 심장은 하윤의 모습을 보고 난 후 놀래서 뛰고 있었다.


“내가 오라고 했어!”


진호를 대신해 소민이 말했다.


“괜찮지?”


소민은 나희와 하윤에게 말했다.


벽에 기대고 있던 나희가 어깨 춤추며 말했다.


“그럼. 야! 오징어 노래 하나 불러봐.”


마이크를 진호에게 던졌다.


마이크가 정확하게 진호의 가슴에 맞고 배 위에 놓여 있던 손에 떨어졌다.


농구 뱅크슛처럼.


오징어는 진호의 별명이다.


예상했던 대로 나희는 하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진호를 막 불렀다.


진호는 눈을 치켜 뜨고 나희를 쳐다봤다.


하윤도 있는데 신경 좀 쓰라는 눈으로 보내는 무언의 싸인이었다.


나희는 진호의 눈빛을 알아차렸다는 듯 박수를 쳤다.


박수까지는 필요 없는데.


나희는 오른손을 들며 말했다.


“오징어. 뭐 번호라도 눌러줘?”


싸인 실패다. 괜히 쳐다봤다. 진호는 바로 후회했다.


도나희에게 예의라는 단어를 기대하는 건 남북 통일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할 말없이 손에 마이크를 들고 있었다.


침묵하는 진호 옆에 하윤이 다가와 앉아 대머리 가발을 벗고 말했다.


“진호야. 나희가 장난 치는거잖아.”


달콤한 알코올 향이 진호의 코끝을 자극했다.


하윤의 얼굴은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진호는 가까이에서 하윤을 보니 반가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윤아 너무 보고 싶었어. 와락 끌어안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장난인 거 알지.”


진호는 하윤의 분홍빛 얼굴 아래 빨갛게 달아오른 입술을 보며 말했다.


하윤의 얼굴이 진호 가까이 다가왔다.


친구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키스하고 싶은 욕구가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하윤의 입술이 진호 얼굴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옆에 있는 친구가 민준이야?”


진호는 옆에 앉아 있는 민준을 소개시키지도 않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 민준아. 여기 내 여자 친구 이하윤이야.”


민준 옆에는 소민이 서 있었다.


민준은 뭘 보고 웃는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기 있는 얼굴로 하윤을 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가워요.”


하윤은 민준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진호 눈앞에 하윤의 미소가 들어왔다.


그런데 하윤의 앞니에 충치가 있는 사람처럼 김이 붙어 있다.


민준은 하윤의 앞니를 보고 웃는 것이었다.


하윤은 앞니에 붙인 김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예쁜 얼굴로 이게 무슨 짓인지.


그동안 진호가 알고 있던 하윤의 모습은 거짓이었던가?


너무 취해서 인가? 아님.


진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벽에 기대고 서서 어깨춤을 추고 있는 나희에게 갔다.


도나희의 바이러스가? 나희와 가까이 지내면 왜 사람들이 이렇게 변하는 걸까?


미스테리다.


“저기 하윤아 김. 앞니에 김이···.”


진호는 표정이 굳어 조용히 말했다.


“아! 어머. 내가 오늘 너무 즐거워서.”


하윤은 손가락과 혀를 이용해 김을 입 안으로 삼켰다.


예상하지 못한 진호의 등장에 하윤은 많이 놀랐지만 티 내지 않았다.


진호를 보니 반갑기도 불편하기도 했다.


반디에서 진호와 통화할 때 소민의 행동을 보면 이해할 수 있었다.


진호의 친구인 민준을 보고 싶었던 소민의 마음을.


오늘은 여자 셋이 망가지고 싶었는데 진호와 민준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진호도 하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을 것이다.


하윤의 시선은 흔들렸다. 몸은 마음과 따로 움직였다.


술에 취한 하윤은 오늘 진호의 마음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테이블 위에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캔 맥주를 들어 입에 가져다 댔다.


진호의 실망스러운 얼굴과 말없이 맥주를 마시는 하윤의 행동에 노래방 안은 일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천장에 달려 있는 오색 조명등이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신나게 돌며 빛을 뿌렸다.


민준은 여자 셋이 이렇게 광적으로 놀고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진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옆에 서 있는 소민을 바라봤다. 소민이 전화를 했기 때문이었다.


소민은 빨간 얼굴을 하고 휴대전화를 보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분위기 파악은 천장에 달려 있는 오색 조명등만 못 하는 게 아니었다.


굳은 표정의 진호가 캔 맥주를 들고 마셨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소민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소민의 반짝이 의상 끝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소민이 전화를 받고 오긴 했는데···.”


민준이 말하는데 손가락 사이에서 소민의 옷자락이 빠져나갔다.


소민은 화들짝 놀라 휴대전화를 들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전화를 받으러 나가는 건지 급 똥을 싸러 나가는 건지 민첩하지 않을 것 같은 몸으로 순식간에 민준 앞에서 사라졌다.


민준의 시선은 벽에 기대서 있는 나희에게로 갔다.


나희는 두꺼운 노래방 책을 들고 진호와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 분위기 왜 이래? 이거.”


나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야! 오징어랑 민준이 노래하나 해.”


두꺼운 노래방 책자가 날아와 민준 앞에 멈췄다.


바로 나희의 이런 면이 민준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었다.


졸라 멋있다.


나희의 터프함에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진호의 팔을 잡고 벌떡 일어서며 대답했다.


“옙!”


아차!



***



노래방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빨간색 반짝이 의상에 금색 가발을 쓰고 통화 중인 소민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소민은 노래방 입구인 1층 계단에 나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밖은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골목길을 비추던 간판들은 하나씩 꺼져 가고 있다.


밤 12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에 부모님 집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집에서 전화가 온 것은 정말 오랜 만이다.


소민은 술에 취한 걸 감추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대답했다.


“네. 네. 음···. 그렇게 할게요. 네.”


애교 섞인 말투는 사라지고 표정도 진지했다.


소민은 전화를 끊고 하늘을 올려다 바라봤다.


까만 하늘에서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소민은 곧 생일이 다가온다. 이번 생일은 꼭 집에 오라는 어머니의 전화였다.


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도 붙였지만,


집에 오게 하려는 어머니의 말일 것이다.


소민은 최근에 아버지 회사에 전화했다.


술 취해 쓰러졌던 나희를 도저히 혼자 집에 데려갈 수 없었다.


함께 사는 진호는 무인도에 출장 가고 없었다.


힘겨워하던 소민은 하윤에게 전화했다.


기상캐스터 동기들과 약속을 마친 하윤은 소민의 전화를 받고 대학로로 바로 달려왔다.


마로니에 공원에 쓰러져 있던 나희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줬다.


비에 젖고 술에 취한 나희에게 얻어 맞기까지 했다.


그런데 하윤은 밝은 미소로 집에 돌아갔다.


소민은 하윤을 잘 알지 못했다.


마음 착한 하윤에게 빚을 진 느낌이 들었다.


하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버지 회사에 전화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100화. 그녀들의 속마음 22.05.11 25 1 11쪽
100 99화. 내 친구중에 SM제약 회장 딸이 있다고? 22.05.09 25 0 11쪽
99 98화. 스트레스 22.05.06 25 0 11쪽
98 97화. 진호의 부탁 22.05.04 24 0 11쪽
97 96화. 외삼촌의 과거 22.05.02 26 0 11쪽
96 95화. 경주의 남자친구 22.04.29 23 0 11쪽
95 94화. 궁금한 이야기 3일 22.04.27 26 0 11쪽
94 93화.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오선희 22.04.25 25 0 11쪽
93 92화. 사람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다니... 22.04.22 23 0 11쪽
92 91화. 미친 인맥 22.04.20 25 0 11쪽
91 90화. 오늘부터 1일 22.04.18 33 0 11쪽
90 89화. 달려라 오진호 22.04.15 23 1 11쪽
89 88화. 펜싱선수 도나희 22.04.13 33 1 11쪽
88 87화. 둘은 모르고 셋은 안다 22.04.11 30 0 11쪽
» 86화. 노래방에서 22.04.08 30 0 12쪽
86 85화. 하윤을 향해 돌격 앞으로 22.04.06 34 0 11쪽
85 84화. 연애 코치 22.04.04 26 0 12쪽
84 83화.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22.04.01 30 1 11쪽
83 82화. 기억과 추억사이 22.03.30 30 0 12쪽
82 81화. 봄비 내리는 대학로에서 22.03.28 28 0 12쪽
81 80화. 집착은 사랑을 멀어지게 한다 22.03.25 27 0 11쪽
80 79화. 어쩌다 보니 친구 22.03.23 25 0 11쪽
79 78화. 불안한 기운 22.03.21 23 0 11쪽
78 77화. 광채 22.03.18 27 0 12쪽
77 76화. 진호의 추리 22.03.16 34 0 12쪽
76 75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22.03.14 28 1 12쪽
75 74화. 공연 매진 22.03.11 26 1 11쪽
74 73화. 고향으로 귀농을 꿈꾸는 양준태의 고향은 압구정동 22.03.09 30 1 12쪽
73 72화. 엇갈리는 전화통화 22.03.07 32 1 11쪽
72 71화. 나희의 전화 22.03.04 26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