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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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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19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23 16:30
조회
500
추천
9
글자
11쪽

도신 조칠수

DUMMY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건 현지 시각으로 12월 20일이었다. 그사이 심동연이 방어전에 성공했고 인계석이 국내 입식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쪽 체육관은 패배를 모릅니까?”


안내를 맡은 UFL 직원 제프가 물었다.


그러자 정 관장이 인계석을 앞으로 내밀었다.


“얘 1패 있어요. 그치? 너 데뷔전 졌잖아”


“네, 체중조절 못 해서...”


그러자 심동연이 끼어들었다.


“그때 관장님 얘 제대로 챙겨주지도 않으셨잖아요? 연애하다 차여서”


“이 자식이 진짜?!”


도망가던 심동연이 연 실장 뒤로 숨었다. 연 실장이 짐짓 팔짱 끼고 고개를 들자 쩔쩔매던 관장이 뒤로 물러섰다.


“여긴 카지노 없는 호텔이 없어요?”


칠수가 물었다. 칠수들의 숙소 1층엔 커다란 카지노가 있었다.


“1등급 이상 호텔은 거의 그렇다고 봐야죠”


제프가 말했다.


제프는 UFL 홍보팀 직원이다. 한국계 미국인이라 한국어도 곧잘 한다.


“물론 전 미국인이지만 한국 피가 있어서 종종 챙겨봅니다. 칠수 선수 경기는 모두 다 봤어요. 심동연 선수 최근 방어전도 보고”


“그럼 저는요?”


이언규가 화색을 띠며 물었다.


“음···. 최근 경기는 봤어요”


인계석이 앞으로 나오려 하자 이언규가 밀었다.


“1패 있는 사람은 자격이 없다.”


“그놈의 1패, 1패···.”


첫날의 일정은 그냥 즐기는 것이었다. 낮에 도착해 짐을 푼 일행은 제프를 따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스테이크는 저녁에 먹기로 했다.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제프의 물음에 일행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카지노요!!!”


라스베이거스 하면 단연 카지노였다. 애초에 도시 자체가 카지노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일확천금의 꿈을 않고 카지노에 들어서지만, 사실 카지노는 매장 자체가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든 기계의 확률이 카지노 쪽에 유리하고, 도박이라는 놀이 자체가 운영자에게 유리하다.


가끔 1만 달러 이상의 횡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모두 꼼꼼히 명단을 기록한다. 같은 일이 한 번이라도 더 발생하면 주의할 인물로 지정하고 감시한다. 사실 카지노의 곳곳에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여러 IT 장비로 가득하다. 부정행위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칠수는 카지노도 잡아낼 수 없는 특별한 부정행위장치가 몸에 있다. 독심술 펜던트다.


사실 독심술을 갖게 되며 상상했던 일이 바로 도박이다. 타짜가 되어 전국을 유람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상대 속을 알기만 하면 모든 판을 휩쓰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도 조심해야 했다. 엄청나게 큰돈을 따거나 계속해서 패배하지 않으면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전 여기에 모든 돈을 투자하겠습니다!”


이언규가 앉은 곳은 카지노 머신이었다.


“저흰 저쪽에서 놀게요. 말도 못하고”


인계석과 심동연은 룰렛 쪽으로 향했다.


“연 실장님은 어디로···?”


정 관장이 물었다.


“왜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거지 이 사람이···.”


“전 블랙잭 쪽으로 갈래요. 사이드베팅이나 하려고요”


칠수는 가장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


“전 포커판에 껴보고 싶네요”


그러자 제프가 말했다.


“통역이 필요한 곳이 바로 이쪽인 거 같네요. 함께 가시죠”


포커판엔 가장 많은 사람이 있었다.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게 포커다.


“종류가 여러 개 있는데요. 어떤 걸 하고 싶으신가요?”


“홀덤이요”


홀덤은 패를 공유하는 포커다. 포커판 가운데 다섯 장의 카드를 공유하게 되며, 플레이어는 각자 두 장의 카드를 가진다. 그 두 장의 카드에 다섯 장의 카드를 더해 총 일곱 장을 합쳐 카운팅을 한다. 좋은 패가 확률도 높지만, 그럴 경우는 당연히 상대의 확률도 높다.


“규칙은 아시죠?”


마침 빈자리가 나 칠수가 앉았다. 옆에 앉은 카우보이모자의 노인이 눈인사했다.


<돈 다 털리고 가겠군>


칠수가 초짜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초짜는 분명 초짜였다. 마음을 읽을 뿐이다.


딜러가 판을 시작하고 바닥에 다섯 장을 깔았다. 칠수의 손엔 ‘스페이드 5’와 ‘다이아몬드 10’이 쥐어졌다. 소위 말하는 ‘똥패’다.


플레이어는 총 여섯 명. 옆에 앉은 노인은 무려 에이스 두 개를 들고 있었다. 가장 유리했다.


“I will lose. correctly”


노인이 칠수를 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에이스 두 개로 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처음 공개된 패는 ‘스페이드 10’이었다. 원페어로 시작하는 칠수였다.


첫판에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첫 주자인 빨간 머리 여자가 5달러를 올리자 다른 사람들이 ‘콜(call)’로 따라갔다.


“You will lose. you said!”


칠수가 콩글리쉬로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Yes, I will lose! I will die!”


입만 살아 있는 노인이었다.


두 번째 카드는 ‘에이스’였다. 두 명 혹은 한 명은 ‘에이스 트리플’을 완성했다. 노인은 확실한 1인이다.


“I will die. Yeh. I will die”


표정이 더욱 어두워진 노인이다. 노인은 소심하게 ‘call’을 부르며 판을 이어갔다. 판돈이 어느새 50달러를 넘었다.


또 하나의 에이스는 빨간 머리가 들고 있었다. 역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판을 보고 있었다. 나머지 세 사람은 ‘J, Q, 3’ 등을 들고 있었다. 원페어도 힘든 패였다.


세 번째 카드는 ‘클로버 10’. 칠수의 ‘트리플10’이 만들어졌다.


“Wow, made tripple 10”


노인이 소리쳤다. 신경이 쓰이는지 앞사람들이 노인을 째려봤다.


“You have 10?”


노인이 물었다.


<10 들고 있으면 끝까지 가자. 난 에이스 트리플이다.>


자신감이 꽉 차 있는 노인이었다.


“No, I have nothing”


칠수가 우는 표정을 죽었다.


두 번째 카드에서 앞 두 사람이 죽었다. 남은 건 빨간 머리 여자와 금발 남자, 노인과 칠수였다.


“뭐 들고 있나요?”


뒤에서 제프가 다가왔다. 칠수가 슬쩍 카드를 보여줬다.


“Oh, shit....”


‘트리플 10’을 봤지만, 제프가 연기했다. 도박엔 연기가 중요하다.


네 번째 카드는 무려 ‘클로버5’. 칠수의 투페어가 완성됐다.


하지만 독심술의 단점을 여실히 느끼는 칠수였다. 앞 두 여자는 노인의 패를 모르지만 칠수는 정확히 알고 있다. 에이스 두 개라니. 처음에 들고 시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합이다.


클로버가 나오자 금발 남자가 죽었다. 남은 건 에이스를 가진 여자와 투 에이스의 노인, 그리고 투 페어가 완성된 칠수였다.


여자는 ‘A 원페어’가 전부였다. 하지만 탈이 매우 좋아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You have nice face, lady”


말 많은 노인이 빨간 머리를 가리켰다.


“You have nice mouse, buddy”


말이 많다는 걸 은근히 돌려 말하는 여자였다. 그러자 칠수도 금발도, 딜러마저 웃었다.


그때 뒤에서 정 관장이 다가왔다.


“야, 연 실장 방금 사이드 베팅으로 50달러 땄어.”


관장이 칠수 손의 카드를 빼꼼하고 열었다.


“오! 야, 너!”


도박 초짜의 반응이었다.


순간 면상을 후려 차버리고 싶은 칠수였다. 관장의 표정을 지켜본 빨간 머리와 노인의 표정이 변했다.


5와 10 두 개, 에이스가 깔린 상황에서 관장의 반응. 에이스 두 개를 들고 있는 노인은 에이스로는 큰 영향이 없을 걸 알고 있었다.


<A랑 10을 들고 있나 보군>


노인의 생각이었다. ‘A-10’ 투페어는 ‘A트리플’을 이길 수 없다.


여자도 같은 생각이었다.


<동양 꼬마 풀 하우스 노리네>


어느새 판돈은 200달러에 달했다.


“fucking holdem”


나지막하게 욕을 뱉으며 여자가 죽었다. 남은 건 칠수와 노인이었다.


<확률상 내가 지긴 힘들어>


노인이 50불을 던졌다.


“Hey kid. plz follow me”


놀리기까지 하는 노인이었다.


“Sure, I like following”


칠수도 50불 칩을 올렸다. 판돈은 300달러를 넘었다.


그러자 딜러가 마지막 카드를 집었다.


“You guys ready??”


칠수가 양손으로 권총을 쐈다.


마지막 카드는 칠수가 바라던 카드였다. ‘하트 5’였다. 칠수의 풀하우스가 완성됐다. 노인은 에이스 트리플이었다.


처음은 좋았지만, 끝이 아쉬운 노인. 노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풀 하우스면 지는데···. 혹시 뻥카 아닐까?>


노인이 백 달러 칩을 칠수의 눈앞에 흔들었다.


“Go ahead?”


노인의 눈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었다. 칠수 입장에선 안심을 시켜야만 했다.


“OK, I like your mouse”


농담까지 하며 자신감을 보이려 했다. 이런 게임에서의 자신감은 ‘허풍’의 다른 말이라는 걸 노인도 안다.


그러다 노인이 칩 두 개를 잡았다. 200달러다.


한숨을 푹 내쉰 칠수가 200달러를 더했다.


베팅이 끝난 줄 알았는데 딜러가 뭐라고 말했다.


“제프?”


뒤쪽에 있던 제프가 다가왔다.


“추가 베팅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제프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그러자 노인이 500달러 칩을 던졌다.


“Sorry, I will not lose. I will win!!”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그렇게 칠수는 거의 2천 달러를 벌었다. 자기 돈을 빼고도 거의 1,200달러를 땄다.


칠수는 그 자리에 세 판을 더 앉아 있었다. 그러고 빠지기엔 의심받을 위험이 있었다.


두 번째 판에서 바로 죽은 칠수는 네 번째 판에서 세 번째 카드까지 쫓아갔다. 200달러를 더 쓰고 판에서 빠졌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이언규가 종업원과 나란히 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야, 쟤 왜 저리 좋아해. 땄대?”


정 관장이 물었다.


“아뇨, 1,000달러 꼴아 박은 남자의 환장 댄스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마냥 즐거워 보이는 언규였다.


칠수는 총 2시간 정도 카지노를 즐기다 돈을 더 땄다. 블랙잭 사이드 베팅에서 150달러. 룰렛에서 100달러였다. 머신에서도 100달러를 땄는데, 사실 룰렛과 머신은 독심술과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칠수는 총 2,000달러의 소득을 올렸다.


이언규를 빼고는 모든 사람이 돈을 조금씩 땄다. 연 실장은 사이드베팅으로만 300달러를 땄다.


“이 체육관은 도박도 지지 않는군요!!”


안내를 맡은 제프가 오히려 신이 나는 듯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돈을 환전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칠수를 매니저가 막아 세웠다.


“Enjoy your travel”


상냥한 인사였지만 매니저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다음에 지켜보겠어>


“Ok, thank you”


칠수는 매니저에 100달러짜리 하나를 꽂아주고 밖으로 나섰다.


물론 다시 오진 않을 계획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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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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