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588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21 16:29
조회
497
추천
8
글자
10쪽

식당에서의 일전

DUMMY

“저···. 저···. 뭐야, 너네?”


가장 덩치가 큰 정 관장이 슬쩍 칠수 뒤로 물러섰다.


“야쿠자 같네요”


칠수는 이미 녀석들이 차에서 내릴 때부터 싸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나선 건 매니저 연상연 실장이었다.


“당신들 뭔가요?”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에 빨간 넥타이가 오히려 놀라는 눈치였다.


“야마모토 회장님이 조칠수를 데려오라고 했다”


<맛있게 생겼네.>


그런 와중에 흑심을 품는 야쿠자였다.


“왜 데려오라는 거지?”


칠수가 물었다.


그러자 이번엔 뒤쪽에 있던 빡빡머리가 나섰다.


“시키면 그냥 올 것이지 왜 이리 잔말이 많아?!”


대머리가 뒤쪽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회칼이었다.


“이런 미친!!”


칠수가 잠시 싸우려 생각했으나 이내 마음을 접었다. 연 실장 때문이었다.


“갈게요. 갑니다. 대신 여자를 풀어주지 않으면 따라가지 않겠어.”


칠수가 주먹을 턱 끝까지 들었다. 덩달아 정 관장도 파이트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빨간 넥타이가 대머리와 자그맣게 무어라 이야기했다.


<먹고 싶은데, 저 X...>


<아쉽다···. 끝내줄 거 같은데>


야쿠자 둘의 머릿속엔 같은 생각이 있었다.


대화를 끝낸 대머리가 칼을 내밀었다.


“칠수, 관장. 차에 타!”


“칠수 선수!”


연 실장이 소리쳤다.


칠수가 실장의 귀에 바싹 다가갔다.


“위치추적기 켜고 다른 선수들 보내주세요”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칠수는 이럴 때를 대비해 연 실장에게 위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요, 별일 없을 거야”


어깨를 추켜세우며 관장이 말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숨길 수 없는 듯 다리를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뒷좌석에 네 명까지 탈 수 있는 리무진이었으나 칠수와 관장이 타자 이미 꽉 차 버렸다.


“저희는 어디에···?”


똘마니로 보이는 야쿠자 둘이 말했다. 칠수들과 뒤에 앉으려 한 모양이었다.


“뛰어오던가 날아오라고!”


빨간 넥타이가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 연 실장을 데려가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쉬워 보였다.


창문 밖을 보자 목적지가 어딘지 알 것 같았다. 야마모토를 만났던 그 식당이었다.


“들어가!”


영업시간이 아닌지 안은 조용했다. 재즈 밴드도 보이지 않았다.


“데려왔습니다”


홀 아래에서 야마모토가 다리를 꼰 채 앉아 있었다. 칠수들이 계단을 내려갈 때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회장 주위엔 거의 스무 명은 돼 보이는 야쿠자들이 서 있었다. 차에 있던 녀석들까지 합치면 서른 명이었다.


칠수와 관장이 앞에 선 다음에도 회장은 아무 말이 없었다. 침묵이 한참 동안 계속되자 칠수가 옆의 의자를 당겨 앉았다.


“뭐······. 앉을까, 나도?”


쭈뼛대던 관장이 칠수를 따라 앉았다.


“왜”


5분 만에 나온 회장의 첫 말이었다.


“왜 떠나려는 거지?”


회장의 속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칠수에 집중하는 상황이었다.


“말 잘하자, 제발”


정 관장이 속삭였다.


“말해 봐라”


여전히 회장의 태도는 고요했다.


“크라이드가 싫습니다”


칠수가 말했다.


“왜 싫은 건가?”


<건방진 놈!!>


조금씩 회장의 분노가 올라오고 있었다.


“저도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뭔가”


잠시 호흡을 삼킨 칠수가 말을 이었다.


“왜 승부조작을 하는 겁니까?”


그러자 회장의 표정이 굳었다.


주위 야쿠자들의 표정도 한층 어두워졌다.


“후지카와 등이 당신의 사주를 받았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이 입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진정이 되지 않는 듯 엉덩이까지 들썩거렸다.


“핑계는 대지 않겠다”


회장이 말했다.


“하지만 크라이드를 지금과 같은 규모로 만든 건 모두 우리의 힘이다. 우리가 없었다면 나카타도 고구라도 지금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알렉세이노프가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것도 다 우리 덕이다”


“그러면 선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칠수가 다리를 꼬았다. 거울이라도 된 듯 회장과 같은 모양이었다.


“제가 노리모토에게 두드려 맞았어야 하나요? 판정 승부를 만들어야 하나요?”


인상을 쓴 야쿠자들이 한 걸음 다가왔다. 회장이 손을 들자 자리에 멈췄다.


“우리에겐 의리라는 게 있다”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왼손을 앞으로 내밀자 옆에 서 있던 야쿠자가 시가를 꺼냈다. 바로 뒤 부하가 불을 붙였다.


“한 번 우리 식구가 된 사람은 끝까지 보듬어주는 의리지. 그렇게 진 선수라 하더라도 우리를 도운 이상 끝까지 함께 한다”


그러자 칠수가 코웃음을 쳤다. 모두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모양이었다.


“그러면, 야쿠자와 끝까지 함께하라는 소리인가요?”


칠수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 목소리가 너무 커”


정 관장이 속삭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


회장이 큰 소리로 웃었다.


“야쿠자가 그렇게 싫은가? 우리는 크라이드같은 합법적인 사업을 수도 없이 갖고 있지. 세계적 맥주 회사도 운영하고 있고,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도 몇 개나 된다. 조금 위험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우리와 함께한다면 적어도 일본의 최고 반열에 설 수 있단 말이야.”


<건방진 놈. 가만두면 안 되겠어.>


이미 회장의 머리엔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그러자 칠수가 관장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조금 위험한 사람들? 사기 치고, 도박하고, 사람 죽이는 게 조금 위험한 사람들?”


<처리해야겠네>


회장이 한 손을 슬그머니 가슴팍으로 들어 올렸다.


칠수도 회장을 따라 손을 가져왔다. 그리고 슬며시 가운뎃손가락을 폈다.


“튀세요!!!”


칠수가 관장을 옆으로 밀고 계단으로 달려갔다.


“죽여버려!!!”


회장이 소리쳤다.


계단 중간까지 올랐으나 앞과 뒤에서 야쿠자가 몰아쳤다.


“너네나 죽어!!”


칠수가 아래서 쫓아오는 놈을 푸쉬킥으로 밀고 위에 놈이 휘두르는 야구 배트를 피했다. 이어 옆구리를 매콤하게 두들긴 뒤 뒤에 있던 놈을 엎어치기로 눕혔다.


“관장님, 도망가요, 밖으로!!”


관장은 계단에 오르지 못하고 야쿠자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오지 마, 꺼져, 쪽바리!”


야쿠자들이 다가서려 하자 관장이 뒤로 가고, 다시 관장이 자세를 취하자 야쿠자들이 움찔했다.


“뭐하는 거야, ‘우리 집에 왜 왔니’도 아니고”


관장이 옆에 있던 의자를 내동댕이치고 반대편 계단으로 달려갔다.


입구로 가는 난간을 달리는 칠수의 앞에 아까의 그 대머리가 나타났다.


“선수 몸엔 칼이 안 들어가나?”


대머리가 칼을 매섭게 휘두르며 다가왔다.


“그러는 니 머리는 강철이냐?”


칠수가 옆에 있던 도자기를 머리 쪽으로 던졌다. 도자기가 와장창 부서지며 대머리가 쓰러졌다.


중간보스급이 쓰러지자 똘마니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덤벼, x새끼들아!”


칠수가 날라 차기로 몸을 던지자 야쿠자들이 바퀴벌레처럼 흩어졌다.


“관장님, 괜찮아요?”


뒤를 쫓아오는 관장은 아직도 야쿠자들과 ‘밀땅’을 하고 있었다.


“아이씨, 안 괜찮아!!”


관장이 땅에 떨어진 도자기 조각을 야쿠자들에게 던졌다.


이런 난전에서 여럿과 싸울 때 지켜야 할 원칙 몇 가지가 있다. 그래플링을 하지 말 것, 그리고 둘러싸이지 말 것이다. 칠수는 최대한 좁은 통로 쪽으로 움직이며 다가오는 야쿠자들을 쓰러뜨렸다. 관장도 무거운 몸을 이리저리 던지며 칠수를 쫓아 왔다.


“나 세 명이나 쓰러트렸다!!”


관장이 야쿠자에 킥을 먹이며 소리쳤다.


“전 아홉! 이제 열!!”


왼손으로 한 놈을 쓰러트린 칠수가 앞차기를 또 다른 야쿠자의 턱에 명중시켰다.


입구 통로 쪽으로 용케 빠져나온 칠수와 관장이 빛이 나오는 쪽으로 달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덩치 둘이 주먹을 들이밀며 달려오자 통로를 지키던 기도가 허둥지둥 피했다.


“야, 얘네 계속 쫓아오면 어떡해!!”


뒤쫓던 관장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지원군 올 거예요!”


말하기가 무섭게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관장님! 칠수 선수!”


연 실장의 목소리였다. 식당용 밴에서 인계석과 이언규, 최진호 대표가 내렸다.


“괜찮아요, 관장님?”


이언규의 손엔 야구 배트가 들려 있었다.


“야마모토 회장님, 저희 선수만 무사히 데려가겠습니다”


최 대표가 소리쳤다.


그러자 식당 통로 쪽에서 빨간 넥타이와 회장이 나왔다.


“경찰도 이미 불렀습니다. 소란스러워지는 건 회장님도 곤란하시지 않나요?”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했지만, 최 대표의 안색은 그 어느 때보다 창백했다.


“으라아앗!!”


그때 야쿠자 하나가 달려들었다.


“우이씨!”


이언규가 들고 있던 배트를 야쿠자의 앞으로 던졌다. 달려오던 야쿠자가 움찔하며 멈췄다.


“야, 우리 전부 선수야! 와타시와 센슈!!”


긴장한 이언규가 못하는 일본어를 뱉었다.


최 대표들을 바라보던 야마모토가 시가를 바닥으로 던졌다.


“바보 녀석들!!”


회장이 몸을 돌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왜? 이 x새끼들아, 싸우자니까?”


이언규가 발을 총총거리며 쉬지 않고 입을 놀렸다.


“칠수 선수, 어서 차에 오르세요!!”


연 실장이 관장과 칠수를 불렀다.


“x새끼들이,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게”


동동거리는 이언규의 목을 관장이 잡아끌었다.


“관장님, 괜찮으세요?”


차에 오르던 관장이 손가락 일곱 개를 펼쳤다.


“우와 일곱 명?! 역시 관좡뉨!!!”


이언규가 관장의 어깨를 주물렀다.


“괜찮냐, 칠수야?”


운전석에서 최 대표가 물었다.


“괜찮으니 출발하시죠!”


"어디로 갈까?!"


최 대표가 시동을 걸었다.


"어디긴요, UFL이죠!!"


칠수들을 실은 차가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며 전속력으로 출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8 에필로그 +2 20.03.02 427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29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0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0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8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8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2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8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2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1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