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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18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20 17:09
조회
501
추천
8
글자
8쪽

야쿠자 콧털을 건드리다

DUMMY

경기가 끝나자마자 칠수는 최진호 대표를 불렀다.


“따로 좀 할 얘기가 있습니다”


비어 있는 작은 대기실 안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뭐지? 은밀한 이야기인가 보네”


“이야기해 주세요. 크라이드와 야쿠자에 대해”


“그건 갑자기 왜···?”


“들은 게 있어서 그래요. 아시는 대로 솔직하게 부탁드릴게요”


최 대표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다카타 크라이드 대표부터 제이슨은 물론, 크라이드의 시시콜콜한 곳까지, 야쿠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심판이나 심사위원 선정에도 야쿠자의 손길이 뻗치나요?”


“...아마 그렇다고 봐야지”


“승부조작도 하나요?”


그러자 최 대표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거야?”


“사실대로 말씀해주세요”


“어디서 들은 건지 말하지 않으면 나도 이야기 못 해!”


마음을 읽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판정단 중 후지카와라는 사람과 노리모토의 코치가 이야기하는 걸 엿들었어요. 제가 근처에 있는 걸 모르고 이야기한 거 같아요”


“뭐라고 했나?”


“판정으로 가면 노리모토가 무조건 이긴다는 이야기를 했죠”


“정말?!”


“네, 정말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후지카와 뿐 아니라 다른 판정단도 한통속 같았어요”


“그렇단 이야기는 노리모토도 얽혀 있다는 이야기겠네?”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코치까지만 연결돼 있어도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건 가능하죠”


앉아 있던 최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부조작, 게임 베팅···. 사실 스포츠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거머리처럼 붙어 있던 암적인 존재야. 승리 팀을 맞추고 승리 팀을 조정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참 매력적인 요소지”


“그게 사기지 어떻게 매력인가요?”


“그런 걸 옹호하는 건 아니야. 단지 막기 힘들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서야. 아무리 정부가 나서려 해도 사창가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하지.


거기다 크라이드의 실질적 운영 주체는 야쿠자야. 야쿠자는 합법적인 사업보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고. 야쿠자에게 범죄란 파이터가 싸움을 하는 것처럼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들은 칠수는 고민이 깊어졌다. 그렇다고 야쿠자를 뿌리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뭔 얘기 했어?”


정 관장이 물었다.


“저녁에 같이 이야기해요. 연 실장이랑 같이요”

.

.

.

.

.

“옮긴다고?”


정 관장이 물었다.


“네, UFL로요. UFL 대표 레이나 왓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모두 알고 있잖아요? 스포츠 인터내셔널 데이빗 콘 기자가 연결 고리가 될 거예요”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연상연 매니저의 질문이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첫 번째는 역시 야쿠자 문제예요. 경기가 끝난 후 야마모토에 찾아가 인사하는 일. 아무리 봐도 아닌 거 같아요”


“두 번째는?”


“두 번째는 UFL의 성장 속도에요. 매년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고, TV 시청률도 안정세로 접어들었죠. 반면 크라이드는 그렇지 못해요. 매출액, 시청률이 계속 내리막길이고요”


“아무리 그래도 칠수 선수는 크라이드 챔피언이에요. 벨트를 반납하고 간다는 이야기인가요?”


“챔피언이 타 단체로 이적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죠. 그리고 연 실장님이 개런티마저 확실하게 끌어낸다면 금상첨화고요”


“칠수야, 그런데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야. 아주 여러 사람이 얽혀 있어. 일단 나카타한테 뭐라고 말할 거야? 야마모토 회장에게 불려갈 수도 있어.”


“나카타에겐 제가 말할게요”


“야마모토는?”


“깡패 새끼한테 뭐라 할 필요가 있나요?




다음 날이 되자 이미 칠수에 대한 소문이 크라이드에 퍼져 있었다.


“나카타 대표에게 연락이 왔네요”


연 실장이 말했다.


“설마···.”


칠수가 중얼거렸다.


“설마···.”


정 관장이 당황해하며 물컵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누가 이야기한 거예요···.”


칠수가 물었다.


“연 실장님?”


“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나 그냥···. 최진호 대표한테만 이야기했는데?”


“거기서 퍼졌나 보네요···.”


나카타를 만나러 이동하고 있는데 연 실장에게 연락이 왔다.


“OK, We’ll wait you”


“웨이트···. 뭐? 뭘 기다려요?”


정 관장이 물었다.


“소문에 정말 발이 달렸나 보네요. 데이빗 콘이 오늘 지금 LA에서 비행기를 탄다고 하네요”


“왜?”


“왜긴요, 칠수 선수 보러 오는 거죠. UFL 매치메이커 조 마지오도 함께 온대요”


“조 마지오? 매치메이커?”


매치메이커란 말 그대로 경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UFL의 경우 한 대회에 10개가 넘는 경기가 열린다. 한 달에 두세 개. 1년으로 치면 삼백 개를 훌쩍 넘는다. 랭킹에 맞게, 명목에 맞게 경기를 이리저리 잇고 붙이는 게 바로 매치메이커 조 마지오의 역할이다.


“조 마지오가 온다는 건···.”


“대표 대리인으로 오는 게 분명해요. 레이나 왓슨이 직접 오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나카타의 표정은 역시나 심각했다.


“오늘 우리가 엄청난 정보를 들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 알고 싶네요”


“어떤 정보인가요?”


연 실장이 물었다.


그러자 나카타가 연 실장을 노려봤다.


“오늘 이 자리에선, 내가 묻는 말엔 모두 조칠수 선수만 대답합니다”


<개새끼······. 배반을 해?>


속으로 욕을 하고 있는 나카타였다.


“이미 알고 있으신 거 같네요. 크라이드를 떠나려 합니다. UFL과 이야기 중이에요”


그러자 옆에 있던 제이슨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눈가에 주름이 빽빽하게 생겼다.


“왜”


제이슨에 비하면 나카타는 오히려 평온해 보였다.


<야마모토 회장에게 뭐라고 말하지.>


“UFL이 더 좋아 보여서요. 지금 UFL로 가면 DJ 켄과 바로 경기를 잡아준다고 하네요. 보장 개런티만 10만 불, 승리 보너스 역시 10만 불이요”


칠수가 ‘뻥카’를 쳤지만 말 안 되는 액수는 아니었다. 공석인 라이트급 챔프전이라면 그 정도 금액이 가능하다. 20만 불이라면 크라이드 조건의 10배가 넘는다.


“돈···. 돈 때문인가. 그것만은 아닌 거 같은데?”


나카타가 물었다.


“사실 야마모토 회장 때문도 있습니다”


참고 있던 칠수가 진짜 이유를 말했다.


<위험해. 너나 나나···. 모두 위험해>


나카타가 경기당 개런티를 300만 엔까지 불렀으나 칠수가 거절했다. 초특급 호텔 보장, 관련 인원 항공요금 납부, 연 4회 관광 경비 지급까지 외쳤으나 ‘NO’만 이어졌다.


그 어떤 말에도 고개만 젓자 오히려 불안해진 건 정 관장이었다.


“제가 다시 가서 칠수 선수랑 연 실장이랑 상의해보겠습니다. 칠수 선수도 결정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니요, 전 변하지 않을 겁니다”


나카타가 위약금으로 엄포를 놓았지만 칠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300만엔 정도의 위약금이야 UFL 개런티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관장님, 좋게 생각하자고요. 우리 돈 더 많이 버는 거예요. 더 떳떳한 단체에서요”


칠수가 관장의 허리를 껴안았다.


“야, 그래도 너무 불안하다. 야쿠자라고. 야쿠자”


항상 대쪽같던 연 실장도 불안한 눈치였다.


“야쿠자의 귀는 항상 이곳저곳에 열려 있죠. 움직임도 생각보다 무척 민첩하고요”


크라이드 건물을 빠져나오는 칠수들의 앞으로 갑자기 검은 차 세 대가 다가왔다.


“뭐, 뭐야?!”


차 문이 열리더니 날카롭고 위험해 보이는 사람들 열 명 정도가 우르르 튀어나왔다. 그중 몇은 야마모토 회장과의 회동에서 안면이 있던 사람이었다.


개중 빨간 넥타이를 한 한 남자가 한 걸음 다가왔다.

.

.

.

.

.

“조칠수, 함께 회장님께 가줘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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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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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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