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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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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11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19 16:30
조회
495
추천
8
글자
9쪽

승부조작엔 이게 특효약

DUMMY

밑에 깔린 노리모토의 저항은 거셌다.


계속해서 브리지를 시도했고,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탈출하려 했다.


다소 정적으로 싸우던 1라운드와 완전 딴판이었다.


<탈출해야 해!>


레슬러 출신이라 그런지 등을 대고 누운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일단 칠수는 그런 트라우마를 한껏 활용하기로 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최대한 눌러놓는 데 집중하기로 말이다.


오랫동안 누르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심판 때문에 더욱 힘들다. 조금만 지지부진해도 바로 ‘스탠드업’ 선언을 한다.


칠수는 노리모토가 어깨를 틀어 올릴 때마다 그걸 누르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심판이 개입할까 파운딩 펀치를 한 방씩 섞었다.


정타까진 어려워도, 노리모토가 머리와 복부, 옆구리로 골고루 날아드는 공격을 모두 방어하기란 힘들었다.


옆으로 나가는 데 실패한 노리모토는 위쪽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 또한 집요하게 쫓아가는 칠수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노리모토의 초조함은 칠수에게 전략상의 여유를 안겼다.


하위 포지션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탈출 만이 아니다. 펀치를 날릴 수도 있고, 서브미션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노리토모는 공격도 서브미션 시도도 없었다.


오로지 탈출, 탈출뿐이었다.


<탈출해야 해!>


거의 1분 넘게 그런 자세가 계속되자 이번엔 칠수가 변화를 시도했다. 같은 자세가 오래돼봐야 별로 유리할 것도 없다.


칠수가 시도한 건 마운트 포지션이었다. 노리토모의 한쪽 허벅지를 세게 누르며 그쪽으로 사이트 마운트를 시도했다.


다리를 누르며 몸을 옆으로 띄우려 했으나 노리토모가 쫓아와 소용없었다. 바로 반대방향도 시도했으나 역시 막혔다.


이번엔 아예 위쪽으로 들어가려 해봤다. 허리를 등 쪽으로 구부리듯 뛰어올라 마운트를 타는 고급 기술이다. 칠수가 공중으로 떠 틈이 생기자 노리모토가 무릎을 위쪽으로 바싹 당겼다. 결국 마운트가 실패하고 버터플라이 가드가 됐다.


불안정한 가드이지만 그래도 압박할 순 있다. 팔과 다리를 모두 띄운 채 체중으로 버티는 방법이다. 노리모토가 브리지로 계속 벗어나려 했지만, 체력만 고갈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칠수는 계속해서 머리와 옆구리에 펀치를 꽂아 넣고 있었다.


“으윽!”


그러다 펀치 하나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비명이 들렸다. 왼쪽 옆구리 같았다. 같은 곳을 다시 공략하려 하자 옆구리를 가렸다.


한 군데가 막힐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정반대 부위를 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왼손으로 노리모토의 안면을 공격했다. 재빨리 턱을 당겼으나 관자놀이 부위에 한 방이 들어갔다.


“좋아, 잘하고 있어!!”


그런데 갑자기 심판이 끼어들었다.


“스탑, 돈 무브”


“무슨 스탑이야?! 공격하는 거 안 보여??”


정 관장이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판정으로 가야 해>


이번 심판도 석연치 않아 보였다.


심판과 판정단이 한목소리로 판정을 외치고 있었다.


밑에서 꽤 얻어맞은 노리토모의 상태는 좋지 않아 보였다.


탄탄해 보이던 무에타이 자세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가장 많이 하던 ‘자연체’ 그대로의 포즈로 서 있었다.


<일격을 노린다!>


체력이 고갈된 노리모토의 전략은 ‘일격필살’이었다. 한 방으로 끝내는 전략이다.


하지만 독심술이 무서운 게 상대의 의도를 역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오히려 칠수는 멀리 떨어져 로킥과 푸쉬킥을 반복하며 농락했다.


<안 되겠어, 먼저 들어간다!>


답답해진 노리모토가 ‘붕’ 날아올라 슈퍼맨 펀치를 던졌다. 이 역시 예상한 칠수는 가드를 굳게 잠근 채 앞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칠수에 걸린 노리모토가 공중제비를 돌아 뒤쪽으로 떨어졌다.


“오오오오오!”


관객들에겐 좋은 볼거리였지만 선수들에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돼버렸다. 뒤에 누운 노리모토가 칠수의 다리를 잡고, 칠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노리모토를 누르는 자세였다.


일단 칠수는 몸을 뒤로 밀어 노리모토의 가슴을 깔고 앉았다. 그래플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방법이 바로 상대의 상체를 점령하는 것. 아무리 복부 이하가 자유롭다 하더라도 가슴만 제대로 누르면 탈출하기 힘들다.


<저리 가! 저리 가!>


역시나 노리토모는 탈출에만 목적이 있어 보였다.


칠수는 몸을 좀 더 바짝 붙여 노리모토의 한쪽 어깨까지 눌러 버렸다. 자유로운 건 노리토모의 오른손뿐이었다.


“크루서픽스! 크루서픽스!”


정 관장이 나머지 팔까지 깔아뭉개 ‘크루서픽스’를 만들도록 주문했으나, 오히려 칠수는 그걸 역이용하기로 했다. 이 상태 그대로 노리모토의 안면을 공격하는 방법이다.


한 손만으론 완벽한 방어가 힘들었고 위와 아래에서 자유자재로 들어오는 해머링 공격에 노리모토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거의 ‘반 크루서픽스’ 상태가 계속됐다. 칠수는 최대한 체력 소모를 줄이며 회전력과 반동을 이용해 해머링을 날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판을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중지시킬 마음이 없어 보였다. 당연하다. 판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거의 열 방 이상의 해머링이 들어갔을 무렵 2라운드 공이 울렸다.


‘땡땡땡땡!!’


의자에 앉으려니 정 관장이 다음 라운드 전략을 말했다.


“좋아, 이대로 계속 신중하게 해서 판정까지 보자”


판정을 가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전 KO 노리려고요”


“아니, 굳이 위험하게 왜?”


마음을 읽었단 말을 할 순 없었다.


“크라이드 챔피언의 자존심이죠”


물을 반 모금 정도 마시고 다시 링으로 들어섰다.


노리모토는 역시 근성이 있었다. 눈과 턱 쪽이 붉게 달아올랐으나 포기할 의사는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체력은 1라운드 같지 않았다. 자세도 투지도 한풀 꺾인 노리모토야말로 칠수가 준비한 전략을 제대로 쏟아부을 만한 상대였다.


‘원투쓰리 바디’


첫 콤비네이션의 바디 공격이 깔끔하게 들어갔다. 노리모토가 큰 훅으로 반격했으나 너무 빤한 공격이었다.


‘바디 때리는 척 스트레이트’


이번 공격도 깔끔하게 먹혔다.


강한 공격이 두 번 들어가자 노리모토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칠수가 발을 빼자 바닥을 뒹굴었다.


노리토모는 그대로 등을 뒤로 대며 손짓을 했다. 들어오라는 소리였다. 그러나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칠수 역시 손짓을 하며 입식을 요구했다.


“스탑, 스탠드업!”


아무리 뒤가 구린 심판일지라도 이런 상황에선 스탠드업 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역시 꾸물꾸물 일어나는 노리토모를 제지하지 않았다.


이어 노리토모는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하단 태클 이후 칠수가 피하면 드러누워 손짓했다. 같은 동작을 세 번이나 반복했는데 주의가 주어지지 않았다.


<판정으로 가자!>


시간을 끌며 판정으로 갈 전략이었다. 아무래도 이번 승부 조작에 그 또한 관계가 있는 거 같았다.


<테이크다운!>


노리토모가 네 번째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타이밍에 이를 노린 칠수가 노리토모의 기술인 플라잉 니킥을 선보였다. 붕 날아오른 칠수의 무릎과 테이크다운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뻑!!!’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노리토모가 바닥에 뒹굴었다.


마무리를 하려 들어가는데 갑자기 심판이 말렸다. 칠수를 코너 쪽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심판이 내민 건 옐로카드였다.


“왜 옐로카드야?!”


정 관장과 칠수가 동시에 소리쳤다.


심판에 따르면 4점 포지션 상황에서 니킥이 날아왔다는 것.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손이 닿기 전 때린 거 같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판정으로 보낸다!>


심판 머릿속을 뚫어본 칠수가 코웃음을 쳤다.


카드 때문에 노리토모에게 쉴 타이밍이 왔다. 그사이 물까지 마시며 전략을 의논하고 있었다. 3라운드도 1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레디, 파이트!!”


다시 경기가 재개됐다.


<죽어도 테이크다운이다!>


이미 체력이 고갈된 노리토모는 테이크다운만 노리고 있었다.


이번에 칠수는 무릎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좀 전보다 한발 더 나아가 턱을 숙이는 타이밍에 어퍼컷을 꽂아 넣었다.


‘뻑!’


같은 부위에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한 번 더 났다.


턱에 강하게 들어간 두 번의 공격. 볼 것도 없었다.


노리모토가 앞으로 고꾸라지는 걸 확인 칠수가 뒤로 돌아 코너로 향했다.


‘땡땡땡땡!!’


KO 앞엔 승부조작이건 뭐건 아무 소용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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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8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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