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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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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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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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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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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검은 큐브의 가디언

DUMMY

심연의 금제를 해제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 사수의 권능을 부여하고 있는 존재에게 손을 뻗어보였다.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며 접촉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속 공간, 창공의 정원에 곧바로 변화가 일어났다.


삐빅-


전자음의 효과음이 귓가에 울렸다.

눈을 감고 집중을 하고 있었기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눈을 떠라.]


심연의 말에 감았던 눈을 뜨자 정사각형의 검은색 큐브가 허공에 두둥실 떠올라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손가락으로 큐브를 가리키며 물어보자 심연은 당연한 것을 뭣 하러 물어보냐는 식으로 대충 대답해주었다.


[이 몸의 금제에 걸려있는 보호 장치다, 이것을 작동시키는 것으로 가디언이 나타나게 되고 곧바로 전투에 들어가게 되니 주의하여라.]


심연이 검은색 큐브를 손가락으로 툭 쳐보였다.

내가 손대지 않는 이상은 다른 존재의 터치에는 별 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크기는 대략 농구공 정도였으며 일정하게 줄이 그어져 있었고 옅은 빛을 발산하고 있다.


“이곳은 내 정신속이지만 파괴 되도 상관은 없는 거지?”


[창공의 정원은 네 녀석이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이상 무너지지 않는다.]


3계층의 시련에 의해서 잠시나마 능력의 소실이 있었지만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으로 능력은 다시 되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미궁이나 밖에서와는 달리 이곳에서 머리나 심장 등이 파괴되면 재생을 떠나서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패배는 곧 죽음이다, 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곳이다.


미궁, 현세, 잿빛가루의 공간에서는 몇 번이나 되살아나는 육체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지니고 있는 다른 능력들은 제약 없이 사용가능한 모양이었지만, 유일하게 불사만이 적용되지 않는다.


[준비는 되었느냐? 전투가 시작되면 이 몸의 도움은 생각지도 말거라.]


“옆에서 구경이나 잘 하고 있어.”


몸의 관절을 풀며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대답했지만 전신에는 긴장감이 조금 묻어나왔다.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녀석과의 전투는 묘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긴장을 풀고 나서 진행해도 괜찮다, 이 몸의 보호 장치만 발동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니 굳어진 몸으로 일을 그르치려하지 말고.]


“네 말이 더 부담스럽게 다가온다는 거 알아?”


[너무 걱정하지는 말거라, 지금까지 쌓아올린 경험과 능력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할 것이다.]


심연이 내 등을 가볍게 떠밀었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행동에 피식 웃어보였지만 큐브를 바라보자 미간이 서서히 좁혀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럼 시작한다.”


드래곤의 비늘을 두른 손으로 큐브를 향해 뻗어보였다.

보호 장치는 이렇게 큐브나 다른 형태를 부수고 발동되는 것과, 처음부터 가디언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심연에게 걸린 금제의 보호 장치는 첫 번째 케이스이고, 큐브에 의해 봉인되어진 가디언들이 주로 강한 녀석들로 구성되어있다는 모양이다.


큐브를 향해 뻗은 손에 차가운 감촉이 스며들어왔다.


긴장한 상태로 큐브를 더듬어 보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스위치처럼 뭔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고, 나는 거침없이 힘을 주어 눌러보았다.


찰칵!


큐브에 그어져 있던 줄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그 안에서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모양인지 요상한 소음이 발생하였다.


기계장치와 같은 소리에 나는 큐브를 주시한 상태로 거리를 살짝 벌렸다.


철컥! 철컥!


외관상으로는 별 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심상치 않은 소음이 새어나왔다.


“그냥 완전히 파괴해볼까?”


[성급히 굴지 말고, 자칫 잘못 건드려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잠자코 보고 있어라.]


철컥!


위이이잉!!


심연의 말에 좀 더 기다려보니 큐브는 직사각형 형태로 길쭉하게 변해보였다.


투웅!!


바닥을 내려찍으며 묵직한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변형되었다.

농구공 정도의 크기는 어느 새 대형 냉장고만큼이나 커졌으며 큐브로부터 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 나올지 감도 안 잡히네.”


[이 몸에게 걸린 금제이니 당연하지, 주위에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와는 태생부터가 다른 것이다.]


“···그 금제에 의해서 죽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마는데 잘도 자랑을···”


말꼬리를 흐리며 큐브를 바라보았다.


푸쉬!!


요란한 소리와 함께 큐브의 한 쪽 면이 서서히 열리더니 하얀 증기가 내뿜어지기 시작했다.


턱!


검은색의 부츠가 큐브의 안에서부터 튀어나왔다.


누가 보더라도 저 안에 있는 존재가 가디언임에 틀림없었다.

곧바로 목표를 찾기 위해서인지 얼굴을 큐브 밖으로 내민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처음 마주한 가디언은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수호자라는 이미지에 맞게, 그것도 창공의 정원에서 기억과 금제를 지켜내는 존재이기에 다소 웅장한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백색의 날개와 갑주를 걸친 거인이라던가, 신들의 광석으로 만들어진 골렘 또는 2계층의 지배자처럼 유일무이한 존재와 같은 존재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큐브 안에서 나온 가디언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외관상으로 보이는 모습은 정말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평범해보이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전신이 검은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피부와 머리카락, 눈동자부터 시작해서 입고 있는 가죽 재질의 옷까지 전부 검은색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양 허리춤에는 단검을 착용하고 있었고 입과 코를 가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용안을 통해 당장 보이는 정보를 나열하자면, 감정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호흡과 맥박 등의 바이탈 사인을 측정할 수 있었기에 분명 살아있는 생명체임에는 틀림없었다.


일자로 길게 흉터를 입은 한 쪽 눈은 감겨져 있었지만 나머지 한 쪽 눈은 뱀이 먹이를 노려보며 기회를 엿보는 것처럼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써늘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주 무기는 허리에 차고 있는 두 자루의 단검과 등에 메고 있는 검 한 자루가 끝인가···?’


양쪽 허벅지에는 장침처럼 보이는 투척도구도 존재하고 있었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가디언의 등 뒤에 있는 아주 얇은 검 한 자루였다.


실용성 없어 보이는 도구를 굳이 가지고 있을 리는 없었고 분명 내 예상을 뛰어넘는 무기이리라 여김으로써 특별히 예의 주시하며 경계를 가졌다.


그나저나 녀석은 큐브에서 나온 뒤로 날 주시하고만 있을 뿐 그 이상의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가디언이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바로 달려들 것이니 주의하라던 심연의 말과는 달리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먼저 공격해야하나.’


저쪽은 여전히 날 주시하고만 있을 뿐이지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녀석의 편이다.

어서 빨리 끝내고 미궁의 시련에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격을 감행하기로 하였다.


사전 준비는 이미 끝마쳐놓은 상태.

드래곤의 비늘은 물론 혹시 몰라 마이즈의 신경사슬도 미리 꺼내놓았다.


그리고 혹시 모를 견제를 위해서 가디언이 나오는 동안 독을 지닌 손톱을 여러 개 뽑아놓기도 하였다.


녀석에게 장침의 투척도구가 있다면 내게는 무한히 재생되어지는 손톱이 있는 것이다.


뽑아놓은 손톱 몇 개를, 대지를 뚫고 가디언의 뒤쪽에 조용히 뻗어있는 신경사슬에 장착을 하였다.


우선은 이것으로 녀석의 행동을 관찰해볼 생각이다.

막기 위해서든 피하기 위해서든, 직접 움직여 반응하거나 다른 무언가가 방어 작용을 보일 터.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든, 아니면 도구나 능력을 보이던 이 용안만 있다면 짧은 순간이라 할지라도 포착이 가능하다.


미지의 적을 상대함에 있어 정보 수집은 필수이다.

누가 더 빨리 적으로부터 익숙해지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해서 미리 숙지를 하고 있지 않다면 내가 유리하게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 적의 행동을 이끌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신경사슬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내가 지닌 능력 중에서도 최적의 도구라 칭할 수 있었다.

미리 준비만 해두고 있다면 기습은 물론 혼란을 야기하여 적의 배후를 노릴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무기이다.


신경사슬에 장착한 손톱은 총 3개.

안개와 더불어 나무와 식물로 빼곡하게 드리워진 숲에서 먹이를 노리고 있는 것은 녀석만이 아니다.


신경사슬의 컨트롤은 딱히 육체를 움직일 필요가 없다.

그저 내가 지닌 기운을 불어넣기만 하면 이후에는 뇌로 조종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신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신축성도 매우 좋은데 사용자의 능력에 비례하여 늘리거나 줄일 수 있으며 그것은 위력부분에도 똑같이 작용을 한다.


부분 변질화를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내 신체의 일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신경사슬은 내가 팔을 움직이는 것처럼 조종할 수가 있으며 그 위력은 기운을 불어넣은 만큼 증폭되어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배후에서 신경사슬에 의해 던져진 3개의 손톱은 웬만한 녀석이 아니고서는 막거나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어쩌면 이 공격으로 가디언을 쓰러뜨릴 수도 있었다.


‘되도록이면 이걸로 끝나면 좋겠는데.’


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 나는 곧바로 기운을 불어넣어 신경사슬을 움직여보였다.


파앙!


잘 보이지도 않는 3개의 손톱이 일제히 가디언을 향해 쏘아졌고, 도달하기까지는 채 몇 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무시하지 못할 미스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푹!! 푹!! 푹!!


날아간 손톱은 빠짐없이 가디언에게 닿았다.

문제는 닿자마자 검은 연기를 피어 올리며 손톱이 소멸해버린 것이다.


피하지도, 막지도 않은 채로 가만히 서서 내 공격을 받아내었다.

받아내었다고 해야 할지, 방금 전의 공격은 무효로 그치고 말았다.


적에게 빠르고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서는 정보의 수집은 필수이다.

그런 면에서 수확은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손톱이 통하지 않다는 것과 저 신체에 닿아서는 좋을 것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냈으니까.


문제는 정보 수집에 있어서 가디언이 나보다 앞서보였다는 것이다.


툭!!


치이이익!!


‘내가 신경사슬을 움직인 순간 바로 공격을 날린 것은 분명한데, 용안은 물론 퍼트려놓은 기운에도 감지되지 않는 공격을 받으니 당황스러운데.’


한 쪽 팔꿈치부터 염산 같은 용액에 의해 녹아내리더니 툭 떨어져 나갔다.


단순하지만 이런 결과를 낳게 만든 미스는 가디언은 내 정신 속 공간에 살고 있는 녀석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정보 수집을 위해 간을 보는 것과 달리, 녀석은 이미 분석까지 끝마쳐놓은 상태로 날 대면하고 있었다.


유하의 자질은 단 한 사람에게만 계승된다.

그리고 창공의 정원은 유하의 자질을 지닌 자에게만 존재하는 공간이다.


유하의 자질을 지닌 나의 존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짐없이 정보가 기록되어지고 있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심연을 쳐다보았다.

팔짱을 끼고 있다가 내가 바라보자 손을 흔들어 보였는데 어깨가 들썩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당했다.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놀릴 때부터 좀 더 의심을 가졌어야 했는데, 누누이 강해져야한다며 으름장을 놓던 녀석이 뜬금없이 당근을 던져줄 때 이상하게 생각해야만 했는데······.


내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겠다는 말을 잘도 내뱉고······.


[이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좀 더 열심히 상대해라, 혹시 모르지 네가 정말 이 몸의 금제를 풀어 내가 도와주게 될 날이 오늘이 될지 말이다.]


‘너, 속이는 것도 정도가 있지···!’


[하여간 눈치만 더럽게 빨라서는 쯧쯧···눈치만큼이나 쭉쭉 강해지면 좋으련만.]


‘···나가면 두고 보자.’


그렇게 심연의 손바닥에 놀아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어쩔 수 없기는 매한가지라 가디언을 상대하기 위해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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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20. 돌파하라. 19.08.01 78 1 13쪽
124 20. 마계의 입구, 문지기 19.07.31 88 2 13쪽
123 20. 폐쇄구역 19.07.30 98 1 11쪽
122 20. 노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19.07.29 103 2 19쪽
121 20. 맹수에 가까웠던 남자 19.07.25 92 1 13쪽
120 20. 반더람의 과제 19.07.24 82 1 11쪽
119 20. 3인의 힘 19.07.23 99 1 12쪽
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3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3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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