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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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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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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4.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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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 첫 번째 시련의 비밀

DUMMY

횃불에 의해 밝혀진 시야를 제외하면 쭉 이어진 공간은 그저 어둠이 내리 깔린 통로.

그 어둠은 심연과 같았고, 용안으로도 꿰뚫어보지 못하는 심연 속에서 날아드는 거대한 쇠창살의 함정은 정확하게 날 노리고 날아든다.


첫 번째 창살은 어떻게 피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두 번째 창살은 나와 심연의 목소리도 전혀 캐치하지 못한 채 복부를 꿰뚫어 박혔다.


인간을 시험하려 들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 미궁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하에게 만들어진 미궁에 한해서임을 깨닫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 함정이 발동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머물러서 좋을 것은 없지,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도록 해라.]


복부를 꿰뚫었던 창살을 빼내자마자 곧바로 심연의 너머에서 함정이 발동하는 낮은 울림과 소리가 들려왔었다.

나는 심연의 목소리 말대로 오래 끌어서는 좋을 것 없다는 것에 동의하며 그대로 달려 나갔다.


팟! 하고 기세 좋게 달려가기 시작하자 벽에 고정된 횃불들도 내 속도에 맞춰 켜지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횃불들은 자연스럽게 꺼지며 심연을 몰고 왔다.


[함정이다.]


‘알아.’


섬광처럼 내달리던 발을 급히 멈춰 세우며 급히 옆으로 몸을 한 바퀴 돌아 정면에서 소리 없이 빠르게 날아오는 거대한 창살 2개를 피해보였다.


[이번에는 두 개인가.]


나는 피하는 것과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창살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지만 놓치고 말았다.

횃불이 밝히고 있는 범위를 넘어 이미 심연을 꿰뚫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신이 만든 장소라······.’


번거롭게 용안 같은 특수한 힘을 가진 종족을 겨냥해서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심연의 목소리가 말한 대로 미궁이란 시련에 중점을 두었다, 시대가 지나며 신들의 유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미궁이 대다수이지만 어떤 목적이던 간에 빼놓을 수 없는 단 하나의 공통점은 신을 향해 도전한다는 특수한 의미를 담아내 만든 공간이라는 점이 포인트이다.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것 없다는 심연의 목소리의 판단에 동조하여 있는 힘을 다해 다시 달렸다.

횃불의 간격은 좁지도 그리 넓지도 않은, 서로의 불빛이 맞물릴 수 있을 정도로 일정하게 배치되어 있다.


내가 달리는 것으로 인해 쉴 틈 없이 켜지고 꺼지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횃불이 밝히는 범위를 제외하면 완전한 어둠에 잠식되어버린다.


그러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문득 멈춰 바닥을 한 번 쓸어본 뒤에 벽에 다가가 똑같이 매만져보며 쓸어내렸다.


[지금의 행동에 어떤 의미라도 있는 것이냐?]


미궁의 초입에서 골렘이 나왔기 때문에 혹시 다른 골렘이 남아있지는 않을까, 기운을 감지해보기 위해서였다.


‘흠, 아닌가. 그냥 이런 특수한 공간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상하잖아.’


쿠궁.


또 다시 낮게 울리는 소리가 심연의 너머에서 들려왔고, 손을 거둔 뒤에 나는 다시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번에는 아까보다도 더 빨리 움직였다.

속도의 한계에 부딪혀보려는 듯이 다리를 움직였다.

내 속도에 맞춰 켜지고 꺼지는 횃불들이 공간을 어지럽혔고, 그에 따라 심연은 얄미울 정도로 정확하게 일정 거리 이상을 침범하지 않은 채 농락하며 날 기만하였다.


자전거보다도, 자동차나 오토바이보다도 더 빠르게, 서서히 속력을 높이며 달려 나갔다.


그리고 나는 급히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푸욱! 푸욱!


[이건 말도 안 되는군.]


콰드드득!!!


한 쪽 어깨와 복부에 창살이 박히며 균형을 잃고 옆으로 쏠린 몸이 벽을 갉아내듯 거칠게 파괴한 뒤 바닥을 굴렀다.


털썩!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닥에 구른 몸을 일으켜 한 쪽 무릎을 꿇었다.


‘뭐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무릎을 꿇은 상태로 어깨와 복부에 박힌 창살의 한 쪽 부위를 손날로 잘라내어 뽑았다.

후우, 짧게 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곧바로 회복되어가는 육체.

뒤를 돌아보니 육체가 부딪혀온 흔적을 따라 홈이 파여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쿠궁.


다섯 번째 함정이 발동하는 소리가 울렸다.


[간격이 짧아지는 것 같군. 어서 빠져나가도록 해라.]


‘기다려봐.’


네 번째 함정이 발동되었다는 것은 심연의 너머에서 들려온 소리로 알 수 있었다.

그걸 인지한 상태로 상당한 속도를 내어 달렸었다.

내가 아무리 빨리 달리든 상관없이 정면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것은 기운을 확산시켜놓았기 때문에 놓칠 리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와 심연의 목소리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상태로 대미지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것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발동한 함정에 당해버린 것이다.


첫 번째 함정은 창살이 1개.

충분히 피할 수 있었으며, 하물며 어떤 함정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확실하게 감지를 해내고 피한 것이다.


두 번째 함정도 창살은 1개였다.

이것은 대략 첫 번째 함정을 통해 이런 형태의 공격이 날 노리고 있음을 예상시켜주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다른 방식을 한 함정이 날 덮칠 것이란 것도 머리 한 쪽에 자리를 잡아두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복부를 꿰뚫리는 결과를 내었다는 것.

두 번째 함정의 창살은 감지를 해내지 못했다.


세 번째 함정은 창살이 2개로, 하나가 늘어났다.

하나가 늘어났지만 첫 번째 함정을 피한 것보다 매우 깔끔하게 피해낼 수 있었다.

게다가 피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창살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일 만큼의 여유도 가졌다.


하지만 네 번째 함정은 두 번째 함정처럼 피해내지 못했다.

역시나 기운에 걸려들지도 않았으며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으니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함정이 발동된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건 마치 대상을 꿰뚫는 창살이 발동되는 함정이 아니라, 대상은 이미 창살에 꿰뚫렸다는 전제를 깔고 함정이 발동한 것 같았다.


이 부분을 심연의 목소리에게 말해주었다.


[네 녀석의 말은 첫 번째와 세 번째 함정은 후에 발동될 함정이 이렇게 나올 것이란 것을 예시로 보여준 것뿐이다, 이것이냐.]


‘지금에 이르러서는 확신하고 있어.’


기운에 감지 된 3개의 창살을, 심연의 목소리와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여유롭게 피해보였다.


다섯 번째 함정은 창살이 3개.

내 생각이 맞는다면 이것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함정.


쿠궁.


진짜는 지금 발동된 여섯 번째 함정이다.

이것은 발동된 순간부터 이미 내 몸을 꿰뚫었다는 결과를 내비친 함정이다.


나는 일부러 가만히 선 상태로 기다렸다.

그것도 한 쪽 벽에 딱 붙어선 상태로.


이렇게 벽에 붙어있어도 창살은 내 육체의 세 군데를 어렵지 않게 꿰뚫어버릴 것이다.


푸욱! 푸욱! 푸욱!


[사실이군.]


정면이 아닌 측면의 벽에 붙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살은 복부와 오른쪽 대퇴부, 좌측 상완골을 꿰뚫었다.


‘죽지 않는 육체니 이 정도지, 다른 생명체들이었으면 두 번째 함정에서 곧바로 저승길이잖아.’


이렇게 함정에 대한 풀이를 풀어헤치자 다음은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가는 가였다.

나는 이번에는 무식하게 달려 나가거나 하지 않고 벽에 다가가 창살에 의해 뚫린 부분을 살펴보았다.


그 구멍을 엿보니 횃불의 너머에서 일렁이는 심연과 같은 형태의 공간이 똑같이 엿보였다.

단순히 어두워서라고 그치기에는 부자연스러운 형태였기에 손목을 풀고 곧바로 주먹을 내질러 벽을 파괴해보았다.


콰앙!!


후두둑, 떨어지는 수많은 파편들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일격에 의해 부서진 벽의 공간을 바라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네 녀석의 육체처럼 이 공간도 재생을 하는 것인가.]


심연의 목소리가 혼자서 중얼거리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내가 왔던 길의 반대쪽으로 걸어 나가 흔적을 찾아보았다.


‘재생, 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이상해.’


이 부분을 확실히 여기기 위해서 흔적이 남아있는지 확인해보니 내가 벽에 쓸려 홈을 만들어낸 공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 공간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어지면 발동하는 것 일수도 있겠군,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서.]


‘···그보다 다음 함정이 발동 안 되고 있는 게 뭔가 수상하단 말이지.’


함정이 발동되던 주기가 점점 빨라지던 것을 생각하면 묘하게 신경이 쓰였다.


[함정에 대해 간파를 했기 때문인가? 뭐 딱히 밝혀낸 것은 없다만.]


‘그러고 보니 미궁을 살아있는 몬스터로 보라고 했었지?’


심연의 목소리가 해준 이야기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여 납득했다.

함정을 대강 파악하고 난 이후로는 발동되는 소리나 낌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 말은 적어도 함정에 대한 작은 시련은 통과했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말이겠지?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풀이를 통해 답을 내놓아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인 모양이다.]


‘이 공간을 풀이하라는 건가.’


신이 만든 공간을 풀이하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어떤 원리로 이 공간이 유지를 하고 있는가는 내 알 바 아니다.


이곳에 발을 들인 존재에 한 해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만 밝혀내면 되는 것이다.

풀이는 단순하게 시작해서 심도 있게 진행해나가야 한다.


‘방 탈출 게임은 자신 있지.’


[방 탈출 게임은 뭐냐?]


‘그런 게 있어.’


함정이 발동되지 않으니 일단 차분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여유롭게 앞을 향해 걸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팟!


팟!


팟!


앞으로 향해 걸어 나가자 횃불이 절로 켜지며 공간을 밝혀주었다.


이 횃불은 단순히 주변을 밝혀주기 위해 설정된 시스템만은 아닐 터, 분명 해답을 향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끝도 없이 쭉 이어진 공간을 나는 예전에 한 번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바로 카지락스타의 거처.

마나의 아지랑이를 용안을 통해 발견해내고, 공간을 가르는 것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는 그 공간을 떠올리며 앞을 향해 걸어 나갔다.

미궁에 들어서고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만 해도 상당하다.

단순히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끝나는 공간이 아님을 직감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의심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들이 너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창살이 날아오는 함정은 쿠궁, 하는 소리가 심연의 너머에서 들려온 뒤 조금 시간을 두고 날아온다.

생각해보면 이 창살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그리고 함정이 발동되는 소리는 어째서 심연의 너머에서 동일하게 들려오는 것인지를 떠올려야한다.


함정의 비밀에 도달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발동하지 않는다고 여기면 안 된다.


이것은 단순히 대상의 목숨을 노리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것일까?


어쩌면 함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힌트를 전부 얻었기 때문에 발동이 멈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상황을 하나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점.


어째서 수많은 함정들 중에서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함정의 시스템을 채용한 것일까.

어째서 미궁의 초입부에 뜬금없이 골렘을 배치해 둔 것일까.

어째서 일정 간격을 두고 범위에 들면 자동적으로 켜지는 횃불을 준비해 둔 것일까.

어째서 용안을 통한 심연의 너머를 내다볼 수 없는 것일까.


모든 것은 이 공간을 풀이할 수 있도록 힌트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용안을 통해서, 주변에 확산시켜둔 기운을 통해서, 내 귀를 통해서, 그리고 심연의 목소리가 얘기해준 미궁의 본질에 대해 정리를 내리자 하나의 결론이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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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4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30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1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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