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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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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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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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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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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심연 파훼법

DUMMY

[들어갈지 말지 뜸 들이는 것이냐.]


‘세계수의 뿌리와 이 미궁의 사이에 뭔가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어.’


[어리석은 생각이다, 세계수의 뿌리가 등장한 것은 등장한 것이지 미궁과 어떠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우연치고는 너무 기가 막히니까, 세계수의 뿌리가 박힌 벽에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미궁의 문이 박혀있다는 게 말이야.’


그것도 이렇게 깊은 땅 속에 파묻힌 미궁이라니, 지금은 요정계에 한정된 영향력을 행세하고 있다곤 해도 마음만 먹으면 대륙 전체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 만큼 절대적인 힘을 지닌 것이 세계수이다.


세계수는 이 미궁이 등장하게 될 것이란 걸 예상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았다.


몇 번의 싱크홀이 발생하게 되며 미궁이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뿌리를 내려 마나를 뿌린 것은 아닐까?


내가 생각해도 신빙성 없는 망상에 불과했지만, 상상력은 더더욱 부풀러지며 박차를 가해 갖가지 이유를 가져다 붙였다.


[미궁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


‘···사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날 부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미궁의 손잡이를 부여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미궁을 발견한 이후부터 그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겠다.

내 육체와 정신이 자석처럼 이끌리며, 들어오라는 손짓을 보내는 것이 용안에 비칠 정도로 강력한 기운에 휩싸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현상에 내 의지는 묘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켰고, 심연의 목소리에게 그런 뉘앙스를 풍기며 대답해주었다.


심연의 목소리는 내 반응에 대한 대답을 곧바로 들려주지 않았지만 이내 머릿속을 치고 들어오며 이렇게 말해주었다.


[미궁이란 본래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신이 내린 시련이 형체를 지니고 세상에 현현한 것이 미궁이란 것이다.]


‘그렇게나 거창한 거였어?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미궁을 만들어 낸 거야?’


[단순히 생각하면 미궁은 신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열풍을 몰고 온 시발점이 유하다, 시초가 되는 미궁을 만들어내며 유하는 인류에게 시련을 부과하는 것으로 종의 진화를 거듭할 생각이었지만, 유하를 이어 신들이 하나 둘씩 자신만의 미궁을 만들어 세계에 출현시키게 된 것이지, 어느 시점부터는 본래의 목적은 퇴화되어 버리고 인류나 다른 이 종족들이 미궁의 시련에 맞서는 모습을 바라보며 신들은 술잔을 나누었다.]


‘···무이전왕과 전쟁을 하는 와중에 생긴 것은 아니지?’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일종의 유흥의 개념으로써 신들은 미궁을 만들어내었다. 애초에 신들에게 시간이란 장치는 별 의미가 없지, 현재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이 세계를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 파괴보단 정복을 일삼는 기시단의 행적을 보아라, 시간의 흐름엔 상관하지 않는 녀석의 신중함을 말이다. 시간의 개념을 신들에게 들이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흡수당한 세계가 이제껏 얼마나 되는 것인지 아느냐? 하지만 딱 하나, 무이전왕은 그런 세계 속에 박혀있던 미궁의 힘까지는 흡수를 해내지 못했다, 왜 그런 것 같으냐?]


‘알 턱이 없잖아, 그냥 말 해줘.’


여전히 미궁의 손잡이를 부여잡은 채로 눈을 감고 심연의 목소리가 들러주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마지막 차원의 종착점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미궁은 다음 세계로 계속해서 전이를 해나가지. 네가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즉, 미궁은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몬스터정도로 인식하면 될 것이다. 유하의 특성상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에 이끌리는 것은 당연, 네 녀석은 본능적으로 미궁이란 거대한 힘에 이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끝마치며 나는 두 눈을 뜨고 미궁의 문을 바라보았다.

그 말은 미궁이 날 초대하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되는 거겠지?


미궁으로부터 내게 손짓을 보내는 환각을 바라보며 더욱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정신을 융합한 것으로 인해 환각 같은 정신 공격은 면역이라 생각했는데 굳게 닫힌 미궁의 현혹에는 버티지 못하는 것인가.


‘들어가 보자.’


[···내가 너에게 굳이 이런 이야기를 왜 들려준 것 같으냐, 지금 신들의 놀음에 기꺼이 뛰어들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멍청하기는, 유하의 본래 목적은 시련을 통한 종의 진화를 추구한 것이라고 네가 그렇게 말해 줬잖아. 무이전왕이 흡수를 하지 못했을 뿐이지 유하의 자질을 가진 나라면 이 미궁의 힘을 흡수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


그게 어째서 시간낭비가 되냐는 식으로 말하자 심연의 목소리는 오랜만에 살짝 놀란 기색을 내비치며 치고 들어왔다.


[···설마 네 녀석 미궁의 시련에 도전하여 힘을 취할 생각인 것이냐.]


‘내가 미궁에 이끌리고, 미궁이 내게 손짓을 통해 들어오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은 당당히 시련에 맞서 힘을 쟁취하라는 뜻이겠지, 네가 한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에 그것은 확신으로 다가왔어.’


다른 한 손마저 미궁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대자 심연의 목소리는 짧은 한숨과 함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치고 들어왔다.


[미궁의 구조와 시련의 종류, 어려움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이 미궁을 어떤 신이 만들어낸 것인지 알 수 없는 만큼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라.]


‘알았어.’


있는 힘을 다해 미궁의 손잡이를 잡아 당겨 문을 열었다.

깊은 호수의 바닥에 위치해 있는 만큼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힘껏 열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너무 쉽게 입구를 내보여 들어가기도 전에 조금 당황해버렸다.


어쨌든 굳게 닫힌 미궁을 열자 문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고 심연의 아가리마냥 어둠이 짙게 깔린 거대한 구덩이가 날 반기고 있었다.


[미궁의 입구부터는 다른 시공과 연결되어 있으니 어떤 공간이 펼쳐져 있을지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다.]


‘다른 시공과 연결된 입구란 말이지.’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가지지 않은 채 심연의 구덩이 속으로 몸을 날렸다.


---


팟! 팟! 팟!


황토와 같은 색의 벽이 동굴처럼 시원하게 쭉 뚫려있었다.

울퉁불퉁한 벽에 걸린 횃불이 밝혀지기 시작했고, 내가 들어온 심연의 구덩이는 어둠에 잠식당한 채 뒤에 자리를 잡고 있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심연의 목소리는 그것만으로도 이 미궁을 만든 신은 적어도 상냥한 편이라고 말해주었다.


[미궁의 입구와 출구는 보통 이렇게 통합되어있지 않으니까.]


‘혹시 모르지 귀찮아서 이렇게 만든 것 일수도 있잖아.’


천천히 뚫린 동굴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렇게 대답하자 심연의 목소리가 웃음기를 머금은 채 대답했다.


[그 정도로 귀찮음을 느끼는 녀석이었으면 애초에 미궁을 만들 생각조차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긴, 일일이 횃불로 밝혀줄 정도로 섬세한 신이기도 한 모양인데 얼마나 어렵게 만들었을지 궁금하네.’


쿠궁.


그때였다.

크게 울리지는 않았지만 분명 또렷하게 무언가 묵직한 것이 울린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벌써 시작한 모양이군.]


‘들어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시련이라니.’


걸음을 멈추고 경계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날 비웃기라도 하는 것인지 한참동안이나 소리 외의 다른 변화는 보이지는 않았다.


‘뭐지? 그냥 날 농락한 거야?’


[함정이 발동한 것이라 생각했다만, 어쨌든 방심하지 말···앞이다!]


쐐액!!!


“노, 놀래라.”


심연의 목소리가 알려주기 전에도 앞에서 굵은 쇠창살이 날아오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대로 피하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발이 움직여지지 않아 하마터면 가슴이 꿰뚫릴 뻔 했지만 어떻게든 뒤로 눕듯이 아슬아슬하게 피해보였다.


그러자 땅 밑으로 무언가가 팍! 하고 튀어나오더니 내 얼굴을 향해 무언가가 내려쳐졌다.


쿠웅!!


거의 뒤로 누운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직격당한 순간 내 머리는 땅을 파고 박혀버렸다.


[그 정도도 피하지 못하냐?]


‘일부러 맞아 준거야.’


아무래도 이 미궁은 인간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 아닌 듯 보였다.

파묻힌 머리를 빼내고 눈앞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하체는 땅 속에 박혀있었지만 상체만으로도 동굴이 꽉 채워질 만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고 있었다.


기차 두 대는 지나들 듯 넓게 뚫려있었고, 높이도 6미터 정도는 되어보였으니 상당한 크기였다.


[미궁 초입부터 골렘이 등장하는 건가.]


“이 정도면 이 미궁을 만든 신은 어떤 축에 끼는지 알 수 있을까?”


골렘의 굵은 팔뚝이 날 향해 내려쳐지는 것과 동시에 나는 양 발에 힘을 실은 뒤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다.


콰드드드득!!!!


[이 정도의 골렘을 처음부터 꺼낼 정도면, 그렇군. 상당히 상냥한 녀석이라고 봐야겠지.]


골렘의 팔이 내 손에 닿은 순간 돌로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듯이 파편을 휘날리며 파괴되었고, 중심을 잃은 골렘이 한 쪽 팔로 급히 땅을 짚으며 중심을 잡으려 들었다.


골렘의 머리는 자연스레 내 앞에 숙여졌고, 나는 곧바로 발을 한 발자국 내딛은 다음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동굴이 진동할 정도의 소리와 함께 골렘의 머리가 완전히 파괴되어 먼지를 휘날렸고, 몸체는 그대로 기동을 정지한 듯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골렘의 핵을 머리에 심어두는 녀석이라니, 어쩌면 이 미궁에 들어온 녀석들을 농락할 생각이었나.]


‘그건 차차 미궁을 거닐다보면 알게 되겠지.’


손을 털고 골렘의 몸체를 뛰어넘어 다시 앞으로 향했다.

그 전에 날 향해 날아온 쇠창살은 단순히 함정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용안으로도 일정 시야에 들지 않은 이상 그 앞을 내다볼 수는 없었다.


횃불이 밝혀진 범위의 너머는 그저 어둠에 깔려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랐다.


그런 어둠속에서 날 향해 날아온 쇠창살, 그것도 소리가 들리고 한참 뒤에나 날아왔다.


그리고 또 다시 낮게 깔린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쿠웅.


[단순히 쇠창살이 날아올 정도면 무시하고 가도 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와 심연의 목소리는 단순히 함정이 발동했다고 생각하며 그저 앞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 와중, 그제야 한 가지 의문이 문득 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가장 단순한 함정의 본질에 대해서.


분명 쇠창살정도로는 내게 위험을 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내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이렇게 비효율적인 함정을 굳이 깔아둘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가진 순간이었다.


푸화악!!!


‘···!?’


털썩!


상당히 굵은 쇠창살이 내 복부를 뚫은 채 박혀버렸다.

게다가 빼내기 쉽지 않도록 양 창날의 끝 부분이 안쪽으로 날카롭게 나있었다,


[날아왔다는 낌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느꼈으니 착각은 아니야.’


용안이 어둠을 뚫고 보지 못하니 기운을 넓혀놓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기운에 감지되지 않은 채 내 복부를 그대로 꿰뚫은 것이다.


나는 우선 복부에 박힌 쇠창살의 부위를 손날로 절단해낸 뒤에 박힌 나머지 창살 부위를 뽑아내 바닥에 던졌다.


[평범한 인간들이었으면 그 즉시 즉사였겠군.]


복부는 곧바로 아물기 시작했다.

뚫릴 당시 피가 격하게 튀기는 했지만 전혀 문제시 될 법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이 쇠창살이 어떻게 내 기운에 감지되지 않은 채 날아왔는지, 그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미궁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두지 않겠다는 것인지, 다시 낮게 깔린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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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3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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