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487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4.13 21:30
조회
101
추천
1
글자
13쪽

16. 첫 번째 시련, 굳게 닫힌 미궁

DUMMY

마나를 내포한 호수는 본래 세계수가 자리를 잡고 있는 요정계에만 존재하는 현상이다.

요정계에 있는 호수는 마나의 농도가 워낙 짙은 탓에 보라색을 띄고 있지만 이곳의 호수는 마나가 깔려있음에도 그런 색을 띄고 있지 않다.


그 말은 거대한 호수의 색을 변화시킬 만큼의 마나는 퍼지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 내가 잘 느끼지 못 한 것도 그러한 이유일 테고,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호수의 안으로 직접 들어가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현재는 호수의 물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병이 발병하는 모양이라 시간이 경과할수록 호수에 녹아든 마나의 농도가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조사는커녕 이곳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를 상당히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해결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론 우저뿐 아니라 카말린에서는 처음 겪는 현상으로 인해 이 문제를 두고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을 니콜라이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 호수에 포함된 마나는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부분만 해결할 수 있다면 국가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큰 이익을 안겨다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거센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론 우저라는 명소의 타격은 분명 깊은 흉터로 남을 만큼의 상처를 안겨주었지만 카말린이 한발자국 더 부강할 수 있도록 신께서 시련을 내려주신 것이라며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 언급되고 있는 중이다.


더 나아가 국가의 이익을 위해 몇 만 명의 죽음을 두고 고귀한 희생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루셈도나 요르나의 손길을 완강히 거부해야한다고까지 말하는 이가 있으니, 니콜라이는 이를 갈며 겨우 분을 가라앉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그가 카말린에 바래지 않는 충성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국왕의 존재 때문이다.


국왕은 쉽사리 현혹되어 판단을 그르치지 않는다.

전염병 사태로 많은 귀족들의 입김과 손길이 거쳐 가며 곤혹을 치르던 상황에서, 사태가 그나마 빨리 진정될 수 있었던 것은 국왕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잔재라 불리는 환자들을 두고 한 번 더 작은 공방이 이루어졌으며, 적어도 국왕은 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국왕의 명령이 없었다면 남은 환자들은 저택에 머물러 있지도 못 했을 것이다.


카말린은 검과 방패의 나라이며 최대의 무장 국가이다.

루셈도에는 창공의 지배자 천체 사로스가 요르나에는 초월을 이룬 최초의 연금술사 바실리우스가 있다면 카말린에는 가장 위대한 모험가이자 사냥꾼인 도브 바말린이 있다.


카말린의 현 국왕이며 한때 바다를 지배하던 비왕이란 재앙급 몬스터를 단신으로 토벌할 정도의 무력을 지녔다.

모험가이자 사낭꾼인 도브 바말린은 올곧은 심성과 자신만의 신념을 져버리는 일은 일절 손대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업적을 달성하였고 비왕을 토벌한 이후 카말린은 물론 드워프의 섬을 구해낸 영웅으로 불리게 된다.


그 비왕이란 재앙급 몬스터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물뱀이라고 하는데 니콜라이의 말에 의하면 드워프 섬을 넉넉하게 휘감을 정도라고······.


섬을 휘감을 정도의 크기라고 하니 그 크기가 쉽사리 짐작이 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인간의 몸으로 그런 몬스터를 단신으로 토벌했다는 것에서 모험가와 사냥꾼들에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것이다.


인류는 이러한 일화들을 남긴 천체 사로스, 도브 바말린, 초월을 이룬 최초의 연금술사 바실리우스를 동일선상에 두지 않았다.


인간이 이룰 수 없는 업적을 이룬 영웅들.


영웅담을 듣고 자란 어린아이들은 자신도 이렇게 되리란 꿈을 부풀리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깨닫게 된다.


잘 단련된 병사의 전투력이 인간에 한해서는 뛰어날지 몰라도, 완벽히 무장을 갖춘 상태에서 1대 1로 곰을 마주해도 뛰어날 수 있을까?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몬스터인 놀의 경우에도 곰을 사냥 할 땐 무리를 지어 덤빈다고 한다.


하물며 보기에는 다소 우습게 비치는 슬라임 같은 특수한 마물을 상대할 때도 준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라면 진땀을 빼기 마련인데 그 위의 전투력을 지닌 동물과 몬스터의 상위종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무력 이외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정신력과 판단력을 더욱 요구하게 된다.


힘과 기술은 당연히 받쳐줘야 하는 소양이라 해도 정신력처럼 부가적인 모든 면을 균형적이게 성장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실전을 통해서든, 훌륭한 스승의 밑에서 가르침을 받던, 수많은 성장의 갈림길중 하나를 선택하여 걷다보면 분명 한계점에 봉착하게 되는 시점이 오게 될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뛰어넘는가는 본인이 쌓아올린 소양에 따라 더 이상 진척이 없거나 혹은 또 다른 길을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운도 중요하며 모두에게 인정받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간의 작용도 중요하다.

이렇게 영웅의 반열에 들 수 있는 자들이 얼마나 될까?


그야말로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난 자들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길을 걸어가는 영웅들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아니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제약이다.


종족의 제약.

단순히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하자면 생명체의 제약.


한계를 뛰어넘어도 그 위의 이상은 존재하고, 초월에도 한 단계 위의 계단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세상이다.


---


호수의 조사를 위해 다음 날, 다시 숲에 찾아온 나와 레이나.


조사라고 해도 별 다른 준비는 크게 필요 없었다.

레이나에겐 내가 호수 안을 살펴보는 동안 엘프의 능력을 살려 숲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렇게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레이나는 울창한 숲 전체를, 나는 호수 중앙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살아남은 모험가의 말에 의하면 족히 수 십 미터는 지면이 내려앉았다고 하였다.

거대한 호수의 면적을 보면 엄청난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인데, 수 십 미터라고 말한 것치고는 생각이상으로 더욱 깊었다.


[네 녀석의 잠재의식 속 풍경과 상당히 비슷하군.]


심연의 목소리가 이렇게 말할 정도이니 착각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지면이 더 내려앉은 모양이네.’


백하단의 마이즈에게 받은 미리나델의 펜던트에 의해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었기에 급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호수의 규모가 큰 탓에 일단은 호수의 끝을 확인하고자 빠르게 잠수를 해나갔다.


밑으로 빠르게 향할수록 마나의 농도가 더해지는 호수는 바다의 심해만큼이나 어둠을 간직한 채 마나의 아지랑이들이 눈에 띄게 피어오르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것뿐, 호수의 안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피어오르는 마나의 아지랑이에 의해 생명체들은 이 호수에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일 것이다.

처음 이 호수가 생긴 시점에서는 이정도로 짙은 마나가 피어오르지는 않았을 터.

게다가 이 정도로 깊지도 않았을 것이다.


‘직접 들어와 보니 장난 아닌데?’


[거대한 수직 동굴이라 정의하는 게 올바르겠군.]


‘동감이야.’


호수의 바닥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은 4분 언저리였다.

작정하고 잠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깊은 호수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만큼 깊었다.


[아무것도 없구먼.]


‘마나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잖아.’


호수의 밑바닥까지 도달하고 보니 마치 우주 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연 속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것은 보라색의 아지랑이들.


제자리에서 한 동안 방향을 틀어가며 용안을 통해 주시하고 있으니 마나의 아지랑이가 집중적으로 피어오르고 있는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천천히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


[이건, 식물의 뿌리인가.]


한참을 다가간 곳에 있는 것은 거대한 벽에 박혀있는 거대한 뿌리였다.

엄청난 크기 때문인지 심연의 목소리도 살짝 뜸을 들인 뒤에 말을 했고, 마나의 아지랑이는 이 뿌리로부터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이 정도로 거대한 뿌리는······.’


손을 뻗어 호수의 벽에 반쯤 튀어나온 거대한 뿌리를 만져보았다.


뿌리의 크기만 하더라도 위의 울창한 숲을 이룬 나무들보다도 거대했다.

이 정도로 거대한 뿌리를 내린 나무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테고, 내가 아는 한 그런 사이즈를 자랑하는 나무는 하나뿐이었다.


[세계수의 뿌리로군.]


내가 대답할 대사를 가로챈 심연의 목소리는 기가 차다는 듯 내뱉었다.

요정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할 세계수가 이곳에 있다?


‘어째서 세계수의 뿌리가 이곳에 있는 거지?’


[지금은 요정계란 장소에 묶여있지만 본래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여길 것은 아니지.]


‘그래 원래의 영향력이라면 말이지.’


어쨌든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았다.

세계수의 뿌리로부터 마나의 아지랑이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으니 이걸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다.


‘뿌리로 요정들과 연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수와는 교감이 됐을 수도 있다.]


‘그럼 좋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이곳에 뿌리가 뻗어있다는 것은 도저히 정상적인 현상으로는 볼 수 없었기에 원인을 찾은 이상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여 마무리를 지어야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뿌리를 덮어버리는 것이겠군.]


‘···이렇게 거대한 걸.’


가장 심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긴 했지만 뿌리의 사이즈가 넌센스였다.


일단 나는 뿌리가 뚫고나온 호수의 벽과 바닥의 주변을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심연의 목소리가 말한 대로 뿌리 자체를 덮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 미리 견적을 재고 있는 것이다.

[물속이라 작업이 만만치는 않겠고 시간이 얼마나 흐를지 상상도 안 가는군.]


‘늘 시간이 중요하다고만 외치지 말고 좋은 방법이 생각날 수 있도록 머리 좀 굴러봐.’


[형체도 가지지 않은 내게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는 것이냐? 좋은 수는 있긴 있으나 네놈 스스로 깨우쳐 보거라.]


당장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것이지 아무튼 자존심만 높아서는······.


[다 들린다, 이놈아.]


‘이렇게 떠들어 댄지가 반년이 넘어가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를까, 그냥 뿌리를 잘라내라는 거잖아.’


[덮는 것보다는 좋은 수이지 않느냐.]


그것은 결코 좋은 수가 되지 못했다.

세계수의 뿌리를 내가 잘라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가능하다하여도 기시단에 맞설 힘을 지닌 세계수를 훼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뭔가 더 좋은 수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알려줘.’


그렇게 계속 견적을 내기 위해 움직이는 도중, 이질적인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


호수의 벽에 성인 남성보다 조금 더 큰 갈색의 문이 박혀있었다.

양 손잡이가 달려있었으며 문에는 알 수 없는 문양과 글귀처럼 보이는 게 새겨져있었다.


이걸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은 적어도 카지락스타는 모른다는 것을 뜻한다.


‘야, 갑자기 조용하니까 뭔가 알고 있는 것 같다?’


[······.]


‘분위기 잡지 말고 이 문에 대해서······.’


[미궁의 문이다.]


내 말을 자르며 진중하게 치고 들어왔다.

늘 심드렁하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던 심연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게 깔고 말을 하니 긴장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위험한 거야?’


[입구가 닫혀있다는 것은 아직 그 누구도 침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위험도는 미궁마다 다르니 섣불리 말해 줄 수도 없고.]


카지락스타의 지식에 겨우 미궁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무린을 지배했던 카지락스타.

그곳에는 수많은 미궁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문이 달려있는 미궁은 적어도 카지락스타의 정보 속에는 없었다,


심연의 목소리가 한 말을 정리하자면 무린의 미궁은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는 것을 뜻하며 카지락스타는 지금까지 열린 미궁만을 보았다는 것.


하지만 미궁으로 들어갔다는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지락스타에게 있어 무린의 미궁은 단순히 심심풀이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면 될까?


문이 닫혀있기에 얼마나 위험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는 심연의 목소리, 나는 굳게 닫힌 미궁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확정 공지입니다. +2 19.07.18 455 0 -
공지 월 ~ 목 연재입니다. [ 21 : 30 ] 19.06.20 113 0 -
136 아홉 개의 꼬리 19.08.20 238 1 7쪽
135 完 ) 내 고향 19.08.20 189 1 15쪽
134 21. 기시단과 신기 아토비악의 힘 19.08.19 102 1 14쪽
133 21. 마족의 비밀, 금서 19.08.15 86 1 16쪽
132 21. 신기 흑월도 19.08.14 87 1 13쪽
131 21. 리벤지 매치 19.08.13 83 1 11쪽
130 21. 지켜내기 위한 싸움 19.08.12 84 1 12쪽
129 21. 세계를 향한 포용 19.08.08 95 1 11쪽
128 21. 세계를 향한 분노 19.08.07 96 1 13쪽
127 21. 미니엄의 능력 19.08.06 87 1 13쪽
126 21. 마계의 실력자들 19.08.05 82 1 14쪽
125 20. 돌파하라. 19.08.01 79 1 13쪽
124 20. 마계의 입구, 문지기 19.07.31 88 2 13쪽
123 20. 폐쇄구역 19.07.30 99 1 11쪽
122 20. 노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19.07.29 103 2 19쪽
121 20. 맹수에 가까웠던 남자 19.07.25 92 1 13쪽
120 20. 반더람의 과제 19.07.24 82 1 11쪽
119 20. 3인의 힘 19.07.23 100 1 12쪽
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4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4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1 1 11쪽
111 19. 행동개시, 잠입 19.07.09 100 1 12쪽
110 19. 요정여왕? 19.07.08 89 1 15쪽
109 18. 다시 무린으로 19.07.05 117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