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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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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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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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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 생태계 조사

DUMMY

2,3층의 산화되어가는 환자들에 비해 좀 더 상황이 괜찮을 뿐이지 5군데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급한 상태이다.


사실상 위층의 환자들에겐······.


화악!


“레이나!”


“리시안셔스의 빛줄기!”


남성의 몸에 피어오르는 마나의 아지랑이를 동시다발적으로 낚아채며 레이나의 이름을 외치는 것으로 신호를 주었다.

본래 손에 쥔다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무형의 기운은 마나 불응의 체질을 지닌 내 손아귀에 닿는 것만으로 실이 끊어지는 것처럼 힘을 잃고 허공으로 분산되어 사라져갔고, 곧바로 레이나의 치유계 마법이 발동되었다.


남성과, 상체를 부축하고 있던 내 주위로 보라색의 리시안셔스가 활짝 피어오르더니 영롱한 빛을 내뿜으며 남성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손바닥을 펼친 상태로 쭉 유지를 해야 하는 마법인지 레이나는 발동을 한 시점부터 최대한 집중을 내보였다.


[호전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는군. 얼핏 보면 간단해보이지만, 유하의 자질을 지닌 네 녀석이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남성의 몸으로부터 마나의 아지랑이는 더 이상 피어오르지 않게 되었다.

마나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산화되어가던 육체는 갑작스레 힘이 소실되어 사라지자 무리하게 끌어올려지던 생체 에너지는 갈 곳을 잃은 채 전신으로 거칠게 퍼지며 반발을 일으키려하였다.

하지만 리시안셔스의 빛줄기에 의해 금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고, 남성은 정신을 잃어갔지만 낯빛은 점점 좋아져갔다.


평온한 잠을 청하듯 눈을 감은 그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히며 레이나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자,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보이며 그녀도 손을 거두어 마법을 해제하였다.


“기, 기적이다···!”


두 눈으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던 두건의 남성은 전신을 떨며 전율이 휘감기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와 동시에 1층의 수많은 환자들 중에서도 점점 호전되어가는 자들이 몇 명씩 나오고 있었다.

비교적 젊은 층 위주로 기침과 발열이 눈에 띄게 잦아든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나와 레이나를 향해 감사의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몸에 일어난 기적적인 변화를 믿을 수 없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음이 좋구먼, 이렇게 빨리 효과가 내비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데.]


자신의 죽음을 마주할 각오를 다진 나날 속에서 하루아침에 기적적으로 모든 것이 변해버린 것이다.


‘이 능력이라면 앞으로의 여정에서도···’


힘을 지니고 있으니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갔다.

잿빛가루의 공간에서 성장해나갈수록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뚜렷해져갔다.

흔해빠진 영웅심리에 도취한 것은 아니다.

이왕 가지게 된 힘과 능력이라면 이런 쪽에 쓰고 싶었을 뿐이다.

역시 무언가를 파괴하는 쪽의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락타베이나에게 세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순간부터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


이 세계에서 쌓은 인연과 더 나은 삶을 즐겁게 만끽하며 보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나, 이 세계나 똑같이 지켜 내야하는 것이다.


오늘처럼 누군가가 내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지금 이곳에 있는 자들은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호수에 의해 목숨을 잃은 후이다.

내가 좀 더 빨리 이곳으로 왔다면······.


[어중간한 능력으로 살리려 들었어도 좌절만 맛봤겠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거라.]


상실감에 젖어드려는 순간 심연의 목소리가 날린 일침에 정신을 차렸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누군가 내 머릿속을 엿보고 있으니 함부로 생각도 못하겠네.’


[네 녀석의 정신상태를 손봐주기로 한 이상 글러먹었다고 생각되어지면 얼마든지 파고 들어주마.]


‘그래, 어쨌든 상기시켜줘서 고마워. 물론 언젠가는 내 머릿속에서 떼어낼 테지만.’


심연의 목소리와 대화는 거기까지.

2,3층에는 총 110명의 환자들이 생사를 넘나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기에 나와 레이나는 곧바로 위층으로 향했다.


---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니콜라이가 진심으로 감사를 담아 허리를 숙여보였다.

내가 드래곤이라고 밝혔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모두가 은연중에 포기하고 있었던 순간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엎어버린 것이다.


말로는 간단히 표현했지만 인간들에게 있어 이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육체의 산화가 진행되고 있던 110명의 환자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부를 살려 내기위해 마음을 다진 것과 달리 110명의 목숨을 전부 구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치료를 위한 행위는 환자와의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 생각이상으로 시간을 빼앗기고 말았다.


장시간에 걸친 구원을 끝마치고 모험가 지부로 돌아온 레이나는 상당히 지친 상태로 몸을 가눌 수조차 없어보였다.

엘프의 마법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마법처럼 마나를 사용한다.


레이나는 오늘만큼이나 과도하게 마법을 쓴 적은 처음이라고 하였다.

당연하게도 아무리 전용 마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리시안셔스의 빛줄기 같은 치유계를 펑펑 써댈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무리가 따르는 것은 당연했고, 쓸데없이 소모되는 마나의 양은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백 명이 넘는 환자들을 상대해야만 했기에 엘프라 하더라도 마나는 당연히 고갈날 수밖에···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레이나는 호수의 물을 마시는 것으로 마나와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며 버텨내었다.


인간들에겐 한없이 치명적이지만, 엘프에겐 더 없이 좋은 회복제였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런 시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저택에 남아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낼 수 있었다.


“레이나가 있어 정말 다행이었어.”


벌컥 벌컥!

레이나는 소파에 몸을 파묻은 채로 서둘러 포션을 들이켰다.

호수의 물은 이미 바닥을 보인지 오래였으며 지금 마시고 있는 포션은 벌써 열 손가락을 넘긴 상태였다.


그간 제조했던 포션들이 한 자리에서 빈 병으로 나뒹굴며 소모되었다.


[대답할 기운도 없어 보이는군.]


‘고마운 동시에 미안한 감정이 들 정도로 열심히 도와줬으니까.’


현재 니콜라이의 집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나도 소파에 몸을 파묻으며 칠흑의 가면을 벗어 옆에 놓았다.


“후~일단 어떻게든 고비는 넘겼지만, 벌써 어두워지네.”


창문의 너머로 해가 반 쯤 모습을 숨기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니콜라이에게 물었다.


“내 피는 잘 퍼져나가고 있어?”


“예, 카말린의 전역으로 최대한 퍼트릴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려놓았으니 곧 소식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저히 협력관계로는 보이지 않는군.]


니콜라이는 내가 자리를 몇 번씩이나 권한 뒤에야 겨우 앉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그는 이번 사태 때문인지 내게 묘한 충성심을 내비치고 있었다.


계약할 당시 표면상으로는 평범한 모험가들처럼 대해달라고 했지만, 지금은 사적인 공간인 만큼 굳이 지적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우롱이는 역시나 특별한 케이스로 취급되었다.

드래곤이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날 편하게 대했으니···


나는 테이블에 놓인 대형 포션병의 마개를 열어 그 안으로 피를 흘러 넣으며 니콜라이에게 말했다.


“내일 호수를 살펴보러가는 동안 이 피도 잘 부탁할게.”


“정말 괜찮으십니까?”


이미 이야기는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이는 재차 물어왔다.

나와 레이나가 처음 호수의 물을 마셨다고 했을 때 그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것을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몸은 마나 불응의 체질이었고, 레이나는 엘프였기 때문에 별 다른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음을 설명했다.


그렇게 니콜라이를 안심시켜주고 나서야 호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정확히 6개월 전, 그러니까 내가 파로에에게 납치된 다음 날.


그 날은 놀들이 비정상적으로 증식을 한 바람에 모험가들 대부분이 파티를 꾸려 토벌에 나섰던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카말린으로부터 국가 의뢰가 내려진 만큼 모험가들은 실적을 위해 앞 다퉈 참가를 희망하였고, 때문에 우리들이 니콜라이로부터 저택의 의뢰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아무튼 인원이 모여들고 얼마안가 놀 토벌이 행해지게 되었는데, 토벌이 행해지던 장소가 다름 아닌 질병의 근원이 된 호수가 있던 장소였다.


본래 그쪽 근방은 울창한 숲이 자리 잡고 있던 지역이 아니었다.

하물며 몬스터들이 서식하기에도 좋은 장소라고 여길 수는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몇몇 놀들이 터를 잡고 조용히 증식을 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만이 아니라 근방은 놀의 소굴로 변해갔기 때문에 항시 주의를 가지고 행적을 감시하였다고 한다.


론 우저는 다른 나라의 유명 인사들도 찾아오는 도시이다 보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이야기.


증식한 놀을 몰아내기위해 토벌대는 준비가 갖춰지는 대로 곧바로 들이닥쳤고, 이내 격전으로 번지게 되었다.

안 그래도 작았던 숲은 점점 더 황폐해져가기 시작하고, 대지는 놀과 인간들의 피로 물들어갔다.


의외로 놀들의 기세가 범상치 않았는데,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 괴성과 환호소리는 한참동안 근방을 맴돌며 종족간의 치열한 싸움을 주변에 퍼트려나갔다고 한다.


그러는 와중 돌연 사건이 발생하고 마는데, 메마른 대지가 푹 꺼지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원을 이루며 놀은 물론 토벌에 참가한 모험가들까지 어김없이 집어삼켜버렸다는 것이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느라 지쳐있던 놀과 인간들은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깊은 구덩이 속으로 추락하게 되고 그대로 방대한 양의 물이 솟아나며 그들을 덮쳐버렸다는 것이다.


몇 명의 생존자들이 겨우 물살의 힘을 이용하여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밑으로 꺼진 대지는 족히 수십 미터에 달했으며, 그곳에서 솟아오른 물줄기는 구덩이의 몇 배는 더 높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놀과 모험가들을 집어삼킨 공간은 거대한 호수가 되어 평온함을 간직한 죽음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수습을 하기 위해 몇 개월에 걸친 인양작업을 거치는 와중에도 숲은 점점 울창하게 크기를 키워가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점은 참혹한 상황이 벌어졌던 것과 달리 놀과 인간의 시체는 한 구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국가 의뢰여도 이 세계에선 희생자는 크게 이슈화되어 다뤄지지 않는다.

인양 작업이라고 해봤자 병장기의 회수쯤으로 생각하면 편했으며 이런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제대로 알 턱은 없었다.


그저 입으로 흘린 소문을 통해 추측을 할 뿐이다.


그렇게 몇 차례의 추가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별 다른 이상은 발견해내지 못했고, 론 우저로부터 호수의 소문이 퍼지게 되어 조금씩 그곳으로 향하게 되는 발걸음이 증가하게 된다.


그중에는 맑은 호수에 취해 물을 길러오는 자도 있었으며, 울창한 숲의 나무를 하러온 자들의 목을 축여주거나, 밤에는 달이 비치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해내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등으로 더욱 널리 퍼지게 되고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 당장 호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들은 나와 레이나 밖에 없잖아, 위험을 방치해두고 있을 수만은 없지.”


“정말 여러모로 힘을 보태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협력관계라면 당연한 거지.”


내일은 호수에 마나가 서리게 된 경위를 조사 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마냥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호수였지만, 사태를 마주하고 나니 인간들에게 있어 터무니없는 상황을 만들어내었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본격적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족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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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 폐쇄구역 19.07.30 98 1 11쪽
122 20. 노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19.07.29 103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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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20. 마기의 강 19.07.22 103 1 12쪽
117 20. 마계편. 칼, 요정령 노바, 적막수왕 반더람 팀 결성 19.07.18 91 1 14쪽
116 19. 자색의 보석, 각성 19.07.17 93 1 12쪽
115 19. 태양의 뒷면 19.07.16 129 1 14쪽
114 19. 칼 VS 천체 사로스 여왕 19.07.15 92 1 16쪽
113 19. 창공의 신기를 거머쥔 자 19.07.11 84 1 13쪽
112 19. 백은금의 바우몰리, 바락 킬몰 19.07.10 9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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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9. 요정여왕? 19.07.08 88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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