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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공아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신의 힘으로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더원싱
작품등록일 :
2019.08.24 09:27
최근연재일 :
2019.09.19 07: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9,217
추천수 :
353
글자수 :
241,924

작성
19.09.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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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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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30. 스톤 베어(3)

DUMMY

커다란 폭음에 귀를 막고 물러서는 조중위의 눈에, 그의 앞을 막아선 아군의 든든한 등이 보였다.

‘아슬아슬했네’

워낙 전투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게다가 아군이 밀리고 있었다. 유하가 최대한 힘을 내고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사상자가 계속 발생했다. 특히나 기존에 방어선을 형성해서 싸우던 2,3소대원들은 길어지는 전투에 체력적이 많이 소모되다 보니, 더욱 위험한 상황에 자주 직면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정말 간발의 차이로 소대장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눈앞의 스톤베어는 한 번의 부딪힘으로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감지한 듯, 길게 한번 소리치더니 신중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놈에게 차분히 시선을 주면서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른 조중위에게 말했다.


“여긴 괜찮으니 다른 아군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저기 스톤베어들이 더 오고 있는데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조중위의 말대로 2마리의 스톤베어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게 보였다. 아까의 울음소리는 강력한 적의 출현에 대한 도움요청이었던 것이다.

“걱정 마십시오. 저 정도로는 저를 어쩌지 못할 겁니다.”

“...”

3등급의 스톤베어 3마리라면 그의 입장에서는 절대 대적불가의 무조건 피해야 되는 적이었다. 그래서 말리려고 했지만 왠지 그의 등을 보고 있자니, 절대 질 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 미친 건가... 왜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비이성적인 생각에 망설이는 조중위의 귀로 비명성이 들렸다.

“크악”

“1분대장!”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소대 분대장이 스톤베어의 공격에 튕겨져 뒤로 날라가는게 보였다.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던 중요한 전력이 나가떨어지자, 부소대장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젠장할”

더 이상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급히 무기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날뛰는 놈을 향해 달려갔다. 그렇게 그가 부하들을 도와주러 달려가는 사이, 유하는 전방의 놈을 향해 바람처럼 돌진했다.


‘굳이 포위망이 완성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지. 다른 놈들이 도달하기 전에 일단 저놈부터 처리한다.’

마음을 굳힌 유하는 하데스의 숨결을 운용하며 대지를 박찼다. 유하가 바람처럼 다가오자 전방에 어슬렁거리던 놈은 주춤주춤 오히려 뒤로 물러섰다. 동료가 오기까지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었다.

‘곰치고는 지나치게 머리가 좋다니까. 하지만 상관없어. 놈들이 오기 전에 그 껍질을 벗겨버릴테니!’

속전속결을 생각하는 순간, 유하의 검끝에서 검붉은 검기가 순식간에 생성되었다. 그러자 심상치 않은 기운이 주위의 공기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크아앙”

놈도 상황이 심각함을 느낀 듯, 두발로 서서는 다가오는 유하를 향해 괴성을 터트리며 앞발을 휘둘렀다.


두 다리로 서자 무려 3미터에 가까운 체구가 강한 위압감을 발산하였다. 하지만 그걸 보는 유하의 눈은 마치 사냥감을 보듯 냉정하게 빛났다.

“네놈들은 꼭 겁이 나면 두발로 서드라고. 하지만 그래서야 과녁만 더욱 커질 뿐이지.”

플레이트 아머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한 동작으로 놈의 공격을 피한 유하는, 옆을 스쳐지나가며 벼락처럼 검을 뿌렸다.

“트리플 슬래쉬”

검기에 의해 더욱 강화된 삼연격이 놈의 허리와 허벅지 그리고 오금을 깊숙이 베고 지나갔다.

“크라락”

순간 끔찍한 고통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진 놈이 제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놈의 뒤로 돌아간 유하는 놈의 경추를 향해 묵직한 일격을 날렸다. 돌과같은 가죽이 검기에 의해 치즈처럼 갈라지고, 결국 두꺼운 뼈마저 베어버리면서 허공으로 분수처럼 피가 쏟아졌다.


그렇게 한 마리를 처리하고 숨을 돌리는데, 어느새 다가온 스톤베어 두 마리가 앞뒤에서 유하를 향해 돌진해왔다. 동족의 죽음에 화가 난 듯 아주 미친 소가 따로 없었다.

‘슬슬 검기를 많이 쓴 후유증이 올라오네. 지금까지는 마나 걱정이 없었는데, 이제는 좀 더 신경 써야겠다.’

순간적으로 마나를 과도하게 쓰면서 가벼운 탈력감을 느낀 유하였다.

‘일단 저놈들부터 끝내버리자.’

유하의 눈동자에 비치는 놈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커져갔다.

“쾅”

이윽고 놈들의 공격과 유하의 무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며 다시금 전투가 시작되었다.


*


검붉은 눈이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눈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거의 사발만한 수준이었다. 크기가 큰 만큼 성능도 좋은 듯, 저기 멀리 떨어진 전장을 무리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어디서 잘못된 것이지?’

처음에는 아무 문제없이 저 인간들을 처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의 부하들이 훨씬 강하고 날랬으니까. 놈들의 진영에 설치된 이상한 기운만 처리된다면,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제로 그 기운이 사라지고는 완전히 기세가 우리에게로 넘어왔어.’

그렇게 거의 입안에 들어온 고기였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바로 저놈 때문이야!’

커다란 눈의 색깔이 서서히 핏빛으로 변해갔다.


그런 변화와는 상관없이 하얀 장비를 챙겨 입은 놈은 전장에서 거침없이 활약하고 있었다. 지금도 두 마리의 스톤베어가 놈에게 협공을 시도했지만 빠른발로 손쉽게 공격을 피해갔다. 그리고는 손에 쥔 끝에서 검붉은 빛을 내뿜는 작대기를 휘둘러, 부하들의 몸을 거침없이 베어갔다. 이 주위의 어떤 몬스터도 어쩌질 못하던 그 강인한 피부가, 저 자그만 막대기에 사정없이 갈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주요 관절이 베어고 피를 쏟은 부하들의 몸은 점점 느려져갔고, 결국 사이좋게 머리가 날아가며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놈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차려입은 인간들이 3명씩 팀을 짜서 부하들을 사냥하는 것도 문제였다.


“똑바로 막어!”

엘의 고함소리에 살짝 방심하고 있던 페이지가 정신을 차리고 방패를 세웠다. 그런 방패위로 스톤베어의 묵직한 일격이 가해졌다.

“펑”

“흐읍”

놈의 공격에 방벽이 일순 흔들렸지만 그것뿐이었다. 묵직한 플레이트 아머와 타워실드로 이루어진 단단한 방어가 놈의 공격을 별 피해 없이 막아냈다.

“지금!”

엘의 신호와 함께 반대쪽에 있던 페이지가 비어있는 놈의 후방을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

“퍽” “퍼퍽”

하지만 둔탁한 소리와 함께 놈의 피부가 살짝 갈라졌을 뿐, 그다지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오히려 놈의 성질만 더 돋구어 괴성을 지르며 앞발을 휘둘러댔다. 허나 이미 이를 예상한 페이지들은 잽싸게 방패를 들어 놈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 때 다시 스톤베어의 뒤에서 묵직한 파공음이 들렸다. 하지만 이미 놈들의 공격이 대단치 않다는 걸 몸으로 확인했기에, 무시하고 한창 공격하고 있던 앞의 놈들을 향해 앞발을 내리쳤다. 하지만 이는 모두 엘의 노림수였다. 미리 묵직한 한방을 준비하고 있던 엘의 투핸드 해머가 그대로 공중에서 놈의 머리로 내리꽂혔다.

“뻐걱”

“크르륵”

한방 맞았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이미 두부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후였다. 제대로 맞았는지 정신이 멍하고 똑바로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 서둘러 4개의 다리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방에서 무기가 날아왔다. 아무리 스톤베어의 방어가 대단하더라도 무방비인 상태로 날아오는 무기들에 계속 공격받다보니, 돌덩이 같은 껍질이 순식간에 너덜너덜하게 바뀌었다.

그래도 최후로 발악하려고 엉거주춤하게 사방으로 팔을 휘두르는 놈에게, 어느새 무기를 바꾼 엘의 검이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그대로 놈의 입을 관통한 검이 사방으로 피를 뿌리며 뒤통수로 빠져나왔고, 그 치명적인 일격에 놈의 몸은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이렇게 유하와 그의 부하들이 3등급의 스톤베어를 사냥하면서 전장의 분위기가 확실히 뒤바꼈다. 그리고 이런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우두머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휴, 이놈들 방어가 좋아서 그런지 확실히 빡시네!‘

막 두 마리의 스톤베어를 처리한 유하의 입에서 짧은 푸념이 새어나왔다.

”그래도 정말 검기가 신의 한수야. 안 그랬으면 전투시간이 길어지면서, 아군의 피해가 엄청났을 거야. 그래서야 이겨도 의미가 없지.“

수색대대는 나름 현재 군대에서의 중요한 인재양성소라 할 수 있었고, 그만큼 군인들 중에서도 재능 있는 인원들을 뽑았다. 당연히 각성자의 비율도 상당했기에, 많은 전투를 치루면서 또 많은 재능이 꽃을 피웠다. 실제로 중간간부들의 상당수가 이 수색대대 출신이었다. 그랬기에 이번에 만약 지원이 늦어서 이들이 전멸했다면 지역방위에도 그렇지만, 인재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이다.


가볍게 전장을 둘러보니 확실히 여유가 있었다. 특히 엘을 비롯한 스콰이어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번에 유하가 3레벨이 되면서, 같이 승급한 그들은 이전 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정말 영리하게 싸운단말야. 거의 완벽한 사냥꾼들이야!”

그렇게 부하들의 사냥법에 감탄하는 유하의 등에서부터, 갑자기 소름끼치는 느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건!”

최근에는 못 느꼈던 위기감지에 여유롭던 유하의 몸이 순식간에 긴장상태로 바뀌었다.

‘어딘 거지?’

그 순간 전장을 진동시키는 함성이 들려왔다. 강렬한 분노와 복수심이 뒤섞여있는 함성에 전장의 반응은 판이하게 달랐다. 우두머리의 참전을 알리는 신호에 스톤베어들의 꺾여있던 사기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그에 비해 아군들은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몸이 굳어졌다.


이윽고 피어의 주인이 전장에 나타났다. 일반 스톤베어와는 확실히 크기가 다른 거의 4미터에 육박하는 키에, 털 색깔도 훨씬 더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고함한번으로 순식간에 전장의 분위기를 바꾼 놈은 오연한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보더니, 곧 목표를 정한 듯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동선에 있는 물체는 사람이든 몬스터든 피하기 바빴다. 그 자리에 그냥 있다가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본능적으로 느꼈기에. 하지만 놈의 목표가 자신임을 느낀 유하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똑똑한 놈이네. 이 전투의 핵심이 결국 나와의 싸움임을 알고 있어. 예전부터 이런 필드보스와의 싸움을 기대했었는데, 바로 오늘이 그날이네.’

저 멀리서 엘의 눈빛을 확인했다. 명령만 한다면 바로 달려올 것임을 알았지만 눈빛으로 제지했다.

‘여기서 엘의 팀까지 빠져버린다면, 아군의 피해가 더 커질 거야. 그리고 이번 싸움 충분히 자신 있으니까. 제대로 한번 놀아보자고. 곰돌이친구.’

냉랭한 미소가 유하의 얼굴을 잠시 스쳐갔다. 다가오는 싸움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히려 기대가 더욱 유하를 달구었다. 차분히 하데스의 숨결을 운용하자, 대기로부터 흡수한 마나가 전신을 휘돌아 검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전투중에서 가장 또렷한 검붉은 검기가 검 끝에 만들어졌다.

“쾅”

그리고 이 전장의 승패를 가름할 전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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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쌍둥이 스파토이(2) 19.09.09 483 3 14쪽
26 25. 쌍둥이 스파토이(1) 19.09.09 527 4 15쪽
25 24. 수색 대대 19.09.08 570 7 13쪽
24 23. 식스 센스 19.09.07 604 8 14쪽
23 22. 차원 결계 19.09.07 609 6 13쪽
22 21. 에덴교 +2 19.09.06 679 8 13쪽
21 20. 잊혀진 신의 철퇴 19.09.06 687 7 14쪽
20 19. 리빙 아머(3) 19.09.05 691 7 14쪽
19 18. 리빙 아머(2) 19.09.05 734 5 12쪽
18 17. 리빙 아머(1) +1 19.09.04 751 10 13쪽
17 16. 히든 미션 +3 19.09.04 777 12 12쪽
16 15. 성장 +1 19.09.03 794 12 13쪽
15 14. 세번째 미션(2) +1 19.09.03 804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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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유물과 빌런 +1 19.09.02 844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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