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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님의 서재입니다.

칼란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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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river
작품등록일 :
2021.10.12 00:11
최근연재일 :
2021.11.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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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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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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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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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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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 2> 2 - 1

DUMMY

< 2. 거인의 바다 >


어머니를 방으로 옮긴 후 모두 회의실에 모였다.


이 교수가 말했다.


“어머니가 말한 동쪽 끝 섬이란······ 일본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소령이 말했다.


"잔잔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탐사를 떠나도 거인족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나 : 우리 눈에는 안 보여도 거인들 눈에는 보인다는 뜻일 거에요.”


최 부장 : 거인들의 물건들······ 눈에는 안 보여도 만질 수는 있다고 했죠, 김 여사님?”


나 : 그래요


최 부장 : 그럼 됐습니다.



이 교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머니가 칼란의 여자를 언급한 대목이 마음에 걸리는군요.”


이 소령이 물었다.


“마음에 걸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이 교수가 되물었다.


“신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무슨 뜻일 것 같습니까?”


이 소령 : 글쎄요······. 마법사의 항아리 같은 걸까요?


이 교수 : 잔잔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묻자 어머니가 칼란의 여자를 언급했어요······.



이 교수가 내게 물었다.


“김 여사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신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말.”


“나도 잘 모르겠어요.”


최 부장이 말했다.


“이 문제는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지금은 탐사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교수가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최 부장에게 물었다.


“어머니도 데려갈 건가요?”


“어머니는······ 안 데려가는 게 좋습니다.”


내 생각도 그랬다.


어머니의 노령도 문제지만, 만에 하나 거인족을 만났을 때 자칫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것 같았다.


최 부장이 말했다.


“어머니는 이곳 숙소에 머물 겁니다. 간병인을 붙이겠습니다.”



이 소령이 최부장에게 물었다.


“이번 탐사는······ 우리만 가는 겁니까? 외부 인력은······.”


최 부장 : CIA 두 명이 동행할 겁니다.


이 교수 : 일본도 참여합니까?”


의아한 표정을 짓는 우리에게 이 교수가 말했다.


“아, 제 말은,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1900년대 초 챠오양에서 거인들의 유적을 탐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탐사를 주도한 게 일본 학자들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소령 : 혹시 이 사건을 일본도 알고 있습니까?”



최 부장은 두 사람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작전은 비밀입니다. 언론에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미군만 참여합니다.”


최 부장 답변이 신통치 않았다.


그는 일급 비밀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TV에는 이미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남해안에 괴생명체가 출몰했다는 짧은 언급이 MBG 뉴스 시간 말미에 보도되었고,


다른 방송에서도 해군이 괴생명체를 쫓다 놓쳤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요즘 세상에 비밀이란 없었다.


마봉산에 동원된 경찰과 군인, 고속정에서 거인들을 목격한 수병만도 수십 명이었다.



***


탐사대를 태운 차는 해무가 잔뜩 낀 바닷가 작은 도시, 조양의 구항(舊港)에 멈췄다.


항구에 모인 사람은 열 명이었다.


이 소령을 포함한 다섯 명이 현역 군인이었다.


나머지 다섯은 최 부장과 이 교수, 두 명의 CIA 요원, 그리고 나였다.



현역 군인의 이름과 소속은 다음과 같다.


소령 이윤종 : 군 정보국 소속


소령 조용호 : 육군 소속 (부대명 불명)


소령 정영환 : 해군 소속


소령 주기수 : 해병 소속


소령 강창훈 : 공군 소속



탐사대원 면면을 보니 정부가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흔적이 엿보였다.


육군 본부에 삼군, 해병대까지, 모든 군에서 최소 한 사람씩, 계급까지 고려해 차출하듯 인력을 동원한 것이다.



이른 시간이라 항구는 한산했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선과 출항 준비 중인 낚싯배 몇 척이 눈에 띄었다.



허름한 복장의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


“부이도 낚시하러 오셨죠?”


최 부장이 말했다.


“예. 부이도요.”



그가 우리를 선착장 한쪽으로 데려갔다.


낡은 어선 한 척이 밧줄에 묶여 흔들리고 있었다.


더럭 의심이 일었다.


이런 배를 타고 탐사를 떠난다고?


그러나 누구 하나 말없이 배에 오르는 걸 보고 나도 묵묵히 배에 올랐다.



평생을, 산속에 틀어박혀 어머니와 아이들밖에 모르고 살던 나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 그것도 젊은 남자들과 부대끼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그들은 나를 친절하게 대해줬다.


그들이 내 과거를 속속들이 알고 있을 걸 생각하니 얼굴을 들기도 버거웠다.



배가 항구를 떠났다.


항구의 조명이 해무 속으로 사라져갈 즈음, 최 부장이 모두를 불러 모았다.


최 부장이 말했다.


“지난번에 이 교수님이 요청한 내용, 결과가 나왔습니다.”


붉은색 막사 아이들의 행적에 관한 것이었다.


이 교수 :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아냈습니까?”


최 부장 : 장소는 알아냈는데······ 조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이 교수 : 장소라도 알려주시죠.


최 부장 : 동창리 시험장입니다.



이 소령이 물었다.


“미사일 시험장 말씀입니까?”


최 부장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시험장 갱도로 차량이 진입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 교수 : 그곳에 뭐가 있습니까?”


최 부장 : 미사일 시험장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건 없습니다.


이 교수 : 갱도 내에 있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최 부장 : 그럴 수도 있지만······. 아무튼 조사 중입니다.



이 교수가 수염을 쓸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분명히 뭔가 있습니다······. 그걸 알아내야 합니다······.”


이 교수의 굳은 표정을 보니 나까지 불안해졌다.


음침한 지하 갱도에서 북은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현재로선 미군 조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항구를 떠난 지 2시간이 지났다.


“저것이 부이돕니다.”


선장이 멀리 무인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최 부장이 모두에게 말했다.


“짐 챙겨요. 배를 갈아탈 겁니다.”


부이도의, 빽빽이 자란 원시림 우듬지 너머로 군함의 레이더와 안테나가 보였다.


우리가 옮겨탈 배는 해군 고속함이었다.


군함만큼 큰 배는 아니지만,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젊은 수병들이 승선을 도왔다.


최 부장과 이 소령, 해군 정 소령이 함교로 안내되고 나머지는 선실로 내려갔다.


수병들이 선실 침상을 정리하고 있었다.


선실은 비좁았다.


두 CIA 요원도 우리랑 같은 선실을 쓸 모양이었다.


둘 다 키가 컸고 복장은 가벼운 캐주얼 양복 차림이었다.



침상에 걸터앉은 내게 그들이 다가왔다.


둘 다 머리를 짧게 쳤는데 하나는 금발, 하나는 은발이었다.


비슷한 외모를 머리 색으로 구분하면 될 것 같았다.


능숙한 우리말로 금발 머리가 말했다.


“김지선씨 되시죠?”


그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재키 로이입니다. 앞으로 잭이라고 불러줘요.”


은발의 동료도 내게 손을 내밀었다.


“마틴 샌더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건너편 침상에 앉으며 잭이 물었다.


“거인들을 기르셨죠?”


‘길렀다’는 표현이 어색하게 들렸다.


그러나 맞는 말이었다.


아이들을 나는······, 사육했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리고······ 아이들 이야기라면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았다.



고개만 끄덕이는 내게 잭이 말했다.


“김지선씨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거인들을 찾아야 하니까.”


대꾸하기 싫었다.


그러나 내 생각만 할 게 아니었다.


나는 탐사대의 일원으로써 이 배에 승선한 것이다.


엄마랑 단둘이 살 때처럼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게다가 이 작전은 미국과 연합 작전이었다.


최 부장이 당부했었다.


“알아서 잘들 하시겠지만, 미군은 이 작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부탁합니다.”



나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찾고 싶어.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싶으니까.”


잭이 말했다.


“그들과 만나면 김지선씨가 첫 번째로 대화해줘요. 그들을 잘 아니까.”


나는 짧게 알았다고만 답했다.


탐사대가 나를 데려온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았다.


거인족을 잘 아는 사람.


어머니를 제외하고 거인족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 배에 승선한 것이다.



걱정이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그렇다 쳐도 거인들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게 없었다.


게다가 거인을 만났을 때,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할지도 알 수 없었다.


나를 거부할 수도 있었다.


아이들이 거인들에게, 나와 어머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었다.


저희에게 생명을 주고, 먹이고, 입히고, 보살펴주고, 병을 치료해준 고마운 존재가 아닌,


자신들을 복제해 지하에 가두고, 사육하고, 실험하고, 우리 목적을 위해 자신들을 괴롭힌 존재라고 이야기했을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으면 계획은 꼬일 것이었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나란 존재가 일을 더 망칠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이 없기만 바랄 뿐이었다.



배가 속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완전히 정지했다.


배가 멈추자 선체가 좌우로 흔들렸다.


수병이 내려와 최 부장과 이 소령, 이 교수를 데려갔다.


조금 있으려니 잭과 마틴까지 데려갔다.



해군 정 소령이 말했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인데 올라가 봅시다."



갑판에 올라선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100미터가량 측방에 거대한 군함 한 척이 정지해 있었다.


함교와 고물에 일본 국기가 걸려 있었다.


정 소령이 말했다.


“해상자위대 함정입니다.”



자위대 함정 갑판에 일본 수병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몇몇은 우리를 손가락질하며 웃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일본 군함을, 그것도 우리 배보다 두세 배는 큰 전투함을 마주하고 보니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리 배가 얼마나 작은지 알 것 같았다.



정 소령이 말했다.


“일본해역에 들어온 겁니다.”


일본해역이라는 말에 나는 걱정이 앞섰다.


“일본 군함이 우리를 잡아가려고 온 걸까?”


“그럴 리가요.”



정 소령이 함교를 쳐다보며 말했다.


“올라가 볼까요?”


“올라가도 돼요?”


그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이래뵈도 해군 장굡니다.”



함교는 사람들로 비좁았다.


잭이 무전기로 일본 군함과 교신 중이었다.


일본말이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일본어에 능숙한 이 교수가 즉석 통역해줬다.


“일본 군함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고 있어요.”


나는 의아했다.


“사전에 협의하고 왔겠죠?”


이 교수가 말했다.


“작전상 목적지는 비밀로 했을 겁니다.”



잭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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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P. 2> 2 - 7 21.11.08 40 0 11쪽
40 <EP. 2> 2 - 6 21.11.04 41 0 12쪽
39 <EP. 2> 2 - 5 21.11.01 43 0 11쪽
38 <EP. 2> 2 - 4 21.10.29 43 0 11쪽
37 <EP. 2> 2 - 3 21.10.28 49 0 12쪽
36 <EP. 2> 2 - 2 21.10.27 50 0 11쪽
» <EP. 2> 2 - 1 21.10.26 52 0 11쪽
34 <EP. 2> 1 - 6 21.10.25 51 0 12쪽
33 <EP. 2> 1 - 5 21.10.21 49 0 13쪽
32 <EP. 2> 1 - 4 21.10.20 53 0 12쪽
31 <EP. 2> 1 - 3 +2 21.10.19 57 0 12쪽
30 <EP. 2> 1 - 2 21.10.18 51 0 11쪽
29 <EP. 2> 1 - 1 +2 21.10.15 65 0 11쪽
28 <EP. 1> 5 - 7 +2 21.10.14 78 1 12쪽
27 <EP. 1> 5 - 6 +2 21.10.14 74 1 12쪽
26 <EP. 1> 5 - 5 21.10.13 64 1 15쪽
25 <EP. 1> 5 - 4 21.10.13 66 1 15쪽
24 <EP. 1> 5 - 3 21.10.12 69 1 14쪽
23 <EP. 1> 5 - 2 21.10.12 71 1 11쪽
22 <EP. 1> 5 - 1 21.10.12 64 1 11쪽
21 <EP. 1> 4 - 7 21.10.12 64 1 13쪽
20 <EP. 1> 4 - 6 21.10.12 62 1 12쪽
19 <EP. 1> 4 - 5 21.10.12 63 1 11쪽
18 <EP. 1> 4 - 4 21.10.12 66 1 12쪽
17 <EP. 1> 4 - 3 21.10.12 62 1 11쪽
16 <EP. 1> 4 - 2 21.10.12 67 1 11쪽
15 <EP. 1> 4 - 1 21.10.12 65 1 15쪽
14 <EP. 1> 3 - 6 21.10.12 64 1 16쪽
13 <EP. 1> 3 - 5 21.10.12 6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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