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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님의 서재입니다.

칼란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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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river
작품등록일 :
2021.10.12 00:11
최근연재일 :
2021.11.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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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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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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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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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 2> 1 - 4

DUMMY

이 교수가 말했다.


“김 여사님이 증언하기를, 마봉산의 폐가는 둘째들의 집결지라고 했어요. 여러 종의 둘째가 모이기 때문에 충돌을 피하려고 서로 조심한다고 했어요.”


나 : 추정한 거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이 교수 : 김 여사님 추정은 훌륭합니다.



나는 최 부장에게 물었다.


“이것이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이윤가요?”


최 부장 :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미군이 철수를 서두른 원인인 건 분명합니다.


이 소령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아프간에 괴물들이 나타난 시기와 우리 남해안에 둘째들이 나타난 시기가 겹치는군요.”


이 소령 말은 우리 모녀가 아프간 둘째들과 내통이라도 한다는 투였다.


이 소령을 향한 내 감정은 점점 나빠져 갔다.


내가 비록 불법은 저질렀지만, 이 녀석은······ 새파랗게 젊은 녀석이······.


그러나 참아야 했다.


내 기분을 알아차린 듯 이 교수가 말했다.


“그곳과 이곳 둘째들은 서로 연관이 없어요. 복제된 시기, 성장한 시기가 비슷한 것뿐이에요.”



나는 다시 최 부장에게 물었다.


“그런데······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거하고 여러분이 나를 찾아온 거하고 상관이 있나요?”


“마봉산의 영상이 미군에도 넘어갔습니다.”


그들 의도가 짐작이 갔다.


나는 모른 척 물었다.


“그런데요?”


이 교수 : 영상 속에 이유가 있잖습니까······.



나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설마······ 아이들을 찾아서 괴물들과 싸우게 하려는 건 아니죠?”


최 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이들을 싸움에 끌어들이려는 건 아닙니다.”


이 교수 : 영상에 노우라는 거인족이 나오더군요.


내가 짐작한 대로였다.



이 교수가 말했다.


“바트라는 둘째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더군요. 그런데 노우라는 거인족······ 바트를 압도하더군요······.”


여전히 조심스러운 말투로 최 부장이 말했다.


“김 여사님 증언에 따르면 노우는 평소 얌전한 아이였잖습니까······?”



그랬었다.


최 부장 말대로 노우는 평소 착한 아이였다.


계집아이처럼 순하고 조심성도 많은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그렇게 돌변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었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노우의 눈······.”



나는 바트와 노우가 싸우던 일을 떠올렸다.


싸우기 전, 노우에겐 한 가지 작은 변화가 있었다.


파랗게 변한 노우의 눈동자.


녀석의 눈이 푸른빛으로 발광할 때 어머니는 겁에 질린 것 같았었다.


몸을 떨며 바트에게 피하라고 소리쳤었다.


노우의 푸른 눈동자는 녀석에게 일어날 변화의 조짐이었을까?


눈이 푸르게 변함으로써 노우는 다른 존재로 변한 것일까?


몽둥이를 손에 쥐면 괴물로 변하는 둘째들처럼?



이상했다.


노우에겐 외부의 접촉이나 자극 같은 건 없었다.


칼도, 갑옷도, 녀석의 눈빛이 변하기 전에, 그리고 후에 입었었다.


감정적인 자극이 녀석의 변화를 촉발했을까?


어머니의 배신, 샤말의 패배, 텐의 부상 같은 것들이 녀석의 몸속에 잠든 무언가를 일깨웠을까?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노우의 변화가 가져올 사건을 어머니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때, 또 하나의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나의 거인족 사내.


꿈속에 나타나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거인족 남자.


그 남자도 아름다운, 더없이 깊고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묻고 싶었다.


노우랑 바트가 싸울 때. 노우 눈이 파랗게 됐을 때 어머니가 바트에게 피하라고 했던 이유를.


어머니는 여전히 멍한 표정을 하고 앉아 눈만 끔뻑거렸다.


그런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사람들 앞에서 그런 질문을 했다가는 근거 없는 기대감만 키울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교수가 물었다.


“방금 노우의 눈이라고 하셨는데······ 혹시 그것에 대해 하실 말씀 있습니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렸다.


말을 조심해야 했다.



최 부장이 말했다.


“거인족이 그렇게 강한 존재라면 미군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나 : 미군······이라고 하셨나요?


최 부장 : 영상을 보고 미군이 우리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


나는 의아했다.


미군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가 아닌가.


그런 군대가 둘째들 몇을 해결하지 못해 거인들에게 도움을 구하겠다니.



나는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 사람들의 꿍꿍이를 파헤치고 싶었다.


“미군이 그 정도였던가요? 미군이라면, 필요하면 미사일이든 원자폭탄이든 막 쏴서 이길 수 있지 않아요?”


최 부장이 사람들을 돌아보며 웃었다.


“원자폭탄이라니요······. 암튼, 그들을 공격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나 : 왜요?


최 부장 : 그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나 : 실체가 없다뇨? 여기 산 증인, 조 소령도 있고 정찰기에서 찍은 영상도 있잖아요. 북에 연구소도 있고.


최 부장 : ······.


이 사람들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것 같았다.



나는 계속 캐물었다.


나 : 중국산 헬기를 타고 다니니까 중국도 개입한 거지.


최 부장 : 미국산 헬기를 타고 다닌다고 모두 미군인가요?


나 : 미군도 답답하군요. 이유가 어떻든, 자기 나라 군인들이 당했는데 그렇게 손을 놓고 있다니.


이 교수 : 손을 놓은 게 아닙니다. 국제 문제란 그렇게 쉽게 판단하는 게 아닙니다.”


나 : 그런 소리 말아요. TV에서 보면 미군 특수부대가 어느 나라에 몰래 들어가 목표물만 제거하고 나오기도 하잖아요.



계속되는 내 질문에 최 부장은 종지부를 찍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김 여사님. 사실을 말씀드릴까요?”


"그래요.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


최 부장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미국은 자국 군대가 둘째들과 교전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있어요.”


"그게 감춰져요?"


사람들이 피식, 웃었다.


최 부장이 어린아이에게 설명하듯 말했다.


“김 여사님. 최강의 미군이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에게, 그것도 몇 되지도 않는 세력에게 연달아 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나 : 그래도 알려야지!


최 부장 : 음······. 게다가 이 시국에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여론이 들끓을 겁니다. 미군 소속도 알려지지 않은 게릴라에게 패해 아프간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나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이 교수가 말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 미군이 그곳에서 철수하는 이유가 분명해지게 됩니다.”


최 부장 : 철수를 정당화하려고 동원한 모든 정치적인 이유가 사라지겠죠.


이 교수 : 현 정부가 전복될지도 몰라요······.


마침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 교수가 말했다.


“그런 이유로 미군은 이 일을 비밀에 부치고 있어요. 공격에 나설 수도 없어요. 놈들 위치를 모르니까요.”


최 부장이 말했다.


“단순히 아프간만의 일이 아닙니다. 북과 중국이 개입했어요. 무턱대고 공격했다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어요.”



나는 이 교수에게 물었다.


“북측 연구시설에 대해 알고 싶어요. 알려줄 수 있어요?”


이 교수가 최 부장에게 눈으로 물었다.


최 부장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 교수가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평안북도 삼고개산입니다.”



야간에 촬영한 사진이었다.


커다란 운동장이 있고 운동장 가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둘째들이었다.


수가 많았다. 게다가 모두 어깨에 몽둥이를 들쳐 메고 있었다.



최 부장이 물었다.


“김 여사님 둘째들은 어디서 몽둥이를 구했죠?”


“동굴에서 발견했어요. 찾는 데 힘들었어요. 평소에 그것들은 꼭 나무막대기처럼 보이니까요.”


최 부장 : 그럼, 이 둘째들도 어딘가에서 몽둥이를 찾았겠군요.


이 교수 : 그런데 이 많은 둘째가 몽둥이를 가지고 있다는 건······.


최 부장 : 혹시 북에서 몽둥이를 복제한 게 아닐까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비록 과학에는 문외한이지만, 지금 인간의 기술로 몽둥이를 만들 수는 없을 거에요. 저걸 만들려면······.”


이 교수 : 만들려면?


나 : 마법 같은 힘이 필요할 거에요.


그렇게 말하고 보니 내 말이 우스웠다.


마법 같은 힘이라니.


그러나 사실이었다.


이 시대, 우리 기술로 둘째의 몽둥이를 만들 수는 없었다.


거인의 칼도, 갑옷도 마찬가지였다.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


집에 보관해둔 둘째의 몽둥이.


나는 최부장에게 물었다.


“우리 집에 둘째의 몽둥이가 있어요. 바트와 보바가 하나씩 가져왔으니 하나가 남았을 거에요,”


최 부장과 이 소령이 난감해하는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소령이 말했다.


“우리가 김 여사님 집을 인계받은 건 삼 주 전입니다.”


나 : 그런데요?


이 소령 : 그전에는 경찰에서 관리했습니다.


나는 이 소령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안 왔다.



이 교수가 말했다.


“군에서 이 사건을 접수한 것이 삼 주 전이라는 말입니다. 사건 발생 후 일주일간 경찰이 현장을 관리했어요. 단순 살인 사건 현장으로.”


나는 다급히 물었다.


“출입은 통제했겠죠?”


이 교수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 교수가 말했다.


“출입 금지는 해놨지만, 지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워낙 깊은 산속이잖습니까. 그런데······ 밤중에 누군가 집을 다녀갔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심문받을 때 나는 압박 수위를 더해가는 이 소령에게 말했었다.


“연구 자료는 지하실에 다 있어요. 그걸 보면 되잖아요.”


이 소령이 싸늘하게 말했다.


“연구 자료요? 지하실이 물에 잠겨서 다 날아갔어요!”


나 : 다 날아가다니?


이 소령 : 그래요. 다 날아갔어요. 침수랑 누전이 동시에 발생해서 전자기기는 다 고철 덩어리가 됐다고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40년 연구가 물거품이 되다니······.


그래서 이 사람들이 나와 안 교수만 붙잡고 매달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젠 둘째의 몽둥이마저 사라지다니.


불길한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나 : 해안동굴은 어떻게 됐어요? 설마······ 그곳은 잘 지켰겠지.


이 교수 : 그곳도 역시······ 무단출입이 있었답니다.


답답한 사람들······.



최 부장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김 여사님이 알아두셔야 할 게 있습니다. 김 여사님 집이랑 해안동굴에 무단 침입한 사람들······ 중국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최 부장 말에 따르면 일단의 사람들이 마봉산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들이 주민들을 고용해 폐가 주변과 동굴을 뒤졌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중국 사람들이 지뢰 탐지기 같은 걸 가지고 다니더랍니다. 그걸로 며칠 동안 땅을 뒤지더랍니다.”


이 교수 : 몽둥이에서 나오는 특정한 주파수를 찾아낸 것 같아요.


나는 이제야 이 소령이 한 말을 이해했다.


‘그때 이 교수에게 협조만 했어도······.’



어머니와 내가 40년 동안 지하실에 처박혀 거인들 복제에만 신경 쓰는 사이,


북에서는 거인들 복제와 성장은 물론, 둘째의 무기를 찾아내는 기계를 발명하고 둘째를 훈련시키는 일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령이 나를 비난하는 건 당연했다.



나는 이 교수에게 물었다.


“북이 둘째를 얼마나 복제했을까요?”


이 교수가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를 잘 봐요.”


사진 속 운동장 가에 여러 채의 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 교수 : 이 건물, 이 건물, 그리고 이 건물. 이 다섯 채의 건물은 군대의 막사처럼 보여요.


손이 떨려왔다.


막사라니.


그것도 다섯 채씩이나.



이 교수가 손가락을 옮겼다.


“막사 뒤편에 있는 건물들을 잘 봐요. 이 건물. 연구소에요. 연구소 옆에 있는 이 건물은 소각장처럼 보이고요.”


사진을 내려놓으며 이 교수가 말했다.


“이곳은 둘째들을 복제하고, 복제에 실패한 둘째들을 소각하고, 성장시키고, 훈련 시키는 곳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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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P. 2> 2 - 7 21.11.08 41 0 11쪽
40 <EP. 2> 2 - 6 21.11.04 43 0 12쪽
39 <EP. 2> 2 - 5 21.11.01 45 0 11쪽
38 <EP. 2> 2 - 4 21.10.29 44 0 11쪽
37 <EP. 2> 2 - 3 21.10.28 50 0 12쪽
36 <EP. 2> 2 - 2 21.10.27 52 0 11쪽
35 <EP. 2> 2 - 1 21.10.26 53 0 11쪽
34 <EP. 2> 1 - 6 21.10.25 53 0 12쪽
33 <EP. 2> 1 - 5 21.10.21 51 0 13쪽
» <EP. 2> 1 - 4 21.10.20 55 0 12쪽
31 <EP. 2> 1 - 3 +2 21.10.19 58 0 12쪽
30 <EP. 2> 1 - 2 21.10.18 53 0 11쪽
29 <EP. 2> 1 - 1 +2 21.10.15 67 0 11쪽
28 <EP. 1> 5 - 7 +2 21.10.14 79 1 12쪽
27 <EP. 1> 5 - 6 +2 21.10.14 75 1 12쪽
26 <EP. 1> 5 - 5 21.10.13 66 1 15쪽
25 <EP. 1> 5 - 4 21.10.13 67 1 15쪽
24 <EP. 1> 5 - 3 21.10.12 70 1 14쪽
23 <EP. 1> 5 - 2 21.10.12 73 1 11쪽
22 <EP. 1> 5 - 1 21.10.12 66 1 11쪽
21 <EP. 1> 4 - 7 21.10.12 64 1 13쪽
20 <EP. 1> 4 - 6 21.10.12 64 1 12쪽
19 <EP. 1> 4 - 5 21.10.12 64 1 11쪽
18 <EP. 1> 4 - 4 21.10.12 68 1 12쪽
17 <EP. 1> 4 - 3 21.10.12 64 1 11쪽
16 <EP. 1> 4 - 2 21.10.12 68 1 11쪽
15 <EP. 1> 4 - 1 21.10.12 66 1 15쪽
14 <EP. 1> 3 - 6 21.10.12 65 1 16쪽
13 <EP. 1> 3 - 5 21.10.12 6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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