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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님의 서재입니다.

칼란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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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river
작품등록일 :
2021.10.12 00:11
최근연재일 :
2021.11.08 17:0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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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
추천수 :
24
글자수 :
228,594

작성
21.10.12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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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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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EP. 1> 3 - 5

DUMMY

아무리 전장에서 죽은 시신이라 해도 유골에 상흔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상흔이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전신에 흩어져 있었다.


온몸이 칼과 창에 난자질당한 것 같았다.



우리는 이렇게 상상했다.


상흔의 일부는 적이 거인족을 쓰러뜨리기 위해, 나머지 상흔은 거인족이 쓰러진 후에 생긴 것이다.


분노와 복수심에 눈먼 적들은 거인족의 몸뚱이가 땅에 쓰러지기 무섭게 달려들어 소나기 같은 칼질을 퍼부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하나의 주검에 이렇게 많은 상흔이 새겨질 일은 없었다.



다음에 살펴본 건 둘째의 유골이었다.


한편 놀랍고 한편 의아스러웠다.


거인족 유골에 비해 둘째의 유골은 말끔했다.


흉부를 뚫고 들어간 한두 곳의 치명상 외에 둘째의 유골에 더 이상 상흔은 없었다.


흉부의 상흔이 둘째에게 치명상이 된 것이다.



치명상을 제공한 무기도 발견됐다.


유골들 사이에서 두 동강 난 칼이 출토됐다.


돌칼이었다.


부러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길이 2미터가 훌쩍 넘는, 몸체와 손잡이가 하나로 된 거대한 칼이었다.


아무리 힘센 인간이라도 이렇게 큰 칼을 무기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손이 작아 칼을 쥘 수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은 인간의 유골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조사가 쉬웠다. 아니, 조사할 필요도 없었다.


유골 대부분이 두 동강 나 있었기 때문이다.


팔과 다리, 목뼈는 물론이고 빗장뼈, 어깨뼈, 척추 같은 부위가 예리한 것에 의해 완전히 절단돼 있었다.


즉, 인간들은 단 한 번의 무지막지한 칼질에 목숨이 결딴난 것이다.



그나마 인간 유골에 상흔이 남은 건 두상이었다.


단칼에 두 동강 내기에는, 두개골은 너무 단단하고 속이 꽉 찬 뼈 덩어리였다.


두개골의 상흔도 모두 엇비슷했다.


그들 모두 한 가지 무기에 죽임을 당했다는 뜻이었다.


한 가지 무기란, 돌칼이었다.



지금까지 나온 증거만으로도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했다.


인간과 둘째의 유골에 남은 상흔은 같은 무기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돌칼의 주인은?



우리는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싶었다.


어느 종이 같은 편이고 누가 적대관계였는지 알고 싶었다.


그걸 밝혀내면 어느 종이 옳은 편이고 나쁜 편이었는지 자연스레 밝혀질 것이었다.



인간이 돌칼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인간이 사용하기에 돌칼은 너무 크고 무거웠다.


우리는 두 종의 거인 유골에 돌칼을 맞춰 보기로 했다.


(우리는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먼저 거인족이었다.


손에 딱 들어맞았다.


모든 거인족에게 맞춰 봐도 결과는 같았다.


다음은 둘째였다.


둘째의 손에 돌칼은 맞지 않았다.


돌칼을 쥐기에 둘째의 손은 너무 뭉툭했다.



이것으로 모든 것은 밝혀졌다.


돌칼은 거인족의 무기였다.


인간과 둘째는 돌칼에 죽임을 당했다.


둘은 연합 세력이었으므로 그들은 거인족과 적대관계였음이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둘째는 어떤 무기를 사용했을까?


나는 그날 밤을 떠올렸다.


둘째들의 무기는 커다란 몽둥이였다.


수천 년 전에도 놈들은 같은 무기를 사용했을까?



나는 다시 그 밤을 회고했다.


둘째의 무기는 평소에는 평범한 막대기였다.


둘째의 손이 닿자 비로소 그것은 대단한 위력을 가진, 주인의 전투력까지 배가시키는 무서운 무기로 변신했다.


수천 년 전에도 둘째의 무기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둘째의 그 대단한 무기는 다른 많은 나뭇가지나 비슷한 형태를 한 물건들에 뒤섞여 조용히 잠들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의문이 남았다.


과연 어느 쪽이 좋은 편이고 어느 쪽이 나쁜 편이었을까.


그 질문의 답은 어렵지 않았다.


생각할 것도 없었다.


둘째는 인간을 먹는 존재다.


그런 존재가 좋은 편일 수 있을까?


혹시 수천 년 전에는 둘째의 식성이 지금과 달랐을까?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타고난 식성을 바꾸지는 않는다.


놈들은 그때도 인간을 먹는, 사악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존재였을까?


이 질문 역시 쉬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 존재와 손잡은 인간이 좋은 본성을 지닐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전쟁의 승리만을 위해 악마와 손을 잡은 것이다.



유골은 계속 출토됐다.


이미 발굴된 유골도 수 백기에 달했다.


머지않아 유골을 놓을 공간이 부족해졌다.


거인족과 둘째의 유골은 수가 적어 별문제 없었다. 문제는 인간 유골이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유골의 숫자만 놓고 보면 거인족은 타고난 전사였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수십 배, 아니 수백 배나 많은 적과 전투를 벌였다.


벌떼처럼 밀려드는 인간들을 상대하기에도 벅찬 마당에 공중에서 날아오는 둘째들은 거인족에게 많은 난관을 선사했을 것이다.



어머니와 나는 거인족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다.


그들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살아생전 그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보고 싶었다.


거인족의 유골에 살과 뼈를 붙이고 두개골을 앉히는 상상을 했다.


그럴수록 그들을 향한 호기심은 더해만 갔다.


일종의 경외감까지 일었다.



그들에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이 고귀한 종족은 이곳 해안까지 찾아와 인간과 둘째의 연합군에게 죽임을 당해야 했을까.


그들에 대해 알고 싶었다.


가능하면 모든 것을······.



바야흐로 폐기물의 산은 바닥을 드러내 갔다.


이제 조금만 더 파 내려가면 산을 옮기는 우리의 역사(役事)도 막을 내릴 것이었다.


우리는 그때까지도 거인족의 두상을 발굴할지 모른다는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


내 호미 끝에 딱딱한 물체가 부딪쳤다.


나는 또 하나의 석재 투구가 나왔겠거니 했다.


그런데 주변을 파고들다 보니 투구치고는 부피가 너무 컸다.


호미 끝에 닿는 느낌도 달랐다.


표면이 매끄러우면서도 미세하게 연마한 패턴이 느껴졌다.


어머니가 달려왔고 우리는 조심스레 투구 주변의 흙을 치워냈다.



처음 보는 형태의, 거대한 투구였다.


위쪽은 뾰족하고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원뿔형이었다.


투구 안면부(顔面部)에 T자 모양 홈이 파여 있었다.


눈과 코, 입을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그 T자 홈 안쪽에서 휑한 시선이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인족의 두상이었다.



우리는 신중하게 투구의 아래쪽을 파 내려갔다.


두개골과 연결된 목이 나왔다.


목 아래쪽을 더 파 내려가자 차례로 유골의 몸뚱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전히 보존된 거인족 병사의 유골이었다.


어머니와 나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두 손을 높이 들고 외쳐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병사의 유골을, 옛 전우들 곁으로 옮겼다.


병사 앞에 우리는 공손히 앉았다.


양쪽에서 투구를 잡고 조심스레 벗겼다.


수천 년간, 자신의 투구 속에 갇혀 있던 거인족 병사가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다른 부위처럼 거인족 두상은 인간의 그것과 흡사했다.


아니, 크기만 다를 뿐 인간의 유골과 동일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모발이었다.


오랜 세월 변색하기는 했지만, 두상에 남은 거인족 모발은 은색이었다.


어깨까지 흘러내릴 만큼 장발이었다.



이 유골은 유일하게 두상이 달려 있다는 점 외에도 여러 특별한 점이 있었다.


먼저, 이 유골은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갑옷은 정육면체 돌덩어리를 가죽끈 같은 것으로 엮은 형태였다.



또한, 이 유골은 칼을 가지고 있었다.


부러지지 않고 날만 조금 무뎌진, 온전한 형태의 칼이었다.


칼 재질도 갑옷과 동일한 종류 석재였다.



마지막, 이 거인족의 유골에는 상흔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무수한 칼날의 흔적으로 뒤덮인 전우들과 달리 이 유골은 두어 개의 상흔만을 가지고 있었다.


상흔은 함몰된 가슴뼈에 남아 있었다.


무언가 둔중한, 돌갑옷을 무력화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무기가 거인족의 가슴을 주저앉힌 것 같았다.

(둘째의 몽둥이였을 것이다.)



한 가지 의뭉스러운 점이 있었다.


이 유골은 왜 혼자 동떨어져 있을까.


전우들 곁에 누워있지 않고 외톨이처럼 왜 따로 잠들어 있을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인간 유골이든 거인 유골이든 모든 유골은 다른 장소에서 옮겨져 왔다.


거인들 유골은 유골 층의 상층부에서 집중적으로 발굴됐는데 그것은 생존자들(전쟁의 승리자들)이 거인 유골을 나중에 옮겨왔다는 뜻이다.



왜 그랬는지 이유도 추정할 수 있다.


전쟁이 끝나자 생존자들은 승리의 축제를 벌였을 것이다.


그 자리에 둘째도 참석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거인족 병사들의 시신이 옮겨져 왔다.


인간 병사 중 누군가 망나니를 자처하며 모두의 앞에 섰다.


망나니는 힘껏 칼을 휘둘렀고 거인족은 두 번째 죽음을 맞았다.


인간들은 머리가 달아난 거인족에게 달려들었다.


개떼처럼 달라붙어 갑옷을 벗기고 투구를 빼앗고 칼을 탈취했다.


거인족이 소지한 모든 것(인간이 사용하는 물건과는 많이 달랐을)이 전리품으로서 인간들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외톨이 거인족의 사연을 추정해보자.


이 유골은 누군가에 의해 가장 먼저 동굴에 옮겨져 왔다.


누군가 한 사람을 위해, 혹은 다른 목적이 있어 전장에서 제1번으로 빼돌려졌다.


여기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뜻하지 않은 이유로 이 대범한 도둑놈은 자신이 준비한 다음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도 없고 또, 알 필요도 없다.


지금도 그렇듯 인간이 저지르는 많은 일에는 교묘한 술수와 예기치 못한 실수가 뒤따르는 법이니까.



발굴 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동굴의 비밀은 완전히 드러났고 폐기물의 산은 더는 우리에게 특별한 것을 제공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또 하나의 특별한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유물이나 유골의 발굴은 아니었다.


그것은 둘째의 유골 가슴 부위에 이물질처럼 교묘히 숨어 있었다.



목걸이였다.


크기는 내 손바닥만 했다.


청동 재질이었으며 상부에는 끈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었다. (끈은 삭아 없어졌다.)


목걸이 앞뒷면에 문양이 양각돼 있었다.


물로 닦아 보니 사람 얼굴 문양이었다.


머리를 왕관처럼 틀어 올린 여자 얼굴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둘째가 목걸이를 차다니.


그것도 인간의 얼굴을 새긴 목걸이를.



언뜻 목걸이는 징표나 상징물 따위로 보였다.


부적처럼 보이기도 했다.


목걸이가 그런 것이라면, 다른 둘째들도 목걸이를 차고 있을 것이었다.


우리는 둘째들의 유골을 하나씩 다시 살펴봤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둘째의 몸에서도 목걸이가 나왔다.


둘째의 유골은 아홉 구가 발굴됐는데 그들 모두에게서 목걸이가 나왔다.


목걸이에 양각된 문양도 모두 같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인족 유골도 살펴봤다.


거인족 유골에서는 목걸이가 나오지 않았다.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당시는 청동이 귀한 시대였다.


동료의 주검에서 청동 갑주까지 벗겨간 족속들이 아니던가?


그런 욕심쟁이들이 청동 목걸이는 왜 손도 대지 않았을까.


혹시 목걸이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누군가의 명령이 있었을까?


목걸이를 가져가면 저주가 내린다는 경고가 있었던 것일까?


그때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갔다.


둘째와 인간은 같은 편이었다.


혹시······ 인간에게도?



우리는 인간의 유골을 살펴봤다.


인간에겐 목걸이가 없었다.


그러나 청동 갑옷 가슴 부위에서 문양이 발견됐다.


다섯 단으로 머리를 틀어 올린, 둘째의 목걸이에 양각된 여자와 동일 인물일 것이었다.



여자의 얼굴은 볼수록 기괴하고 섬뜩했다.


왕관을 쓴 듯 오 단으로 틀어 올린 머리,


둥그스름한 얼굴,


길게 늘어진 귀,


부릅뜬 두 눈,


함성을 지르듯 크게 벌어진 입.


얼핏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이나 괴물을 연상케 했다.



***


발굴 마지막 날, 우리는 배낭을 짊어지고 동굴을 찾았다.


배낭에는 우리가 정성 들여 준비한 제사 음식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유골 앞에 제사 음식을 차렸다.


향을 피워 동굴 안을 떠도는 귀신들을 불러 모았다.


제사 음식을 따로 놓지는 않았다.


비록 살아있을 때는 적이었지만, 넋이 된 지금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원한을 풀었으면 했다.


그러나 고백하건대,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기울인 건 거인족이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인간도 감히 둘째를 쓰러뜨릴 수 없다.


그런 존재를 거인족이 죽인 것이다.



우리는 거인족에게 깊은 경외심을 느꼈다.


그들이 우리의 보호자처럼 느껴졌다.


거인족이 살아있다면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라면 어떤 무서운 일이 닥쳐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이 살아 있다면······ 신으로 받들고 싶었다.



발굴 작업은 끝났다.


동굴을 드나든 지 칠백오십일일 째 되는 날이었다.


우리는 동굴을 폐쇄하기로 했다.


아직은 유물과 유골이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고양이 눈을 닮을 통로에 우리는 돌을 쌓고 흙을 채웠다.


그 누구도 이곳에 비밀의 통로가 숨어 있다는 것을, 거대한 바위벽 뒤쪽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는 것을,


그 공간에 인간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천 년의 또 다른 역사가, 그 역사의 증인인 유골들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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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P. 2> 2 - 7 21.11.08 41 0 11쪽
40 <EP. 2> 2 - 6 21.11.04 43 0 12쪽
39 <EP. 2> 2 - 5 21.11.01 44 0 11쪽
38 <EP. 2> 2 - 4 21.10.29 44 0 11쪽
37 <EP. 2> 2 - 3 21.10.28 50 0 12쪽
36 <EP. 2> 2 - 2 21.10.27 51 0 11쪽
35 <EP. 2> 2 - 1 21.10.26 53 0 11쪽
34 <EP. 2> 1 - 6 21.10.25 52 0 12쪽
33 <EP. 2> 1 - 5 21.10.21 51 0 13쪽
32 <EP. 2> 1 - 4 21.10.20 54 0 12쪽
31 <EP. 2> 1 - 3 +2 21.10.19 58 0 12쪽
30 <EP. 2> 1 - 2 21.10.18 53 0 11쪽
29 <EP. 2> 1 - 1 +2 21.10.15 67 0 11쪽
28 <EP. 1> 5 - 7 +2 21.10.14 79 1 12쪽
27 <EP. 1> 5 - 6 +2 21.10.14 75 1 12쪽
26 <EP. 1> 5 - 5 21.10.13 66 1 15쪽
25 <EP. 1> 5 - 4 21.10.13 67 1 15쪽
24 <EP. 1> 5 - 3 21.10.12 70 1 14쪽
23 <EP. 1> 5 - 2 21.10.12 73 1 11쪽
22 <EP. 1> 5 - 1 21.10.12 66 1 11쪽
21 <EP. 1> 4 - 7 21.10.12 64 1 13쪽
20 <EP. 1> 4 - 6 21.10.12 63 1 12쪽
19 <EP. 1> 4 - 5 21.10.12 64 1 11쪽
18 <EP. 1> 4 - 4 21.10.12 68 1 12쪽
17 <EP. 1> 4 - 3 21.10.12 64 1 11쪽
16 <EP. 1> 4 - 2 21.10.12 68 1 11쪽
15 <EP. 1> 4 - 1 21.10.12 66 1 15쪽
14 <EP. 1> 3 - 6 21.10.12 65 1 16쪽
» <EP. 1> 3 - 5 21.10.12 6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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