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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치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답답함

이따금 댓글을 확인하면서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직 나이 탓에 세상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한 때문인지, 마치 자신이 알고 있는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그러면서 상대가 이야기 하는 내용이 엉터리인 양 매도하는 댓글을 보게 되면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답답함을 느낍니다.


저는 정치판에서 30년 좀 넘는 시간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이 있는 40대 이상]의 분들 중에서, 그  양반의 이름을 이야기 하면 최소 50%는 그 양반의 이름을 기억하는, 우리 정치판에서 중진급 이상의 무게를 지닌 정치인을 보스로 모시는 동시에 정치적 동반자 자격으로 정치판에서 살았었습니다.


그 덕분에 어떤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은 얕을지언정, 웬만한 분야에 관해서는 대충 껍데기 정도는 어떻게 생겼는지 거의 대부분 듣고 보는 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정치판을 사람 장사라고 이야기 합니다.


매일 하는 일이 사람을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업무였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대부분은, 정치 이야기가 아닌 일반 서민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그 사람의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지요.


그렇기에 정치판에 오래 생활하다가 보면, 깊이는 없지만 아주 폭넓게 세상을 아는 잡학박사가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부류의 인간 중 한 사람입니다.


제발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은 접어 두시기 부탁드립니다.


독자를 상대로 일일이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틀린 것을 보고 가만히 지켜보기에는 제 성격이 워낙 다혈질이라 그것도 어렵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틀린 것을 보고도 침묵할 수 있는 성격이었다면, 제가 정치판에 발을 디디지 않고 그냥 월급이나 받으면서 한 달을 살아가는 그런 월급 생활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냥 이 하나의 이야기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제가 검찰의 타깃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선거기간 중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소가 되어,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지요.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를 마친 후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되었습니다.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 기어이 고법에 항소를 했고, 고법에서 피고인 저와 다투던 결과 판사 재량으로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아무튼 그 재판에서도 판사는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 했습니다.


그날 판사님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당시 저는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소크라테스란 양반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말입니다. 솔직히 저는 검사의 기소에 불만이 참 많습니다. 또한 검사의 기소 내용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이 그렇다면, 소크라테스 그 양반의 말처럼 제가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대한민국의 현행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검사의 기소 내용이 비록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하나, 제 양심에 따른 행위였기에 만약 또 다시 저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이번과 같이 제 양심에 따라 똑 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판사님의 현명하신 판결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이것이 당시 제가 한 마지막 변론이었습니다.


아무튼 제 사건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 받게 해서, 제가 일체의 정치 행위를 하지 못하게 손발을 묶으려는 검찰 덕분에, 겨우 80만 원 짜리 벌금형 사건을  검사가 대법원에 상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역시 고등법원에서 선고한 그 판결을 인용하였고, 덕분에 당시 검찰이 불법이라고 지적했던 [신문기사의 링크를 공유한] 부분에 관해서는 무죄라는 판례를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당시 법률 분야의 한 신문에 기사로 나가기도 했던 사건입니다.


굳이 제가 왜 제 개인적인 일까지 언급하는가 하면, 저는 옳은 지적에 대해서는 수긍하는 편이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라는 믿음 하나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가 잘못 알고 있다고 공격하는 그것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게시판을 읽으시는 분은 거의 없으시겠지만, 댓글을 보면서 이따금 느끼는 답답함 때문에 여기에라도 넋두리를 해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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