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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41화(수정 전)

보스의 딸은 자신의 최대 장점인 민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복장을 착용 중이었다.

얇고 펑퍼짐한 녹색 원피스 안쪽에 가슴보호대, 손목보호대, 발목보호대, 순결보호대로 최소면적만을 가리고 있다.

나는 그것들을 붙잡았다.


우선은 손목보호대.

가장 앙탈이 심한 요정의 두 팔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요정도 눈치가 비상했다.

쏙.

젓가락처럼 가느다란 손가락을 모아서 몇 번 흔들었을 뿐인데, 양손이 손목보호대에서 거짓말처럼 빠져나갔다.


“흥!”


내게 코웃음 친 요정이 잽싸게 일어난다.

어쭈? 이년이 나를 도발해?


“그렇다면...!”

“꺄앗?!”


이번에는 발목보호대를 잡았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그녀의 오른발 발목에 채워진 그것을 꽉 움켜쥐었다.


콰당.

발목 잡힌 요정이 도로 자빠졌다.

하지만 그녀도 마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빡-!


“앜-!”


아직 자유로운 왼발로 내 머리를 걷어찼다. 얼마나 세게 찼던지 한 방에 코피가 터져버렸다.

하지만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덥석.

보스의 딸년 다리가 길어서 잡기 난해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잡으라고 먼저 대주니 고마울 따름.

나는 그녀의 왼발 발목보호대마저 붙잡았다.

제압 성공!


“아으으...”

“이젠 도망 못 친다!”


요정의 두 발목을 내 앞까지 끌어당겼다.

바닥에 엎어진 채로 질질 끌려오는 보스의 딸.

하지만 그녀의 다리는 학처럼 길었다. 그 탓에 제압했음에도 우리의 거리는 제법 됐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려면 얼굴부터 맞대라고 했다.

나는 양팔을 좌우로 쫙 벌렸다.

그녀의 다리도 벌어졌다.


“꺄앗?!”

“잘 들어. 내 질문에 순순히 답하면 순순히 죽여줄...”


쏙! 쏙!

이쯤 되면 사기가 아닐까?

이 여자는 옷 벗는 실력이 신기에 달했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유리구두를 벗은 요정의 맨발이 인체구조를 무시하고 발목보호대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반격!


“얍!”

“허읔?!”


퍽! 퍽!

요정이 두 맨발로 내 안면과 하복부를 각각 걷어찼다.

엔도르핀 덕분에 고통은 없었으나 끔찍한 충격이 내 보물 1호를 강타했다.

거리가 가까워지니 이런 약점이...

아찔해지는 정신.

그 틈에 요정이 일어서려 한다.


나도 이젠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오른손을 뻗었다.

아무거나 잡히길 기도하면서.


덥석.


그랬더니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도와줬다. 혼미한 정신 속에서도 완벽하게 무언가를 꽉 쥘 수 있었다.

나는 그대로 잡아당겼다.


“히익?! 아, 안돼~!”


보스의 딸년이 식겁하는 절규가 들려왔다.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드는 걸 느꼈다.

승기를 따냈음을 직감한 나는, 이 치열한 접전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왼손도 마저 뻗었다.

그리고 잡아당겼다.


찌이익-


얇고 부드러운 감촉으로 봐선 요정의 녹색 원피스.

우리의 접전으로 안 그래도 너덜너덜해졌던 옷은 마침내 종말을 고하며 완전히 찢어졌다.

일단은 실패.

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고 계속 진격했다.

그리고 또 잡아당겼다.


뚝- 스르륵.


하지만 이번에도 행운A가 똑바로 일하지 않았다. 무언가 뚝 끊기더니 아래로 거침없이 흘러내렸다.


나는 대체 뭘 잡은 거야?


“아으으으...”


보스의 딸이 신음 비슷한 소리로 끙끙거렸다.

방금까지 미친년처럼 날뛰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지금은 저항을 포기하고 새색시처럼 얌전해졌다.


나는 혼미해졌던 정신을 되돌렸다. 안개 낀 것처럼 뿌옇던 시야와 초점도 다시 잡혔다.

망할 년. 감정을 담아서 아주 힘껏 걷어차다니.

내가 친아버지를 눈앞에서 살해했으니 이해 못 할 건 아니다만.

우리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이제 포기했어?”


목 언저리부터 뾰족한 귀까지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요정의 두 눈에는 눈망울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이유는 대충 파악했다.

포장지를 벗겨낸 LCD 모니터가 보였다.

살짝 민망해진 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보, 보지 마세요...”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아우으으... 이 악마...”


순결보호대가 떨어지기 직전에 놓인 보스의 딸이 울분에 찬 새빨간 얼굴로 항복을 선언했다.

진즉에 이렇게 할 걸 그랬나?

그녀의 약점은 순결보호대였던 모양이다.

그렇단 말이지...


“우후후후!”

“히익?! 안, 안 돼요!”

“내가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하면 순결보호대는 안전할 것이다.”


댓글 3

  • 001. Lv.79 redsilve..

    18.08.20 23:29

    주인공의 신사력이 우주를 돌파하는군요!! ㅋㅋㅋㅋ

  • 002. Lv.40 Herb

    18.08.21 00:43

    이런걸 보지 못했다니!

  • 003. Lv.69 kk*****

    19.01.20 22:4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아 게이 야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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