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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살고싶은가 그럼 진화하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6.07.31 22:10
최근연재일 :
2017.06.08 22:15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679,906
추천수 :
15,209
글자수 :
1,259,486

작성
16.12.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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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1
추천
69
글자
18쪽

18장.

DUMMY

*4*


회강이 복귀한 가장 큰 이유는 영교 때문이다. 그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고, 처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경찰서로 가던 도중. 회강은 과거 이필성 사건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유의명 등과 상의를 한 끝에 계획을 수정하게 된다.


-영교가 명동에 있다는 증거를 확보함과 동시에, 청렴한 경찰들만 엄선해서 일을 벌여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기에, 어두운 쪽에 대해 잘 알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김산수가 경찰들을 알아보기로 했으며, 유의명등이 명동 부근을 회강이 돌아다녀도 위화감이 없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 결과, 유의명이 한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는 야생! 오로지 야생을 즐긴다! 라는 먹방 프로그램이 이번에 남산에서 두 달 동안 방송 녹화 계획이 있답니다. 그 프로그램 PD가 유명해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랍니다.-


이에 회강은 일부러 유명해에게 요청을 해서,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원래는 영교를 압박함과 동시에 녹화가 전후에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밤에 찾아갈 곳을 미리 정하려고 했으나, 생각외의 복병이 나타나면서 그는 현재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회강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냥 간단히 먹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나? 분명히 유의명씨가 쉽다고 했는데...’

그는 떨리는 눈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산 낙지부터 채소들을 생으로 먹는다는 건 들어봤어도, 그는 간을 생으로 먹는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기생충 검사까지 마쳤다지만, 회강은 선뜻 손을 대지 못한다.

보면 볼수록 인간의 간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인간의 피나 신체를 먹는 영교가 근처에 있는데...’

그의 머릿속으로 영교의 본거지에서 보았던 인간의 장기들이 떠올랐다.

“우욱.”

결국엔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하자, 옆에서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호호. 회강씨가 먹는 거에 약하시네요. 최고급 생간을 두고 헛구역질이라니. 싸울 때는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잘만 죽이고 다니시면서.”

그녀의 말에 회강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회강의 눈동자가 왼쪽으로 향한다.

거기엔 자신의 앞에 놓인 생간을 맛있게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 조성미가 있었다.

‘저 사람은 왜 또 여기에 나와.’

최변인이 자숙을 시작하자, 이때다 싶었는지, 여러 동정표를 얻으며 광고만 찍어대던 조성미가 제대로 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회강이 신청한 다음 날 이 여자도 이번 특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선 김대식 회장에게 떼를 써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오늘 첫 방송 녹화 날부터 회강이 머뭇거리거나 말실수를 할 때마다 꼬치꼬치 다져가며 그의 신경을 긁고 있었다.

유의명이 영교에 소속된 사람이 아닌가라는 헛생각까지 들 정도로 회강은 그가 많이 원망스러웠다.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그사이, 회강이 조성미만 바라보고 있자, 그녀와 그 사이로 국민 MC로 유명한 유성호가 끼어든다.

“하하하. 회강님의 의외에 모습에 조성미님이 살짝 과하게 반응을 하시네요. 조성미님은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약간 모르신 것 같아서 그런 말을 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은 모든 음식을 생으로 먹으면 어떨까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이런 내가 화가 났다고 오해하셨구나.’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 MC와 얼어붙은 스태프들의 모습에 회강은 억지미소를 지었다.

‘괜한 문제는 일으키지 말아야지.’

그가 미소와 함께 시선을 음식으로 돌리자, 이곳저곳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MC가 그의 옆에 다가와서, 생간을 가리킨다.

“확실히 처음에는 다들 거부감이 있을 겁니다. 피까지 나오니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하지만, 딱 한 조각. 그 한 조각만 먹어보시면...”

그의 말에 회강이 손을 뻗어보지만, 계속되는 MC의 수다에 타이밍을 못 잡고 주춤거렸다. 그것을 무서워서 그런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귓가에 주변 연예인들의 응원 소리가 들려왔다.

“회강님 힘내세요.”

“당신도 생간의 맛에 빠져들 겁니다.”

“무서워도 용기를 내세요.”

‘아니... 그게 아니라. MC가...’

그때, MC가 그의 손을 잡고 생간에다 유도했다.

“자. 겁먹지 마세요. 여자애도 아니고 늑대들을 때려잡던 손으로 왜 생간을 잡지 못하시는 겁니까. 자, 이 프로그램에 자원하신 회강님! 용기를 내세요.”

‘아니 나는 당신 때문이라고... 이래서 예능이 힘들구나... 하던 사람들만 계속 나오는 이유를 알겠다.’

도무지 말한 타이밍이 없이 주변에서 계속 끼어들어서, 회강은 싸움할 때보다 더 빠르게 정신력이 소모됨을 느꼈다.

‘이래서 송충이는 솔잎을-’

“어허, 이렇게 말해도. 안 되겠다. 자 아~”

회강의 손이 움직이지 않자. MC가 직접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생간을 집어 그의 입에다 가져다 댄다.

이때 조성미가 끼어들어 손을 뻗었다.

“얍!”

철썩.

MC의 손을 밀어버리는 바람에, 생간과 회강이 입맞춤을 하게 된다. 그 뒤 입가가 빨갛게 물든 회강의 모습에, 모두 입가가 씰룩였다. 잠시 뒤.

“우하하하하.”

“하하하하.”

참지 못하고 사람들의 웃기 시작하면서, 장내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지나가며 보고 있던 일반인들도 웃는 모습에, 회강은 화가 나도 티를 내지 못하고 같이 웃었다.

그러다가 입술에 달라붙은 핏물이 회강의 입안으로 스며들었다.

회강은 웃는 얼굴을 한 채 굳어버렸다.

‘이건, 인간의 피 맛이야.’

전투 중에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내가 피 맛을 모를 리 없다는 걸 알 텐데... 방송국 직원의 장난이기엔 너무 심하고... 그렇다면 영교가 이 안에 있다는 뜻이다.’

회강은 진심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내게 도발을 걸다니. 아직도 근처에서 이곳을 보고 있겠지? 그렇다면.’

그는 갑자기 배를 움켜잡았다.

-배가 아파서 그런데, 잠시 빠지겠습니다.-

그러자 웃고 있던 MC와 연예인들이 자지러진다.

“하하. 당연히 갔다 오셔야지요. 하지만 생간은 무조건 드셔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회피하시면 푸흣.”

끝까지 자신의 행동을 오해하고 있는 MC를 보며 회강은 어색한 미소를 보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예. 쾌변하고 오세요.”

그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뒤로 한 채 화장실이 있는 건물을 향해 달려간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그는, 유의명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정을 알렸다. 동시에 다시 연락이 닿은 오철동을 비롯한 대원들도 부르는 그였다.

‘그들이 오는 동안, 여기로 PD와 MC를 불러야겠어. 다들 남자니까. 신체 곳곳을 확인할 수 있겠지. 영교 유무를 확인한 다음,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시간을 벌어야 해.’

그는 PD에게 메시지를 작성한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으니, 와주시겠어요.-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화장지가 없으신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직접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혹시 생간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드시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마시고 오세요.-

-다른 이유 때문이니 꼭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제발 와주세요.-

그의 메시지에 잠시 반응이 없다가, 장문의 메시지가 회강의 휴대폰으로 날아왔다.

-당신이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갑질은 하면 안 되지. 내가 당신보다 나이도 많고, 연륜도 높은 사람이야. 오늘 리액션도 제일 구린 사람이 어디서 사람보고 오라 가라야! 당장 복귀하지 않으면 무조건 잘리는 거니 알아서 해.-

MC와 주변 연예인들로도 부족해, 이제는 PD마저 그의 행동과 말에 오해하고 있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가 멍하니 메시지를 보다가, 갑자기 회강이 자신의 고개를 홱홱 돌린다.

‘이거 혹시 몰래카메라냐?’

그러나 그의 발달한 시력으로도 렌즈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 미치겠네. 섣불리 바깥에서 PD에게 귓속말했다가, 그 사람이 영교라면 그것도 문젠데...’

회강이 맹렬하게 머리를 굴려봤지만, 고작 사 년 정도의 기억밖에는 없어서인지 몰라도 좋은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그의 귓가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나. 자기보다 힘이 센 연예인이 꼬장 부리면 꼭 나를 보내더라.”

‘신입이라 불리던 FD다. 이름이 권오윤이었던가?’

평범하게 생긴 그의 모습을 떠올리는 와중에,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모르니, 싸울 준비 해놓자.’

주먹도끼를 잡은 그가 소리가 가까워지자, 더욱 세게 움켜잡으며 치켜든다.

“저기요. 회강님? 계세요? 계시면 두드려주시겠어요?”

그의 말에 회강은 왼손을 문으로 가져다 대다가 멈춘다.

‘가만, 굳이 내 위치를 알릴 필요 없이 바로 나가면 되잖아.’

회강은 멈췄던 손을 다시 뻗었다.

벌컥.

쿵.

“으아악. 깜짝이야.”

고리를 풀자마자, 발로 문을 박차고 나오는 회강의 모습에 권오윤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심장 부근에 손을 얹은 권오윤 소리쳤다.

“놀랐잖아요.”

-죄송합니다.-

회강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펴자, 권오윤의 표정이 누그러진다.

그가 몸을 일으켜서 먼지를 털기 시작한다.

“다음부턴 저에겐 그런 장난 하지 마세요. 제 아버지가 심장질환이- 헉. 왜. 왜요.”

그가 갑자기 다가온 회강을 보며 한 걸음 물러서려 했다.

그러나, 회강이 그의 양손을 잡으면서 그의 시도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일단 이자가 영교인지부터 확인해야 해.’

회강이 얼굴을 들이밀며, 오른손으로 턱을 잡자. 그가 기겁한다.

“저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 성희롱으로 신고. 읍읍.”

그러나 그는 말을 하지 못하고 회강에게 턱을 잡힌다.



십분 뒤.

권오윤이 거의 헐벗은 상태로 눈물을 흘렸다.

“흑흑. 아버지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오로지 나만의 히라카짱에게만 보여주는데. 이럴 수가...”

그의 절망 어린 목소리가 회강에게 들려왔지만, 회강은 밝은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깨끗하군. 이자를 이용하면 충분히 놈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후후.”

“헉. 안돼요. 저는 오직...”

회강은 두 손으로 아래를 가린 그에게 미소 지으며 다가갔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회강은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권오윤이 기절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회강이 받아줬기 때문에, 머리나 다른 신체는 다치지 않았다. 쓰러진 권오윤을 보며 회강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이상한 건가? 왜 자꾸 예상과는 다른 반응들이 나오는 거야?’

그는 난감한 얼굴로 상체를 숙였다.

‘일단 몸이라도 가리고 깨우자. 보기 흉하다.’

회강이 내려간 속옷을 올리려는 순간, 그의 앞에서 한 여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회강오빠. 저 오늘 해외에서 돌아왔-”

서장미의 동그라진 눈과 회강의 눈이 마주쳤다.

“어떻게... 오빠가. 미워!”

서장미의 눈가가 반짝거리더니, 몸을 돌리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회강은 다급히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장므야. 장므야 오해야. 오해.”

둘의 모습이 사라지고, 화장실 주변은 적막으로 가득 찼다.


*5*


한 시간 뒤.

경찰들이 나타나 녹화 현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다양한 복장의 경찰 관련 인원들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회강은 서장미와 유의명 그리고 오철동 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회강은 떨리는 눈과 함께 메시지를 입력했다.

-그러니까. 그때처럼 하면 안 된다는 겁니까?-

그의 메시지에 철동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때 당시에는 워낙 급박하고 위중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런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충분히 수긍하고 이해할 수 있고요. 하지만, 저들은 일반인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이들이라고요.”

“그릇군요...”

회강이 힘없이 고개를 수그리자, 옆에 있던 서장미가 끼어든다.

“우리 오빠가 기억이 사 년 정도밖에 온전치 않다는 건, 다들 아시잖아요.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십 분이나 잔소리했으니 다음부터는 무작정 사람들을 벗기거나 강요하지 않겠죠.”

유의명이 회강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상황이 급박하거나 위급하다고 판단한 경우 외에 상황에서도 너무 막 나가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싸움에서는 빠른 결단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 행동이 문제 되지 않겠지만, 이젠 수십의 사람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지 않으셨습니까. 아무래도 회강님에게 기본적인 사회 교육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회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어디서 그런 걸 배우죠?-

“그 방법에 대해서는 이분들 포함해서 회강님의 일행분들과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러니-”

“범인을 찾았습니다.”

철민 대원이 달려오면서 한 말에 모두의 고개가 그에게로 향했다.

회강이 한 걸음 그에게 다가간다.

-그 사람이 누굽니까?-

“총 두 명인데, 소품 담당 스태프와 막내 작가였습니다. 근데 예상외로 그들은 영교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말에 서장미가 끼어들었다.

“그러면요? 혹시 몰래카메라라서 인간의 간과 피를 넣었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건 아니죠?”

“그건 아닙니다. 그들 얘기로는 누군가에게 돈과 함께 인간의 간과 피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방송에서 쓸 소품이 뭔 줄 알고 간과 피를 줘요. 말이 안 되잖아요.”

“그건, 저기 조성미라는 여자가 전날 스태프를 졸라서 알아낸 다음에 라디오에서 떠드는 바람에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답니다.”

그의 말에 회강을 비롯한 사람들 모두 날카로운 눈초리로 멀리서 웃고 있는 조성미를 바라봤다.

“제 친구도 검사한 거 맞죠?”

“네. 표식은 없었고, 변이된 인간의 피를 먹었을 경우, 생겨나는 여러 증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약은요?”

“마약이요? 그건 같이 피 검사할 때 드러나는 결과지에서 봤을 때는 최근 삼 년간은 하지 않은 거로 나왔습니다.

“그래요? 요즘 마약을 한 것처럼 성격이 들쭉날쭉해서 의심이 들었었는데, 다행이네요.”

-그러면 이 일을 벌인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미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저와 친했던 형사 동기가 다행히 이번 사건 수사담당이니 새로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에 회강이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던 유의명이 입을 연다.

“그러면, 그 장기 주인은 누군지 알아냈답니까? 요즘 실종신고를 하면 바로 유전자 등록도 같이하도록 해서, 금방 알 수 있을 텐데요.”

“그게, 변이된 유전자라서 감별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무리 못해서 일주일은 걸려야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철민아! 뭐해, 빨리 와서 도와줘라.”

이철민이 고개를 돌려 손을 흔들고는 회강을 바라본다.

“언제든지 불러주시면 달려오겠습니다. 특히 영교의 일은 무조건 불러주십시오. 간절한 제 부탁입니다.”

그의 뜨거운 눈빛과 시선을 마주친 회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밝은 미소를 지은 그가 멀어진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마웠어요.”

“다음엔 술 한잔합시다.”

각자의 인사를 들으며 철민은 떠나고, 회강에게 유의명이 칩을 하나 내민다.

-이게 뭡니까.-

“쥐돌이가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그의 말에 회강은 자그마한 칩을 받아든다.

“암호는 회강님이 아신다고 했습니다. 상어와 함께 돌아다니다가 입수한 정보라고...”

-알겠습니다. 오늘 녹화도 이대로 끝이라고 했으니, 경찰들이 가도 된다고 하면 바로 집으로 가서 봐야겠군요.-

“쥐돌이... 아니 그자는 위험한 자입니다. 곁에 두면 나중에 분명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의 말에 회강은 고개를 젓는다.

-그런 자들보다 훨씬 더 위험한 자들이 활개 치는 세상입니다. 저보고 지도자가 되셨다고 하셨지요. 과거에 사장으로 있었던 TS를 제가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이끌었나요? 유의명님도 이사 자리에 앉아있으니 아실 텐데요. 무작정 선한 척했다가는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곳이 세상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런 자들은 힘만 가지고 있다면 최소한 뒤통수치지 않는다는 것도요.-

회강의 눈을 피한 그가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가슴을 찌르는 말이군요. 이럴 때 보면 회강님이 기억을 잃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리고 그동안 병원에 찾아가지 못했던 일은... 정말 사죄드립니다. 어쩌면 회강님의 말처럼 그자보다 우리가 더 위험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생 도와줄 것처럼 말해놓고 무관심했으니...”

“죄송해요...”

두 사람의 축 늘어진 모습에 회강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는 귀를 쫑긋거리더니, 황급히 손을 거두고는 몸을 뒤로 날렸다.

“회강님 어디로- 헉. 저것은!”

회강이 이동한 곳으로 고개를 돌린 두 사람의 눈동자가 부릅떠진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땅바닥을 부수며 나타나는 거인의 팔뚝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를 돌아다니며, 주먹도끼로 올라오는 녀석들의 머리를 찍어대는 강회강이 보였다.

붙잡힌 사람이 있다면 바로 손가락들을 갈라버리고, 올라오는 데 성공한 거인들이 고함을 지르기도 전에 급소에다 돌멩이를 날려서 오그라들게 하는 모습은 판타지 영화 속 영웅의 모습이었다.

“저런 모습을 보면, 기억을 잃은 것 같지가 않은데...”

“그러게요. 예전에 동경하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꺅~”

갑자기 옆에서 여성의 비명이 들려오자,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간다.

거기엔 한 여인이 뚫고 올라온 거인의 손아귀에 잡혀 있었다.

서장미가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성미야~!”


작가의말

알고보니, 금이 아니라 골절이더군요. 모양이 예쁘게 부러져서 큰 수술은 필요 없다고 하셨습니다. 붓기가 빠지면 수술에 들어간다고 하네요. 

수술 날짜가 잡히면 그때 제대로 된 공지를 올릴 예정입니다. 그 전까진 들쭉날쭐 올리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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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23장 +7 17.03.11 1,399 41 17쪽
130 23장 +8 17.03.10 1,461 36 13쪽
129 23장 +7 17.03.09 1,451 37 12쪽
128 23장 +4 17.03.08 1,471 37 15쪽
127 23장. +5 17.03.07 1,589 37 14쪽
126 23장 +6 17.03.06 1,444 37 15쪽
125 22장. 울부짖다. +5 17.03.04 1,711 45 13쪽
124 22장 +5 17.03.03 1,525 40 14쪽
123 22장 +3 17.03.02 1,472 39 13쪽
122 22장 +4 17.03.01 1,604 38 14쪽
121 22장 +4 17.02.24 1,657 42 11쪽
120 22장 +2 17.02.21 1,568 43 10쪽
119 22장 +2 17.02.20 1,740 39 25쪽
118 22장 +3 17.02.16 1,713 48 13쪽
117 22장 +3 17.02.12 2,296 46 16쪽
116 22장 +4 17.02.07 1,830 44 14쪽
115 22장. +8 17.02.06 1,875 46 15쪽
114 21장 새로운 사실들. +4 17.01.31 2,026 53 10쪽
113 21장 +5 17.01.30 1,825 49 16쪽
112 21장 +4 17.01.27 1,898 50 14쪽
111 21장 +5 17.01.26 1,944 51 14쪽
110 21장 +4 17.01.25 1,951 53 12쪽
109 21장 +1 17.01.24 2,077 49 13쪽
108 21장 +5 17.01.23 1,986 53 18쪽
107 21장 +2 17.01.21 2,348 52 16쪽
106 21장 +4 17.01.20 2,108 48 11쪽
105 20장. 돌아오다. -2- +6 17.01.19 2,072 50 15쪽
104 20장 +2 17.01.18 2,124 58 16쪽
103 20장 +4 17.01.17 2,079 62 16쪽
102 20장 +4 17.01.16 2,225 57 14쪽
101 20장 +2 17.01.14 2,427 56 14쪽
100 20장 +7 17.01.13 2,248 64 13쪽
99 20장 +6 17.01.12 2,301 56 15쪽
98 19장 돌아오다. -1- +6 17.01.11 2,365 56 12쪽
97 19장 +4 17.01.10 2,350 66 17쪽
96 19장 +9 17.01.09 2,418 57 17쪽
95 19장 +4 17.01.07 2,504 57 19쪽
94 19장. +4 17.01.06 2,361 57 18쪽
93 19장 +7 17.01.05 2,364 65 16쪽
92 18장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4 17.01.04 2,406 60 11쪽
91 18장. +8 17.01.03 2,314 63 11쪽
90 18장 +6 17.01.02 2,482 57 16쪽
89 18장 +10 17.01.01 2,448 56 12쪽
» 18장. +6 16.12.27 2,712 69 18쪽
87 18장 +13 16.12.25 2,832 78 15쪽
86 17장. 각자만의 사정. +11 16.12.23 2,948 70 24쪽
85 17장 +5 16.12.21 2,731 73 19쪽
84 17장 +6 16.12.19 2,931 79 16쪽
83 17장 +2 16.12.16 3,024 84 22쪽
82 17장 +13 16.12.15 3,509 96 14쪽
81 16장 드디어. +6 16.12.09 3,248 85 21쪽
80 16장 +2 16.12.06 2,988 83 15쪽
79 16장 +3 16.12.05 2,942 84 15쪽
78 16장 +1 16.12.05 3,016 79 18쪽
77 15장 나와 같은 이들. +7 16.12.01 3,109 97 14쪽
76 15장 +3 16.11.30 3,016 97 16쪽
75 15장 +8 16.11.29 3,113 101 15쪽
74 15장 +6 16.11.28 3,340 8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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