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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살고싶은가 그럼 진화하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6.07.31 22:10
최근연재일 :
2017.06.08 22:15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679,884
추천수 :
15,209
글자수 :
1,259,486

작성
16.12.09 23:24
조회
3,247
추천
85
글자
21쪽

16장 드디어.

DUMMY

*7*


-진화 시즌2 시작까지 오 일 남았습니다.

-추가로 진화의 다섯 가지 주요 변화 중 하나를 적용하겠습니다.

-<2> 이제 핸드폰이 아니라도 진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조금씩 도입합니다. 심장이 약한 자들은 시야에 이상한 것이 나타나도 놀라지 마세요. 그게 정상입니다.


오늘 새벽에 회강의 일행은 그의 우려와는 달리, 한 명을 제외한 모두 다 접속했었다.

’다행이야. 게임이 여유를 준다고, 그것을 바로 날름 받아먹어선 안 된다.‘

그가 생각하기로는, 변이 억제 가능 시간은 죽을 뻔했던 회강의 쇼크사를 막아줄 정도로 효용 가치가 높은 소중한 자원이었다.


-이제 다시 자정 이후의 경제가 활성화된다.-

-기나긴 암흑기가 끝나고 여유가 넘치는 현대로 돌아오다.-

-드디어 주류 업계에 꽃이 피는가.-

-강요만 하던 진화, 드디어 인간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다.


’여유?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회강은 인터넷 기사에 써진 제목을 보고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선택을 기회는 무슨... 어떤 상황이 올지 알 수 없는데...‘

이 소중한 자원은 챙기면 챙길수록 안전하다. 현실에서도 돌발 미션이 부여되어 시간을 주기도 하지만, 게임에서 추가로 변이 억제 시간을 얻을 기회를 걷어찰 이유가 없었다.

’최소한의 지킴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접속해야 해. 그래야 살아남는 거다.‘

회강은 당장에라도, 자정 이후의 상계 활성화 및 경제 부활이라는 헛소리를 내뱉는 놈들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몸이 회복되더라도 나는 방송 쪽이나 언론에는 나가지 않겠어.;

차준엽에게 들어보니, 섬 쪽 조폭들도 정계에 인맥이 있었다. 재수 없으면 섬사람들과의 인연이 공개될 수 있었다.

‘괜히 나섰다가, 나를 구해준 섬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이미 한 번 당했기 때문에, 그는 두 번 다시 오지랖을 떨 생각은 절대로 없었다.

‘숨어다니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증거 수집을 하러-’

회강의 상념은 방안으로 뛰어들어온 차준엽에 의해서 끊긴다.

”회강님, 큰일 났습니다. 병원 쪽에서 우리 정체를 알았나 봅니다. 경찰 쪽 제 친구가 알려 준건데, 신상명세서가 쫙 뿌려져서 찾으라고 명했답니다. 영교 무리라고 병원에서 제보하는 바람에 수배령까지 내렸데요.“

‘음... 그동안 반응이 없어서, 포기한 줄 알았는데...’

그는 눈앞에 차준엽이 설치해준 눈동자 인식기를 응시했다.

-눈으로 그리십시오.-

메시지가 뜨자마자, 회강은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이필상씨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그게, 핸드폰을 버리고 신청해야 할 남연희 쪽이 연락되지 않는다고 잠시 보류한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 회강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납치된 걸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부터 TV에 일행의 얼굴이 나와서 조심하고 있는 거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머리를 굴리던 회강은 다시 눈동자를 움직였다.

-우리 쪽 증거를 공개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메시지를 읽은 차준엽의 얼굴이 난색을 보였다.

”그게... 저보다는 이필상이랑 남연희가 훨씬 잘 보관할 것 같아서 맡겼는데... 남연희는 연락이 안 되고, 이필상은 경찰에게서 도주하다가 잃어버렸답니다.“

그의 말에 회강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상황이 너무 안 좋아지는구나, 자칫 최변인에게 잡히지 않더라도, 오히려 내가 역으로 당할 수 있겠어.’

그 증거가 없다면, 그가 회복하고 돌아와도, 놈들이 회강이 자작극을 벌였다는 주장할 할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차준엽도 알았는지, 얼굴이 많이 굳어져 있었다.

”이필상씨가, 자신들뿐만 아니라, 회강님도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가지고 있던 메모리 카드를 복구해 보겠다고 합니다만, 장담하지 못한다고 죄송하다고 전해달랍니다.“

그의 말을 듣던 회강의 눈이 감겼다.

‘젠장, 일이 꼬여도 이렇게까지...’

결국, 그가 회복하더라도 남연희에 위치 및 신원 확보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니, 그전에라도 어떻게든 이곳으로 오게 해야 한다.’

이곳은 최변인도 모르는 곳이었다. 남들의 시선을 피해서 이곳으로 올 수만 있다면, 그가 회복하고 나서도 그들에게 좋은 은신처가 될 것이었다.

생각을 마친 회강은 눈을 뜬다.

-어떻게든 그녀에게 이곳으로 오라는 뜻을 전달해야 합니다. 물론 메일 말고 다른 수단으로 전달했으면 하는데요.-

”알겠습니다. 방법이야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근데... 그들을 데려오려면, 제일 안전한 방법이 제가 가져온 봉고차로 이동하는 건데...“

-차분하게 주변 정리만 해주시고 가시면 됩니다. 그쪽에서 연락 오는 대로 움직이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도 가능하면 이곳으로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건.-

너무 기뻐서일까? 차준엽이 바로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회강은 눈동자로 자신이 쓰던 글을 지운 다음 눈을 감았다.

‘그들은 쫓기고 있어서 안 된다고 하려고 했는데... 이필상이 알아서 하겠지.’

신중한 그라면 충분히 이곳으로 찾아오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거라고 믿는 회강이었다.

‘부디 모두 무사하길...’

회강이 간절히 비는 가운데, 열린 문틈 사이로, 눈이 녹아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보였다.



-진화 시즌2 시작까지 사 일 남았습니다.

-추가로 진화의 다섯 가지 주요 변화 중 하나를 적용하겠습니다.

-<3> 이제 당사자의 어휘 능력에 따라서 이리저리 달라서 헷갈렸던 게임 명칭들이 완전하게 통일합니다. 일례로, 현 시간부터 변이 억제 가능 시간 또는 일로 표기되었던 모든 것들을 [업]으로 표기합니다. 그리고 메인 미션 [교류]를 확산 난도 이상으로 도전해서 성공할 경우, [업]의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또한, 많은 보상을 받으신 분들은 지금부터 나눠서 전달할 예정이니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회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너무 놀랐다.

‘이건 뭐지.’

그의 시야 왼쪽 대각선 아랫부분에서 이상한 메시지를 발견한 것이다.


-26%-


이것은 그가 한쪽 눈을 감아도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는지, 차준엽도 그와 똑같은 짓을 하더니,

”혹시 회강님도 보이십니까? 이십육이요.“

그에게 물어봤다.

회강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예. 저도 보입니다. 이게 어제 말한 변화 중 하나인가 봅니다.-

그의 메시지에, 차준엽이 심각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 걸까요. 솔직히 저는 매우 두렵습니다... 이런 기술력을 지녔으면서, 왜 우리 인간들은 이 꼴이 되었는지...“

회강은 그의 말에 공감했다.

‘나도 무섭긴 마찬가지다.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놓고, 어째서 게임으로밖에 만들지 못한 것일까.’

하지만, 그는 생각을 더는 이어나갈 수 없었다. 차준엽의 오른손목에서 진동이 울린 것이다.

”응? 여보세요.“

[저기 차준엽씨?]

회강의 귓가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라 들려왔다.

‘남연희잖아.’

그도 알아들었는지,

”남연희! 너 이제까지 뭐했던 거야.“

핸드폰에다가 큰 목소리로 고함을 지른다.

[미안해요. 핸드폰은 만들지도 못했고, 바깥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광고를 보니 은신처 이야기가 나오던데, 거기로 다 모이기로 한 건가요?]

그녀의 말에 차준엽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아마도 그렇게 될 거야. 이필상도 완전히 따돌렸는지 확인한 다음에 연락 준다고 했어. 걔가 워낙 신중한 아이니 좋을 때 나에게 연락하겠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끼리는 이동하기가-]

”걱정하지 마, 내가 회강님과 몰래 이동하려고 불알친구 녀석 소유의 차를 빌려놨잖아.“

[아, 그 경찰이 되셨다는 분 말씀이군요. 이름이 이영이라고 했나요?]

그녀의 말에 차준엽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응, 그 순박하게 생긴 녀석 거지. 후후. 어쨌든 내가 거기로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시간만 정해. 그럼 그 시간 안에 무조건 내가 갈게.“

[그럼 밤에-]

”아. 이필상이 그러는데, 무조건 밤에 이동할 생각보다는 낮에 움직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주변을 잘 살펴보고 결정하라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자동차 추적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알았어요. 그럼, 좀 더 알아보고 연락드릴게요. 이만 끊어요.]

”오케이. 그럼 잘-. 성질도 급하기는. 헤헤. 회강님 다행히 남연희도 무사해요. 잘됐죠.“

그의 해맑은 얼굴을 바라보던 회강의 눈동자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증거도 무사한지, 물어보라고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몸에 잘 지니고 있을 거야. 악!’

갑자기 그의 머리에서 엄청난 고통이 몰아쳤다. 마치 긴주둥이늑대가 주둥이를 그의 머릿속에다 직접 집어넣어 씹고 있는 것 같은 고통에, 회강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다가 위로 올라가 버렸다.

회강의 눈에서 흰 눈자위만 보였는데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차준엽은 희희낙락하며 자기 일만 하기 바빴다.

”히히.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

그렇게 회강만이 느끼는 끔찍한 고통이 시작됐다.



-진화 시즌2 시작까지 삼 일 남았습니다.

-추가로 진화의 다섯 가지 주요 변화 중 하나를 적용하겠습니다.

-<4> 현실에서의 메인 미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선택 미션이지만, 두둑한 [업] 보상이 있을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한, 교감 요소 단계가 확산 이상인 자들은 특별한 보상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건 진화 시즌 2가 시작되면 바로 개인별로 메시지를 보내겠으니, 확인 즉시 보상을 확보하러 이동하세요.


회강은 떨리는 두 손으로 눈앞에 있는 양손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왼손이 멀쩡해졌어.’

”크흑.“

그의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고, 한참이나 흐느끼던 그가, 자신의 힘으로 휠체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준엽이 봤으면 같이 좋아했겠지...’

그러나, 차준엽은 기상예보로 인해서, 전날 미리 차를 타고 이동한 상태였다. 그동안 고통으로 인해서 고생하던 회강이 아침에 일어나서야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된 것이다.

그의 시선이 왼쪽 아래로 이동했다.


-56%-


‘얼마 남지 않았다.’

회강의 예상대로 보상으로 인해서 그의 전신이 완전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얼굴 근육까지 정상화 됐다면 좋았으련만...’

발음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전과 달리 입을 꾹 다물어진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서, 그가 침을 질질 흘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신 마비가 아니었다면, 말하는 연습도 했을 텐데... 그나저나, 오늘 내로 돌아오려나. 눈이 너무 많이 내리는데...’

회강은 자그마한 구멍 사이로 보이는 바깥 전경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

아직 근육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차준엽이 회강의 안전을 위해서 밖에다 물건은 많이 쌓아놓는 바람에, 그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연락할 수단이 없으니... 미치겠군...’

아쉬움 마음을 삼키며 부들거리는 양손으로 휠체어를 움직인 회강은, 구석에 있던 먹다 남은 과자 봉지를 집어 들었다.

‘이거라도 먹어야겠네...’

회강의 왼손이 위태롭게 떨렸지만, 그의 허벅지 위에다 올려놓는 걸 성공한다. 그는 왼손으로 과자를 먹기 시작한다.

꽈득. 까드득.

이윽고, 회강은 빈 봉지를 탈탈 털어본다.

‘힘이 돌아오긴 하는데, 뭔가 아쉽다.’

그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그가 먹을 만한 식량이 하나도 없었다. 차준엽이 평소 행실과는 달리 깔끔한 성격이라서 낭비되는 재료는 단 하나도 없이 요리하곤 했다. 그것이 약간의 독이 되어 회강에게 되돌아온 것이다.

‘그냥 기어서 저곳으로 가야 하나.’

지하 창고로 내려가는 계단을 바라보던 회강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진다.

”윽.“

‘다시 고통이...’

어제도 한 시간마다 통증이 이어졌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강도의 고통이 느껴졌다.

‘으윽...’

회강은 허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기절한다.

툭.

축 늘어진 그가 탄 휠체어 아래로 구정물이 흘러내렸다.



-진화 시즌2 시작까지 이틀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진화의 다섯 가지 주요 변화 중 하나를 적용하겠습니다.

-<5> 진화는 이제 생명체가 아닌, 기상 이변에 대한 예보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미 겪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인식 단계 아래에만 맴돌고 계셔서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진화에서 특별히 여러분 모두에게 기상 이변 현상을 체험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미래 예측 시스템이기도 한 진화가 본 미래의 우리 세상의 기후 중 하나를 경험하실 예정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어떤 행동을 취해야 살아남을지 치열하게 생각하고 토론하고 고민해 보십시오.

첫 번째, 기후는 빙하기입니다.

추신) 현실 미션만 하시는 분들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고통이 허벅지에 머물고 있었다.

‘고통이 약해졌지만, 대신 진행 속도가 느려졌군...’

지근거리는 통증을 참아가며, 바닥 청소를 하던 회강은 얼굴을 찌푸렸다.

‘하필이면 어제 똥을 싸질러가지고...’

이때, 회강의 머릿속으로 자신의 똥오줌을 치워주던 차준엽이 떠올랐다.

‘나중에 그에게 잘해줘야겠어.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록 오지 않는구나.’

게임 속에서도 남연희와 차준엽을 비롯한 사람들만 접속하지 않아서, 모두 걱정만 하다가 일과가 끝났다.

‘뭐, 일이 손에 잡혀야 말이지... 나도 드문드문 생각나서 머릿속을 괴롭히는데... 그들은 오죽할까...’

울상이었던 그들의 게임 속 얼굴을 떠올리던 그는, 청소를 마무리한다.

쓱쓱.

”돼따.“

구린 향은 어쩔 수 없지만, 말끔해진 방바닥을 보며 울적한 그의 마음을 달랜 회강은, 구멍을 통해 바깥을 내다본다.

눈이 온종일 내리고 있었다.

‘눈 때문에 늦게 오는 걸까...’

적들에게 붙잡힌 것이 아닐 거라고 애써 자신을 달래보지만, 회강의 마음속에 불안은 멈추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78%


처음에는 흐릿했던 메시지가, 이제는 붉은빛을 내뿜고 반짝이고 있었다.

‘내 몸도 저것에 맞춰서 회복되고 있는 거라면...’

입술을 질겅거리며 고민하던 그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 끝에는 식량을 보관해 놓은 지하 창고 입구가 있었다.

‘지금은 열려있지만, 닫아 놓으면 일반인이 알아보기 힘들다. 만약 적들에게 내 위치가 알려진다면...’

이들이 오지 않는 이유 중 가장 최악인 것이 그 경우였지만, 회강은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발달한 청각이라면, 저 안에 들어가 있어도, 바깥소리는 들을 수 있어. 춥기는 하지만, 핫 팩도 그 안에 있으니 충분해.’

결심이 서자, 회강은 움직였다.

‘어두워지면 불을 꺼야 하니까, 그전에 안을 정리하자.’

부리나케 양손을 움직인 회강은 휠체어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지하 창고 계단을 내려갔다.


*8*


-진화 시즌2 시작까지 23분 남았습니다.


”꺄아악.“

남연희가 차가운 눈 바닥 위에 쓰러졌다.

그녀에게 누군가 전등을 비췄다.

그러자, 이곳저곳 베인 상처를 지닌 채, 거의 헐벗은 남연희가 몸을 움츠렸다.

가녀린 여인에게 검은 그림자가 다가가더니, 우악스럽게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이 미친년아. 네년 말대로 왔지만, 이 방안엔 그가 없었다. 네년 일행들이 어떤 꼴로 만들어 줘야 제대로 말할 거야. 앙“

그가 손전등을 움직이자, 처참한 몰골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등 뒤로, 서늘한 얼굴을 한 사내들이 다가가 작은 칼들을 갖다 댄다. 그러자 입이 막힌 사람들 모두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정말이에요. 저는 진실을 말했다고요. 그러니 제발... 이제 그만 해주세요. 네?“

철썩.

검은 그림자의 손놀림에 그녀가 다시 눈 바닥 위로 널브러졌다.

”네놈들 잡느라, 경찰이랑 윗전에 돈 쏟아부은 것만 해도 수억이 넘어, 거기다 시발 영교라는 이상한 단체 놈들에 치료제를 얻을 때 얼마나 많은 이권을 넘겨줬는지 알아!“

”아악“

그녀의 얼굴을 잡아서 자신의 얼굴 앞으로 가져다 놓은 검은 그림자가 으르렁거렸다.

”회강이라는 새끼를 잡아야 내가 그놈들이건 현상금이라도 타야 본전치기라고, 물론 그전에 분풀이도 해야겠지만.“

남연희의 얼굴을 강제로 한곳으로 돌려버렸다. 그리고 움직이는 손전등이 입가에 피를 흘린 채 기절해 있는 사내를 비췄다.

”왜 네 미래의 낭군인 이필상의 혀를 자른 거로는 부족했나? 진화 속에서 한 짓대로 혜원이라는 어린 년 가랑이 좀 갈라야 정신 차리겠어.“

그림자의 말을 들은 그녀의 눈에서 핏빛 눈물이 흘러내린다.

”정말이에요... 진짜로 여기에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요...“

그녀의 표정을 보던 검은 그림자가,

”흠... 진짜인가 보군.“

남연희의 얼굴을 바닥에 처박았다.

”읍읍.“

버둥거리는 것을 히죽거리며 보던 검은 그림자에게, 한 남자가 굽실거리며 다가왔다.

”왜 왔어.“

손전등의 비친 그는 스포츠머리를 한 쥐와 똑 닮은 얼굴을 가진 남자였다.

그가 얇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저에게 넘겨주실 물건들인데, 상처가 너무 심하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 기름 값하며 차까지 대준 제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네놈 빽이라는 새끼가, 누군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네가 고용한 놈이 여길 찾은 게 아니야. 우리가 찾은 거다.“

검은 그림자의 말에, 냉큼 고개를 끄덕이는 쥐 면상의 사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이곳 상황을 전달해서, 당신이 지렁이를 죽이는 장면까지 찍어서 넘겨준다면 두 배에 해당하는 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똥인 아니 대장님이 확답을 내리신 상황입니다.“

”음... 정말이지...“

검은 그림자가 노려보자, 한차례 몸을 떤 사내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 다음 두 손을 기도하듯이 모은다.

”그러니, 그만해주세요. 저들을 태우고 어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만약 강회강 그자가 회복해서 나타날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고 똥... 대장님이 말씀하셨단 말입니다.“

그의 말에, 검은 그림자가 몸을 일으켰다.

”쿨럭 쿨럭.“

검은 그림자가 남연희를 내려다보았다.

”후. 맘 같아선 내 손으로 요절내고 싶지만, 어차피 새로운 노예들도 섬으로 데려왔으니... 알았어. 애들아 이것들 죄다 차에 태워라.“

”예.“

검은 그림자의 말에, 그들의 목에 겨눈 작은 칼들을 거둔 사내들이 뒤에 늘어선 차에다 사람들을 옮겼다.

그사이, 검은 그림자에게 한 사내가 뛰어왔다.

”큰형님 찾았습니다.“

빡.

갑자기 휘두른 주먹에 달려온 사내가 휘청거렸다.

”크억.“

”시발아. 내가 큰형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손막삼 사장님이라고 몇 번을 말해.“

”죄, 죄송합니다.“

”그런데 뭘 찾았는데, 이리 호들갑이야.“

”회강이 있었다던 방안에 지하실이 있었습니다.“

”지하실... 괴물, 아니 이십억! 거기에 있냐.“

”아직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신음을 제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검은 그림자, 아니 손막삼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좋았어! 어서 이십억에게 가자! 카메라는 준비됐지.“

”예! 이미 애들에게 가져오라고 시켰습니다.“

”잘했어.“

달려가는 그들의 뒤로 쥐 면상을 한 사내도 말없이 따라간다.

그리고 홀로 눈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남연희에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흑흑“



곰팡내가 가득한 지하 계단으로 세 명의 사내가 내려왔다.

”으하하. 여기에 이십억이 있단 말이지.“

그중에서 제인 덩치가 커다란 손막삼이 자신의 손전등을 움직이더니,

”저기 있다! 저깄어! 으하하하.“

크게 웃으며 사람의 발이 보였던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세 명 모두의 손목에서 알람이 울렸다.

지잉지잉.

”뭐야? 아. 열두시 일 분 전이구나. 난 또 뭐라고.“

”큰형님, 아니 사장님은 설정해놓으셨습니까?“

”그거야 당연히 안 하는 거로 했지, 네놈은?“

”저도 당연히, 죄송합니다.“

”쯧쯧. 기분 좋으니까 봐준다. 빨리 설정하고 있어, 나는 괴물 자식 면상이나 보고 있을 테니.“

거침없이 앞서가던 그가 눈을 감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쓰러져 있는 사내는 전신이 뒤틀려 있었으며, 이리저리 침과 더러운 분비물들이 그의 몸 전체에 묻어 있었다.

손막삼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으하하하, 강회강 네 녀석, 전신 마비라더니, 정말이었구나.“

그가 웃다가 자신의 품에서 칼을 빼 들더니,

”일단, 네놈도 거시기에 칼 좀 박혀봐라.“

말을 마친 뒤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진화 시즌 2 시작합니다.


갑자기 허공에 메시지가 생기고, 쓰러져 있던 사내의 눈이 떠졌다.


작가의말

토 일 모두 수정 작업에만 몰두하겠습니다.

약속대로 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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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29장 17.05.26 1,228 26 13쪽
162 29장 +2 17.05.25 1,135 26 12쪽
161 29장 17.05.24 1,153 25 11쪽
160 29장 +2 17.05.23 1,178 27 13쪽
159 28장 가겠습니다. +2 17.05.19 1,151 25 11쪽
158 28장 17.05.18 1,092 26 14쪽
157 27장 몰려들다. 17.05.17 1,181 27 12쪽
156 27장 +1 17.05.16 1,233 26 14쪽
155 27장 17.05.15 1,210 23 12쪽
154 27장 +1 17.05.12 1,149 21 11쪽
153 27장 17.05.10 1,174 22 10쪽
152 27장 17.05.08 1,174 27 17쪽
151 27장 +2 17.05.04 1,222 29 12쪽
150 27장 +1 17.05.03 1,203 26 13쪽
149 26장 자극. +1 17.05.02 1,192 29 11쪽
148 26장 +4 17.05.01 1,165 28 13쪽
147 26장 +2 17.04.28 1,251 30 13쪽
146 26장 +2 17.04.27 1,213 30 12쪽
145 26장. +6 17.04.26 1,205 29 12쪽
144 25장 잡았다. +6 17.04.11 1,359 28 13쪽
143 25장 +1 17.04.10 2,005 32 12쪽
142 24장 +1 17.04.03 1,347 32 17쪽
141 25장 +4 17.03.31 1,352 27 14쪽
140 25장 +3 17.03.28 1,407 30 12쪽
139 24장 꽃도 인간이 될 수 있다. +2 17.03.21 1,425 34 15쪽
138 24장 +6 17.03.20 1,382 31 11쪽
137 24장 +7 17.03.18 1,363 31 10쪽
136 24장 +2 17.03.17 1,335 34 13쪽
135 24장 +6 17.03.16 1,277 33 10쪽
134 23장 다른 이도 힘을 쓴다. +3 17.03.15 1,361 34 10쪽
133 23장 +1 17.03.14 1,337 34 11쪽
132 23장 +3 17.03.13 1,406 38 11쪽
131 23장 +7 17.03.11 1,398 41 17쪽
130 23장 +8 17.03.10 1,461 36 13쪽
129 23장 +7 17.03.09 1,451 37 12쪽
128 23장 +4 17.03.08 1,471 37 15쪽
127 23장. +5 17.03.07 1,589 37 14쪽
126 23장 +6 17.03.06 1,444 37 15쪽
125 22장. 울부짖다. +5 17.03.04 1,711 45 13쪽
124 22장 +5 17.03.03 1,524 40 14쪽
123 22장 +3 17.03.02 1,471 39 13쪽
122 22장 +4 17.03.01 1,604 38 14쪽
121 22장 +4 17.02.24 1,657 42 11쪽
120 22장 +2 17.02.21 1,568 43 10쪽
119 22장 +2 17.02.20 1,740 39 25쪽
118 22장 +3 17.02.16 1,713 48 13쪽
117 22장 +3 17.02.12 2,296 46 16쪽
116 22장 +4 17.02.07 1,830 44 14쪽
115 22장. +8 17.02.06 1,875 46 15쪽
114 21장 새로운 사실들. +4 17.01.31 2,026 53 10쪽
113 21장 +5 17.01.30 1,825 49 16쪽
112 21장 +4 17.01.27 1,898 50 14쪽
111 21장 +5 17.01.26 1,944 51 14쪽
110 21장 +4 17.01.25 1,951 53 12쪽
109 21장 +1 17.01.24 2,077 49 13쪽
108 21장 +5 17.01.23 1,986 53 18쪽
107 21장 +2 17.01.21 2,348 52 16쪽
106 21장 +4 17.01.20 2,107 48 11쪽
105 20장. 돌아오다. -2- +6 17.01.19 2,072 50 15쪽
104 20장 +2 17.01.18 2,124 58 16쪽
103 20장 +4 17.01.17 2,078 62 16쪽
102 20장 +4 17.01.16 2,225 57 14쪽
101 20장 +2 17.01.14 2,427 56 14쪽
100 20장 +7 17.01.13 2,248 64 13쪽
99 20장 +6 17.01.12 2,301 56 15쪽
98 19장 돌아오다. -1- +6 17.01.11 2,365 56 12쪽
97 19장 +4 17.01.10 2,349 66 17쪽
96 19장 +9 17.01.09 2,418 57 17쪽
95 19장 +4 17.01.07 2,504 57 19쪽
94 19장. +4 17.01.06 2,361 57 18쪽
93 19장 +7 17.01.05 2,364 65 16쪽
92 18장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4 17.01.04 2,406 60 11쪽
91 18장. +8 17.01.03 2,314 63 11쪽
90 18장 +6 17.01.02 2,482 57 16쪽
89 18장 +10 17.01.01 2,448 56 12쪽
88 18장. +6 16.12.27 2,711 69 18쪽
87 18장 +13 16.12.25 2,832 78 15쪽
86 17장. 각자만의 사정. +11 16.12.23 2,948 70 24쪽
85 17장 +5 16.12.21 2,731 73 19쪽
84 17장 +6 16.12.19 2,931 79 16쪽
83 17장 +2 16.12.16 3,023 84 22쪽
82 17장 +13 16.12.15 3,509 96 14쪽
» 16장 드디어. +6 16.12.09 3,248 85 21쪽
80 16장 +2 16.12.06 2,988 83 15쪽
79 16장 +3 16.12.05 2,941 84 15쪽
78 16장 +1 16.12.05 3,016 79 18쪽
77 15장 나와 같은 이들. +7 16.12.01 3,109 97 14쪽
76 15장 +3 16.11.30 3,016 97 16쪽
75 15장 +8 16.11.29 3,113 101 15쪽
74 15장 +6 16.11.28 3,340 8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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