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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살고싶은가 그럼 진화하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6.07.31 22:10
최근연재일 :
2017.06.08 22:15
연재수 :
1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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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9
글자수 :
1,259,486

작성
16.12.0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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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글자
18쪽

16장

DUMMY

*1*


일주일이 지났어도 세상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노인의 영상은 끊겼지만, 진화 앱에서 증거 영상들과 관련 인사들의 인명부가 공개된 것이다. 그것을 본 이들은 모두 분개해서 세계각지에는 각자 시위를 하는 사람들로 길거리들이 가득 찼고, 아직도 사람들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번 사안이 너무 컸기 때문에, 회강일행이 추진하고 있던 일도 자연스레 뒤로 미뤄졌다.

“아쉬워요. 그들이 차라리 우리나라로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남연희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말하자, 옆에 있던 차준엽이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아~ 씨. 내가 그들 데려오려고 이리저리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꼭 내가 열심히 하는 일들은 항상 꼬이는 거야.”

그의 말은 들은 최성국이 중얼거린다.

“거짓말. 거의 집에서만 있었으면서.”

“그래 맞아.”

“그래도 최성국 아저씨보다 우리랑 더 많이 놀아줬어. 착한 사람이야.”

아이들의 대화를 들은 최성국이 양손을 들어 올렸다.

“내가 그랬니. 미안하구나. 받아라. 나의 공격을!”

“꺄르륵. 간지럽히지 마세요.”

“하하하.”

최성국과 그 주변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은 차준엽은 붉어진 얼굴과 함께 슬그머리 자리에서 일어난다.

“흠흠. 나는 마실 것 좀 가져올게요.”

부리나케 나가는 그를 보던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것을 본 이필상을 고개를 한차례 저은 뒤, 옆에 있던 회강에게 다가간다.

“그래도 차준엽이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 회강님의 눈동자를 보고 우리말을 알아듣는다는 걸 알려줬잖아. 그렇지 않습니까 회강님?”

그의 말에 회강의 눈동자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이필상이 멀어진 후, 회강의 시선은 차준엽에게 향했다.

‘원치 않았는데...’

진화 게임의 재시작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회강은 애써서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차준엽이 사흘 전에 알아내는 바람에, 회강은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리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얄밉지만, 그래도 그만큼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뜻이니...’

겉으로 보기엔 차준엽이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그의 행동을 관찰하다 보면 궂은일들을 묵묵히 하는 자였다.

회강의 오줌통과 변기통을 갈아주고, 아이들 빨래와 놀이를 담당했다. 여러 사람의 불만을 달래주기도 했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기도 했다.

‘겉으로 드러난 리더가 이필상이라면, 딱딱한 이필상의 운영방식으로 구멍 나거나 상처가 난 곳을 메꿔주는 건 차준엽이야.’

그걸 이곳 사람들이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회강의 눈에는 이필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람으로 보였다.

‘박정근님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하는 자들이 중요하다. 너처럼.]


박정근이 항상 회강을 가리키며 손자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 이제 알 것 같아. 그런데 내가 남들이 하기 싫어할 만한 일들을 많이 했었나?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은-’

“강회강님!”

남연희의 목소리에 회강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저기 보세요.”

그녀는 오른손으로 TV를 가리킨다.

TV 화면 속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굳은 얼굴로 병원 앞에 모여 있었는데, 그들이 병원 측 경호원과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박정근님이랑 유의명님이다. 윤명수 팀장님도 계시고.’

회강이 다른 이들도 있나 보고 싶었지만, 화면은 다시 뉴스 진행자가 나오는 곳으로 변했다.


[여러분 보시다시피, 강회강님이 실종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XX 일보의 오광민 기자의 잠입 취재로 알아낸 사실로, 우리 X 방송국에 제일 먼저 제보를...]


“이거 말해야 하는 거 아냐? 잘못하면 우리가 납치한 거로 덤터기를 쓸 수 있잖아.”

“에이, 우리는 창고에 방치된 강회강님을 찍은 영상이 있잖아. 심지어 호흡이 멈춰서 난리 피는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까지 들어있는데, 그것만 보여줘도 우리는 무죄야.”

“그러면 지금이라도 제보를 해야 하지 않나?”

“그런가?”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의논을 나누는 사이, 이필상이 굳어진 얼굴로 TV를 보다가 사람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절대 제보해서는 안 됩니다.”

“네? 왜요? 우리 보다는 저 사람들에게 보호받고 정식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낫잖아요.”

남연희의 말에 다른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필상은 고개를 저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저곳 병원은 강회강에게 큰 은혜를 입은 곳이야. 평생 자신들이 보호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던 곳이지, 그런데 현실은 어땠지?”

“끔찍했죠. 그딴 곰팡내 나는 곳에다 내버려 둬놓고...”

“그 정도였어?”

“예. 혜원 어머니, 거기에 있으면 없던 병도 생길걸요. 거기다가 처음 강회강님 얼굴을 떠올려 보세요. 누렇게 떠서 팅팅 부었었잖아요.”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유남이 미간을 좁혔다.

“그럼, 이필상 자네는 그런 곳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가 강회강을 노리고 있다고 보는 건가.”

“네. 그리고 우리의 안전도 생각해야 합니다.”

멍한 얼굴로 있던 최성국이 입을 열었다.

“우리? 우리는 왜?”

그러자 차준엽이 최성국에게 말했다.

“우리가 강회강씨를 구해준 데다가, 저 사람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말해줄 증인도 되는 거잖아. 병원은 물론이고, 강회강씨를 그곳에다 처박은 놈도 우릴 어떻게 하려 들겠어. 거기다 우리는 조폭들에게 쫓기고 있잖아. 그놈들 뒷배도 엄청나다고.”

“아. 그렇구나. 그럼 이대로 말하면 안 되는 거야?”

“그건 아니다. 운 좋으면 우린 삼 주만 기다리면 된다.”

“삼 주? 삼 주면 아... 진화를 말하는 거예요?”

남연희의 말에 이필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회강을 바라보았다.

“강회강님이라면 분명 빠르게 미션을 수행하고 몸을 회복하실 거니까요. 그 뒤, 우리가 수집한 증거를 가지고 전면에 나서주신다면 우리가 굳이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회강에게 쏠렸다.

그리고...

회강의 눈동자는 위아래로 움직였다.


*2*


‘역시 사람들이 많으면...’

회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지켜보는 곳에선, 회강 일행들이 두 무리로 나누어져 싸우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싸우기 마련이다.

-현실에서 다툼이 게임 속에서까지 이어진다.

-같은 일행 간의 심한 다툼은 적과의 싸움보다 더 위험하고, 삶의 터전을 황폐화한다.


가만히 그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건, 회강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측 플레이어 전체가 멀찍이 물러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회강이 현실에서 정상이었어도 이번 싸움은 말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싸우는 이유는 진화 앱에서 공개한 변이 원인 중 하나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오염수는 배출되고 있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것들이 식량 또는 공기를 통해 한국과 중국으로 들어갔다.]


진화에서 밝힌 사실들로 중국과 한국에서 변이된 인간들이 많은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체르노빌에서 날아온 방사능도 문제였지만, 그로인한 최대 피해자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이었다. 중국과 한국인들의 최대 피해 원인은 일본 농수산물 수입품과 바람을 타고 날아온 방사능물질이 묻은 초미세먼지를 먹어서였다.

‘그나마 한국은 영교사건과 보관소 문제에 핵폐기물 관리 문제까지 터져서 일본에 대한 원망이 덜 쏠렸지만, 중국은...’

그 때문에 현실에서 중국인 무리가 일본인들에게 욕을 했고, 그때 생긴 앙금이 이곳에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번이 세 번째 싸움인데...’

처음에는 회강이 일부러 떼어놓기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제는 대놓고 싸우는 일행의 모습을 지켜보던 그의 시선이 강 너머로 향했다.

거기엔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조폭 무리가 보였다.

백 명이 넘는 무리가 기웃거리는 모습이 계속 회강의 신경을 건드렸다.

‘저들이 지능이 낮아서 넘어오는 방법을 모르지만, 상류로 올라가서 내려온다는 발상만 떠올려도 우리는 위험에 빠진다.’

저들이 현실에서도 연계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수십의 사람들이 모여서 회강이 얻게 된 지식의 양도 엄청났다. 저들도 회강과 똑같은 유인원이었고 발전할 수 있으므로, 그는 절대로 맘을 놓을 수 없었다.

‘그만 싸우고 이동해도 모자를 판에...’

회강만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유남과 이필상 두 사람이 회강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저들에게 어제 경고했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두 무리로 나누어져 싸움을 벌였다.

미간을 좁힌 그가 턱을 쓰다듬었다.

‘결국, 저들을 버려야 하나.’

회강은 어제 현실에서 수장이 저들을 버렸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의견에 부정적이었지만, 일주일을 넘게 여기에서 머물게 된 회강도 점점 생각이 그들 쪽으로 기울었다.

‘그럼 내일도 싸운다면 그때는 그냥 저들을 버리고 한국 사람들만 데리고 이동해야겠다. 나의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옳지 않으니까.’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한 회강이 몸을 돌리자, 한국 일행들도 그를 따라 이동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우카~”

“우끼끼”

두 무리로 나누어진 유인원들은 계속해서 싸웠다.



내일은 없었다.

오늘 저녁이 지나 주위가 어두워진 후.

“우카!”

“우카카!”

그들이 머문 은신처를 중심으로 위아래 양쪽으로 적들이 쳐들어온 것이다.

중앙에 피워놓은 모닥불이 오히려 독이 되어서,

퍽퍽퍽

적들이 날아온 창들이 불 근처에 있는 유인원들을 쓰러뜨렸다.

회강은 정찰 겸 강 쪽으로 갔다가 운 좋게 화를 피할 수 있었는데, 습격당한 뒤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일행들을 보며 그는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일주일이면 주변 지형을 정찰하고도 남지, 몇몇 유인원들만 강가에 세워놓고 나머지 무리가 양쪽으로 나누어져 들이치다니. 저들도 머리를 쓰기 시작했어.’

회강도 아래쪽 갈대숲 지대에 급격히 강폭이 줄어드는 곳을 확인했었다.

하지만 그쪽에 거주하고 있는 유인원 세 파티를 상대해야 해서, 접근할 수 없다고 예상했었다.

‘오히려 그쪽과 연합을 할 줄이야.’

그 때문에 적들의 수는 그들의 수보다 두 배 이상은 넘게 되었다.

‘그때, 이들에 대한 성향도 분석했어야 했어.’

남들이 회강과 똑같을 거라는 착각은 벗어 버린 지 오래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한국 일행들이 한 의외에 결정에 감동한 나머지, 발견한 유인원들의 성향을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넘어갔던 것이, 이 사단을 불러일으킨 원인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회강은 나무창을 들어 올렸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어.’

그의 시선에는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잘 싸우고 있는 작은 체구의 유인원들이 보였다. 특히 중국과 일본 무리 중에 무술을 배운 자들이 화려한 몸놀림과 함께 적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었다.

‘늦게 참여하는 만큼.’

회강은 몸을 회전시켰다.

‘미친 듯이 싸워주마.’

슈웅.

그의 나무창이 날아가 도끼를 치켜둔 유인원 둘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엄청난 나무창의 위력에 몇몇 적들이 그에게로 고개를 돌리더니, 고함을 지르면서 함께 손으로 회강을 가리켰다.

“우카카~~~”

“우워~~~”

그러자,

“우카카~~”

열이 넘는 수의 유인원이 그에게 주먹도끼를 들고 달려왔다.

회강의 눈가에 주름이 잡혔다.

‘고맙게도 나를 신경 써주는구나.’

이미 몇 번이나 상대해본 자들이었다. 겁도 나지 않았을뿐더러, 그에게 집중될수록 남들이 살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기선 제압 및 더 많은 적에게 시선 끌기 위해 입을 벌렸다.

“우끼~~~”

거센 고함에 달려오던 유인원 중 몇 명이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나머지 뛰어오는 적들에게 회강은 가지고 있던 나무창을 연달아 날렸다.

퍽퍼퍽.

순식간에 유인원 셋이 차디찬 바닥에 몸을 뉘었다.

회강은 당황해서 뒤로 한걸음 물러서는 유인원 중 하나에게 달려갔다.

훅. 푸쉭.

주먹도끼로 한 놈을 처리한 그는 멈추지 않았다.


-기세를 잡았을 때, 더 날뛰어야 한다.-


이건 계속되는 전투로 그가 깨달은 최고의 승리 공식이었다.

푸쉭푸쉭푸쉭

회강이 일으킨 피바람에 더 많은 수의 유인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크앙.

예전에 귀엽기만 했던 호돌이 들이 날카로운 이빨과 민첩한 목놀림으로 유인원들을 농락했다.

삐삐.

호삐는 엄청난 도약 능력과 플라잉 킥을 주 무기 삼아 유인원들의 중요 부위를 공격해 쓰러뜨렸다.

그리고...

기다랗고 두꺼운 자신의 몸통을 이용한 호파람의 몸통조이기는 유인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공격 형태였다.

“우가가각”

지금도 유인원들 셋을 한꺼번에 휘어잡아서 오 공에 피를 흘리며 죽게 한 호파람이 날아오는 창을 피해 나무 위로 잽싸게 올라갔다.

그러자 다가오던 유인원들이 나무 위로 창을 날려보지만,

휘익 휘익

휘파람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녀석은 어느새 원래 있었던 곳에서 삼십 걸음 떨어진 곳에 있던 유인원을 잡아채 나무 위로 끌고 올라가 버렸다.

털썩.

“우끼~~~”

이번에도 힘없이 죽어버리자, 주변에 있던 유인원들은 공포에 질린 채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렇듯 회강과 호구들이 전투에 들어오면서, 전황은 삽시간에 그들 쪽으로 기울었다. 회강들의 활약에 일행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몸놀림도 빨라져서 적들을 압박했다.

악귀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시퍼런 안광을 뿜어내며 적들의 머리에 도끼를 박아대던 회강의 귀가 쫑긋거렸다.

훙.

‘뒤쪽이다.’

그가 상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이자마자,

훙.

두꺼운 통나무가 회강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퍽.

옆에서 나무창을 찌르는 유인원의 머리에 주먹도끼를 찍은 그가,

푸쉭

죽은 적의 몸을 발로 밀어버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회강의 입술이 씰룩였다.

‘비겁한 새끼.’

그가 노려보는 곳에는 양청위라는 놈이 자신의 앞에다 잡아 놓은 어린 유인원들을 앞세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아이의 은신처를 위에다 마련했을 텐데.’

회강 일행 내에서 내분만 아니었어도, 한국 일행들의 아이들처럼 나무 위로 미리 올려놨을 것이다. 그랬다면 인질로 잡히는 일이 없었을 것이고, 말끔하게 전투에서 승리한 뒤, 다음 전투에서 완벽하게 기세를 꺾어버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작 지들 자존심 때문에, 유리했던 모든 게 날아가 버렸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놈을 포위한 채 머뭇거리고 있는 유인원들에게 향했다. 그들은 아이들의 부모들인 중국과 일본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는 싸늘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러게 아이들까지 어른 싸움에 집어넣어서 이게 무슨 꼴이야.’

놈이 앞에 있던 아이 중 한 아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 아이의 목을 수차례 그어버리는 시늉을 했다. 그러곤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짓는 양청위였다.

회강의 미간이 좁혀졌다.

‘아이를 계속해서 죽이겠다는 뜻인데...’

그의 일행들이 현실과는 다르게 게임 속에서 그들에게 계속 쫓기는 이유가 바로 달라진 부활 규정 때문이었다.


-이제 공동서버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 자리 근처에서 수장과 제일 가까운 곳으로 이동되어 부활한다.-

-전투 후 부활한 자들은 한 시간 동안 공격받지 않는다. 단, 표시된 지역 내에서나 가능하며, 각 무리가 다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 그 효과는 부활하자마자 사라진다.

-부활 시간은 사흘 뒤다. 단, 약간의 편차가 있다. 나이가 젊을수록 늦게 부활한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두 시간 늦게 부활하는데, 이 규정이 회강무리에게 제일 무서운 조항이었다.

‘한번 아이가 죽은 뒤, 강한 적들이 그 지역을 점거하면 그 아이의 부모는 꼼짝없이 적들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진화가 다시 시작할 때까진 한번 귀속되면 벗어날 수가 없었다. 아이를 계속 죽여서 유인원으로 변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저들도 목숨을 내놓아야 하지만...’

양청위가 미소 짓는 이유를 회강은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피를 먹고 변이 억제 시간을 벌 수 있으니...‘

그는 이곳에 있는 유인원 중 제일 큰 덩치의 양청위를 쳐다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역겨운 새끼들...‘

회강의 표정을 보았는지, 놈은 고개를 뻣뻣하게 들더니 또다시 몇 가지 손짓을 취했다.

그의 행동에 회강을 비롯한 놈을 본 모두의 몸이 움찔했다.

’나만 죽는다면 이들을 풀어 준다라...‘

인질의 부모들은 애절한 눈빛으로 회강을 바라보았다.

’젠장...‘

자식을 키워보지 않았지만, 그들의 마음을 회강은 잘 알았다.

’변이되기 직전인 우리 양의가 붙잡혔더라도 저랬을 것이다.‘

회강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입술을 깨물고는 자신의 주먹도끼를 수직으로 들어 올렸다.

’어쩔 수 없나...‘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던 그가 다시 떴을 땐, 득의양양한 놈의 얼굴이 보였다.

얼마 뒤,

“우끼!”

회강이 오른손을 휘둘렀다.


작가의말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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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22장 +5 17.03.03 1,524 40 14쪽
123 22장 +3 17.03.02 1,471 39 13쪽
122 22장 +4 17.03.01 1,603 38 14쪽
121 22장 +4 17.02.24 1,657 42 11쪽
120 22장 +2 17.02.21 1,567 43 10쪽
119 22장 +2 17.02.20 1,740 39 25쪽
118 22장 +3 17.02.16 1,712 48 13쪽
117 22장 +3 17.02.12 2,296 46 16쪽
116 22장 +4 17.02.07 1,829 44 14쪽
115 22장. +8 17.02.06 1,875 46 15쪽
114 21장 새로운 사실들. +4 17.01.31 2,026 53 10쪽
113 21장 +5 17.01.30 1,825 49 16쪽
112 21장 +4 17.01.27 1,897 50 14쪽
111 21장 +5 17.01.26 1,944 51 14쪽
110 21장 +4 17.01.25 1,951 53 12쪽
109 21장 +1 17.01.24 2,076 49 13쪽
108 21장 +5 17.01.23 1,985 53 18쪽
107 21장 +2 17.01.21 2,348 52 16쪽
106 21장 +4 17.01.20 2,107 48 11쪽
105 20장. 돌아오다. -2- +6 17.01.19 2,071 50 15쪽
104 20장 +2 17.01.18 2,123 58 16쪽
103 20장 +4 17.01.17 2,078 62 16쪽
102 20장 +4 17.01.16 2,224 57 14쪽
101 20장 +2 17.01.14 2,427 56 14쪽
100 20장 +7 17.01.13 2,248 64 13쪽
99 20장 +6 17.01.12 2,301 56 15쪽
98 19장 돌아오다. -1- +6 17.01.11 2,364 56 12쪽
97 19장 +4 17.01.10 2,349 66 17쪽
96 19장 +9 17.01.09 2,417 57 17쪽
95 19장 +4 17.01.07 2,504 57 19쪽
94 19장. +4 17.01.06 2,361 57 18쪽
93 19장 +7 17.01.05 2,364 65 16쪽
92 18장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4 17.01.04 2,406 60 11쪽
91 18장. +8 17.01.03 2,313 63 11쪽
90 18장 +6 17.01.02 2,481 57 16쪽
89 18장 +10 17.01.01 2,448 56 12쪽
88 18장. +6 16.12.27 2,711 69 18쪽
87 18장 +13 16.12.25 2,832 78 15쪽
86 17장. 각자만의 사정. +11 16.12.23 2,947 70 24쪽
85 17장 +5 16.12.21 2,731 73 19쪽
84 17장 +6 16.12.19 2,930 79 16쪽
83 17장 +2 16.12.16 3,023 84 22쪽
82 17장 +13 16.12.15 3,509 96 14쪽
81 16장 드디어. +6 16.12.09 3,247 85 21쪽
80 16장 +2 16.12.06 2,988 83 15쪽
79 16장 +3 16.12.05 2,941 84 15쪽
» 16장 +1 16.12.05 3,016 79 18쪽
77 15장 나와 같은 이들. +7 16.12.01 3,109 97 14쪽
76 15장 +3 16.11.30 3,016 97 16쪽
75 15장 +8 16.11.29 3,113 101 15쪽
74 15장 +6 16.11.28 3,340 8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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