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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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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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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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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5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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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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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파일18# 원래 (7)

DUMMY

175

고개를 크게 흔든 그.

“일단 잡혀 있는 개미부터 정리하고 보자.”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누르자, 화면엔 다른 내용이 떠올랐다.


**

인질들의 진술 정리.(개미들 제외)

1. 검은 가면을 쓴 자들이 나타나 강제로 나를 인솔했다.

2. 하얀 가면을 쓴 자는 총을 들고 우리들을 위협했다.

3.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 전부 안대를 한 다음 옮겨졌다.

4. 최소 인질이 된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강명길이 나가고 난 직후인 오후 한 시 십 분 이후에 시작되었다.

5. 마지막으로 인질로 끌려온 이는 삼십 분이 지난 뒤였다.

6. 휘발유는 출근했을 때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발견했으며, 자신이 움직일 때 휘발유 냄새는 맡지 못했다.

7.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 동료(개미)들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다가, 인질극이 시작되기 직전 스마트폰을 본 이후에 벌벌 떨기 시작했다.

**


**

개미들의 진술 정리(용의자 제외.)

1. 검은 가면을 쓴 자들은 일개미다. 노예 개미에겐 나비가 없는 검은 가면만 지급한다. 가면은 각자 지정된 곳으로 이동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착용했으며, 시간이 되었을 때 나타났다.

2. 분신을 위장한 살인은 계획에 없던 내용이며, 그들의 정체를 알려주는 통제실을 중심으로 큰 화재가 일어나면, 과거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만화에서 나왔던 인질 무리 안으로 스며드는 트릭을 이용해 모두가 살아남는 것만 전달받았다. (인질 사건이 벌어지기 십 분 전.)

3. 자신과 똑같은 검은 가면에 나비 문양이 있는 자 중에 휘발유를 옮기는 것을 목격한 자들이 있었지만(총 21명)(목격한 장소 1층~청장실이 있는 꼭대기 전부), 모두 한 명이 옮기는 것만 발견한다.(살인 사건이 벌어지기 이십 분 전까지만 목격)

4. 총격이 있을 때 소란이 벌어졌고, 당연히 이에 대해 따져 묻는 사람이 있었다. 문제는 따져 묻는 사람들이 같은 가면이 사람들에게 제압당했으며, 다친 자들 대부분이 총격에는 계획이 없던 일이라며 하얀 가면에게 항의했다가 다친 이들이다. 그 뒤로 하얀 가면과 그를 위시한 검은 가면들에게 같은 개미들도 인질들이 있는 곳을 강제로 끌려가듯 이동해 갇힘. (최소 세 명이 동조함.)

5. 하얀 가면은 한 명만 보았으며, 두 명 이상을 본 적이 없음.

6. 안대를 벗고 나서 바깥에서 들려온 거친 남자 목소리를 듣고서 강압적으로 끌려온 이동한 뒤라 죄가 있는 자신도 죽일까 두려웠다.

7.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저들을 동요시키지 말자는 주변 이들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다.

**


**

복구된 파일.(모든 부분 복구 불가. 일부만 복구 완료.)

1. PM01:12 1층. 강명길이 나가는 것을 확인한 직후 들어오는 입구에 검은 가면을 쓴 자들이 나타나 봉쇄함.

2. PM01:14 엘리베이터. 하얀 가면을 쓴 네 명의 테러범들이 총을 들고 한 층씩 들어갔고, 검은 개미들과 인질들을 이끌고 대회의실이 있는 층에서 내림.

3. PM01:15 12층 검은 가면을 쓴 자가 총장실이 있는 복도에 가방을 하나 이끌고 나타남. 그 뒤로 하얀 가면을 쓴 자가 가방 세 개를 동시에 끌고 지나감.

4. PM01:32 7층 검은 가면을 쓴 자 중 몇 명이 하얀 가면을 쓴 자에게 가서 대화하던 중 공격받음, 다른 하얀 가면을 쓴 자가 나타나 말림. 그 뒤로 모두 각자 뿔뿔이 흩어짐.

**


“흠...”

굳은 얼굴로 화면을 보고 있는 박수호에게 이신후가 걸어왔다.

“저기 수호야.”

그가 부르자 박수호는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예.”

“선애가 방조 혐의로 끌려간 거 말이다. 그거 네가-”

“죄송하지만, 저는 진술에서 한 치의 거짓말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살짝 약하게만-”

“그럴 수 없습니다.”

박수호의 말에 이신후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한숨을 내쉬어도 저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매정한 녀석.”

“매정한 게 아니라, 강명길이나 이종수가 저에 대해 말한 걸 듣고 생각이 바뀐 겁니다.”

무뚝뚝한 박수호의 말을 들은 이신후의 얼굴이 굳어진다.

“생각이 바뀌다니. 설마 그들 말대로 형을 마치고 풀려난 강력범들을 죽이는 것에 동의한다는 거냐.”

“그게 아니라, 그들이 저를 좋게 보지 않는 이유가 주변 동료들의 죄를 방조 방임한 것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말해서입니다.”

“방조라니, 간단한 실수마저 빡빡하게 처리하면 누가 주변인을 믿고-”

“아시잖아요. 김선애가 제 서류를 들고 나간 거. 그리고 그 사실을 저와 두 아저씨 모두 알고 있었잖아요. 그때 뭐라 그러셨어요. 상부에서 시켜서 그런 거 아니겠느냐. 선애 앞길 막지 말고 슬쩍 눈 감아 주자 하셨잖아요.”

박수호의 말에 이신후는 물론이고, 그 뒤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던 명훈이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신후는 박수호가 아닌 그 옆 허공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까.”

“저도 전국수사팀에 있던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구대에서도 많이 겪었던 일이죠. 그래서... 저도 두 분 말에 따른 겁니다. 하지만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그녀는 명환이 그 새끼에 의해 몸과 마음, 그리고 미래까지 망가졌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제대로 확인하고 따져 물었다면 어찌 됐을까요?”

말을 마친 박수호가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소한 죄를 부풀려 사람의 맘을 흔들고, 테러라는 중죄를 저지르게 한 자들입니다. 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빡빡하게 주변 정리를 해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라니. 강명길까지 잡은 마당에 개미들을 모두 붙잡을 생각을 해야지.”

이신후의 말에 박수호는 한숨을 작게 내쉰다.

“아저씨도 모두 잡는다는 건 힘들다는 거 아시잖아요.”

“내 말은 모두 잡는다는 마음가짐을 안고 일에 임해야 범인들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면 사건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흐지부지되는 거야. 그런 생각으로 일할 거면 손 떼고 병원에 다시 가!”

“제가 병원에 간다고 해서 진술인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박수호의 말에 이신후의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고, 박수호는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단 증언과 증거를 보니, 개미들 사이에도 이번 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자들이 대다수인 거 같습니다. 복구된 화면에서도, 이를 드러내며 웃고 떠들며 움직이는 검은 가면을 쓴 자들도 보이고, 하는 행동에 여유가 넘쳐났습니다. 마치 자신들도 대회의실에서 공포에 떨 줄 전혀 몰랐던 것처럼 말이죠.”

“네 말은 그들의 계획을 이용해서 누군가가 살인을 저지른 거다?”

“혹은 애초에 이럴 계획이었지만, 몇 명을 제외하고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걸 수도 있습니다. 일단, 이종수와 김안범은 제외입니다.”

“어째서.”

“이종수는 자신의 진술대로 이관수와 저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만약 그가 다른 이들까지 불태워 죽이려는 걸 알았다면, 같이 죽이자고 다른 사람들에게 종용했으면 했지. 독단으로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을 겁니다.”

“독단인지 아닌지는-”

“제가 하얀 가면을 쓴 자들의 대화를 들었거든요.”

“음... 그러면 김안범은?”

“옥상에서 본 그의 총구 방향이 맨 뒤에 있는 제가 아닌 이관수를 향했다는 느낌이 확 들었거든요.”

“박수호를 죽이라는 명령을 무시했다는 게 사실이라는 말이냐?”

“예. 그리고 그는 진술에서 분신자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건 죽은 사람이 문에 만든 손가락 자국과 일그러진 얼굴 근육을 통해서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분신자살이라는 말을 썼다? 제 생각엔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을 겁니다. 만약 죽이려고 했다면, 애초에 저나 이관수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죽일 수 있는 명사수니 제 예상이 맞을 겁니다.”

턱을 쓰다듬으며 박수호의 말을 듣고 있던 명훈 형사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리되면 사건이 시작되기 직전에 건물 안으로 들어온 이혜민씨는 네 명의 성인을 옮겼다면 바로 걸렸을 거야. 김지환씨도 네 명의 사람을 옮기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단독범이라면 그러겠죠.”

“네 말은 공범이 있다는 거야?”

“그 혹은 그녀는 방송 분야와 전혀 연관성이 없던 자들입니다. 아무리 요즘 인터넷 개인방송이 유행하는 시대라고 해도, 녹화 영상을 생방송 중간에 위화감 없이 끼워 넣을 정도로 숙련도를 쌓지 못했을 겁니다. 분명 그쪽 방면에 통달한 누군가가 도와줬을 겁니다.”

“확실히 이런 큰 사건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지휘관이 모든 걸 혼자서 했다는 건 말이 안 되긴 하지. 그녀도 기자들과 인터뷰는 하긴 했지만, 중간에 장비를 다루지 못해서 옆에 있던 검은 가면을 쓴 자에게 도움을 받았잖아.”

“결국, 공범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말인데...”

명훈 형사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연인이 두 사람이 공범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에이, 서로 지목했는데 그러겠어?”

“일부러 둘 중 한 명이라도 살려고 그랬을 수 있지 않습니까.”

“다른 것도 아니고 네 명이 죽은 살인 사건이야. 평생 한 명이 안에서 썩어야 하는 일이지. 두 사람은 삼 개월밖에 안 된 사이야. 그렇게까지 할 신뢰와 믿음이 쌓일 만한 시간은 되지 않지.”

“짧게 불타오를 수 있지 않습니까.”

“에이. 아니라니까.”

두 사람의 대화를 말없이 듣고 있던 박수호가 입을 열었다.

“만약 연인이 서로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면 둘 중 한 명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결국 김지환, 김지환과 이혜민, 이혜민과 김안범. 이렇게 세 갈래로 생각하고 수사를 진행해야 할 거 같습니다.”

“후... 그러려면 인원이 필요하잖아. 이신후 경감님 어디 데려 올만한 사람 없습니까?”

그의 말에 이신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없어.”

“수백 명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내 인맥은 서로 수사를 진행할 때 도움을 주는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이번 수사 같은 경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개미가 아니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까지 친분이 있는 자는 적어.”

그의 말에 명훈 형사가 낙담한 얼굴로 말했다.

“경찰청도 동료들이 걸려서 전부 이 사건에는 관여 안 한다고 하고, 검찰도 그렇고... 최소한 살인 사건이라도 해결해야 하는데...”

“사실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박수호에게 고개를 돌린 이신후가 입을 열었다.

“관악서에 있는 두 사람을 말하는 거냐.”

“관악서가 아니라 대전서에 있습니다.”

“대전이라면 내 친구?”

“아니요. 아저씨도 아시는 분입니다.”

“내가 아는 사람? 내 친구 말고는...”

곰곰이 생각하던 그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아! 꼬챙이!”

“예.”

“하지만 자기 아버지가 허술한 초동 수사로 놓아준 범인에게 죽었으니 개미가 아닐까?”

“아니요. 그자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저나 두 분과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박수호의 말에 명훈 형사가 고개를 갸웃한다.

“우리 세 사람과 같다고? 우리가 같은 게 있어?”

“마음속에 구린 거 잘 못 참잖아요.”

“아... 그런 거. 그런 거라면 확실히 믿을만하지.”

“그리고... 하나 더 공통적인 게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 사람을 부르고 싶습니다.”

“부른다고 올까?”

“아마 올 겁니다. 그의 부사수가 제게 큰 약점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약점?”

“아저씨 박민훈 아시죠?”

“박민훈? 민훈? 민훈.... 민... 아! 네 머리에 파이프 휘두른 새끼!”

“네.”

얼굴을 크게 일그러뜨린 이신후의 고함이 사무실 내부를 크게 울렸다.

“설마! 그 새끼가 경찰이 된 거냐!”

“예.”

“미친! 그런 일진 새끼를 왜 뽑은 거야!”

“개과천선했다고 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런 놈이 뽑힌다는 게 말이 되나! 과거 기록도 확인하지 않는 거야!”

연이은 그의 고함에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박수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다.

“원래 그런 세상이잖아요.”


작가의말

오늘이 가래떡 데이라고 해서 깜놀했네요.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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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세요 저그좋아입니다.(맨 밑에 세 줄 요약있음.) +3 19.11.21 279 0 -
183 파일19# 0330 +4 19.11.19 222 9 12쪽
182 파일18# 원래 (10) +3 19.11.17 152 11 17쪽
181 파일18# 원래 (9) 19.11.15 152 4 22쪽
180 파일18# 원래 (8) +1 19.11.13 167 8 16쪽
» 파일18# 원래 (7) +1 19.11.11 167 5 13쪽
178 파일18# 원래 (6) +1 19.11.08 178 6 24쪽
177 파일18# 원래 (5) +1 19.11.06 168 7 12쪽
176 파일18# 원래 (4) +1 19.11.03 171 8 18쪽
175 파일18# 원래 (3) 19.11.02 182 7 13쪽
174 파일18# 원래 (2) +1 19.10.30 187 8 11쪽
173 파일18# 원래 (1) +1 19.10.28 211 9 11쪽
172 파일17# 변해야 산다.(3) +2 19.10.26 175 7 15쪽
171 파일17# 변해야 산다.(2) +3 19.10.21 211 8 13쪽
170 파일17# 변해야 산다.(1) +1 19.10.19 193 9 11쪽
169 파일16# 여왕개미.(6) +2 19.10.17 196 9 16쪽
168 파일16# 여왕개미.(5) +4 19.10.15 204 9 15쪽
167 파일16# 여왕개미.(4) +1 19.10.13 204 8 14쪽
166 파일16# 여왕개미.(3) +2 19.10.11 194 9 11쪽
165 파일16# 여왕개미.(2) +1 19.10.09 199 9 14쪽
164 파일16# 여왕개미.(1) +1 19.10.07 202 8 16쪽
163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4) +2 19.10.06 201 10 19쪽
162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3) +1 19.10.05 208 9 12쪽
161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2) +1 19.10.04 204 8 14쪽
160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1) +1 19.10.03 210 8 15쪽
159 파일14# 사미용두 (5) +1 19.10.02 213 8 18쪽
158 파일14# 사미용두 (4) +1 19.10.01 216 6 20쪽
157 파일14# 사미용두 (3) +1 19.09.29 232 9 13쪽
156 파일14# 사미용두 (2) +3 19.09.28 222 8 13쪽
155 파일14# 사미용두 (1) +1 19.09.26 246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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