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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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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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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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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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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파일18# 원래 (3)

DUMMY

171

중간층까지는 빠르게 내려가던 속도도 박수호가 손에 힘을 주자 줄어들었고, 두 사람은 무사히 아래로 내려왔다.

바닥에 내려오자마자 허리띠를 푼 박수호가 소리쳤다.

“뛰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관수는 앞으로 뛰기 시작했는데, 박수호가 그의 뒤를 따라붙으면서 상체를 뒤로 돌렸다.


1


검은색.

옥상 난간에서 가면을 쓴 자의 머리와 함께 총신이 보이자마자, 박수호가 왼손에 들고 있는 권총을 옥상을 향해 겨누었다.

탕.

머리를 들이미는 근처에 총알이 박히자, 상대는 다시 고개를 숙였고, 그사이 총의 반동으로 팔이 크게 흔들리면서 균형이 흔들린 박수호는 휘청거렸다.

“총이다!”

“뭐야!”

셔터를 누르던 기자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은 채 얼어붙어 있는 사이에, 박수호가 소리쳤다.

“다들 뭐해! 피하라고!”

그의 외침에도 멀뚱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경찰들과 기자들이 보는 가운데 박수호는 다시 한 번 더 몸을 뒤로 돌렸다.

탕탕!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그에게 총을 쏜 박수호는 자신이 뛰어내린 창문에 고개를 내민 붉은 악마 가면을 쓴 남성을 발견한다.

“박수호!”

외치는 그의 머리 위 숫자가 검게 물들어 있는 걸 확인한 박수호는 망설임 없이 총구를 그에게 쏘았다.

탕!

남성이 사라지자, 다시 앞으로 돌린 박수호는 비틀거리는 이관수를 붙잡으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진짜 총이다. 으아악!”

“까악!”

연이은 총소리에 앞에 있던 기자들은 물론이고 경찰들도 숨거나 길에 주차된 자신들의 차량으로 피하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린 박수호는 옥상과 자신이 나온 창문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검은색 기운이 날아와 자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확인한다.

“피해!”

그의 몸을 박수호가 덮쳤다.

탕!

멀리서 들려온 총성이 들려옴과 동시에 두 사람 앞에 숨으려고 뛰어가던 경찰관이 비명을 내지른다.

“악!”

바닥에 쓰러진 그의 피가 바닥에 흩뿌려지자, 모두 얼어붙은 가운데, 박수호가 옥상과 자신이 나온 창문 사이에 새롭게 나타난 놈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탕탕탕!

세 방향에 총을 쏜 박수호가 고함을 질렀다.

“제대로 몸을 숨겨!”

그제야 어설프게 몸을 숨기고 사진을 찍고 있던 기자들의 몸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사이 박수호는 총 맞은 이에게 뛰어가 바로 안아 들었다.

“크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가운데도, 강한 힘으로 그를 끌어안고 박수호는 초소로 뛰어갔다.

그의 뒤를 다른 경찰과 이관수가 따라붙었고, 마침내 안전한 곳으로 도착한 그가 바닥에 환자를 눕히면서 경찰에게 말했다.

“구급함은!”

“이곳엔 없습니다.”

“구급차 불러. 이관수씨는 저를 도와주세요.”

“알았다.”

경찰관이 허겁지겁 스마트폰을 꺼내는 사이, 박수호는 이관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허리띠!”

“뭐?!”

“지혈하게 허리띠!”

“아! 알았어.”

허겁지겁 자신의 허리띠를 푼 그가 내밀자.

“아플 거야. 그래도 참아!”

말이 끝나자마자, 왼손으로 받아든 허리띠를 상처 윗부분을 감싸고 강하게 조였다.

“크윽.”

고통에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그의 몸을 이관수가 붙잡았고, 꽉 조인 박수호가 이번엔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상처 밑에 부분을 조였다.

“깨끗한 천이 필요한데.”

“여기 있어.”

뒤에서 들려온 여자 목소리에 박수호가 반사적으로 뒤돌아보니, 그곳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우은비가 있었다.

“누나.”

그의 곁에 온 그녀가 자신의 손수건을 내밀었다.

“집에서 삶은 거야.”

“제가 잡고 있을 테니까. 그것으로 살짝만 감아 주세요.”

“오케이.”

“크윽.”

이번엔 상대적으로 덜 몸부림쳤지만, 그래도 고통이 심했는지 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 스친 것 같으니까. 심호흡하면서 진정하는 겁니다. 아셨죠. 신고는 아직입니까!”

그의 외침에 스마트폰을 걸고 있던 경찰관이 그에게 내밀었다.

“영상으로 연결 중이었습니다. 통화하시면 조치하는 방법을...”

그 이후로 박수호는 구급대원의 조치에 따라 대응하기 시작했다.


**

**

한 시간 뒤.


-대한민국이 출범된 이후 최악의 테러에 직면한...-

-점거된 경찰청. 잡힌 인질만 백 명! 그들의 안전은...-

-그들의 요구는 박수호. 하지만 박수호는 거부하고 있다.-

-인질 가족들의 애절한 외침 그는 거부할 것인가.-

-한 명과 백 명. 둘 중 어느 것의 목숨이 중한가.-


“빌어먹을 것들. 전날에는 독립투사 취급하더니, 이제는 심청이 취급을 해.”

신경질적으로 스마트폰을 뒷좌석에 던져버린 이신후였고, 굳은 얼굴로 그의 폰을 왼손으로 주은 박수호가 입을 열었다.

“제가 탈출하면서 강명길에 대한 수사가 진척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겁니다.”

“강명길이 불구속 상태라는 사실은 왜 숨기자고 한 거야? 그것만 밝혀도 기자들이 뭐라 못할 텐데.”

“그들이 연극을 하는데 저도 장단을 맞춰줘야 방심할 거 아닙니까.”

“연극?”

“예. 그들은... 인질들을 죽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인질들이 아닙니다. 제 예상엔 인질 중 대부분은 개미들일 겁니다.”

“뭐?!”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차가 흔들리자, 박수호가 자신 앞에 빠르게 다가오는 차를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아저씨! 앞!”

빠바아앙.

경적 소리와 함께 흔들거리던 차는 다시 제 궤도로 돌아왔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박수호가 앞에서 운전하고 있던 명훈 형사를 살짝 째려보았다.

“아무리 놀라셔도 그렇지, 고개를 뒤로 돌리시면 어떡합니까!”

“미. 미안하다.”

어색한 미소를 지은 그가 백미러를 통해 박수호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말했다.

“대부분이 개미들이라고 단정하는 이유가 뭐야?”

“경찰이 쉬는 날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건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서나 지구대 혹은 과학수사대원들이나 그러지, 오늘은 국경일이라 나머지 부서들은 전부 쉬었잖아요. 그런데 인질 명단을 보니, 사건이 밀려 출근하는 일선 근무자들이 아닌 사무직 종사자들이 칠십 명이 넘었습니다.”

그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신후가 입을 열었다.

“날을 잡아서 한꺼번에 점거를 한 거다?”

“그렇죠. 인질들은 뻥에 가깝고 저들이 보안이 제일 중한 무기고까지 열 정도면 오늘 일을 터트리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삼일절날인 이유가 뭐야?”

“저도 모릅니다.”

“모른다고?”

“예.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왕이 확실한 강명길을 만나야 합니다.”

“만약 미리 대비하고 있으면-”

“그래서 저희 말고도 다른 분들까지 불러서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총이랑 방탄복까지 착용하고 말이죠.”

박수호의 말에 명훈 형사는 백미러를 통해 자신들을 따라오는 차량 행렬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저들 중에 개미가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밑도 끝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확인한 바로는 그들은 저나 개미들처럼 과거가 있지 않습니다. 그건 명훈 아저씨나, 이신후 아저씨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우선 강명길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의 밑에 있는 개미들을 붙잡을 수 있고, 운 좋으면 여왕개미까지 붙잡아서 박멸할 수 있을 겁니다.”

이신후는 스마트폰을 보다가 박수호에게 고함을 지르는 남성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목까지 전부 가려놔서 성별도 구분이 안 돼.”

“저희들은 강명길에만 집중하죠. 저기 코너만 돌면 강명길이 사는 곳에 들어섭니다. 다들 흩어져서 진입하라고 명령해 주세요.”

“그래.”

그의 말 그대로를 무전기에 읊기 시작한 이신후였고, 그사이 박수호는 굳은 얼굴로 베란다 곳곳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 빌라 단지를 바라보았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도망가지 않았을까?”

명훈의 질문에 박수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제 예상으론 그는 도망가지 않았을 겁니다.”

“어째서?”

“불구속도 오랜 기간 경찰 근무를 해왔다는 이유로 풀려난 거 아닙니까. 혐의도 있고, 증거도 있는 상황이라 집에서 벗어나지 않는 조건으로 놔줬다고 들었습니다. 그가 집에 없다면 그 사실을 전부 인정하는 것이니 없고 무엇보다 자신이 지켜야 하는 가정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딸도 작년에 결혼했고, 손자까지 생겼다고 자랑까지 한 사람이 그럴 리 없지.”

대화하는 사이, 빌라 단지 사이로 차량이 들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가운데, 박수가 탄 차량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외곽은 모두 점거 완료했습니다.-

-산으로 통하는 길목도 모두 막았고, 경비원에게서 산으로 이동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무전기를 통해 상황이 하나둘 보고되고, 마침내 그가 사는 빌라 앞에 박수호의 차가 도착했다.

“갑시다.”

이신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세 사람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

천천히 빌라로 걸어가는 세 사람.


1 202 2


박수호는 입구 위에 적힌 숫자를 보고 입구 왼쪽에 있는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지만, 커튼 사이로 불빛이 보이는 걸 확인한 박수호는 작게 숨을 내뱉고는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제일 앞장선 박수호가 안으로 들어가 왼쪽에 위치한 문 옆에 벨을 누른다.


띵동.


띵동.


띵동.


세 차례 눌러도 답이 없자, 명훈 형사가 바깥으로 나간다는 손짓을 했고, 이신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갔다.


띵동.


“여보세요.”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는 여성 목소리를 듣는 박수호의 눈동자가 씰룩거렸다.


1


노란색.

“사모님 제가 누군지는 아실 겁니다. 문 열어 주시죠.”

“그이는 여기에 없-”

“없으면 범죄자가 되는 겁니다. 있는 거 알고 있습니다. 문 열어 주세요.”

박수호의 말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철컥.

문이 열리면서 굳은 얼굴의 오십 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벼운 옷차림에 카디건을 걸친 그녀에게 박수호가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이시죠.”

가느다랗게 떨리는 눈동자와 목소리의 그녀를 바라보며 박수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2


파란색으로 물들고 있는 숫자 아래 선 그녀의 입술을 파르르 떨리고 있었는데, 박수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답했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뭐를-”

“들어오라고 해.”

강직한 목소리에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말없이 몸을 돌렸다.

“감사합니다.”

대답과 동시에 박수호는 이신후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이십 대 후반의 여성과 한 살도 안 돼 보이는 아이, 그리고 강명길이 소파에 있었고, 두려운 눈빛의 두 여성과 다르게 아이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박수호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쓰게 웃은 그가 강명길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셨습니까.”

“나야 뭐 항상 안녕하지. 그나저나 폭탄에 쓰러졌다는 소식은 들었네만, 삼일절에 신후와 함께 무슨 일로 찾아온 건가. 손주 보려고 온 거야?”


2


초록색.

박수호는 잠시 옆에 앉은 젊은 여성에게 고개를 돌렸다.


2


푸른색.

“음... 오늘 뉴스를 보지 않으셨군요.”

“내가 심장이 좋지 않아서 말이야. 뉴스는 보지 말라고 해서. 그런데... 무슨 일이라도 터졌나 보군.”

얼굴이 굳어진 그.

그에게 박수호가 한 단어를 툭 내뱉는다.

“왕.”

단 한 글자.

단 한 단어.

그거 하나만 말했을 뿐인데, 강명길의 머리 위 숫자는 붉게 변했다가 파란색으로 변했다가, 살짝 검게 변했다가 다시 노랗게, 그리고 다시 파란으로 끊임없이 변화했다.

긴 침묵이 이어지고...

“오늘이 삼일절이었나.”

“예.”

박수호의 대답에 그가 미소 지었다.

“허허. 심장 때문에 며칠 병실 신세를 졌더니... 시간 감각이 무뎌졌어.”

소탈한 그의 웃음 뒤에 이어진 목소리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두 손을 내밀었다.

“아프지 않게 부탁하네.”

“여보!”

“아빠!”

두 여인이 울부짖는 가운데, 박수호는 허리춤에서 수갑을 꺼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수갑은 아프게 채워야 도망치지 못합니다.”

철컥.

박수호의 은빛 수갑이 강명길의 손목을 강하게 옥죄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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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파일19# 0330 +4 19.11.19 222 9 12쪽
182 파일18# 원래 (10) +3 19.11.17 152 11 17쪽
181 파일18# 원래 (9) 19.11.15 152 4 22쪽
180 파일18# 원래 (8) +1 19.11.13 167 8 16쪽
179 파일18# 원래 (7) +1 19.11.11 166 5 13쪽
178 파일18# 원래 (6) +1 19.11.08 178 6 24쪽
177 파일18# 원래 (5) +1 19.11.06 168 7 12쪽
176 파일18# 원래 (4) +1 19.11.03 171 8 18쪽
» 파일18# 원래 (3) 19.11.02 182 7 13쪽
174 파일18# 원래 (2) +1 19.10.30 187 8 11쪽
173 파일18# 원래 (1) +1 19.10.28 211 9 11쪽
172 파일17# 변해야 산다.(3) +2 19.10.26 175 7 15쪽
171 파일17# 변해야 산다.(2) +3 19.10.21 211 8 13쪽
170 파일17# 변해야 산다.(1) +1 19.10.19 193 9 11쪽
169 파일16# 여왕개미.(6) +2 19.10.17 196 9 16쪽
168 파일16# 여왕개미.(5) +4 19.10.15 204 9 15쪽
167 파일16# 여왕개미.(4) +1 19.10.13 204 8 14쪽
166 파일16# 여왕개미.(3) +2 19.10.11 194 9 11쪽
165 파일16# 여왕개미.(2) +1 19.10.09 199 9 14쪽
164 파일16# 여왕개미.(1) +1 19.10.07 202 8 16쪽
163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4) +2 19.10.06 201 10 19쪽
162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3) +1 19.10.05 208 9 12쪽
161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2) +1 19.10.04 204 8 14쪽
160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1) +1 19.10.03 210 8 15쪽
159 파일14# 사미용두 (5) +1 19.10.02 213 8 18쪽
158 파일14# 사미용두 (4) +1 19.10.01 216 6 20쪽
157 파일14# 사미용두 (3) +1 19.09.29 232 9 13쪽
156 파일14# 사미용두 (2) +3 19.09.28 221 8 13쪽
155 파일14# 사미용두 (1) +1 19.09.26 246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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