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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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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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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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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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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8쪽

파일14# 사미용두 (5)

DUMMY

155

“이남호군. 맞습니까?”

“옙!”


1


푸른색.

잔뜩 얼어붙은 이남호의 큰 목소리의 박수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게 크게 대답 안 해도 됩니다.”

“옙!”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움찔한 이남호가 박수호의 눈치를 살핀 가운데, 박수호는 서류를 뒤적이다가 한 곳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강남대로에 보유한 건물만 열 채가 넘는 할아버지를 두셨군요.”

박수호의 말에 작게 한숨을 내쉰 이남호.

“네.”


1


초록색으로 변하는 숫자를 보고 살짝 눈썹을 꿈틀거린 박수호였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다시 서류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강우호가 누군지 알고 있죠.”

“알고 있습니다. 그 일 이후로 반성하면서 살고-”

“반성하면서 살고 있다면서, 최근에 무면허 운전하다 걸렸군요.”

그의 말에 이남호의 얼굴이 굳어진 가운데, 박수호의 시선이 김강울에게 향했다.

“학교 측은 알고 계셨습니까?”

박수호의 질문에 김강울은 커다란 눈망울로 껌뻑거리고만 있었고, 그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길게 내쉰 박수호가 입을 열었다.

“나중에 징계가 내려지는지 확인할 겁니다.”

“예...”

박수호는 태블릿을 조작해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속에서 피해자를 향해 너클을 낀 손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이남호의 모습에서, 재생을 멈춘 박수호가 얼굴을 일그러뜨린 이남호를 바라보았다.

“손에 낀 너클은 누구 것입니까?”

“제가 호기심에 샀어요.”

“호기심에 샀는데, 이 아이를 때리고 있군요. 분명 호신용이라 쓰여 있었던 거 같은데...”

박수호의 말에 이남호는 말없이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영상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겁니다.”

“네?”

“피해자가 많은 수의 동영상을 보관해 놓고 있었더군요. 녹음 파일도 많이 있어서, 폭행을 증명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의 말에 이남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뭐라고요?”

“아닙니다!”

화들짝 놀라 대답한 이남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수호가 태블릿을 조작했다.

이번엔 복도에서 주변 집기들을 향해 주먹질하는 이남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고, 그 모습에 김강울의 얼굴이 더 퍼렇게 질린 가운데, 박수호는 이남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남호군. 이 영상 속, 복도 위, 옥상에서 피해자가 떨어진 건 알고 있습니까?”


1


푸른색.

“저. 저는 전혀 몰랐-”

“거짓말은 하지 마라.”

박수호의 낮은 목소리에 이남호가 흠칫했다.

“통화기록도 남아 있고, 네가 그 시간에 그곳을 돌아다닌 영상까지 있는데, 어딜 모른다고 잡아떼.”

“그. 그때는 몰랐-”

“언제 알았지?”

“다. 다음날이요.”

“누구에게?”

“부모님에게 들었어요.”

“흠... 그래서 다음날 네 부모님이 당시 수사한 경찰 친척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계약을 한 건가?”

박수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이남호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 녀석이 중간에 있는 자기 병실로 찾아오라고 했단 말입니다. 정말입니다! 제 말을 믿어주세요.”

박수호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면을 검지로 건드렸다.

“내가 말도 안 했는데, 용의자가 된 걸 눈치챌 정도로 머리가 좋으면...”


[역시 패는 맛이 좋아.]

[사. 살려줘]

[난 죽을 정도로 패지 않아. 걱정하지 말고 그냥 맞아!]

[악. 악! 앆!]


히죽거리며 피해자를 때리는 이남호의 모습에 김강울은 눈을 질끈 감았고, 이남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해자가 죽지 않았다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네 부모님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선거 준비 중이었던 네 할아버지는 끝장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겠구나.”

부르르 몸을 떤 이남호.

“그런다고 제가 처벌을-”

“동기, 정황 증거가 너무 명확해도 요즘에는 법으로 처벌을 내리지. 무죄추정의 원칙? 과연 판사가 동영상 속 네 모습을 보고도 믿어줄까? 거기에 무면허 운전해서 인명피해를 내고, 학교에 그 사실을 숨긴 너를? 뭐... 지금까지 돈으로 해결했으니까...”


1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는 숫자를 바라보며 박수호는 말을 이었다.

“우리도 매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미안하지만, 이 사건은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그리고 언론까지 관심이 있는 사건과 연관되어 있어서, 네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아무리 날뛰어도 이번 사건은 덮긴 힘들 거다.”


1


파란색.

“흠... 일단, 수사는 끝났으니 데려가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선애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눈을 질끈 감고 있던 김강울 또한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해. 일어나지 않고.”

김선애의 재촉에 굳은 얼굴로 앉아있던 이남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름이 뭐죠?”

이남호의 질문에 박수호는 그를 바라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박수호. 계급은 경사. 서울수사지원팀 소속이지. 아. 맞다. 넌 경찰 무서워하지 않지. 너를 위해 하나 더 말해주자면, 난 박진남 의원의 동생이다.”

“박진남?”

“네 할아버지 당대표 이름도 모르나? 네 할아버지 꽂아 준 사람이 바로 내 형이야.”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의 머리 위 숫자가 검게 물들어갔다.

“죄. 죄송-”

“데려가.”

그의 말에 김선애가 이남호의 팔을 붙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제발 저희 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말하면 저 죽어요. 정말이에요. 절대로-”

쾅.

김강울이 문을 닫으면서 주변이 조용해지자, 박수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관자놀이를 주무른다.

“약을 먹었는데도 아프네...”

스마트폰을 꺼내든 박수호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수연이냐. 형이 아니라, 네 작은 아버지다. 미안하지만, 평생 작은 아버지다. 결혼식장에 너도 부르지 말까? 그래. 당연히 미안해해야지. 다름이 아니라, 이대식 의원 알지? 그 사람 손자 스캔들 터질 거다. 증거 확실한 집단 폭력. 돈으로 무마했다가, 이번엔 살인 사건에도 연루되었어. 알아서 처신하고 당분간 너는 이신후 아저씨네 집에 가 있어. 그리고 용돈 중에 삼십만 남기고 계속 저금하고 있지? 절대로 네 어머니처럼 낭비하면. 그래. 너는 그러지 않는다는 거 알아. 음... 아무튼 오늘 내로 말하고. 끊는다.”

통화를 마친 박수호가 머리를 주무르는 사이, 다시 문이 열리더니, 옅게 화장한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김선애가 들어왔다.

“담임은?”

“지금... 화장실로 가 있어요. 아무래도 그 영상을 봐서 그런 거 같아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 내가 봐도 좀 끔찍했으니까. 뭐해. 두 사람 모두 앉아.”

박수호의 말에 김선애는 그의 옆에, 그리고 맞은편에는 ‘김잔디’라는 명찰을 왼쪽 가슴에 단 앳된 소녀가 다소곳이 앉았다.


1


노란색.

박수호는 서류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이 아이에게 뭐 때문에 왔는지 말 안 했어?”

“했어요.”

“그렇단 말이지...”

말을 흐리며 서류를 뒤적이는 그였고, 길게 이어지던 침묵을 깨뜨린 건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드르륵.

김강울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속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안 해도 되니, 어디 누워있다가 와도 됩니다.”

박수호의 말에도 자리로 와서 앉은 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잔디양이 학원 갈 시간이 다가와서요.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PM08:07


“언제까지입니까?”

“아홉 시까지는 가야 한다고 하니까...”

말을 흐리는 그 대신 옆에 앉아 있던 김잔디의 입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못해도 반에는 나가야 해요.”

“반? 공부 때문이니?”

“아니요. 엄마처럼 명배우가 꿈이라서, 연기 학원 다니고 있는데요. 이미 작년에 데뷔도 했어요.”

“데뷔까지? 그럼 학원을 오래 다녔겠구나?”

“네. 삼 년 됐어요. 왜 그러시죠?”

“아니다. 내 아는 사람 중에 연기자가 있어서 말이야. 그 사람은 이 년 정도 수업받고 바로 데뷔했지.”

그의 말에 김잔디의 눈빛이 반짝였다.

“정말요? 누군데요?”

“그건 나중에 말하도록 하고. 배우가 꿈이라는 아이가, 집단 폭행 일원 중 하나라니, 좀 충격이구나.”

박수호의 말에 김잔디의 눈이 살짝 찌그러진다.

“우호 사건 때문에 절 부르신 거예요? 그거 증거 없다는 말에 비관 자살한 김우호가 꾸민-”


[아하하. 거시기도 쪼그만 얘가 노려보면 내가 무서운 줄 알아?! 눈 안 깔아! 계속 대들면, 네 거시기 사진 카톡에 공개할 거야. 그래서...]


태블릿에서 흘러나온, 김잔디와 비슷한 여자 목소리에 김잔디는 물론이고, 김강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건 너로 의심되는 목소리다. 강우호의 집에서 발견 되었지. 그리고 네가 시간이 없다고 하니, 바로 다음 걸 보여주지.]

박수호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거니, 두 사람이 볼 수 있게 박수호가 태블릿을 들어주었다.


[퉤! 더러운 면상으로 나 보지 말랬지! 그딴 식으로 봐봤자. 네 놈 사진 안 지운다니까!]

[제. 제발. 그건 만은 지워줘.]

[싫어! 창녀가 창녀 짓 하는 거 보여줘야지. 안 그래?!]

[제발. 그것만은]

[꺼져!]


발길질에 화면이 크게 흔들리더니 화면이 꺼졌다.

무거운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김잔디였다.

”그. 그래서요. 이게 뭐 어땠다는 거죠!“


1


붉은색.

”흐음... 불법 촬영에 협박, 폭언, 폭행 그 모든 걸 증명하는 영상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어차피 피해 당사자는 죽었잖아요! 죽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는 거 제가 모를 줄 알아요!“

”그래서 죽였나?“

박수호의 날카로운 시선과 마주친 김잔디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태블릿을 조작한 박수호가 그녀가 병원 복도로 뛰어갔다가 뛰어나오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피해자가 죽은 날 너는 그 아래층에 복도로 들어갔다가 피해자가 떨어진 뒤에 나왔다. 피해자는 너를 고꾸라뜨릴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두려워한 너는 피해자의 휠체어를 밀어 떨어뜨린 거야.“

”아니에요!“

발작하듯 외친 그녀가 박수호는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아니라 이남호에요! 저는 돈을 주겠다고 했고, 전학까지 시켜주겠다고 했단 말이에요. 그렇게 합의하고 나왔을 때, 이남호가 뛰어오는 걸 저는 봤어요. 그다음에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죠. 보진 못했지만, 분명 그 아이가 민 거예요. 제가 아니라 이남호라고요!“


1


노란색.

”잔디양. 내가 연기자를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을 알고 있어. 그런데 그자들이 내게 절대하지 않는 게 뭔 줄 알아?“

그의 말에 김잔디는 답하지 않고 씩씩대기만 했고, 박수호 태블릿을 조작한 다음 입을 열었다.

”바로 연기다.“


[그래요! 제가 아니라 저 자라고요!]


화면 속 사나운 눈초리로 표독스럽게 말하는 김잔디의 모습에서 멈춘 박수호가 그녀에게 비릿한 미소를 보냈다.

”나쁜 역할의 연기는 절대 하지 않지. 왜냐? 자기도 모르게 나쁜 역할에서 거짓말할 때와 똑같은 말투와 표정을 짓게 되거든.“

흠칫한 김잔디는 얼굴을 확 굳히며 말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이에요.“

”세 사람을 부른 건 그 아이였다. 한 명은 복도 끝 병실, 다른 하나는 자기 병실. 그리고 너는 옥상. 내 말이 맞지?“

박수호의 말에 김잔디는 입술을 깨물었다.


1


푸른색으로 변하고 있는 숫자를 힐끔 바라본 박수호가 말을 이었다.

”옥상으로 너를 따로 불러낸 이유는 간단해. 어머니가 창녀라고 불릴만한 어떠한 걸 네가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녀석은 최대한 조용한 곳으로 너를 불러서 협상하려고 했던 거다. 하지만, 협상은 어떤 이유에선지 틀어졌고, 넌 그 아이를 밀어버린 거다.“

박수호의 말에 김잔디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니에요! 제가 아니라 이남호가 민 거예요! 저는 절대로 그를 밀지 않았다고요!“


[제가 아니라 저 자라고요!]


벌떡 몸을 일으키며 자신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본 김잔디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내가 말했지. 연기하지 말라고. 네 어머니와 같이 사진을 찍고 여행도 다녀온 경찰의 집에서 휠체어를 발견했다. 그리고 휠체어 손잡이엔 지문이 하나 찍혀 있었지.“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아...“

털썩 자리에 주저앉은 그녀를 바라보며 박수호가 말했다.

”고맙다.“

박수호의 말에 김잔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난 네가 자수할까 두려웠다. 소년법이 조금 무거워졌다고 해도, 자수하고 용서를 빌면 중형은 불가능하거든. 하지만, 넌 지금 끝까지 자수하지 않고 연기했지. 그래서 정말 고맙다.“

”아... 차라리 자수를 할 걸...“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머리 위 숫자가 검푸른색으로 변한 걸 바라보며 박수호는 서류를 덮었다.

”욱. 우욱.“

김강울이 급하게 회의실에서 뛰쳐나갔고,

”당신을 강우호 살해 혐의로 긴급체포합니다. 당신은...“

김선애의 낭랑한 목소리를 끝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

**


한 시간 뒤.

개미 수사대.

긴급으로 만들어진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박수호와 김선애가 들어왔다.

두 사람을 보고 강명길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살인범을 잡았다고?“

”예. 하지만, 개미와 연관된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박수호의 말에 강명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나라도 조사했을 사건이었다. 오히려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사해서 범인을 찾아내다니, 역시 우리 서울지방청의 에이스다워! 김선애도 잘했어!“

짝짝짝.

그가 손뼉을 치기 시작하자, 다른 형사들도 손뼉을 쳤다.

”잘했다고!“

”그럼. 살인범 잡았으면 된 거지!“

”개미도 그 기세로 잡으면 되는 거야!“

격려와 응원에 어색한 얼굴로 인사를 하던 두 사람이었다.

강명길이 손짓으로 박수를 잠재운 다음, 깊고 두꺼운 주름이 잡힌 자신의 턱을 움직였다.

”사건은 강남서에 인계했나?“

”예. 그리고 개미와 연관되어있을지도 몰라서 카메라가 직접 비추는 곳에 피의자를 수감했습니다.“

박수호의 말에 강명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잘했어. 그럼 다들 고생했고, 이만 퇴근해.“

”옙!“

”넵!“

외치면서 경례한 두 사람 중 김선애가 강명길에게 다가오더니, 책상 위에 있는 음료수들을 수거했다.

”그럼 퇴근하는 김에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오. 그래 주겠나.“

”나도 부탁해.“

”나도~“

”아주머니도 못 들어와서 쓰레기통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막내가 있어야 한다니까.“

동료 형사들의 말을 들으며 김선애와 박수호가 쓰레기를 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수고하십쇼.“

”고생하세요.“

인사를 하며 사무실에서 나온 두 사람은 웃는 얼굴에서 갑자기 굳은 얼굴로 변화했다.

”후...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

”쯧. 그래서 형사 생활하겠냐.“

”그럼, 그냥 상관도 아니고-“

”쉿! 일단 가자.“

박수호의 말에 김선애는 입을 다물었고, 두 사람은 봉지를 들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이신후 아저씨는?“

”과학실이라고 문자 왔어요.“

”그냥 계단으로 가자.“

”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못 미쳐 있는 중앙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갔고, 두 개 층 내려간 곳에서 이신후가 굳은 얼굴로 서성이고 있었다.

”오! 왔어! 물건은?“

”여기. 식혜랑 오렌지, 그리고 우유통입니다.“

”고맙다. 바로 확인한다고 하니까. 따라와.“

”예.“

”네.“

두 사람은 이신후를 따라 이동했고, 과학수사대로 적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공간에서 두 사람만 앉아 있다가 들어온 사람들을 보고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

”오~ 신후 왔어.“

”늦은 시간에 미안하다.“

”에이, 같은 경찰이 죽었는데, 당연히 바로 도와줘야지. 혈액 검사도 아니고 지문 검사는 금방이니 담에도 이런 일은 무조건 날 불러.“

”흐흐. 나중에 국수 한 그릇 쏘마.“

”국수 귀신이 쏘면 나야 땡큐지. 물건은?“

”여기 세 곳에 있다고 그랬어. 아! 우리 여기 두 형사 지문도 묻어 있으니까.“

”선애만 확인해도 됩니다.“

”그럼 여경분은 여기다 지문을 찍어주세요.“

연구원이 내민 패드에 김선애가 손가락을 내밀어 하나씩 가져다 대자, 바로 모니터에 그녀 지문이 떠올랐다.

”요즘엔 이렇게만 해도 금방 지문을 추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그만큼 위조하기도 편해졌지만, 그러면 흔적이 조금은 남으니...“

중얼거리면서 그들이 가져온 물건에 지문을 추출한 연구원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오! 맞습니다. 정확히 일치합니다!“

밝은 얼굴로 외치는 연구원과 다르게, 세 사람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이제 그놈을 잡을 수... 다들 왜 그러십니까?“

연구원의 얼굴도 굳어진 가운데, 이신후가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이거... 뱀 대가리인 줄 알았는데... 용 대가리였어. 어떡할래?“

”그물 가지고는 안 될 거 같습니다.“

”음... 잡을 수 있겠어?“

이신후의 걱정이 담긴 말에 박수호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답했다.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말

비가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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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파일18# 원래 (10) +3 19.11.17 152 11 17쪽
181 파일18# 원래 (9) 19.11.15 152 4 22쪽
180 파일18# 원래 (8) +1 19.11.13 167 8 16쪽
179 파일18# 원래 (7) +1 19.11.11 166 5 13쪽
178 파일18# 원래 (6) +1 19.11.08 178 6 24쪽
177 파일18# 원래 (5) +1 19.11.06 168 7 12쪽
176 파일18# 원래 (4) +1 19.11.03 171 8 18쪽
175 파일18# 원래 (3) 19.11.02 181 7 13쪽
174 파일18# 원래 (2) +1 19.10.30 186 8 11쪽
173 파일18# 원래 (1) +1 19.10.28 211 9 11쪽
172 파일17# 변해야 산다.(3) +2 19.10.26 175 7 15쪽
171 파일17# 변해야 산다.(2) +3 19.10.21 210 8 13쪽
170 파일17# 변해야 산다.(1) +1 19.10.19 193 9 11쪽
169 파일16# 여왕개미.(6) +2 19.10.17 196 9 16쪽
168 파일16# 여왕개미.(5) +4 19.10.15 204 9 15쪽
167 파일16# 여왕개미.(4) +1 19.10.13 204 8 14쪽
166 파일16# 여왕개미.(3) +2 19.10.11 194 9 11쪽
165 파일16# 여왕개미.(2) +1 19.10.09 199 9 14쪽
164 파일16# 여왕개미.(1) +1 19.10.07 202 8 16쪽
163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4) +2 19.10.06 201 10 19쪽
162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3) +1 19.10.05 207 9 12쪽
161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2) +1 19.10.04 203 8 14쪽
160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1) +1 19.10.03 210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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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파일14# 사미용두 (4) +1 19.10.01 215 6 20쪽
157 파일14# 사미용두 (3) +1 19.09.29 232 9 13쪽
156 파일14# 사미용두 (2) +3 19.09.28 221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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