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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티어 헌터의 기업 경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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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다
작품등록일 :
2021.06.10 17:10
최근연재일 :
2021.08.31 01:41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949
추천수 :
694
글자수 :
328,639

작성
21.06.2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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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3쪽

방구힐러

DUMMY

* * *


- 휘이이잉!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에 최후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창문을 열자 매서운 칼바람이 눈발과 함께 얼굴을 때렸다.


“아! 따가워. 괜히 맞아가지고...”


낮에 화살이 스친 얼굴의 상처에서 가벼운 쓰라림이 느껴졌다. 뺨에 손을 대자 욱신거리는 고통과 함께 이하연이라는 헌터가 떠 올랐다.


세상에 보기 드문 특수각성자.


특수각성자는 직접적인 전투 능력보다는 전투 외적인 능력에 특화되어 있다. 대체로 자신보다는 동료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특수각성자의 능력으로는


- 대상의 특정 능력을 높이는 버퍼

- 대상의 회복력을 높이고 상처를 치료하는 힐러

- 대상을 특정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텔레포터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매우 희귀한 능력자로서 5년 전 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드러나 있는 특수 각성 헌터의 수는 100명을 넘지 않았다.


지금은 그 숫자가 꽤 늘긴 했지만 드러난 숫자보다 감춰진 숫자가 더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열명 내외의 특수 각성 헌터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하연은 특수각성자 중에서도 범용성이 가장 높은 힐러였다.


“하! 그 여자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네!”


다시 생각해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최후는 맥주 캔 하나를 더 가져와 마셨다.


“크으! 이름이 이하연이라고 했었나? 그 여자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던데··· 치료할 때마다 몸에 독기가 쌓이는 것 같고···”


최후는 어렸을 적 미국에 버려진 후, 홀로 1년을 지내면서 몇 가지 능력이 생겼다. 그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나 몬스터의 체내 에너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능력은 상대방의 상태나 일부 약점에 대한 정보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최후는 자신이 새로운 형태의 특수각성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특수각성자 중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없다는 것을 나중에 파비앙과 대화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 자신의 능력들이 일반적인 각성자들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도.


“카아!


맥주 캔 하나가 또다시 비워졌다.


“그런데 한국에는 그 여자를 그렇게 홀대할 만큼 힐러가 많은가? 당장 썬더한테만 말해도 나인세컨즈에서 데려가겠다고 할 텐데···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


최후는 왠지 이하연이라는 여자에게 한번 생각이 닿은 후 빠져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아버지 죽음과는 별도로 당분간 한국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흥미로운 일들도 많이 생길 것 같고.’


창밖에 조금씩 내리던 눈은 어느새 함박눈으로 바뀌었고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갔다.


* * *


이하연은 던전 공략 지원으로 인해 며칠만 에야 집에 돌아왔다. 긴장이 풀어지자 머리가 지끈거리고 두통이 몰려왔다.


“아우! 머리! 진통제를 어디에다 두었더라···?”


진통제를 입안에 털어 넣은 후에야 조금 안정이 되었다. 마음이 가라앉자 그녀는 낮에 만났던 남자를 떠올렸다.


“최후라고 했었지?”


유엔 서울사무소에서 싸우던 남자가 떠 올랐다.


- 앞으로도 헌터로 계속 살아야 한다면, 지금 상태로는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을 안타깝게 쳐다보는 맑은 눈빛이 잊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맑은 눈 아래에서 턱까지 이어지는 긴 흉터는 왠지 슬픈 사연이 있어 보였다.


'아오! 미친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바로 몇 시간 전까지 헌정원 내 팀원들과 싸웠던 사람이었다. 김 팀장의 어깨를 뽑았고 팔을 부러뜨려버렸다. 또 다른 두 명의 팀원들은 기절할 때까지 두들겨 맞기까지 했었다.


“하아···!”


아까의 상황을 생각하니 다시 한숨이 새 나왔다. 팀원들이 당할 때 온몸에서 느껴졌던 전율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우리 팀원이 당하는 건데 왜 그렇게 짜릿한 기분이 들었던 걸까?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은 오늘 처음 본 사람인데...


‘왜 정식으로 만나자는 거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내가 힘들어하는 게 느껴지는 건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아···!”


이하연은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믿고 싶네. 그 눈빛도···”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그게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내가 특수각성자라서 그리고 힐러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말했겠지. 아마 나에 대해서 알았다면 안 그랬을 거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변할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 번 찾아가 볼까?’


‘아니야! 가면 또 상처받을지도 몰라. 가지 말자!’


'그런데 왜 이렇게 졸리지...? 이렇게 잠들면 안 되는데...'


이하연은 침대에 기대서 한참 동안을 이런저런 상상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낮은 숨소리를 낸 채로 잠에 빠져들었다.


- 쌔-액! 쌔-액!


그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잠든 그녀의 한쪽 손목에는 뱀이 지나간 자국 같은 흉터가 수도 없이 나 있었다.


* * *


이하연은 국가헌터정보원 던전공략지원팀 소속 헌터다. 그러나 그녀는 현재 던전공략지원팀 중 어떤 팀에도 정식으로 속해 있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헌터 중에서도 희귀한 특수능력자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다. 그러나 헌정원 내에서의 그녀의 위치, 즉, 포지션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헌정원 내에는 필요할 때마다 각 팀으로 지원을 나가는 특수팀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는 특수팀에도 속하지 못했다.


또 한 가지, 실제로도 헌정원 내에서 그녀를 팀원으로 받기를 원하는 팀은 없었다. 임시 팀원으로 받는 것조차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오늘 함께 했던 팀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팀원 중 한 명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었다. 이하연은 그 공백에 땜 빵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오늘 그들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동료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었다. 특수능력자로서의 대우는 고사하고 동료 헌터로서 대우도 못 받는 듯했다.


그전에 함께 했던 팀도 비슷했고 거기서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팀에서 퇴출당했다. 그전에 전 팀도 마찬가지였다.


이하연은 7년 전 18세의 나이에 최초로 각성했다. 최초 각성 등급은 C급이었다. 태생 C등급은 전체 각성자의 상위 1% 이내였다.


거기에 더해 특수능력자 그리고 힐러라는 특수성은 주변에서 엄청난 관심과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19세에 헌터 학교에 입학한 후로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PHC(민간헌터기업)로부터 최소 한 번씩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었다.


그런데 헌터 학교 재학 중 2년 차 외부 던전 실습에서 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로 함께 들어간 교관과 동료가 모두 죽었다. 이하연을 포함해 단 두 명만이 가까스로 구조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함께 구조되었던 동료가 자살했다. 먼저 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그날 이후 이하연은 헌터가 되기를 포기했다. 헌터 학교는 자퇴했고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살아갔다. 손목의 상처도 모두 이때 생긴 것이었다.


수십 번의 자살 시도에도 이하연은 살았다. 헌터였기 때문에 생명력이 질긴 것이었는지, 아니면 힐러라는 특수능력자여서 그런 것이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았다.


그 후로는 가족도 친구도 아는 사람과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그렇게 집 밖으로도 나가지 않은 채 지내기를 3년, 그녀는 집으로 날아온 한 통의 우편을 받게 된다.


엄마의 사망 통지서. 그리고 딸이 제대로 이 세상을 살기를 바란다는 엄마의 마지막 편지.


그렇게 3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하연은 국가헌터정보원에서 일을 시작한다. 헌정원에서는 국내 유일한 치료능력자인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3년간 쉬었던 것이 문제인지, 아니면 치료 메커니즘의 문제인지, 어쨌든, 그녀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 치료 중 그녀의 몸에서 악취가 발생했다. 치료해야 할 상처가 심할수록 악취도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왜 그런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헌정원에서는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능력자였다. 그리고 치료능력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국내에서는 얻을 수 없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사실 C등급 힐러인 이하연이 할 수 있는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찢어진 상처의 봉합이나 단순 골절의 접합 정도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치료였다.


신체의 절단이나 복합 골절, 그리고 그 이상의 상처는 치료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던전 내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상처는 대부분 후자였다.


그렇다 보니 던전 공략 팀에서는 굳이 이하연을 데려가려 하지 않았다. 그 정도 수준이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치료제를 가지고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치료제의 가격과 소지 수량의 제한은 있었지만.


결국, 그녀가 속하게 되는 팀은 폭탄을 떠맡는 것처럼 불만을 가득 품은 채 그녀를 데려갔다. 그런 상황에서 그 팀과 이하연과의 관계가 좋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을 하면 할수록 헌정원 내에는 이하연을 꺼리는 헌터들이 늘어만 갔다.


그날도 이하연은 던전 내에서 상처 입은 동료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동료 중 한 명이 조금 심한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마침 그 던전에는 냄새에 민감한 다수의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하연이 치료를 하자 심한 악취가 던전 내에 퍼졌다. 그리고 던전 내에 있던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악취에 반응하여 몰려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날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던전 공략은 실패했다. 그리고 공략 인원의 상당수가 크게 상처를 입었다.


그 후로 공략 팀들 사이에서 이하연이 냄새를 피워 몬스터를 끌어들인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어떤 팀에서도 이하연을 팀원으로 데려가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함께 던전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꺼리게 되었다.


그날 이후, 이하연은 던전 공략 지원보다는 외부 활동이나 던전에서 나오는 동료를 기다렸다가 치료하는 것이 그녀의 주 업무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공략한 던전처럼 몬스터에 대한 정보가 확실한 던전의 공략에만 동행하게 되었다.


이렇듯 소속된 팀이 없이 여기저기를 떠돌다 보니 헌터정보원 내 헌터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이하연을 무시하거나 욕하는 사람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그리고 언제부터 그녀는 방구힐러라 불리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하연은 치료 시 발생하는 악취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능력을 제한하였다. 그런데도 그녀가 가진 재능은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등급 초월을 이뤄냈다.


얼마 전 B등급으로 초월한 이하연. 물론 그녀에게 관심을 끊은 헌정원 내에서는 누구도 왕따인 그녀의 변화를 알지 못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하연에게는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 사실 그녀가 치료 후 뿜어내는 악취는 그녀의 치료 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치료 메커니즘은 부상자의 상처에 자신의 에너지를 방출한 후 상처의 독소와 함께 방출한 에너지를 다시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내부에서 일차적으로 독소를 분해한 후 남은 소량의 독소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하연은 20세에 있었던 헌터학교에서의 사고 이후, 정신적인 충격으로 이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겼다. 내부에서 독소의 분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 상태로 분해되지 않은 독소가 배출되다 보니 악취가 심하게 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분해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독소가 몸속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이하연은 독소가 배출되면 악취가 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독소를 가능한 한 오래 몸속에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5년 전 사고 이후 거의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던전에서 죽은 친구들과 교관들. 그리고 자살한 친구까지. 그래서 잠자는 것이 두려웠고 불면증이 심했다.


메커니즘의 마지막 단계인 남은 독소의 배출은 그녀가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것마저 불면증으로 방해를 받았다.


결국, 이하연은 그 데미지를 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그 영향으로 몸은 항상 부어 있어 뚱뚱하고 둔해 보였다. 피부 톤은 간에 이상이 있는 환자처럼 어두웠고 피부 상태도 항상 트러블이 있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는 무엇을 해도 더는 나아지지 않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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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채용 (1) 21.08.05 18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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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조사가 끝나고 21.08.02 201 12 13쪽
39 치료 (2) 21.07.30 204 12 11쪽
38 치료 (1) 21.07.29 205 12 13쪽
37 헌터 전용 라운지 21.07.28 208 11 12쪽
36 던전에서 나가다 (2) 21.07.27 209 11 11쪽
35 던전에서 나가다 (1) 21.07.26 206 10 12쪽
34 베어 던전 (6) 21.07.24 223 12 12쪽
33 베어 던전 (5) 21.07.23 223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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