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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로또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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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0.12.30 16:20
최근연재일 :
2010.12.30 16:2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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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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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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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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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로또의 미소 (15)

DUMMY

“박과장 무슨 일이야?”

“팀장님 말씀이 맞았습니다.”

“뭐가?”

“프로그램이 로또에 적용하기엔 부적합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숫자 6개인데 이건 주식용으로 만든 거라 한 가지만 계산하게 되어있네요.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지?”

“그럼 지금까지 나온 숫자들은 뭐야?”

“그 숫자들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였습니다. 프로그램 맨 끝에 보니까 그중 최근 동향과 비교해 최종적으로 선별하는 과정이 있는데 컴퓨터에 깔린 건 그 단계가 생략돼 있었습니다.”

“그럼 그 단계는 앞으로 사용 못하는 건가?”

“아닙니다. 소스가 있으니까 한 일주일 정도 작업하면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스를 보니까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모듈을 연결시켰더군요. 그래서 CD를 넣어 보니까 모듈이 더 있더군요. 처음엔 만들다가 버린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것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럼 그 모듈을 추가하면 되는 건가?”

“그렇죠. 이것도 다른 모듈처럼 연결만 시키면 되는데 지금 보기엔 한 일주일정도 작업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일주일이나 걸려?”

“연결 섹터를 추가해야 하니까요. 다른 걸 응용해 보려고 했는데 모듈마다 특성이 있어서 별수 없이 새로 만들어야겠습니다.”

“그 CD 안에 없어?”

“네. 그것만 없는 걸 보니 그 연결 섹터는 그 사람이 복사해 준 다음에 만들어졌나 봅니다.”

“아무튼 수고했어. 그걸 발견했으니 정말 다행이지 뭐야?”

“그동안 신통치 못했던 것이 이것 때문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분명해진 건 프로그램이 미완성이었다는 겁니다.”

“그럼 연결만 끝나면 전보다 더 확실해지겠군?”

“아니죠.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건 한 가지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 말고 다섯 개가 더 있어야 합니다,”

“그럼 그걸 만들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 그러려면 일 년도 넘게 걸리겠는데?”

웅창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웅창과 달리 재학은 여유가 있었다.

“그건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이것만 끝나면 나머지는 복사한 다음 최초 데이터 입력 과정만 손보면 해결됩니다.”

“아무튼 박과장 대단해. 여러 사람이 만든 프로그램을 단 몇시간 만에 분석해 내다니 말야.”

“운이 좋았죠. 메인프로그램에 딸린 모듈이 모두 120개 쯤 되는데 솔직히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몇 개를 찍었는데 그중 하나가 적중한 겁니다.”

“만약 적중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더 걸렸을지는 모르는 거였군?”

“그렇죠. 그래서 운이 좋았다는 겁니다.”

“하늘이 우릴 돕는가 보네.”

“그럼 이제 옛날 실력을 발휘해 볼까요?”

재학이 프로그램 작업을 시작하자 웅창은 잠시 멈추었던 시트 작업을 계속했다. 마지막 정리를 끝낸 웅창은 전체 평균을 내 보았다. 그랬더니 점점 끝으로 갈수록 숫자는 증가하고 있었다. 6.660 13.219 20.426 26.370 32.826 39.223 21.660

‘이것 참 묘하네. 전에 실제 나온 순서대로 정리한 것은 각각 근사치였는데 말야.’

그랬다.

22.638 22.672 24.038 23.728 23.442

지금까지 웅창이 활용했던 리스트의 평균값은 22에서 24이내였던 것이다. 그때 좌에서 우로 소트된 리스트를 보는 순간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각각 항목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웅창은 그것을 시트 한 구석에 정리했다.


항목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재 여섯번째

최소 1 2 3 4 5 6

최대 49 41 42 43 44 45


“아하! 그렇구나.”

웅창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냈다.

“네? 뭐가요?”

갑작스런 소리에 작업에 몰두하던 재학은 고개를 돌려 웅창을 바라보았다.

“이 로또 말야. 지금까진 실제 나온 순서대로 정리된 자료를 썼는데 이걸 큰 순서대로 정리하고 보니까 각 열마다 나올수 있는 숫자들의 한계가 있어.”

“큰 순서대로요?”

“그러니까 매회 당첨번호를 오름차순으로 소트한 거지.”

“그런데요?”

“그러니까 이걸 기준으로 하면 첫 번째부터 여섯 번째 열에 나올 수 있는 숫자의 한계가 정해지네. 예를 들면 첫 번째 열에는 1에서 40까지만 나온다는 거야.”

“그럼 두 번째는요?”

“두 번째는 이미 앞에서 1이나 40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나올 수 있는 수는 2에서 41이 되는 거지.”

“그럼 세 번째는 3에서 42가 되겠군요?”

“그렇지 결론적으로 여섯 개 열에 공통적으로 나올 수 있는 수는 7에서 39사이의 숫자가 전부지.”

웅창의 얘기를 들은 재학은 잠시 뭔가 생각을 하더니 손가락으로 계산을 했다.

“팀장님 말씀 듣고 보니까 지금까지 각 항목에 나올 수 있는 숫자가 45개가 아닌 40개였네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올 수 있는 숫자는 33개구요.”

“그렇게 되나?”

“먼저 각 항목에만 나올 수 있는 숫자는 두 개입니다. 그렇게 12개의 숫자는 고정 번호가 되는 거죠. 그러면 나머지는 33개가 됩니다. 그 33개의 숫자들은 어느 항목에도 나올 수 있는 숫자가 되는 겁니다.”

“그렇지. 하지만 이건 나한테는 크게 의미가 없는데?”

“저한테는 의미가 큽니다. 입력 데이터에 한계치를 주어야 했는데 실은 그것 때문에 고민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침 팀장님께서 제 고민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손발이 맞는 거 보니 일이 잘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

“그러게 말입니다.”

재학의 밝은 표정을 보고 문득 벽에 걸린 시계를 보던 웅창은 표정이 굳어졌다.

“왜 그러십니까?”

“박과장 시간이 언제 이렇게 됐지?”

“이런.”

웅창의 얘기를 듣고 시계를 본 재학의 표정도 굳어지고 있었다. 시계는 6시를 넘고 있었고 그것은 재학의 아내가 이제 곧 집에 도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웅창은 서둘러 노트북을 정리하고 옷을 주워 입었다.

“팀장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저희 집에서 저녁 드시고 가시죠?”

“아냐. 됐어. 그냥 갈 게. 자칫하면 눈치 챌 수도 있어.”

“그냥 놀러 왔다고 하면 되죠.”

“글쎄 됐다니까. 신경 쓰지 마. 갈 게.”

재학의 집에서 나와 큰길에 거의 다다랐을 때였다. 멀리 재학의 아내가 이제 막 버스에서 내려 단지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 같았으면 반갑게 인사를 했겠지만 그러기엔 지금의 초라한 자신을 보이기 싫은 일종의 본능 때문인지는 모르나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지나치고 말았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웅창의 자존심이 강했던 것이다. 씁쓸한 기분으로 버스에 올라 탄 웅창은 애써 태연한 척 하려고 미처 못 한 일을 생각했다. 집에서 나오기 전 재학과 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던 웅창의 머리에 또 다른 것이 그의 지각을 자극했다. 지금까지 번호를 뽑아낼 때 매년 비슷한 날짜를 기준으로 했던 것을 같은 번호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번 226회를 기준으로 126회 26회 자료를 참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다섯 개 그룹을 참조해야 하는 날짜 기준보다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같아선 당장 시트를 만들어 보고 싶었으나 이미 버스는 양재동에 도착해 있었고 퇴근 시간대의 정체 속에 갇혀 있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어요?”

“웬일인지 길이 많이 막히더라구. 와 벌써 8시가 다 돼 가네.”

“얼른 씻고 저녁 먹어요.”

“응. 금방 나올게.”

아내의 말에 대답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새로 생각해낸 방법으로 가득했다. 다음날 재학의 집에 도착한 웅창은 앉자마자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독두가 오지 않는 것이다.

“참, 오늘 독두씨 오는 날 아닌가?”

“좀 늦는다고 전화 왔습니다.”

“그래?”

같은 시각 독두는 집에서 나와 책방에 들러 엑셀 교본을 구입하고 있었다. 일단 구입하긴 했으나 얼핏 보아선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난번 복사한 프로그램하고는 다른 거네.’

컴퓨터라곤 인터넷과 게임 외엔 해 본적이 없는 독두는 그 옛날 남들은 이것저것 배우는 동안 자신은 윗사람들 눈에 들 생각만 했던 것이 후회가 됐다. 잠시 책을 훑어보던 독두는 일단 포기하고 재학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저러나 강웅창 노트북에 있는 그것을 어떻게 빼낸다지?’

지난번 220회 이후 독두의 관심은 온통 웅창의 엑셀 시트에 있었다.

‘분명 거기에 뭔가 있어. 어떻게 해서든지 빼내야 하는데.’

한편 그 사이 웅창은 시트를 만들고 결과를 뽑고 있었다.


결과치..6..15..33..28..23..26..12........3...8..18..18..31..39..12

.......14..18..28..22..23..23..19........5..11..19..22..32..38..19

........6..27..31..25..24..19..16........4..11..16..25..30..31..16

.......13..21..27..25..23..21..18........4..12..19..24..31..36..18

배열1...6..15..33..28..23..26..12........3...8..18..18..31..39..12

........6..27..31..25..24..19..16........4..11..16..25..30..31..16

.......14..18..28..22..23..23..19..23....5..11..19..22..32..38..19

.......13..21..27..25..23..21..18..21....4..12..19..24..31..36..18

........6..............23................4..11..19......31

배열2...6..15..33..28..23..26..12.......14..18..28..22..23..23..19..23

........3...8..18..18..31..39..12........5..11..19..22..32..38..19

........6..27..31..25..24..19..16.......13..21..27..25..23..21..18..21

........4..11..16..25..30..31..16........4..12..19..24..31..36..18

........6..........25..........12...................22..23......19

................................................................18

최종값..6..19..21..23


“박과장 번호 나왔어.”

재학은 하던 것을 멈추고 웅창에게 다가왔다.

“어? 이게 뭡니까?”

“이번엔 방법을 좀 달리 해봤어. 지금까지 실제 나온 순서에 기준했던 것을 오름차순 리스트하고 비교했지.”

“그랬군요. 그럼 맨 밑에 번호는요?”

“공통적으로 나온 번호들이야. 배열도 두 가지로 했어. 하나는 각각 비교한 거고 다른 하나는 서로 엇갈려 비교를 했지. 각 배열에 있는 빨간색 숫자가 같은 열 또는 같은 행에 중복돼 나온 건데 그 숫자들 중에 중복 된 것을 맨 밑에 있는 최종 값으로 선택했어.”

“그중 23이 가장 많이 나왔군요?”

“그렇긴 한데 난 23은 별로 느낌이 안 가.”

“지난번 220회 때는 중복되지 않은 숫자들 위주로 하셨죠?”

“그랬지.”

“그러면 팀장님 이번에도 한 두 개 정도는 거기에서 뽑아 보시죠.”

“여기 빨간 숫자 중에 중복되지 않은 숫자는 4 11 12 18 22 31인데? 잠깐만.”

웅창은 220회 이후 번호들을 살폈다.

221 2007-02-24 2 20 33 35 37 40 10

222 2007-03-03 5 7 28 29 39 43 44

223 2007-03-10 1 3 18 20 26 27 38

224 2007-03-17 4 19 26 27 30 42 7

225 2007-03-24 5 11 13 19 31 36 7

“지난 5주간 자료를 보니까 이중에 나오지 않은 숫자는 12하고 22뿐인데?”

“220회 때 팀장님 하신대로 라면 그 둘 중 하나입니다.”

“10번 대는 보너스 볼을 포함해 여섯 번이고 20번 대는 여덟 번 나왔네. 그런데 중복된 숫자를 빼면 20번 대는 다섯 번이네.”

“그러면 22번으로 하면 되겠네요.”

“10번 대 출현 횟수에 맞추면 그렇지. 그래 22번으로 하자. 그렇다면 내가 뽑은 숫자는 6 19 21 22 23이야. 박과장도 다 됐지?”

“네. 제가 뽑아낸 숫자는 1 2 4 7 22 25 31 33 37 40입니다. 10번 대는 하나도 안 나오고 한 자리 숫자가 많은 거 보니 그게 대세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몇 개 안되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지금은 프로그램이 한 가지 경우만 처리하는 거라고.”

“그럼 이 숫자들은?”

“18개 중 확률이 70프로 이상인 것들만 추린 거죠.”

“22는 거기도 나왔네.”

“그래서 제가 22를 선택했던 겁니다.”

“그럼 나머지 숫자들은 어떤 걸로 하지?”

“팀장님 숫자가 6 19 21 22 23이니까 거기에 없는 30번 대하고 40번 대를 골라야죠.”

“그러면 박과장이 뽑은 것 모두 포함시키면 되겠네. 그것으로 이따가 독두씨 숫자하고 비교해서 결정하지.”

“네.”

그때 거실에 있는 차임벨이 울렸다.

“독두씨인가 봅니다.”

재학이 아파트 입구의 현관문을 열자마자 독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집에 일이 있어서 그만 늦었습니다.”

“괜찮아요. 나도 어차피 오늘에서야 일을 끝냈는걸요.”

독두는 앉자마자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제가 뽑은 건 2 7 14 22 28 34 37 40 42입니다.”

“마형도 22번 뽑았습니까?”

“네. 이번엔 22번이 느낌이 제일 강하더군요.”

“그럼 22번은 확실한 거네.”

“두 분도 22번 뽑았습니까?”

재학과 웅창은 동시에 고개를 끄떡였다.

“역시 제 직감이 맞았군요. 그리고 10번 대는 14번이 제일 강합니다.”

독두의 얘기를 듣는 웅창은 그의 직감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마형 그럼 우리가 뽑은 숫자들하고 비교해 보죠. 우리가 뽑은 숫자들은 이겁니다.”

6 19 21 22 23.

1 2 4 7 22 25 31 33 37 40.

“그렇군요. 그런데 말이죠. 이번엔 30번 대하고 40번 대는 뺐으면 합니다. 저도 몇 개 뽑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것들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요?”

“네. 팀장님. 제 직감에 이번엔 한자리 수가 대세일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뽑은 한자리 수들만 모아 봅시다.”

“제가 뽑은 게 1 2 4 7 이고 팀장님이 뽑은 건 6 그리고 마형이 뽑은 게 2하고 7이군요.”

독두는 자신이 뽑은 숫자가 재학이 뽑은 숫자 속에 들어 있자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럼 2하고 7이 중복입니다.”

“그럼 최종 숫자는 어떻게 하지?”

“팀장님 이렇게 하시죠. 일단 이번엔 한자리가 대세니까 박형하고 제가 뽑은 2와 7 그리고 팀장님이 뽑은 6은 무조건 넣기로 하죠. 사실 6도 느낌이 아주 약하진 않습니다.”

“그럼 나머지 숫자는 뭐로 할까요?”

“22하고 그러면 두 개가 남는데 딱히 느낌이 오는 숫자가 없으니.”

이럴 땐 독두도 막막했던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러면 마형, 나머진 30번대 하나 하고 40번 대를 넣죠?”

“그런데 그것들은 전혀 감이 오질 않는단 말입니다.”

재학과 독두가 고민하는 것을 본 웅창은 지금까지 나와 있는 20번대 번호들을 한데 모았다.

웅창 21 22 23.

재학 22 28.

독두 22 28.

“22는 이미 들어갔고 나머지는 21 23 28 인데. 여기서 중복된 28을 넣고 나머지 한 개는 지난 5주간 나왔던 20번 대중 제일 적게 나온 걸로 하는 게 어때?”

웅창의 물음에 재학과 독두 모두 흔쾌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수긍하는 눈치였다.

“내가 시트로 집계해 보니까 29가 딱 한번 나왔어. 여섯 개 중에 한두 개는 최근 출현 횟수가 적은 게 나올 때가 빈번하잖아?”

“좋습니다. 저희야 이럴 땐 팀장님 결정을 따르는 게 현명한 거죠. 안 그래요? 박형.”

결국 이들이 정한 226회 예상번호는 2 6 7 22 28 29였다.

번호가 정해지자 모두 재학이 나누어진 용지에 마킹을 했다.

“아이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팀장님 오늘은 제가 점심 쏘겠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독두의 행동에 웅창과 재학은 잠시 의아해 했다.

“실은 집에서 준비를 해왔습니다.”

말을 끝낸 독두는 가방에서 찬합 하나를 꺼내 재학과 웅창 앞에 내놓았다.

“오늘 집사람이 일하러 가는 집 아이가 소풍을 간답니다. 그래서 김밥을 쌌는데 어차피 돈은 그 아이 엄마가 대는 거고 마침 오늘 우리가 모임 갖는 날이고 해서 하는 김에 많이 싸라고 했죠.”

과연 독두 다운 발상이었다.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생색을 내는 것이다.

“독두씨 부인께서 일하신다는 집 주인여자는 뭐 한답니까? 자기 아이 소풍간다는데 김밥도 안 싸고.”

“얘기 듣기론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공주병이랍니다. 남편이 돈을 많이 번 다는군요. 자, 어서 드시죠.”

과정이야 어떻든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이 점심을 먹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독두의 덕을 본 셈이 되었다. 웅창이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긴 했으나 226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 6 7 22 28 29 중 2 6 22가 적중하여 5등에만 당첨된 것이다. 새로운 방법이 첨가되어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웅창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 희망은 재학의 프로그램에 있었다. 한편 독두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재학의 프로그램에서 뽑은 숫자 1 2 4 7 22 25 31 33 37 40 중 2 와 22 그리고 웅창이 뽑아냈던 6 거기에 자신이 뽑아낸 숫자 21을 집어넣어 4등에 당첨이 된 것이다. 독두가 웅창과 재학에게 내밀었던 숫자는 7 14 22 28 34 37 40 42였지만 실은 7 14 21 34 40을 뽑았고 그 중 2007년 3월 31일이 길일로 나온 21을 넣었던 것이다. 독두는 재학에게 전화를 했다.

“박형. 접니다. 방송 봤어요?”

“네. 이번에도 본전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엔 기대가 컸었는데. 뭐, 할 수 없죠. 다음을 기약해야지.”

“그래야죠. 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뵙죠.”

“네. 계속 수고 좀 해주시구요.”

전화를 끊는 독두의 얼굴엔 야릇한 미소를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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