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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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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오피스 108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9.10.25 20:57
최근연재일 :
2020.06.06 00:1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35,547
추천수 :
912
글자수 :
254,932

작성
20.06.05 03:15
조회
180
추천
5
글자
7쪽

106. 그날의 역사

DUMMY

며칠 뒤, 하얀의 말대로 유가인은 사표를 내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하지만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이틀이나 지난 뒤였다. 여직원들은 퇴사 할 때 각 팀을 돌면서 인사를 하는 전통이 있는데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것이다.


“시건방진 년. 얼굴 예쁘다고 뵈는 게 없나.”

“그러게 말이야. 안 그래도 꼴 보기 싫었는데 잘 됐지. 뭐.”


온갖 비난이 쏟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그 사이 다행스럽게도 선미의 엄마는 병세가 호전돼 집에서 요양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참동안 통원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그만하기 다행이에요.”

“하지만 전보다 더 나빠진 것 같아요. 담당 의사를 만났는데 엄마가 부탁했다면서 아무 얘기 안하더라고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괜찮아지실 거예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왠지 불안한 것이 결혼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예물은 지난 약혼 준비 때 이미 준비됐고 신랑 예복은 선미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엄마 단골 집에서 선미 예복과 같이 맞추기로 했다. 남은 것은 신혼집과 예식장이다. 신혼집은 부모님께서 준비하기로 하고 예식장은 선미 오빠와 상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엄마가 결혼날짜 받아왔대요.”


혼례일은 한 달 뒤, 선미 어머니가 아직 외출할 수가 없어 선미 큰오빠가 이름난 역술가로부터 받아왔고 작은 오빠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혼수를 준비했다고 한다. 신혼집도 마련됐으니 살림만 갖다 놓으면 된다. 그런데 혼수를 실어 올 얘기를 하던 중 선미가 뜻밖의 제안을 내놓았다.


“우리 굳이 분가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게 편하지 않겠어요?”

“물론 그렇긴 한데 전 그 집은 세를 주고 부모님하고 같이 살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요. 수입도 생기고 장차 태어날 아기 육아에 대한 부담도 덜할 거고요.”


듣고 보니 그렇다. 지금 사는 집도 넓은데 굳이 따로 나가 살지 않아도 선미만 괜찮으면 불편할 일은 없다. 거기에 수입까지 생기면 살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젊은 여성 같지 않게 노숙함을 보이는 선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에 선미의 의견을 전해들은 부모님도 조금은 놀란 눈치다.


“젊은 애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그러게요. 보기와 다르네요.”


그 바람에 집안엔 한바탕 대공사가 벌어졌다. 새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집안 전체를 새로 도배했고 아버지께서 최대한 부부의 독립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거실에 붙어있는 화장실 앞을 가로 막아 마치 집 두 개를 합쳐놓은 것처럼 개조해 버린 것이다. 공사는 헌 침대와 가구를 폐기처분하면서 모두 끝났다.


“이렇게 하면 욕실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잖아. 그리고 침실은 현관 쪽 방을 치우고 쓰는 게 좋겠어.”


그리고 며칠 후, 신혼살림에 쓸 혼수가 도착했다. 방에 침대와 화장대가 들어서고 나니 전에 창고로 썼던 방이 맞나 할 정도로 화려하다. 여기에 작은 거실처럼 꾸며진 방까지 있으니 분가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제 예식장만 정하면 되겠구나.”


그런데 서울에 있는 여러 예식장을 알아봤지만 이미 예약들이 돼 있어 날짜를 맞출 수가 없다. 식장을 잡지 못하면 청첩장도 보낼 수가 없다.


“아무래도 일반 예식장은 안 되겠다. 돈이 좀 들더라도 호텔 쪽을 알아봐야겠어.”


그동안 선미 오빠들도 백방으로 뛰었지만 그 날이 길일인 탓에 서울에서 날짜를 맞출 수 있는 예식장은 없었다. 그렇다고 천안에서 할 수도 없는 일이라 아버지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호텔예식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 좀 있다싶으면 이미 예약이 차있고 자리가 있다싶으면 비용이 문제였다. 다행히 몇 시간을 전화를 들고 씨름한 끝에 마침 예약이 취소된 곳이 있어 문제가 해결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비용도 적당하고 좀 외곽이긴 하지만 시내처럼 북적댈 일도 없고.”


그러나 아직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결혼말짜는 정해졌지만 선미 엄마가 그전까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까? 더디긴 해도 조금씩 호전된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양가 모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결혼 준비 잘 돼가?”

“네.”


사흘 전에 돌린 청첩장을 본 정이사가 관심을 보인다. 정이사에게 인사하러 가면서 선미도 데려고 갔다. 정이사는 후배의 결혼을 위해 덕담을 해주고 자신이 따로 마련했다면서 전자제품 상품권을 건넸다.


“괜히 부담 드리려고 인사드린 것 같습니다.”

“후배 잘 둔 덕이지 뭐.”


그런데 정이사에게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와 비서실을 지나오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잠시 후, 강회장 방에서 간간이 고성이 새어나오고 비서들이 빨리 내려가라는 손짓을 한다. 대체 무슨 일일까?


“회장님. 이혼한다며?”


누군가 강회장 방에서 있었던 일을 외부에 발설한 것일까? 어떻게 알았는지 한 인터넷 언론이 올린 기사를 본 본 직원들에 의해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 심상치 않은 게 있다. 회장에게 혼외자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다.


“그날 우리가 본 것이 사실인가 봐요.”

“그러게요. 그런데 어떻게 안 거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허위사실이 됐고 여기엔 회사 법무팀의 활약이 숨겨져 있었다. 그렇다고 소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가인이 수년 전에 강회장의 아이를 낳았고 두 집 살림을 하던 중 부인에게 들키면서 퇴직을 선택했을 거라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아이가 두 살쯤 됐다는 것 같던데 그게 맞는다면 우리가 본 그날 둘 사이에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해요.”

“설마요. 우린 모른 척하죠. 참, 이번 주 토요일 날 예복 맞추러 가요.”


그런데 며칠 뒤 알려진 회장실에서의 소동은 소문과는 전혀 달랐다. 회장이 부인 모르게 돈을 빼돌린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두 집 살림까지 의심 받게 되었고 유가인과의 스캔들이 기레기들 찌라시에 의해 증권가에 퍼지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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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8 서린瑞鱗
    작성일
    20.06.05 03:30
    No. 1

    추천 꾸욱!
    수도권 코로나 심상치 않네요.
    우리 동네 경기도 안양시 범계동, 한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와 어술렁해요.
    건강 조심하시고요.
    재밌는 글, 건필하시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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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 스캔들 20.05.17 185 6 5쪽
90 90. 벼랑에서의 탈출 20.05.16 192 5 4쪽
89 89. 술이 웬수 20.05.15 207 6 4쪽
88 88. 업그레이드 20.05.14 194 7 4쪽
87 87. 권한과 책임과 의무 20.05.12 194 6 4쪽
86 86. 막연한 기대 20.05.11 192 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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