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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오피스 108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9.10.25 20:57
최근연재일 :
2020.06.06 00:1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38,779
추천수 :
1,022
글자수 :
254,932

작성
20.06.04 01:11
조회
203
추천
7
글자
4쪽

105. 好事多魔(호사다마)

DUMMY

지난번 강회장과 만난 뒤 개운치 못했던 예감이 마가 돼서 다가온 모양이다. 솔직히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소식을 들은 부모님들도 서운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선미의 엄마가 빨리 쾌차하길 바랄 수밖에, 아버진 왠지 결혼을 빨리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사부인이 퇴원하는 대로 본격적으로 추진해야겠다고 하신다.


“지금 상태가 얼마나 위중한지는 모르지만 퇴원하시는 대로 추진하는 게 좋겠어.”

“정도야.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고, 지금 선미 어머니 심정이 말이 아닐 거야. 선미한테 우리 신경 쓰지 말고 편히 치료 받으시란다고 어머니께 전하라고 해. 별일 없어야 할 텐데.”

“금방 좋아지시겠지.”


그러나 그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선미 엄마의 병세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입원한지 벌써 일주일째, 오늘도 선미는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틈틈이 톡으로 연락은 하지만 여전히 같은 대답뿐이다.


[이러다가 엄마 돌아가실 것 같아 겁나요.]

[그럴 리가요. 어머니 강한 분이시잖아요. 반드시 일어나실 거예요. 저도 사위 노릇 해봐야죠. 안 그래요?]

[고마워요. 엄마한테 그렇게 전할 게요.]


비어있는 선미의 자리를 보는데 왠지 사무실 전체가 허전해 보인다. 팀원들까지 잔뜩 가라앉은 것이 마치 초상집 같다. 미호가 그만 뒀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 그만큼 선미의 비중이 컸던 것이다. 그런데 선미가 그만두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 남들은 好事多魔(호사다마)라는 말로 표현하겠지만 그 반대로 생각하고 싶다. 무사히 결혼을 치르라는 ‘액땜’으로 말이다. 이때, 하얀이 결재서류를 내려놓으면 속삭이듯 묻는다.


“과장님. 혹시 소식 들으셨어요?”

“소식?”

“비서실 유가인씨 그만 둔다던데요?”

“유가인씨가?”

“네.”

“그건 누구한테 들었어?”

“인사과 여직원한테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 후임자 인선작업 중이래요.”


순간, 왠지 지난번 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다. 유가인씨와의 스캔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고 부인이 몰랐을 리 없을 텐데 이제 외서 그만두는 이유가 뭘까? 이럴 때 미호가 있었다면 무슨 말이라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평소 거의 보지 않았던 그녀가 오늘따라 아쉽다.


“팀장님. 오미호 대리 후임 건 말인데요.”

“아, 그 생각을 못했네. 아무래도 충원시켜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손정남씨하고도 얘기해 봤는데 혼자서도 충분하답니다.”

“그래요?”

“네. 그래서 일단 몇 개월 지켜본 다음에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케이. 그렇게 합시다.”


강팀장 입장에선 인건비 절감이 되니 더 없이 좋은 제안일 것이다. 그러나 실은 다른 의도가 있었다. 최근 들어 회사에 불고 있는 인력의 슬림화 정책을 감안한 제안이었다. 만약 미호의 후임자를 충원하면 선미의 후임자 충원에 장애가 될지 모를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것이다.


“정남씨. 힘들지 않아? 내가 맡았던 것까지 하려니까 번거롭지?”

“아닙니다. 솔직히 전보다 일하기가 더 편합니다. 오대리님께서 어찌나 통제를 하시던지.”

“그랬었군. 만약 힘들면 얘기해. 위에 얘기해서 조수 붙여줄 게.”

“네. 그런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만하면 ‘인력슬림화’와 관계없이 선미 후임자 충원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설령 후임자 충원이 안 되더라도 문제는 없다. 바로 하얀도 있고 한순도 있지 않은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20.06.04 02:58
    No. 1

    추천 꾸욱!
    글쓰기는 참, 힘들고 외로운 거 같아요.
    그럴수록 힘내야겠죠.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이젠 밤바람도 안 시원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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