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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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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오피스 108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9.10.25 20:57
최근연재일 :
2020.06.06 00:1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35,552
추천수 :
912
글자수 :
254,932

작성
20.05.15 01:00
조회
207
추천
6
글자
4쪽

89. 술이 웬수

DUMMY

엊저녁 거한 신고식을 치른 탓인지 아직도 머리가 몽롱하다. 그런데 출근하는 내내 생각했지만 어제 집에 들어간 기억이 없다. 그런데도 출근을 집에서 한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미스터리는 옛날 같으면 눈뜨자마자 들었을 엄마의 따발총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출근하는 아들을 마중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2차 간 것까진 알겠는데.’


1차 저녁 회식은 강팀장이 계산했다. 그러면 2차는 누가 계산한 것일까? 순간, 어렴풋이 카드를 누군가에게 건넨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갑을 꺼내보니까 카드가 그대로 들어있다. 그러면 뭐야? 다른 사람이 계산했나? 살면서 술을 마시긴 했지만 이렇게 필름이 끊긴 적은 없었다. 어떻게든 어제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애를 쓰는데 선미가 다가오더니 말없이 결재판을 내려놓고 자리로 돌아간다.


‘어?’


결재판 속엔 결재서류 대신 카드 영수증 한 장이 들어있다. ‘317,000원’이란 액수가 선명한 영수증엔 눈에 익은 15자리 숫자까지 인쇄돼 있다. 그렇다면 카드를 선미에게 줬단 말인가? 선미를 슬쩍 쳐다보는데 눈이 마주치자 살짝 째려보곤 외면한다.


“진과장. 어제 잘 들어갔어요?”

“네. 팀장님. 오셨습니까?”


순간, 팀원들의 킥킥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강팀장까지 킥킥대며 방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뭔가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팀원들이 저렇게 킥킥대는 것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짓을 한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때, 스마트폰에서 짧은 진동음이 느껴진다.


[어제 왜 그랬어요?]

[어제요? 무슨 일 있었어요?]

[기억 안나요?]

[그게. 저도 이란 적은 처음이라.]

[당장 휴게실로 와요.]


아무래도 선미를 화나게 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팀원들이 킥킥대는 동언 선미만 굳은 표정이었다. 선미가 나가고 잠시 기다렸다가 휴게실로 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만난 다른 실무팀 여직원들 태도가 이상하다. 인사를 할 때마다 속내를 들킬 것처럼 도망치듯 사라지는 것이다. 휴게실에 들어서자 선미의 냉랭한 눈초리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앉아요.”

“어제 무슨 일 있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 나요?”

“네. 그냥 중간에 뭉텅이가 사라져 버렸어요.”

“후우! 웬 술을 그렇게 마셔요? 이기지도 못하면서.”


1차가 끝나고 2차는 퓨전 스타일 단란주점으로 장소를 옮겼다. 그때까진 모든 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강팀장을 필두로 팀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는 사이 언제부터인가 자아를 상실하고 말았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모두가 놀랐는데 결국 한계에 이르자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여러분 제가 한 가지 이실직고할 것이 있습니다.”

“진과장이 이실직고할 일이 있습니까?”

“네. 팀장님. 다름이 아니라 제가 선미씨와 사귀는 중인데요. 곧 부모님께 소개드리고 결혼 승낙을 받아낼 생각입니다.”


얘기를 듣고 나니 머릿속엔 내가 왜 그랬을까? 라는 노래 가사가 맴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다행히 강팀장과 팀원들 모두 축하를 해주었지만 선미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회사에 소문이 싹 퍼졌다는 사실이다.


“어제 거기 자금팀 직원들도 있었단 말이에요.”

“난리 났네. 그러면 집엔 어떻게 간 거죠?”

“정말 기억 안나요?”

“네. 전혀.”

“누가 데려다 줬을 것 같아요?”


그랬다. 집까지 데려다 준 것은 선미였다. 다행히 집에 도착할 때까지 뻗지는 않더라는 것이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진선미는 내 것이니 누구도 집적대지 말라고 한 셈이 돼 버렸다. 실수하지 말라고 했던 엄마의 경고가 귀에 맴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어떻게든 선미가 부끄럽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놈의 술이 웬수네요.”

“누가 아니래요. 아무튼 책임져요. 난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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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 절묘한 수습 20.05.20 182 5 5쪽
91 91. 스캔들 20.05.17 186 6 5쪽
90 90. 벼랑에서의 탈출 20.05.16 192 5 4쪽
» 89. 술이 웬수 20.05.15 208 6 4쪽
88 88. 업그레이드 20.05.14 194 7 4쪽
87 87. 권한과 책임과 의무 20.05.12 194 6 4쪽
86 86. 막연한 기대 20.05.11 192 5 4쪽
85 85. 테스트 20.05.09 202 6 5쪽
84 84. 첫 휴가 (2) 20.05.09 190 5 4쪽
83 83. 첫 휴가 (1) 20.05.04 213 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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