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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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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오피스 108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9.10.25 20:57
최근연재일 :
2020.06.06 00:1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35,553
추천수 :
912
글자수 :
254,932

작성
20.04.29 20:52
조회
213
추천
5
글자
4쪽

81. 한마디의 위력

DUMMY

한 달 후, 여름 피크를 앞두고 미호와 한순 그리고 순홍이 자리를 비우면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됐다. 하얀과 2차 휴가자로 순서를 잡은 선미는 한순의 일까지 도맡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다음 주 휴가를 앞둔 선미와 저녁 먹을 궁리를 하던 중 강팀장 호출을 받고 갔더니 뜻밖의 지시를 내린다.


“다음 주에 나 없는 동안 진정도대리가 팀을 맡아요. 일단 사장님께 말씀드리긴 했지만 직접 보고할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우린 사장님 직속 조직이니까 누가 태클 걸어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그렇다고 티를 내선 안 됩니다. 알았죠? 위에서 진정도대리에 대한 기대가 커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휴가는 어디로 가십니까?”

“그냥 가까운 데 가서 잠시 쉬다 오려고 했는데 이 마누라가 비행기 오래 타는 걸 좋아해서 캐나다로 정했어요.”


역시 재벌가는 스케일이 다르다. 서민들은 1년에 한번 갈까 말까한 해외여행을 그것도 동남아도 아닌 캐나다다. 그런데 그냥 흘려들었던 한마디가 기억 속에서 튀어나온다. 위에서 기대가 크다? 이게 무슨 소리지? 그냥 한번 떠봤던 걸까? 일주일 내내 생각했지만 도무지 모르겠다.


[오늘 저녁 같이 먹을래요? ♥]

[안 그래도 톡하려던 참이에요. ♥]


평소 같으면 창가 특석은 감히 꿈도 못 꾸었겠지만 오늘 저녁은 휴가시즌 덕에 어딜 가나 특석이 남아돈다. 그동안 저리가 없어 한 번도 앉아보지 못한 전망 좋은 저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기분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


“일주일 동안 못 볼 생각을 하니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어요.”

“걱정 말아요. 틈틈이 톡으로 사진 보낼게요.”

“그런데요. 아까 낮에 강팀장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얘기를 들은 선미는 뭔가 짐작이 가는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하얀과 정남의 휴가날짜가 동일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동안 하얀과 정남 그리고 그 사이에 한순이 끼어 있던 삼각관계가 정리된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순씨가 좀 서운하겠네요.”

“에이. 요즘 애들 안 그래요. 지난주에 친구하고 통화하는 것 들으니까 벌써 다른 남자 생긴 것 같던데요?”

“그래요?”

“요즘 애들 우리 때와는 달라요. 휴가도 남자친구하고 같이 가려는 것 보니까 정남씨는 오래 전에 정리한 것 같아요.”


문득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진다. 오늘은 선미가 천안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집이 아닌 터미널로 향했다. 그동안 퇴근시간 때마다 시내버스에 태워 보냈지만 오늘 느낌은 왠지 남다르다. 마치 드라마에서 봤던 누군가를 멀리 떠나보내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언제 소개할 거야?”

“아직 그럴 단계는 아냐.”

“그러면 엄마 아는 사람이 중매 선다는데 한번 만나볼래?”

“만나는 여자 있는데 뭐 하러.”

“으이그. 여자는 많이 만나보고 정해야 하는 거야.”

“엄마. 지금 낚시해?”


엄마가 이러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일가친척도 많지 않은 데다 무녀독남(無女獨男) 외아들이니 며느리만큼은 맘에 드는 여자를 들이고 싶을 것이다.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사무실엔 얼굴이 새카매진 순홍과 한순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순홍씨는 안 그래도 검은 얼굴이 더 까매졌네.”

“햇볕에 잠깐 있었는데 타더라고요. 도한씨는 어디로 간대요?”

“가족여행 간다고 했는데 해외로 간 것 같아.”


그런데 미호는 뭘 했는지 전혀 그을리지 않은 얼굴로 출근했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휴가를 다녀온 사람의 것이 아니다. 하긴, 현재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휴가를 즐길 기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주에 팀장님께서 저한테 지시하셨는데 혹시 보고할 내용 있으면 저한테 주세요.”


다행히 강팀장 말대로 사장에게 보고할 일은 생기지 않았다. 팀장이 없는 사무실은 말 그대로 휴양지다, 평소 안에서 밖이 훤히 보이는 팀장실 유리벽을 뚫은 강팀장의 칼 같은 시선에 잡담은 고사하고 기지개 조차 켜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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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 첫 만남 20.05.23 181 6 4쪽
93 93. 나르시즘 20.05.22 190 5 4쪽
92 92. 절묘한 수습 20.05.20 182 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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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막연한 기대 20.05.11 192 5 4쪽
85 85. 테스트 20.05.09 202 6 5쪽
84 84. 첫 휴가 (2) 20.05.09 190 5 4쪽
83 83. 첫 휴가 (1) 20.05.04 213 6 4쪽
82 82. 독대(獨對) 20.05.01 203 5 6쪽
» 81. 한마디의 위력 20.04.29 214 5 4쪽
80 80. 작전 실패 20.04.28 210 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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