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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먼치킨을 막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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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2.28 07:14
최근연재일 :
2021.06.19 22:22
연재수 :
163 회
조회수 :
13,287
추천수 :
45
글자수 :
1,064,784

작성
21.04.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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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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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94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1

DUMMY

“나의 아이야.”


시야를 채우는 새하얀 빛 속.

루시퍼가 자아를 가지게 된 이후에 들은 첫 마디는 그것이었다.


“너는 앞으로 나를 위해서 빛나는 샛별이 될 거야.

나의 부관으로서 세상을 관리하는 나의 검...

그래...

너의 이름은 그것이 좋겠네.

나의 어머니인 모든 것들의 어머니가 만들어둔 이 1세계에서,

빛나는 수 많은 별들 중 하나라는 의미로.

‘루시퍼’.

그것이 앞으로의 너의 이름이야.”


빛의 주신 켈렌트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이 만든 낫을 그녀의 곁에 던졌다.


푹!


그러자 루시퍼의 옆으로 낫이 꽂혀졌고,

그녀가 낫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빛의 주신은 말을 이었다.


“그것으로 필멸자들을 청소해라.

그것이 앞으로 네가 해야 하는 일이자.

저곳에 있는 실패작이 본래 했어야 하는 일이다.”


“실패작?”


루시퍼는 그 말에 의문을 가졌지만.

빛의 주신 켈렌트는 그녀가 태어난 곳의 구석을 잠시 보고는 냉정하게 등을 돌렸을 뿐이다.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너는 나의 창조물로서.

네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해라.”


“네....

알겠습니다.

나의 아버지...”


주신과 최상위 종족의 관계란 이런 것이었다.

최상위 종족이란 주신의 손발이 되어주는 도구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할 일은....


“필멸자들을 죽이고 오겠습니다.”


“너 혼자만의 성능으로는 느리겠지.

곧 너를 따르는 양산형들을 추가해주마.”


버섯처럼 특정 환경만 갖추어지면 튀어나오는 필멸자들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일이었다.

필멸자란 좋든 싫든.

본래 있던 환경을 바꾸고, 에너지를 고갈시켜나가는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불멸자들에게 필멸자들이란.

그들이 관리하는 ‘세계’에 기생하는 ‘기생충’이었다.

그러므로 세계의 관리자인 주신들은 필멸자들을 멸해야만 했다.

하지만 필멸자들은 빠르게 머릿수를 불린다.


“알겠습니다.”


주신들이 하나하나 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그들 또한 숫자가 필요하겠지.

그런 이유로 대량 살육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빛의 천족.

어둠의 마족.

파괴의 신족.

시간의 티탄족.

마나의 드래곤족.

혼돈의 요괴족이었고,

요괴 종족만은 혼돈 속성의 특이성 때문에 필멸자들의 망상을 빌려 나타났다.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다음 ‘청소’까지는 이곳에 대기하도록.”


빛의 주신 켈렌트와 루시퍼의 대화란 단지 그 정도뿐이었다.

루시퍼가 천족들과 함께 수많은 필멸자들을 죽이고 돌아오면.

그는 그 말만을 남기고 차갑게 등을 돌릴 뿐이었다.

시간이 흐른다.

그녀는 다음 청소까지 그곳에 그저 있을 뿐이었다.

그래...

그녀는 빛의 주신의 ‘도구’였으니까...


“.........”


그러다 문뜩.

루시퍼는 자리에서 움직였다.

다음 ‘청소’까진.

아직 수백 년의 시간이 남았을 터.

그녀가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움직인 이유는...


“..........”


어느 날부터.

그녀의 내부에서 자라난 공허감이 변화를 원했다.

그래. 그것은 지루함이라 칭해야 하는 거겠지.

그녀는 빛의 주신 켈렌트가 예전에 본 곳으로 갔다.


“....이 방향이었지.”


후에 천계라 이름 붙여지는 곳을 끝없이 비행했다.

아무런 건축물도 없는 공허한 곳.

필멸자들이 멋대로 천국이라 부르는 곳이지만.

이곳은 그저 빛의 주신의 도구들이 있는 창고에 불과했다.

빛의 주신은 ‘청소’ 외의 이유로는 천족들을 부르지 않으므로.

그녀는 자신의 역할에 벗어나지 않는 선이라 생각하며 그곳으로 향했다.

얼마나 갔을까?

천계의 끝이라 불려야 하는 곳에 도달하자.

그녀는 작은 건물을 찾을 수 있었다.


“.....여기군.”


빛의 주신이 잠깐 떠올린 곳이 바로 여기겠지.

그것이 천계에 있자.

대천사 루시퍼는 그곳에 사뿐히 착지했다.


“...........”


오랫동안 방치해둔 듯이 주위에는 아무런 흔적조차 없었다.

이 건물을 만든 것은 분명 빛의 주신 켈렌트일 것.

하지만...

그는 이곳을 잊었다.

아니. 기억의 저편에 버렸다는 것이 옳겠지.

이곳에는 무엇이 있길래.

빛의 주신은 이런 것을 만든 걸까?

자신이 저곳에 들어가도 괜찮을 걸까?

이 사실에 잠시 고민한 루시퍼였지만.

그는 천계 내부의 천족들을 감독하는 역할도 있었기에,

확인해봐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의 낫에 힘을 주며 그곳의 문을 조심히 열었다.


끼익!


꽤 오랫동안 손도 대지 않는 듯이.

녹슨 소음이 울려 퍼졌다.

어두컴컴한 내부가 보이자.

루시퍼는 그곳에 조용히 발을 내딛었다.


“누구....?”


그곳 내부에 있는 이의 말에 루시퍼는 긴장하며 낫에 힘을 주었다.

그녀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천족이었다.

아니....

천족‘들’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지.


“너는...

아니. 너희는 누구지?”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

샴쌍둥이라는 이형의 천족이었다.

그녀들은 어둠 속에서 있다가.

내부로 흘러온 빛에 눈이 부신 듯이 표정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자매는...”


“본래 ‘대천사 미카엘’이란 이름을 받아야 하지만...”


두 자매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버지가 우리가 잘못했대.”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그러니 우리는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한대.”


“영원히...”


그러한 그녀들의 말에 루시퍼는 깨달을 수 있었다.

눈앞의 존재들은 대천사인 자신보다 일찍히 만들어진...

최초의 천족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에 루시퍼는 낫을 지면에 조용히 내려두었다.


“내 이름은 대천사 루시퍼.

언니들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 대신하여 만들어진 언니들의 동생이야.”


그것이 루시퍼와 나비 나미 자매의 첫 만남이었다....


------------------------------------------------


시간이 흐른다.


“돌아왔어. 언니들.”


“이번에도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왔나 봐?”


“축하해.”


루시퍼는 필멸자들에 대한 ‘청소’를 끝낸 후.

그의 언니들을 항상 찾아왔다.

빛의 주신에게 버려져.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는 그녀의 언니들에게 말이다.


“언니들...”


자신을 제외한 세상은 그녀의 언니들을 버렸다.

이름도 안 지어졌기에.

그녀들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은 루시퍼였고,

그 이름은...


“루시퍼가 걱정이 많아 보여, 나비 언니.”


“그러면 우리도 침울해지는걸. 안 그래? 나미?”


나비와 나미라는 이름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물음에 루시퍼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청소는 힘들었거든.

요즘 따라.

귀찮은 필멸자들이 자주 보이네.”


필멸자들의 저항이 시대를 거듭할수록 강해져 간다고 루시퍼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돌이나 나무를 갈아서 만든 무기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귀찮게 원거리 무기까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마치... 필멸자들의 발전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느낌이랄까?

주기적으로 드림랜드의 필멸자들을 청소하는 루시퍼이기에 알 수 있는 사실들이었다.

뭐. 그래도.

대천사인 자신이면 모조리 죽이고도 남으니 상관없다만...


“언니들은?”


“언제나 같지.”


“너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나비와 나미 자매는 쓴웃음을 지었다.


“흉한 우리 자매를 안 찾아오는걸?

아마 우리 자매가 있는지도 모를 거야.”


“...언니들이 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들에게 다가가 조용히 안아주었다.

그녀들은 본래 루시퍼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활약해야 하는 대천사였지만.

단지 저 모습 때문에...

빛의 주신에게 버려져 이곳에 있었다.

그럼에도....


“....원망하진 않네.”


“너만은...”


“항상 우리를 찾아오는걸?”


“우리가 비록 현재 여기에 있지만...”


“우리의 잘못이 끝나면...

아버지는 다시 찾아와주실 거야.”


“.......”


희망찬 얼굴로 그들의 아버지인 빛의 주신이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이 좁은 방안에 갇힌 상태로.

오랜 세월을 말이다...

바보 같다.

어리석다.

하지만 그럼에도 루시퍼는 그녀의 언니들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그러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빛의 주신이 저렇게 설계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말을 듣는 도구뿐.

천족 개인의 사고 따위는 알 바가 아니었다.


“후우....”


그러한 자매의 모습에 루시퍼는 한숨을 내쉬었다.

빛의 주신에기 이런 불만을 가지다니,

자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돌연변이인 것 같다.

그녀가 최상위 종족인 이상.

그녀는 불멸자인 주신의 말을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눈앞의 모습을 보고도 그것이 옳은가?

그녀의 언니들은 빛의 주신이 만들어낸 존재들이었다.

그 외.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바로 이곳에 버려졌다.

단지...

저 모습 때문에...

루시퍼가 느끼기에는 미카엘이라 이름 붙여져야 하는 언니들의 힘은.

자신을 넘어서.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의 부관인 벨제부브와 맞먹을 정도였다.


‘언니들이 그 모습이 된 이유는....

역시 그것 때문이니까...’


벨제부브와 맞먹는 천족을 만들어내겠다고 속성을 주입한 결과.

둘도 하나도 아닌 애매모호한 현재 모습이 되었겠지.

빛의 속성은 퍼져나가고, 어둠 속성은 뭉치니 그것은 당연한 일.

자신의 실수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 빛의 주신의 성격상.

바로 죽이지 않는 것만 해도 용한 일이었다.


“원망하진 않아?”


“원망? 무슨 원망?”


“우리 자매는 스스로의 죄 때문에 이곳에 있는걸?”


순수하다...

정말이지...

손에 항상 피를 묻히는 자신과는.

전혀 반대로 말이다...

만약에 루시퍼도 저런 모습이 되었다면...


‘빛의 주신은 나도 이곳에 집어 넣었겠지....’


그러고도 남을 주신이었으니 말이다.

루시퍼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매들을 안았다.


“루시퍼?”


“주신과 세상이 언니들을 버려도...

나만은...

나만은 언니들을 버리지 않을게.”


“....어리광쟁이구나. 루시퍼.”


------------------------------------------------------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루시퍼는 지친 표정으로 자신의 언니들을 찾아왔다.


“루시퍼?”


“...이제 ‘청소’가 필요 없대.”


그 말과 함께 언니들의 곁에 힘없이 내려앉은 붉은색 대천사는 쓴웃음을 지었다.


“켈렌트님과 다른 주신님들의 협의 결과.

이제 필멸자들의 생존을 인정하고,

살려주겠다고 하더라.

그 덕에...

난 이제 할 일이 없어진 것 같아.”


그날이 필멸자들의 설득으로 빛의 주신이 마음을 돌린 날이었다.

그렇기에 ‘청소’를 위해 만들어진 루시퍼로선 할 일이 사라진 것이었다.

수많은 우주가 사라지는 시간 동안.

루시퍼는 빛의 주신의 부관으로서 필멸자들을 정리해왔다.

하지만...

그 일이 하루 순간에 사라지다니.

루시퍼로서는 꽤나 혼란스러웠다.


“필멸자들을?”


“응...”


이제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루시퍼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언니들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자식들인 천족조차 제대로 봐주지 않으면서.

생판 남인 필멸자를 빛의 주신이 애정 어린 눈빛으로 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켈렌트님은...

자식들인 우리들보다.

이번에 만난 필멸자들을 사랑하는 것 같아.”


“바보 같은 소리.”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즉각 되돌아오는 부정에 루시퍼는 힘없이 날개를 접었다.

필멸자들의 영혼을 보관하고 순환시키는 ‘윤회의 궤’의 탄생으로.

앞으로 태어나는 최상위 종족들은 모조리 수명을 지닌 필멸자가 될 것이다.

순수한 속성을 지니기에 그 수명은 길지만.

앞으로 태어날 최상위 종족들에게 영원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겠지...

이 사실에 그녀는 씁쓸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앞으로는 언니들과 계속 만날 수 있을 것 같네. 그치?”


“아니. 그럴 일은 없을 거다. 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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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제 103화 천사의 페륜1 21.04.18 88 0 11쪽
103 제 102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2 21.04.17 68 0 14쪽
102 제 101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1 21.04.16 73 0 13쪽
101 제 100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21.04.15 73 0 19쪽
100 제 99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2 21.04.14 53 0 16쪽
99 제 98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1 21.04.13 51 0 12쪽
98 제 97화 처참한 패배2 21.04.12 43 0 14쪽
97 제 96화 처참한 패배1 21.04.11 69 0 12쪽
96 제 95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2 21.04.10 48 0 14쪽
» 제 94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1 21.04.09 53 0 12쪽
94 제 93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21.04.08 57 0 21쪽
93 제 92화 절망으로!!!2 21.04.07 80 0 11쪽
92 제 91화 절망으로!1 21.04.06 74 0 11쪽
91 제 90화 희망에서...2 21.04.05 43 0 11쪽
90 제 89화 희망에서...1 21.04.04 108 0 11쪽
89 제 88화 666의 괴물의 묘비. 21.04.03 51 0 20쪽
88 제 87화 월검향. 잡아먹히다!?2 21.04.02 45 0 15쪽
87 제 86화 월검향. 잡아먹히다!?1 21.04.01 39 0 14쪽
86 제 85화 고통 받는 월검향 21.03.31 49 0 18쪽
85 제 84화 여신을 불신하는 거짓된 영웅들. 21.03.30 49 0 19쪽
84 제 83화 도서관에서의 혈투. 21.03.29 44 0 21쪽
83 제 82화 침식해오는 광기 21.03.28 49 0 19쪽
82 제 81화 신뢰의 동료들2 21.03.27 43 0 17쪽
81 제 80화 신뢰의 동료들1 21.03.26 49 0 16쪽
80 제 79화 쌍둥의 천사와 증오의 괴물2 21.03.25 50 0 16쪽
79 제 78화 쌍둥이 천사와 증오의 괴물1 21.03.24 52 0 13쪽
78 제 77화 대천사와의 작별2 21.03.23 49 0 12쪽
77 제 76화 대천사와의 작별1 21.03.22 51 0 14쪽
76 제 75화 상처뿐인 승리2 21.03.21 44 0 15쪽
75 제 74화 상처뿐인 승리1 21.03.20 4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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