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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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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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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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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4,774

작성
20.12.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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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9화 그날 저녁

DUMMY

그날 저녁. 언데드들을 막아냈다는 사실에,

어두운 한밤중인데도 광장에는 수십 개의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승리했다는 사실 때문인지.

흥분하여 대화하고 있는 엘프들의 사이로 검은색 무언가는 조용히 지나갔다.


스르르르르....


필멸자들은 인지할 수 없는 존재처럼 그림자와 같이 움직이는 무언가는 교황이 있는 탑 앞에 멈추어 서더니 그 내부를 향해 빨려 들어갔다.


사박. 사박.


그림자가 도착한 곳은 인간의 교황이 현재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진 탑의 최상층의 방.

인간들의 교황이 있는 곳인 만큼.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경비는 보이지 않았고,

이 상황에 그림자는 ‘역시나...’하고 중얼거리더니, 그곳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방 안에 있는 책상 위로 촛불과 호박색으로 빛나는 황금빛 눈을 지닌 인간들의 '교황'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 4세계 괴물들의 왕.”


“.....”


처음부터 네메시스가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모습.

아니. 애초에 그의 방문 정도는 알 수밖에 없었겠지.

켈렌트의 속성인 빛의 속성은 미래의 일을 예지하는 것이 가능했고,

이 때문에 이 상황도 예지로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다.


“흐음.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네. 옷이 더러워져서 그래? 네메시스?”


천지 난만한 아이의 모습으로 켈렌트가 말을 걸자.

네메시스는 표정을 구기더니, 준비되어있는 의자를 당겨 그 안에 앉았다.


“그녀의 상태가 왜 그런지 말해라! 빛의 주신!”


플로라는 ‘깨어났다’.

하지만 그것뿐. 그녀는 다시 세레나의 의식 밑으로 가라앉아 버렸고,

현재 세레나의 육체에 있는 존재는 세레나 본인이지. 플로라가 아니었다.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당장이라도 찢어발기겠다는 듯이 으르렁거렸고,

켈렌트는 그의 경고를 웃어넘겼다.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소개해줄 엘프가 있어.

너도 아는 얼굴일 거야."


짝! 짝!


빛의 주신 켈렌트가 손뼉을 치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옆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지팡이에 의지하는 늙은 엘프가 느린 걸음으로 그곳에서 걸어 나왔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4세계의 왕. 네메시스님이시여.”


“...엘더 엘프군.”


'엘더'. 일반 엘프들을 지휘하는 자들로 인간의 성주와 동급인 계급이다.

엘프의 엘더는 살아온 세월로 그 자리를 이어받는 존재들이며.

그녀는 실버게이트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엘더 엘프였다.


“그렇습니다. 왕이여.”


“.....무슨 일이지?”


네메시스의 기억에도 있는 엘프였다.

천 년 전 전쟁에서 일부 엘프들이 생존을 목적으로 4세계 괴물들에게 항복 의사를 밝혔다.

웬만해선 항복은 받아주지 않고 죽이는 괴물들이었지만...

서열 2위 플로라가 이 행성 엘프 출신이다 보니,

아무리 666의 괴물들이라도 그들에게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였고,

마침 제정신을 차린 네메시스가 그들의 항복을 받아주었다.

그 무리에서 눈앞의 엘더 엘프가 있었다.

하지만 분명...

네메시스 기억에는 꼬마였을 텐데?

이 사실에 새삼 필멸자가 순식간에 늙는다는 것을 느꼈다.

영원을 걸어가는 괴물들과 불멸자들에 비하여,

필멸자는 그들이 눈 깜짝거리는 시간 동안 태어나,

순식간에 늙고 바로 죽어버리는 존재들이었다.


“네메시스님. 이 실버게이트가 왜 생긴 것인지 알고 계십니까?”


“......”


네메시스도 모른다.

천 년 전 전쟁에서 생겨난 언데드들을 막는 요새인 것은 알지만.

엘프가 왜 이곳을 막고 있는지는 네메시스의 관심 밖이었다.


‘엘프는 숲의 종족이다 보니,

언데드들이 나오는 오염된 땅은 불리할 텐데?’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언데드들을 막을 거면.

차라니 인간이 담당해서 막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저는 아직도 ‘그때’를 기억합니다.

당신에게 파멸하기 직전의 드림랜드를..

저희 일족은 살아남기 위해서,

4세계 괴물들에게 투항했기 때문에 살아남았죠.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우리는.....”


늙은 노년의 엘프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든 듯이 기침을 하였고,

잠시 후. 숨이 가라앉자 다시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언데드를 막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지금까지 말이죠...

그것도 배신자란 명목으로 말입니다..”


“날 원망하는가?”


네메시스는 엘더 엘프의 모습에 입안이 씁쓸한 것을 느꼈다.

불멸자인 각 세계의 주신들과 괴물인 4세계 괴물들.

이 두 세력 간의 전쟁인 ‘천 년 전 전쟁’은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어냈고,

결국 ‘휴전’으로서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 배신자들의 처우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

지금까지 핍박을 받고 살아왔겠지...

그런데도 살아있는 것을 보면 빛의 주신 켈렌트가 지금까지 이 엘프들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는 소리였다.

플로라에 대한 켈렌트의 나름의 예우였겠지.

그녀가 아니었으면.

1세계는 4세계 괴물들의 발톱과 이빨에 불타버렸을 테니...

게다가 플로라의 환생을 위해서라도,

이것은 켈렌트에겐 필요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일족의 선택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 덕에 많은 일족들을 살릴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쿨럭! 쿨럭!"


늙은 엘프가 말을 하기 힘든지. 기침을 심하게 하자.

빛의 주신 켈렌트는 손가락을 튕겼고,

그러자 그녀의 주위에 빛의 구들이 모여 그녀를 치료하였다.


“지쳤습니다.

이곳에서 언데드들을 막는 일도.

알게 모르게 동족들에게 미움을 받는 일도 말이지요.

하지만...

빛의 주신이 찾아오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연인이자...

세상을 구한 성녀가...

저희 일족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그렇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괴물들의 왕이시여.”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실버게이트는 사라질 것입니다.

언데드들의 침공으로 요새가 오염된 것을 빌미로,

이제 저희는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되었지요.

죗값을 치른 거지요.

엘프들의 국가인 푸른달로 가고 싶으나.

여왕님께서 저희를 미워하는 만큼.

저희는 그곳에 발을 내디딜 수가 없겠지요.

따라서... 앞으로는 인간들과 섞여 살아갈 생각입니다.”


주신의 판단 아래 죗값을 치렀다.

하지만 하이 엘프라는 수명이 유달리 긴 엘프들은 실버게이트의 엘프들이 한 일을 똑똑히 기억하며 살아있었다.

그들은 4세계 괴물들에게 붙은 동족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지..

그렇기에 엘더는 인간들에게로 가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이들의 죄는 끝났어.

1세계의 지배자이자. 창조주의 직계 자식으로서 내가 인정할게.

그러니 이 일을 기억하는 것이 좋아.

또 이런 경우가 생길 수가 있잖아? 안 그래?”


“가잖은 협박이군.”


네메시스의 검은 눈동자가 맹수와 같이 켈렌트를 노려보았다.


“플로라만 아니면...

소멸했을 놈이?”


“이게 협박이라고 생각해?

난 조언이라고 생각하는데.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없는 것이 좋지 않겠어?”


“그럼 네가 한 장난질이나 말하지 그래?

난 플로라의 상태에 관해서 물으러 온 것이지.

네놈이랑 말장난하러 온 것이 아니야.”


“흥. 그러지 않아도. 말할 참이었어.

우리 주신들은 괴물들과 계약한 후.

죽어버린 플로라를 부활시키기 위해,

수백 년 동안 윤회의 궤에 그녀를 집어넣고자 하였지만..

필멸자들이 이용하는 윤회의 궤로는 플로라의 힘을 모두 담을 수가 없었어.

애초에 그녀는 괴물이었으니 말이야.

이 때문에 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그녀의 기억과 힘을 4개로 나눠서 따로 봉인시켰어.”


그 말이 끝나자. 얼어붙는 듯한 살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고,

네메시스의 주위에 검은 오오라가 감돌기 시작했다.


“내 말은 아직 안 끝났어. 네메시스.”


“.....”


“난 너희 괴물들과의 계약을 확실히 지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

첫 번째 봉인은 방금의 전투로 풀렸을 거야.

세레나라고 불리는 엘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익숙해지겠지.

그리고 기억을 되찾아갈수록 그녀는 플로라가 될 거야.”


켈렌트는 방 안의 공기가 다시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지자. 기지개하였다.


“후우~하! 이제 좀 살만하네.

남은 봉인들은 그녀의 과거 기억들과 관련된 곳을 가면 알아서 풀리도록 해두었어.

그리고...”


검은 천장에 밝은 빛이 모이더니,

서서히 책상 위로 내려앉았고 빛이 사라진 이후. 양피지 한 장이 놓여있었다.


“그 지도에 위치를 표시해두었지.

플로라와는 사이가 안 좋다면서?

그렇다면 기억을 회복하기 전에 둘이서 1세계에서 신혼여행이나 하고 가. 망할 괴물아.

이걸로 우리 주신들은 너희 괴물들과의 계약을 지켰어.”


끄덕!


신혼여행이란 말에 상당히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네메시스의 모습에 빛의 주신 켈렌트는 질색하는 표정을 짓더니,

꼴도 보기 싫은 듯이 몸을 돌렸고 곧 빛의 입자가 되어 그곳에서 사라졌다.


“네메시스님이시여..”


“?”


“우리 일족같이 고통받는 자들이 아직 있을 겁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네메시스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들 중..

4세계로 가고 싶어 하는 자들이 있으면 데려가 주십시오.”


엘더의 말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곳은 소풍하러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엘더.”


“저도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4세계에 투항한 자들은,

현재 죽는 것보다 힘든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몇 명은 아직도 쫓기고 있으며,

천 년 동안 추격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면서 4세계로 가길 희망하는 자들입니다.

배신자들은...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죠..”


“..........”


그 말에 네메시스는 고민하더니 곧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4세계로선 협력자들을 구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네메시스는 한 가지 의문이 있는 듯이 엘더를 바라보았다.


“플로라....

아니. 세레나는 이곳에서 행복하게 자랐는가?”


“그분은 환생체로서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부모는 없지만...

다른 엘프들과의 차별이 없도록 지금까지 키웠습니다.”


그 말에 네메시스는 미소 짓더니 엘더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너의 제안을 승낙하겠어. 엘더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4세계의 왕이여....”


스윽! 스윽!!


엘더는 자신의 미련이 해소되었다는 듯이 예를 갖추며 사라졌고,

그러자 네메시스의 앞에 빛의 입자가 모이더니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되었다.

빛의 주신 켈렌트가 네메시스에게 보낸 전언이겠지.

네메시스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참! 깜박하고 말하지 않은 것이 있어서 이 전언을 보낼게. 괴물들의 왕.

네가 플로라의 두 번째 기억을 찾으러 가기 전에,

나를 섬기는 국가인 신성제국으로 방문해줘.

너에게 줄 선물이 있으니까.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


“알겠다. 빛의 주신. 켈렌트.”


네메시스의 대답에 빛의 입자로 쓰인 문장들은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허공에 녹아내리며 사라져갔다...


--------------------------------------------------------

4세계에선 구원 따윈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내가 그분을 처음으로 본 순간.

이곳에도 구원은 존재한다고 생각했어.

우리들의 왕... 네메시스님....

그분이 우리의 구원이야.

-4세계 서열 13위 '퀸'-


작가의말

기억을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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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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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0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4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9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0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9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0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9 2 25쪽
476 제 476화 구미호 가족들. +1 23.03.05 10 2 15쪽
475 제 475화 구미호족의 현 수장. +1 23.03.05 8 2 29쪽
474 제 474화 마리. 나락으로 가다. +1 23.03.05 7 2 25쪽
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1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471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0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9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8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0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9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0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1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0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1 2 19쪽
462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2 2 27쪽
461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9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0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0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1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1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0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0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8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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