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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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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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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1.02.04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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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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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제 72화 그가 괴물이 되기 전

DUMMY

피로 물든 기억이었다. 수많은 요괴의 피로 물들여진 작은 언덕. 그 위에 ‘그녀’는 있었다. 그녀는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차이나드레스를 입은 채 자신을 봉인에서 꺼낸 존재를 올려보았다.


"하..하은 오빠...? 오빠가 날 분명 봉인 했을 텐데.. 설마. 오빠가 이것을? 왜!... 날... 윽....!


"달기..."


그녀는 제 몸조차 가누기 힘든 듯이 한발자국을 떼자 그대로 쓰려졌고 하은은 그런 그녀를 부축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부축하자 하은을 노려보았다. 마치 힘만 있었으면 당장이라도 밀어내듯이 으르렁거렸다.


"다시 날 봉인해줘! 안 그럼 다시 난.. 본능에 따라 일족들을 해칠 거야. 어서..!"


"...달기. 미안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어."


"?"


"우리 일족이 모두 죽었다. 너와 나 빼고"


"....뭐?"


하은의 덤덤한 말에 달기는 무언가 잘못 들은 듯이 자신의 귀를 파더니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일족만이 아니야. 우리 '요괴'란 종족 전체가 '그'에게 살해당하고 있어. 지금 드래곤 캐슬의 용의 여왕이 직접 나서서 그를 막고 있지만 시간 끌기가 한계야."


하은은 달기에게 설명하면서도 저 멀리 몰려오는 비구름을 향해 날카롭게 시선을 던졌다. 저 구름들은 '그'가 나타날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들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은과 달기가 있는 방향으로 향해 눈에 띄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은은 달기의 손목을 잡고는 일으켜 세웠다.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 해."


하은은 그 말을 끝으로 그녀를 손목을 잡고 끌고 갈려고 했지만 그 손을 달기는 쳐냈다.


"...잠깐. 오빠! 도대체 무슨 소리야! 제대로 설명을 해봐!"


"네가 봉인 되어 있는 동안 시온인 '그'가 미쳤다."


뜻밖의 말에 달기는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그녀가 기억하는 시온은 3세계를 다스리는 주신 중 하나이자 그들(요괴)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로 지금까지 조용히 지낸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미쳤다고? 게다가 자신의 오빠인 하은은 '그'라고 하였다. 그녀로선 여러 가지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정확히는 현재의 '시온'은 네가 아는 그 시온이 아니야. 현재의 시온은 전대 시온으로부터 힘을 물려받은 '인간'이야."


"..인간..이라고?"


"그래.. 벌써 동족 대부분이 그에게 살해당했어. 네가 과거 폭주해서 죽인 동족은 애교로 보일정도로. 많은 숫자가 처참하게."


"...."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은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봉인당하기 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의 친오빠이자 언제나 느긋하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다니는 그가 한없이 초췌해 있었고 힘들어 보였다. 그는 자신이 봉인되어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일족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바라보았던 것일까? 하은은 그녀의 시선을 눈치 챈 듯 억지로나마 그녀에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슬퍼하는 눈빛으로 볼 필요는 없어. 너만은 내가 지킬 테니까."


"...."


"그럼. 갈까?"


-----------------------------------------------------------------------------


그들은 달렸다. 얼마나 뛰었을까? 다른 요괴들이 현재의 혼돈의 주신 '시온'에게서 도망가기 위해서 만든 문이 보였다. 그들이 그곳 근처에 다다른 순간 하은은 멈추었다.


"오빠. 왜?"


"...온다."


콰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무언가 떨어져 문을 부수었다. 무엇인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요괴들이 태어나는 속성이자 그들의 근원인 속성 '혼돈'이였다. 무색투명해야 하는 그 속성은 증오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감싸여 있었고 그 혼돈 안에서 '그'가 있었다.


"망할 용의 여왕. 방해라니.. 여우 녀석들 대부분을 놓쳐버렸잖아?"


부셔진 문 잔해 사이로 '그'는 걸어 나왔다. 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흑요석의 눈이 빛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의 존재였다.


"겨우 두 마리인가."


"...말...도 안 돼.."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단지 바라만 보고 있음에도 그들의 털 사이사이로 그가 내뿜는 막대한 양의 혼돈이 스쳐지나갔다. 눈이 마주치자 달기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그 순간 그녀의 앞으로 하은이 막아섰다.


"왜 우리들을 그렇게나 미워하는 거지? 잘난 신생 주신."


"요괴라는 이유로 충분해."


그를 뒤덮고 있는 혼돈이 그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이 붉게 물들여져갔다. 3세계는 본래 용족과 요괴 그리고 인간이 서로를 죽이고 균형을 이루는 세계였다. 어쩌면 인간이었던 '그'의 요괴에 대한 증오는 당연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은은 기가 죽지 않은 채 그와 마주보았다.


"흥. 웃기군. 인간도 아니면서.. 오히려 요괴에 가까운 네가 우리들을 심판이라도 할 생각인가?"


[달기. 내가 신호하면 최대한 도망쳐.]


갑작스런 그의 전언에 달기는 귀를 쫑긋 세우더니 하은을 곁눈질하였다.


"..그 입 다물어라. 여우."


[오빠.. 설마... 미끼가 될 생각이야? 미쳤어?]


[아니면 둘 다 죽어.]


[...오빠..]


하은은 허리춤에 있는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아직 '세계 간의 경계'가 강하지 않았던 시절. 2세계에서 기술로 만들어진 명검이었다. 용의 비늘을 종이처럼 가르고 과거 자신의 여동생을 봉인하는데 쓰였던 검으로 본래라면 그 검을 들고 있는 만으로도 그는 어떤 상대라도 자신 있어야 했지만...


"그 따위 검으로 날 이길 거라 생각하진 않겠지?"


앞의 존재는 예외였다. 같은 3세계 주신인 용의여왕이 시간 끌기밖에 못하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 이미 수많은 일족이 그의 손에 죽어가는 걸 바라본 하은이였다. 이미 승산이 없는 사실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아아. 이래 봐도 난 살아남은 우리 일족의 수장이라서 말이야. 인간 출신의 주신에겐 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하은은 시온을 도발하는 동시에 마지막으로 달기를 흘깃 바라보았다. 저주 받은 혈통으로 태어나 선천적인 괴물이 되어버렸던 자신의 불쌍한 여동생... 또한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해 하은에게 봉인당해 유일하게 현재 살아남은 그의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이에 하은은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 지었다.


'마지막이라도 평범하게 살게 하고 싶었는데...'


자신이 이곳에서 시온을 막는다고 해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 시간동안 충분히 도망갈 수 있을까? 그래도 그는 그럴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설사 0.1%정도의 확률이라도 할 수 밖에 없으니까.


[지금이야. 도망쳐!]


그 말을 전하고 하은은 주신 시온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리고 그것이 생전의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


"...오래 만에 꾸는 옛날 꿈이군."


하은은 재수 없는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면서 흔들의자에 일어나 기지개 폈다. 한 번 자신이 죽었던 과거의 기억. 이에 불편함을 느낄 만도 했지만 그는 느긋한 미소를 지었다.


"흐음~ 뭐, 그때 시온에게 살해당한 덕에 그 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꼬리로 차를 넣을 물을 끓이면서도 동시에 두 손으로는 아침으로 먹을 핫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아. 세레나 양은 엘프니까. 채식으로 준비해야 하나? 흐음~"


놀고 있는 다른 꼬리를 움직여 또 다른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왕이 보면 부러워할 장면이라고 하은은 작게 키득거리면서 의자에 앉고는 차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날카로운 눈으로 문 뒤에 시선을 던졌다.


"흐음. 거기 서있는 거 아니까. 나와. 세레나 양."


"에!? 어. 어떻게?"


자신이 눈치 챈 것이 의외였을까? 어제부터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기 시작한 종업원이 귀를 쫑긋. 세운 체 문 뒤에서 걸어 나왔다. 그 모습이 하은은 귀엽다고 느끼면서도 한쪽 눈을 감으며 윙크했다.


"기척을 숨기는 건 내 전문이거든. 내 앞에서 그렇게 어설프게 숨으면 들킨다고. 세레나 양."


"?"


그녀가 그의 말이 의아한지 고개를 갸우뚱 한 것이 보였다. 하은에겐 그 모습이 왠지 낯설면서도 친숙한 묘한 감정이 들었다. 또한 그 앞의 엘프와 자신이 과거에 알고 지내던 한 명의 괴물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녀와 같은 녹색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항상 강한 척은 하지만 속은 약했던 4세계 서열 2위 플로라를...


'볼에 붉은색 문신만 있으면 딱 플로라님 일텐데 말이야... 아. 성격 빼고.'


처음 그녀를 만난 순간은 일반적으로 두들겨 맞았으니까. 그는 쓴웃음을 짓더니 탁자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아침식사나 같이 하자. 세레나 양.“


-----------------------------------------------------------------------------


"으....."


즐거운 식사로 기분이 좋아야하는 아침이었지만 현재 세레나는 기분이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하은이 만들어준 식사가 맛없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앉아 있는 테이블 반대편에서 이곳의 점장이자 자신을 구미호라 자칭한 이상한 여우수인이 턱을 괸 채 자신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을 바라보면서 무슨 상상을 하는지 킥킥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세레나는 일행이었던 변태 제우스가 생각나는 것 같아서 소름끼쳤다. 그에 그녀는 식사를 중지하고 식기를 내려놓았다.


".....이봐요?"


"응? 왜."


"왜 그렇게 빤히 보는 것에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그녀의 질문에 그는 세레나를 흥미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꼬리를 꺼내 즐거운 듯이 좌우로 살랑거렸다.


"쿠큭. 아가씨를 보니까. 자꾸 '그녀'가 생각나서."


"..그녀요?"


"응. 고향에 아가씨 같은 녹색머리카락의 엘프가 있었거든. 너와 꼭 닮은."


세레나는 앞의 수인이 '푸른 달'에만 지내는 자신의 동족에 대해 친분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음? 어떤 여자인데요?"


"그녀는 멋지고 아름답고 또한 강하기도 한 여자지..... 성격은... 답 없지만."


그는 말을 마치고는 탁자에 차를 음미하는 듯이 들이켰다. 플로라는 그런 말로 밖에 설명 안 될 존재였으니까. 세레나는 그의 대답에 호기심어린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헤에? 혹시 여자친구?"


쿨럭.


그리고 곧 그녀의 질문에 하은은 눈을 둥그렇게 뜨더니 마시던 차를 내뱉었다. 한동안 사레들렸는지 기침 하던 하은은 입을 닦고는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쿨럭. 그렇게도 들릴 수 있었나? 아쉽지만 그런 거 아니야. 그저 얼굴정도만 아는 사이야."


"음? 그래요? 그럼 이름이 뭐죠? 저도 같은 엘프라 들어본 적 있을지도 모르는데."


"플로라야."


'플로라라고...?'


처음 들어오는 이름이었지만 그녀는 그 이름에 왠지 모른 친숙함을 느꼈다. 같은 엘프로서의 이름이라서 그랬을까? 어쩌면 과거 자신의 마을에서 지나가면서 들을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했고 곧 하은을 바라보았다.


"음... 들어 본 적은 없네요. 그녀는 어디에 있죠?"


"죽었어."


"아... 정말 죄송해요."


그녀의 사과에 하은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는 곧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이 턱을 괴었다.


"딱히. 그녀가 죽은 지는 꽤 오래 됐거든.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오래."


"....."


"그래도 '꼬마'녀석이 자기 이름을 걸고 약속했으니까. 그녀는 언제가 다시 돌아올 거야. 그것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은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설거지거리들을 가지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곧 무언가 생각났는지 멈춰서더니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아. 세레나 양. 내가 방금 말한 말은 그냥 잊어. 종업원 양이 알아도 좋은 것은 없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하은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작가의말

하은의 과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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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제 513화 소돔의 공성전. +1 23.03.05 25 2 17쪽
512 제 512화 진월검향 무쌍. +1 23.03.05 19 2 13쪽
511 제 511화 1vs30000. +1 23.03.05 22 2 13쪽
510 제 510화 마지막에 남은 영웅. +1 23.03.05 29 2 15쪽
509 제 509화 가브리엘의 강림. +1 23.03.05 19 2 16쪽
508 제 508화 마지막 행복. +1 23.03.05 21 2 15쪽
507 제 507화 거짓된 영웅들의 결정. +1 23.03.05 28 2 14쪽
506 제 506화 이별준비. +1 23.03.05 20 2 16쪽
505 제 505화 다가오는 이별. +1 23.03.05 18 2 12쪽
504 제 504화 영웅들의 휴가. 그러나... +1 23.03.05 19 2 17쪽
503 제 503화 일상 속의 불안감. +1 23.03.05 39 2 12쪽
502 제 502화 네메시스에 대한 단서 +1 23.03.05 19 2 14쪽
501 제 501화 세상을 지켜내다. +1 23.03.05 14 2 14쪽
500 제 500화 하나가 된 괴물과영웅들의 힘. +1 23.03.05 19 2 28쪽
499 제 499화 법칙 붕괴 +1 23.03.05 26 2 16쪽
498 제 498화 현자의 덫 +1 23.03.05 18 2 14쪽
497 제 497화 거짓된 영웅들의 패배. 그러나... +1 23.03.05 17 2 16쪽
496 제 496화 종말 vs 괴물 +1 23.03.05 17 2 29쪽
495 제 495화 침공해오는 종말. +1 23.03.05 18 2 17쪽
494 제 494화 괴물과 영웅의 동맹. +1 23.03.05 13 2 23쪽
493 제 493화 7번째 666의 괴물. +1 23.03.05 9 2 15쪽
492 제 492화 현자의 최후. 그러나... +1 23.03.05 12 2 14쪽
491 제 491화 진실을 숨기는 자. +1 23.03.05 10 2 14쪽
490 제 490화 거짓된 영웅들과 람히르 +1 23.03.05 10 1 28쪽
489 제 489화 진실 vs 거짓. +1 23.03.05 15 2 17쪽
488 제 488화 상상도 못할 적들이 나타났다! +1 23.03.05 8 2 20쪽
487 제 487화 오래된 원한. +1 23.03.05 9 2 17쪽
486 제 486화 진화의 괴물에 맞서다! +1 23.03.05 10 2 18쪽
485 제 485화 살인인형 엘리스와 현자 위슬러. +1 23.03.05 10 2 17쪽
484 제 484화 낙인. +1 23.03.05 9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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