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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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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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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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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64,019

작성
21.04.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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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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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22쪽

제 131화 네메시스의 예지

DUMMY

[합친다아.....]


“젠장. 끝도 없이 몰려드는 군.”


어둠 속에서 일행들이 가진 빛으로 인해 바퀴벌레마냥 몰려드는 하얀 괴물들이 비추어지는 것이 보인다.

단순히 보기에도 그들이 지나려가는 입구를 빽빽이 채운 듯한 백색의 괴물들의 벽.

그것들을 보고는 제우스는 눈살을 찌푸렸고 곧 그것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 속의 주위를 밝히다 못해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실명할 것만 같은 밝은 빛들이 제우스의 앞에 모인다.

그가 앞으로 수식과 함께 손을 움직일 때마다 그것의 크기는 커졌으며,

곧 그가 만족할 만한 빛이 내뿜기 시작하자 제우스는 그것을 앞으로 향하다니 외쳤다.


“이거나 먹어라! 오버로드<과부화>!!!!”


눈부시게 밝은 빛이 한순간 응축되는가 싶더니 곧 빠르게 앞으로 튕겨나가는 듯이 퍼져나갔고.

그것은 파도처럼 앞의 백색의 벽을 덮치더니 빠르게 그것들은 태워나갔다.

대부분은 거기에 빨려들어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그 파괴의 파도에서 몇 명의 백색의 괴물은 빠져나오더니 일행들의 제일 앞에 있는 제우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윽! 이것들 ‘파괴’에 대해 저항력을 가지고 있잖아? 괴물들의 왕도 못 버티는 것을 버티다니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것들이야!”


제우스는 그렇게 외치면서 먼저 달려든 괴물을 붙잡고는 다른 괴물과 함께 쳐내었지만.

그럼에도 일부 자잘한 파편은 그의 팔에 달라붙더니 그의 피부를 뚫으려 하였고,

이에 제우스가 몸 밖으로 자신의 속성을 내뿜자 그대로 사라졌다.


“조심해! 이것들이 몸 속으로 들어들어오려고 해. 결코 닿지 마!”


그는 그 말과 함께 고개를 돌려 일행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 본 것은 녹색의 섬광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더니,

수십의 괴물을 그대로 관통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었고 이에 닿은 모든 백색의 괴물들이 예외 없이 녹아내리는 모습이었다.

그 화살들을 쏘아내는 것은 볼에 곰이 할퀸듯한 붉은 분신이 있는 한 세레나였고,

그녀의 화살을 피해 겨우겨우 다가간 백색의 괴물들은 그대로 단검에 꿰뚫리거나.

그녀의 주위에 오는 것만으로도 녹아내리더니 모습을 감추었다.


‘휴우~. 역시 조화는 약빨이 잘 먹혀들어간다니까.’


그렇게 제우스는 휘파람을 불면서도 다른 일행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주신인 자신보다 선전하는 세레나와 다르게 반면에 다른 일행들은 다가가지도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민간인인 비글 존슨과 하린이는 람히르의 뒤에 불안한 표정으로 우글우글 몰려드는 백색의 괴물들의 무리를 바라보았고 람히르는 중간마다 그녀의 세이버에 빛을 담아 날렸지만.

백색의 괴물들은 그 빛에 피해를 입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자.

곧 그만두더니, 세레나와 제우스의 방어를 뚫고 돌진해온 괴물들을 베는 것에 급급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상하군. 도대체 어떻게 ’파괴‘에 저항을 가지고 있는 거지?

네메시스에게도 문제없이 타격이 들어가는 속성이...?

점점 수상해지는 걸. 이 유적지. 그리고.....’


제우스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려보았다. 현재 자신과 세레나가 어떻게든 주위에 몰려드는 것들을 처리하고 있지만.

언제 그들의 방어가 뚫릴지는 몰랐다. 그들 일행이 밑으로 내려가자고 결정 한 뒤.

한 몇 십 분쯤 지나서 사방에서 기어 나오는 이 백색의 알 수 없는 괴물들은,

태초부터 살아온 주신 제우스로도 처음 보는 이들이었다. 아마 아까의 안드로이드의 스캔에 뜬 것들은 앞의 저것들이겠지.


“....”


제우스의 시선이 일행들 중 불안해 보이는 비글 존슨과 하린을 향해 돌려졌다.

하다못해 버티기라도 가능한 람히르와 다르게 저들에게 전투능력을 기대하긴 무리였다.

아마도 자신이나 세레나 둘 중 한명이라도 없었으면 어쩌면 한명이 크게 다치는 상황이 왔겠지.

현재 상황은 세레나가 크게 활약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백색의 괴물들이 더 이상 몰려들지 않자.

그들은 지쳤는지 제멋대로 주저앉으면서도 어둠 속에서 다른 괴물이 안 몰려오는지를 경계했다.


“여어. 세레나.”


“?”


그의 말에 수통의 물을 마시던 세레나가 고개를 돌리더니 제우스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던 제우스는 곧 입을 열었다.


“지금 기억이 혼란스럽거나 하지 않아? 네 스스로가 플로라인지 아니면 세레나인지 헷갈린다든가...

아니면 육체적으로 쭉쭉빵빵한 몸매가 된다든가...”


“...그런 것은 없어요. 저는 세레나일 뿐이라고요. 그리고 뒷말.

지금 이 상황만 아니었으면 떡이 될 정도로 쥐어 패버렸을 거에요.”


4세계 서열 2위 괴물. 플로라의 기억. 과연 그것이 일반적인 엘프가 버텨낼 수 있는 것일까?

제우스는 거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자신은 4세계 서열 1위의 괴물과 플로라가 직접 맞대결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았다.

그 정도의 괴물의 기억이라면 파편이라도 세레나란 이름의 엘프의 기억을 잠식하기에는 충분한 것이겠지.

그럼에도 세레나에겐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제우스는 고개를 돌리며 생각했다.


‘네메시스가 모종의 손을 썼군.’


아마도 평소에 그녀들의 방에 옷을 만들 치수를 핑계로 자주 들락거린 이유이겠지.

아마도 그녀가 기억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리라도 해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제우스는 눈을 좁혔다.

그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하나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그녀의 전투방식의 과거 플로라의 전투방식을 계승하면서도 본래 세레나의 전투방식이 녹아있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전투방식이 오묘하게 섞여있는 듯한 그녀만의 새로운 방식.

그것은 어쩌면 그녀는 모르지만 현재의 그녀의 기억의 상태일지도 몰랐다.

지금은 아슬아슬하게 세레나와 플로라의 기억이 평형을 이루면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나머지 기억들의 조각들도 찾으면.... 그 균형을 무너지겠지...

그러면... 그 순간...


‘소멸하는 건가?’


세레나란 존재의 기억은 흔적조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플로라란 존재가 대신할 것이다.

말 그대로 세레나란 존재의 말살. 그것이 아마도 네메시스의 목적일지로 모른다고 제우스는 고민했지만.

곧 다시 백색의 괴물들의 무리가 오자 생각을 털어냈다.

지금은 저 어디서 기어 나오는지 알 수 없는 괴물들을 썰어내는 게 우선이었다.

아마도 조만간 네메시스와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제우스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


쿠우웅!!


끼이이이이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유리를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주위를 울린다. 듣는 존재로 하여금 생리적인 혐오감이 느껴지는 소리.

그 소리가 월검향이 서있던 복도에 올리자.

그는 자신의 검의 손잡이에 손을 얹은 채 그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가 서있는 통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 벽 너머로 반짝이는 빛이 보였다.

무언가가 월검향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쿠웅!


끼이이익!


귀에 거슬리는 소리들이 점점 줄어든다. 본래라면 그것은 소음의 원인이 멀어지고 있음을 뜻하겠지만.

그와 별개로 벽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점점 커져가더니 한 거대한 그림자를 비추었다.

결코 인간의 형상이 아닌. 괴물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검은 그림자.


쿵...


끼...이...


소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소리가 그치자 월검향은 빛이 있는 곳을 경계하며 노려보았고 곧 벽을 지나 한 존재가 나타났다.


“...네메시스.”


그를 보고 첫 마디를 꺼낸 것은 월검향이었다. 그가 말을 걸자 네메시스가 펼쳐진 8개의 날개를 잠시 접었고,

이에 그의 날개에서 은은하게 빛나던 빛들이 줄어들었으나.

인간의 형태인 그와 다르게 그의 등 뒤로 비추어진 그림자는 괴물의 그것이었다.


“오래만인걸? 월검향.”


너무나 자연스럽게 블러드 토너먼트에서 자신을 패배시킨 괴물은 아침인사를 하는 듯이 입을 열었다.


“오래 만에 봐서 묻고 싶은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말이야.. 벨라스트라즈는 어디에 있지?”


부드럽다 못해 편안한 목소리.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그의 눈은 마치 조각처럼 움직이지 않은 채로 월검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 느껴지는 살기는 없었다.

하지만 그 네메시스의 내면을 비추는 듯이 네메시스의 등 뒤의 검은 그림자가 꿈틀거리더니 온갖 모습으로 바꾸기를 반복하였다.


“그녀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다. 네가 지나가려는 이 길의 뒤에 안전하게 모셔났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다.”


월검향의 단 한마디. 그것에 네메시스는 뭐라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등 뒤로 요동치던 그림자는 수축하더니 본래의 정상적인 인간의 그림자로 돌아왔다. 아마 네메시스가 안심했기 때문이겠지.


“...이쪽 세계의 언어 솜씨가 많이 늘었군. 월검향.”


“칭찬으로 듣겠다.”


그와 함께 어둠 속에서 푸른 섬광이 반짝이더니 월검향은 검을 휘둘렸다.

이에 네메시스는 그런 월검향의 행동이 뜻밖인지 뒤로 물러나면서 피하였다.


“어이어이. 벨라스트라즈가 무사한 이상 내가 너와 싸울 이유는 없다고!”


“나에게는 있어!”


네메시스는 월검향의 검의 궤도들을 여유롭게 피하더니 슬쩍 월검향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상태도 안 좋은데 무리하지 말라고. 헤카테에게 당해서 지금 서있는 것도 한계 아니야?”


“웃기는 군. 널 베는 데에는 충분하다.”


“혹시 헤카테에게 맞아서 그런 거야? 어이. 그런 거라면 헤카테에게 화풀이를 해야지.

내가 그녀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앞의 괴물은 자신이 헤카테를 아직 죽였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인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이 왜 검을 휘두르는 건지 모르는 걸까? 월검향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검 하나하나에 살기를 담았고.

곧 그가 휘둘렸던 검은 어느 사이에 네메시스의 손가락에 붙잡혀 있었다.

이에 월검향이 검을 빼려고 했지만 마치 바위에 박힌 듯한 반응만이 느껴지자 코앞에서 네메시스를 노려보았다.

그런 살기 넘치는 월검향의 반응에도,

네메시스는 상관없는 듯이 자연스럽게 검을 잡은 손의 반대 손을 월검향의 허리에 뻗더니.

곧 월검향이 허리에 차고 있던 자신의 애검인 루나를 되찾았다.


“흐음. 이검은 내가 헤카테에게 빌려준 건데. 당해버린 건가. 여전히 미숙하다니까.”


“....내가 그녀를 죽였는데도 딱히 분노하지 않는군.”


헤카테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목을 베었다. 그리고 그대로 헤카테라 이름 붙여진 괴물은 검은 재의 형태로 그의 눈앞에서 흩어져 사라졌고,

그와 함께 자고 있던 벨라스트라즈를 지키던 ‘검은 피’도 어디론가 모습을 감추었다.

아마도 그것이 괴물의 죽음일 것이다.

그럼에도 앞의 네메시스란 존재는 뭐가 즐거운 건지 싱글벙글한 웃음을 짓고 있었고 곧 그는 한쪽 눈을 감더니 입을 열었다.


“오히려 너에게 고마울 정도야. 그 녀석에게 전투경험이 필요했거든.

압도적으로 약한 인간에게 죽음을 한 번 맞이했으니. 헤카테 그 녀석도 어느 정도는 정신 차리겠지.”


“....설마. 그녀는 죽지 않..”


“죽었어. 정확히 네가 목을 베어서 죽였지. 안 그래?”


“........”


“뭐. 지금은 치명상으로 인해 내 몸으로 돌아와서 회복 중이지만 말이야.

한 하루정도 푹 쉬면 회복 되니까. 이 녀석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거야.

내가 꽤 공을 들인 존재거든. 내가 있는 한 그녀는 죽지 않아. 치료비는 청구하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너무나 당연하듯이.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은 선언했다.


“.........”


그리고 그 행위에 월검향은 잠시 얼이 빠져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이제 앞의 괴물을 어떻게 죽여야 할지 감도 안 온다.

이게 헤카테가 말하던 코즈믹 호러란 건가? 월검향은 쓴웃음을 지었고,

네메시스는 태연히 자신이 잡은 월검향의 칼날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 검 당장이라도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는 걸? 이렇게 툭 치면.”


또각~!


네메시스가 손가락으로 누르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월검향의 손의 검이 두 개로 부셔졌다.


“.......”


이제 놀랄 것도 없다. 월검향은 부러져버린 검을 미련 없이 땅에 내던졌고 그걸 보고는 네메시스는 물었다.


“도대체 날 왜 적대하는 거지? 월검향?”


“.....”


“설사 네가 날 죽인다고 해도 람히르는 네 곁으로 갈 일은 없어. 그녀는 본래 천계에서 빛의 주신을 섬기는 존재니까.

목적이 완료되면 그녀는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겠지.

그럼에도 이런 헛수고를 하는 이유가 뭐지? 

오히려 포기하는 것이 너나 그녀에게 좋은 일이야. 스스로도 그것을 알 텐데. 어째서지?”


제3자가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었다. 이에 월검향은 입술을 깨문 채로 침묵했다.

자신도 이것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이유를 모른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건 단 하나...


“......지키고 싶을 뿐이다.”


그 한 마디에. 지금까지 호의가 있던 네메시스의 표정이 심하게 구겨졌다.


“그녀의 입장에선 그건 스토킹일 뿐이야. 모르지는 않겠지?”


“........”


“아니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너의 탐욕스런 욕망일 뿐이야?”


퍼억!


무언가 걷어차는 소리와 함께 월검향의 몸이 부웅! 뜨더니,

벽에 처박혔고 그런 그를 네메시스는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람히르는 죽을 거야.”


“자... 잠깐!?!! 뭐라고!!!! 그녀에게 손가락이라도 대면 널 베어버리겠어!!!!!”


네메시스의 말에 월검향을 어디서 힘이 났는지 일어나서 그의 멱살을 잡고 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런 그를 차갑게 보고는 다시 그를 걷어찼다.


“커억!”


네메시스는 걷어차여져 쓰레기처럼 던져진 월검향을 내려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내 뒤의 빛의 날개 보여? 그 성질 더러운 꼬맹이 녀석만 예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아?”


네메시스의 말에 월검향은 고개를 들어 그의 빛의 날개를 보았다. 어둠 속에서 가장 빛나는 날개.

분명 월검향이 알기로는 빛의 속성은 네메시스의 말대로 예지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걸 지니고 있는 네메시스의 말이라면 확실한 것일 테지. 그리고 람히르를 해칠 가능성이 높은 존재라면....


“네..메...시...스!!!!!! 네 녀석이!!!!”


“착각하지 마라. 월검향. 내가 그녀를 해치지는 않아.

대신 다른 무언가가 그녀를 해칠 뿐이지. 그리고 네가 검으로 날 벤다고 말이지....”


푸른 도신의 자신의 애검으로 팔을 긁었다. 작은 선혈 한줄기. 그러나 그것은 한없이 탁한 검은 빛이었고,

그걸 보는 순간. 월검향은 진한 피비릿내에 속이 뒤집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살짝 미소 짓더니 땅에 검은 피 한 방울 떨어뜨렸다.


“그 순간. 넌 죽게 될 거야. 아니면 이렇게 되든지.”


검은 피가 땅에 떨어진 그 순간.

그들이 있던 회색의, 먼지가 쌓여있던 통로 전체가 마치 고깃덩어리처럼 변하였고,

마치 살아있는 듯이 곧 꿈틀되자 월검향은 두 눈을 크게 떴다.


“...맙소사.”


한 순간에 주위의 풍경이 변함에 월검향은 순간적으로 이곳의 마법을 생각했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이 있는 통로를 제외하고는 저 멀리는 아직 정상적인 풍경이 보였다.


“아. 한 가지 말해두겠는데. 월검향.

내가 다루는 ‘검은 피’란 것은 내 스스로 통제를 풀어버리면.

스스로 주위를 먹어치우고는 생명체로 구성되어 버리거든? 간단히 말해서.....”


살덩어리가 된 통로의 벽에서 마물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하였다. 갖가지 형태의 마물들.

그러나 그것들은 온갖 것들이 섞여있는 듯한 모습으로,

새의 부리에 곰의 머리가 달아있는 것부터 물고기 지느러미에 날개가 달린 것 등 한없이 섞여있었다.

네메시스는 주위의 것들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너에게 직접적으로 ‘검은 피’가 뿌려지는 순간. 너도 이 꼴이 된다는 거다. 월검향.”


“.......”


“물론 그 전에 날 베던 무기가 ‘검은 피’에 잠식당하겠지.

네가 날 이길 수 있는 방법 따윈 없어. 무모함도 정도가 있어.”


통로를 가득 채우는 수많은 마물들이 그의 명을 기다리는 듯이 월검향과 네메시스를 멀뚱히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그녀를 그렇게 지키고 싶어?”


“.......”


월검향의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긍정의 의미겠지.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그를 향해 다가가더니 몸을 숙였다.


“...월검향. 그렇게나 람히르를 지키고 싶다면 잘 들어둬.”


“?”


“....람히르를 지키고 싶으면 과거 천 년 전 전쟁에서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을 1세계로 불려온 ‘무기’를 찾아.

달의 책을 가지고 있는 자면 그 위치를 알 수 있겠지. 그리고 그거면 어쩌면 그녀를 지킬 수도 있을지도 몰라.

서두르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늦어버릴 테니. 그때까지는 ‘이것’을 빌려주마.”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월검향의 앞에 자신의 애검인 ‘루나’를 두고서는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뒤돌아 월검향이 지키고 있던 길을 향해 걸어갔고,

이에 월검향이 손을 뻗어 그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헤카테의 전투로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그로서는 무리였다.

네메시스는 무언가 생각난 듯이 멈추더니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 쓰러져 있는 월검향을 향해 굴렸다.

그 병이 월검향의 바로 옆에 멈추자. 네메시스의 말이 이어졌다.


“4세계 괴물들이 만든 ‘불로장생의 묘약’이다.

그것을 마시면 주위에 이런 쓰레기 같은 마물정도는 쉽게 처리할 정도의 내공과 체력이 회복될 거야.

그럼.... 다음에 보지.

아참! 너희들.”


캬아악!?


네메시스는 마물들을 곁을 지나며 작게 중얼거렸다.


“저 인간을 먹어치우는 놈은 나에게서 자유다. 선착순 한 마리.”


그 말과 동시에 마물은 누가먼저 할 것 없이 월검향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와 함께 살기 위해 월검향이 네메시스에게 준 불로장생의 묘약을 향해 손을 뻗는 것은 동시였다.

잠시 뒤. 그곳에서 푸른빛과 함께 마물들이 베어지기 시작하였고,

네메시스는 그곳에서 걸어가면서 벗어나면서 생각했다.


‘검은 피 한 방울이면 오합지졸 쓰레기들이 소환되는 숫자가 최소 천,

많게는 수천만이었나. 뭐. 월검향 저 녀석이면 충분히 헤쳐 나가겠지....

자아. 그럼 저 뒤에 달의 책을 가진 존재나 만나 볼까나....’


-----------------------------------------------------------------------


“허억.. 젠장. 점점 몰려오는 것들이 줄어드는 군.”


제우스는 진심으로 피곤한 듯이 이마에 방울진 땀을 닦아내더니 꽂혀있던 창을 들어 올렸고,

그러자 그 창에 꿰뚫어져있던 백색의 괴물들은 힘없이 다른 백색의 괴물들 시체사이로 떨어졌다.

그가 근접으로 몰려온 것들만 처리한 것 만해도 이 정도였다. 흡사 백색의 괴물들의 시체로 그들의 앞은 막혀있었고,

제우스는 이에 혀를 차면서도 일행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른 일행들도 상당히 안색이 좋지 않았다.

특히 최전방에 싸웠던 세레나는 시체 위에 주저앉아 있었고.

그녀의 몸에서 나온 녹색의 오오라에 서서히 그녀가 임시로 의자로 쓰고 있던 괴물은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람히르는....


“괜찮아?”


“앗!”


람히르가 날개가 처진 채로 표정을 굳히고 있자.

제우스는 말을 걸었고 이에 그녀는 깜짝 놀라하더니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몸이 안 좋아 보이는데. 혹시 스스로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래? 그건 곁에 있는 것만으로....”


“....그런 것이 아니에요... 다만...”


“다만?”


제우스의 말에 람히르는 잠시 고개를 숙여 고민하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잠시 가봐야 할 곳이 생긴 것 같아요.”


“자.. 잠깐. 그거 무슨 소리야!?”


람히르의 말에 황급하게 대답한 것은 세레나였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백색의 괴물 시체에서 일어나더니 람히르의 코앞에 다가 섰다.


“.....말 그대로에요. 제가 지금 가봐야 할 곳이 생겼어요.”


“그럼 같이..”


절레절레.


람히르가 힘없이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이 보였다. 이에 세레나는 입술을 깨물더니 나직히 그녀를 향해 물었다.


“....무슨 이유가 있는 거지?”


끄덕.


“......알겠어. 네가 그렇다면 무슨 이유가 있는 거겠지. 검 좀 빌려주겠어?”


람히르가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검을 건냈고,

이것을 건내 받은 세레나는 검의 표면을 손으로 한번 훑자 검의 주위로 은은하게 녹색의 빛이 흘려 나왔다.


“조화를 검의 표면에 흐르도록 했어. 이거면 이 하얀 놈들에도 효과적일거야.”


“...고마워요. 세레나님.”


람히르는 그 말과 함께 허리를 숙였고 이에 세레나는 그녀가 평소 머리에 꽂아둔 2개의 깃털이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개는 그녀의 본래 깃털처럼 눈처럼 백색이었지만.

나머지 하나는 어떤 영문인지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색은 그녀에게 어울린다고 세레나는 생각하면서도 람히르를 향해 걱정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치지 마.”


“...돌아올께요”


“잠깐! 람히르 혼자서 보내겠다고? 세레나. 너도 이것들과 직접 싸워서 알잖아?

이것들 너나 나는 몰라도 다른 이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하다못해 피부에 닿으면. 어이! 어디가. 윽!!!”


제우스는 그렇게까지 말하던 중 람히르가 일행에서 떨어져 어딘가를 뛰어가자 말을 멈추었고,

곧 세레나를 비롯한 다른 일행들이 이동하자.

람히르를 안타깝게 지켜보면서도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일행의 뒤를 따라갔다.


“젠장. 만약 람히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켈렌트에게 가루가 될 정도 까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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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6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3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0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38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39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1 2 16쪽
562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3 2 22쪽
561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8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5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1 2 17쪽
558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8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4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6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0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48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6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7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5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2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3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4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6 2 14쪽
543 제 543화 플로라의 설득법 +1 23.03.27 38 2 13쪽
542 제 542화 시험. +1 23.03.27 44 2 14쪽
541 제 541화 태어날 때부터 새겨진 구속 +1 23.03.27 4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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