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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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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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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1.03.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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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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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9쪽

제 111화 구미호 남매들

DUMMY

“너는 성녀인가?”


그것은 플로라가 전장에 뛰어내린 후. 그녀가 뜀박질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앞에 나타난 거인이 내뱉은 말이었다.

그는 흡사 8층 정도의 건물이 걸어 다니는 듯한 착각이 일으킬 만큼 거대했고 몸에는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2세계의 거인 종족인 티탄.

크로노스의 자식들이자 그를 따라 이 전쟁에 참가한 존재였다.

그의 주위에는 그가 찢어 죽인 듯한 4세계에서 온 마물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지만.

그도 지쳤는지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상태였다. 그의 말에 플로라는 잠시 멈추더니 거인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아니.”


“...네가 우리 주신님들조차 고전하는 괴물들의 왕의 머리를 날린 것을 보았다.”


“내가 한 것은 맞아. 하지만 난 성녀 따위가 아니야. 오히려 너희들 말로하면 ‘악마’나 4세계의 괴물이라 불려오는 존재지.”


거인은 그 말에 조금 움찔했으나 곧 상관없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플로라에게 입을 열었다.


“네가 어떤 존재인지는 상관없다. 너는 괴물들의 왕을 죽일 수 있는가?”


“아니. 아무리 나라도 그건 무리.”


“....그렇다면 왜 저곳으로 가는가?”


“...죽일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거든. 저 바보를 말이야.”


“....부탁하지. 성녀여.”


“성녀 따위가 아니라니까.”


거인의 진심어린 부탁에 플로라는 낯간지러운 듯이 엘프 귀를 긁는 듯한 행동을 했지만,

곧 거인을 뒤로 한 체. 그녀는 발걸음을 옮겼다.


푸욱.!


귀에 파고든 작은 소리. 그 소리에 플로라가 뒤돌자. 아까의 거인의 배에 어떤 것이 삐죽. 튀어나온 것이 보였다.

거인도 현재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 거인이 자신의 배에 튀어나온 것에 고개를 돌린 순간이었다.


촤악!


“.......”


쿠웅!!!!!


그의 배에 나온 것은 그대로 위를 향해 움직였고 순식간에 플로라를 성녀라 말하던 거인의 머리를 두 개로 나누었다.

이에 그 거인은 자신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듯한 눈으로 서서히 지상으로 거대한 몸이 쓰러졌다.

2세계의 강력한 종족인 티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간단한 죽음.

그의 밑으로 수백리터가 넘어가는 듯한 붉은 피가 꽃처럼 퍼져나가고 검은 피로 오염된 대지는 탐스럽게 그것을 빨아들인다.

그리고 그 상황을 일으킨 꼬리의 주인은.


[어머나! 이게 누구야? 플로라잖아~.]


일반적인 구미호족의 꼬리 개수를 넘어간 100개의 꼬리와 아까의 티탄 정도는 어린아이로 보일법한 거대한 몸집의 여우가 그곳에 있었다.

규격 외의. 구미호란 타이틀 보단 백미호란 이름이 어울리는 괴물. 서열 200위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플로라의 앞에서 인간형태의 구미호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티탄의 피 맛을 맛보는 듯이 자신의 꼬리에 묻은 피를 혀로 핥고는 입을 열었다.


“오래만이야~! 플로라. 너답지 말리고스 등 뒤에 실려 가길래 걱정했었어. 지금 몸은 어때?”


“..오늘의 날씨만큼이나 좋은 편이야.”


달기는 친근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렸고 그에 플로라는 산책하는 표정으로 대꾸하였다.

그러나 플로라나 달기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잠시 굳어있는 플로라를 보며 키득거리며 웃던 달기는 입을 열었다.


“후음. 아까 선언은 재미있었어. 뭐. 그게 플로라답긴 하지만.... 농담이겠지?”


“아니. 진심이야.”


“....음. 곤란한데. 플로라. 회복 된지 얼마 안 되서 정신이 없나 본데. 그 선언은 말이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뒷말을 흐리더니 플로라를 노려보았다.


“너를 제외한 모든 666의 괴물과 맞서겠다는 것이랑 같아...”


“알고 있어.”


세레나의 즉답. 그 말에 달기의 두 눈이 잠깐 동안 흔들리더니 곧 소리쳤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미쳤어? 지난 10년간 괴물인 우리들과도 잘 지냈고 우리들도 너를 인정했어.

근데 어째서! 너를 배신한 세상이! 너를 죽이려고 했던 주신이! 우리들보다 소중한 거야?

너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부정해가면서까지 말이야?”


“...이건 바보 같은 학살극이야. 끝내고 싶어.”


플로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기억 속의 본래 맑았던 드림랜드의 푸른 하늘은 찾아볼 수 없었고 검게 물든 구름과 그리고 구름 사이로 거대한 괴물의 피부로 보이는 것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걸 잠시 동안 바라본 플로라는 입을 열었다.


“...그 남자가 나를 지키기 위해 이 바보 같은 짓을 시작했다는 것은 말리고스에게 들었어.

하지만 이 방식은 아니야.... 나는 그를 막겠어. 비켜줘. 달기.”


“...못 비켜.”


“널 날 이길 수 없어.”


“...넌 나뿐만이 아니라. 666의 모두를 상대해야해. 느껴져? 다른 괴물들의 살기가?

모두 이곳으로 오고 있어... 고집부리면 네가 죽어.”


“..미안해.”


플로라의 진심이 담긴 말. 그 말에 달기는 여우 귀를 숙이더니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휴우... 할 수 없네. 플로라. 마음 같아선 비켜주고 싶긴 한데.....”


그 순간. 달기의 등 뒤로 검은 그림자들이 솟아오른다. 수많은 꼬리들의 그림자.

달기는 뒷걸음질로 그 안에 들어가고는 말을 이었다.


“...네메시스님에게 상처 입히러 가게두지 않겠어.”


검은 그림자에 모습이 감추어지고 본래의 모습으로 달기의 모습이 변해간다.

그리고 곧 그녀의 9개의 꼬리도 나무가 가지 늘리는 듯이 늘어나 100개에 도달했고 그 직후. ‘백미호’는 플로라의 앞에 있었다.


[절대로 말이지!!!!!!]


콰앙!


내려찍는 듯이 하나의 꼬리가 플로라가 있는 곳에 처박혔고 플로라가 그걸 피한 것을 확인한 달기는 입을 열었다.


[플로라. 곱게 사로잡히더라도. 팔다리하나정도는 운 안 좋게 잘려나갈 수 있어.

만약 그러면 네메시스님이 슬퍼하니까. 알아서 피햇!!!!!!!]


나머지 꼬리들의 끝에 갖가지 색의 빛들이 모여들었다. 그것은 구미호로서 가장 기본적인 주술.

일반적이라면 불가능한 방식이었지만, 앞의 달기란 괴물은 구미호 중 규격외의 괴물이라서 그런지 꼬리하나하나가 주술을 시전하기 시전 하였고 그것들은 곧 플로라를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앙아앙앙!!


대략 99개의 주술이 플로라를 향해 날아간다. 이에 플로라는 흡사 야생동물 같은 모습으로 몸을 숙이거나.

구르는 행동으로 피해내더니 달기를 향해 화살을 메겼다.


[피하는 걸로는 소용없어! 내 능력을 잊어 버렸어? 내 능력은 ‘추적’이라고 플로라!]


플로라를 스쳐 지나거나 빗나간 주술의 광탄들이 다시 플로라의 등 뒤를 향해 쫓아온다. 이에 그녀는 혀를 차면서도 주술들을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달기가 쏟아낸 주술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플로라를 쫓기 시작하였고 그 빛은 이미 주위의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


“흥!”


빛 속에서 도망 다니던 플로라의 코웃음 치는 소리.

그와 동시에 주술들 사이에서 그녀의 조화가 담긴 화살이 튀어나와 이전에 있던 모든 주술을 지웠고.

그와 동시에 피하던 달기를 스쳐지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는 달기는 생각했다.


‘일부로 주술들을 모와서 한 번에 날려버렸어. 평소라면 난사로 일반적으로 나를 벌집으로 만들 텐데 힘을 아낄 생각인가?

아니면....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든가..

잘하면 혼자서 이길 수 있겠어. 후훗. 네메시스님에게 칭찬받겠는 걸?’


끼이이이익!


무언가 유리 긁는 듯한 소리. 그와 동시에 그녀의 꼬리들이 약하지만 빠른 수많은 주술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위치퀸은 멍청했어. 플로라를 상대로 큰 거 한방으로 이길 생각을 하다니.

오히려 플로라는 약하지만 수많은 공격에 취약한데 말이야.’


주술의 빛이 사방팔방으로 날아가더니 곧 달기의 능력에 플로라를 향해 방향을 바꿔 사방에서 그녀를 노렸다.

그러면서도 달기는 거리를 벌리었고 그 모습에 플로라는 표정을 구기더니 소리쳤다.


“이 망할 덩치 큰 개년이. 이리 안와?”


[내가 미쳤어? 네메시스님과 백병전도 하는 플로라랑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근접전을 하겠어?]


“몸집은 웬만한 산보다 큰 년이! 왜 이렇게 소심해?”


[후훗. 최근 다이어트라 400kg를 감량했어.]


“수천 톤에서 말이지.”


플로라는 그렇게 이죽이고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술을 쳐내거나,

무효화시키면서 도망 다니는 달기를 쫓았고 그걸 보며 달기는 외쳤다.


[난 아직까지도 너에 대한 그때의 원한이 잊혀지지 않아.]


“....무슨 원한?”


달기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본 플로라였지만, 아무것도 집히는 것이 없자 입을 열었고.

이에 달기는 꼬리들을 휘둘려 플로라가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을 막으면서도 소리쳤다.


[설마 잊어버린 거야? 플로라?]


“?”


[내가 네메시스님의 속옷을 가지고 싶다고 10년 동안 매일같이 부탁했는데도 무시했잖아!

네메시스님은 날 어째서인지 접근금지 명령을 해버려서 난 그 분의 방은커녕 그 분의 성에도 가지 못한다고!

게다가 너는 그 분이랑 같은 방에 살면서도 이 부탁조차 안 해주다니!

이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아? 너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아니 내가 네메시스라도 너에게 접근금지 명령 할 것 같은데.”


플로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과연 4세계의 네메시스의 악질 스토커로 이름 높은 달기다운 말이랄까?

확실히 현재 자신의 앞에 있는 괴물은 네메시스의 물건을 가지고 밤마다 이상한 짓을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악질 스토커로 플로라가 4세계에서 10년이나 살면서 툭하면 네메시스의 방에 몰래 침입하는 이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목적은 그가 입었던 속옷. 이미 정신상태가 글러먹은 존재였다.


“이 속옷 패티시즘 암여우야.”


비아냥거리는 플로라의 말에 달기는 작게 으르렁거리더니 소리쳤다.


[닥쳐!!!!! 나는 언제나 네메시스의 곁에 있는 너를 보면서 생각했어. 플로라.

내가 널 죽이고, 그 속은 맛있게 먹어치운 다음에 13위 퀸처럼 너의 가죽을 내가 뒤집어쓰면.

네메시스님은 나만 봐라만 주지 않을까? 라고 말이야.

네메시스님께서 너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지. 키득.]


“...그렇게 당해주기도 싫지만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넌 네메시스에게 잡아먹힐 거야.”


[후훗♡. 그래도 난 좋은 걸? 오히려 그런 결말이야 말로 나야 환영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진정한 의미로 네메시스님과 한 몸이 되는 것일 테니까!]


“미친년.”


플로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추격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활에 화살을 메기더니 달기를 향해 겨루었다.


“...옛 정을 생각해서 빈사상태로만 만들게.”


[내가 그 ‘조화의 화살’을 쏘게 지켜볼 것 같아?]


6명의 주신조차 고전하는 네메시스의 머리조차 날려버린 그녀의 기술이었다. 이 거리에서 이 화살로 머리를 날리면 아무리 서열 200위 괴물이라지만 즉사는 확정이었다. 10년. 엘프에겐 짧지도 길지도 않는 시간.

그 동안에 앞의 달기와의 추억이 없을 리는 없었다. 비록 지금은 적으로 돌아선 사이지만 모든 666의 괴물들과 친분이 있는 플로라였다.

‘악’이라 불려도 할 말 없는 괴물들이지만 그래도 플로라에겐 소중한 이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아까의 위치퀸을 즉사시킬 수 있음에도 죽이는 것보다 빈사상태로 제압시키는 길을 선택하였다.

플로라는 화살 방향을 돌려 달기의 목 줄기를 향해 겨루었고,

그 순간. 그녀의 화살촉에 녹색의 빛이 모이더니 화살을 놓았다.


파아아아앙!!!!!


모든 속성에 절대적인 상성을 지닌 ‘조화’가 담긴 화살이 어둠을 꿰뚫고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 플로라에게 날아오던 모든 주술을 힘을 잃어 사라졌고,

플로라가 화살을 당기려는 것을 막으려고 달려오던 달기의 거대한 여우의 두 눈에는 녹색의 섬광이 비추었다.


펑!


“...어?”


조화의 화살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눈앞의 백미호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니 그녀의 화살에 주술이 소멸해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되돌아간 모습은 거대한 꼬리 하나. 그것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후.

바닥에서 도마뱀 꼬리마냥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고 이에 플로라는 황당해하면서 입을 열었다.


“...분신?”


[딩동댕!]


“윽?!”


푸욱!


등 뒤로 드리우는 소름끼치는 감각에 플로라는 급히 몸을 움직였지만.

이미 그녀의 어깻죽지는 거대한 발톱에 꿰뚫려있었고, 발톱이 나온 곳은 바로 그녀가 서있었던 땅의 밑쪽이었다.


촤아아악!


급히 움직인 탓에 플로라의 상처가 벌려져 강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플로라는 상관없는 듯이 달려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순간. 발톱이 나왔던 거대한 앞발이 지상으로 튀어나온다. 이에 플로라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물러섰다.

그러자 곧 거대한 백미호가 그곳에서 튀어나왔고 달기는 그대로 플로라를 향해 꼬리를 휘둘렸다.


“이 망할 년이?”


플로라가 화살을 메기는 시간조차 없는 빠른 공격. 이에 그녀는 화살을 메기는 것을 포기하는 맨 손에 ‘조화’를 담더니.

자신을 향해 휘둘려지는 꼬리들을 주먹을 쥐며 노려보았다.


‘닿는 순간 꼬리들과 합께 부셔주지. 달기.’

‘아무리 사기적인 ’조화‘를 지닌 플로라라도 이 꼬리들의 무게와 속도면 이길 수 있어!’


그 순간 교차하는 두 명의 생각. 그리고 이변은 나타났다.


싹둑.


그녀의 꼬리가 공중에서 뭉텅이로 잘려나간다. 그 모습에 달기와 플로라의 두 눈이 의아함으로 가득 해졌으나 곧 플로라의 앞에 어떠한 이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 모습에 플로라는 한 순간 자신의 앞에 드러낸 존재에게 살기를 드러냈지만 곧 거두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존재였다.


“오래만이야. 플로라.”


여유로운 표정과 자신의 여동생과 같은 여우 귀. 9개의 꼬리를 삐죽 튀어나온 채 플로라의 앞으로 그는 드러났다.

서열 199위 방랑자 하은. 그의 마검은 모습을 드러낸 순간.

달기의 꼬리에서 나온 피로 보이는 붉은 피를 뚝뚝 흘려내리고 있었고, 그런 하은의 모습을 보며 달기는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래봤자 여우의 모습이라 별로 티는 안 났지만...)


“멍멍이. 너도 날 막으로 온 거야?”


“그럴 리가? 난 이 바보 같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맛있...

아니. 뒷말은 취소. 여동생을 막으로 온 거라고.”


“.......”


하은의 중증의 시스터콤플렉스가 보이는 말에 플로라는 얼굴을 굳힌 체.

위험하다는 표정으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고. 하은의 말에 달기조차 질색인지 거대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녀석은 내가 막을 테니까. 넌 네메시스에게 가봐. 플로라.”


“......고마워.”


“고맙긴. 이번 일만 끝나면 한 번 안게 해줘.”


하은은 등 뒤의 플로라를 보며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더니 ‘아니면 바니걸 복장이라도....’라고 뒷말을 흐리고는 키득거렸다.

그 말에 플로라의 표정이 구겨지더니 하은을 노려보았다.


“...뭐? 이 발정난 개자식이?”


“....무슨 생각한 거야? 그냥 공주님 안기 좀 하게 해달라고. 내가 미쳤다고 플로라에게 그런 뜻으로 말할 리가 없잖아.

나에겐 사랑스런 여동생이 있다고.”


[거절이야.]


“즉답이라니. 이 유리잔 같은 오빠의 마음이 찢어지는 구나!”


남매의 신파극에 플로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곧 하은의 등 뒤를 보고는 말했다.


“하은... 고마워.”


“됐어. 빨리 가.”


끄덕.


그리고는 플로라는 하은을 뒤로 한 체. 주신들과 네메시스가 있는 곳을 향해 뜀박질을 시작했고.

그 모습에 달기는 거대한 육체로 쫓아가려했지만 그 앞을 하은이 막아섰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오빠...]


“네메시스를 위해서야.”


[열 받은 플로라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네메시스님을 위한 거라고? 웃기지마. 아무리 오빠라지만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이 전쟁이 시작된 후 그가 변했다는 걸 알잖아. 그를 되돌릴 방법은 이것뿐이야.

그리고... 왕도 자신보다 플로라의 안위를 우선시하라는 말씀도 있고 말이야.”


[...닥쳐. 나에겐 그 분 뿐이야.]


두 남매는 서로를 바라본다. 3세계의 구미호 일족의 대영웅과 그리고 그가 봉인했었던 마물.

아비가 다른 남매로 자라났지만. 4세계에서까지 서로가 등을 맡겨 버텨온 두 명의 남매. 그 둘은 서로의 무기를 세웠다.


“..으음 곤란한 걸. 설마 여동생이랑 싸우는 날이 오다니.”


[동감이야. 하지만 오빠.. 오빠는 날 이길 수 없어.]


달기의 거대한 육체에서 뿜어져 나온 힘이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흡사 주신과도 같은 모습.

재생된 꼬리를 합해서 100개의 꼬리를 사방에 펼친 채 저주받은 구미호는 입을 연다.


[같은 괴물이라도 수준이 있다는 것은 모르지 않겠지? 4세계가 최상의 육체를 준다고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종으로서 최고로 성장했을 때의 육체를 기준이야.

오빠는 끽해야 구미호들 중 최상의 육체지만... 난.. 그 개념을 벗어난 진정한 의미로서의 괴물.

오빠는 날 막을 수 없어. 구미호란 종에겐 꼬리의 개수로 인한 힘의 차이는 절대적이니까!]


“음. 서열상으로는 내가 더 높잖아?”


[하아? 언제부터 666의 괴물끼리의 싸움이 숫자노름이 됐어? 확실히 서열이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크지만 세 자리 수는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야.

그리고 오빠의 서열은.... 내가 양보한 것이고 말이야...

게다가 오빠는 ‘능력’으로도 나랑은 극상성이잖아? 포기하고 비켜줘.]


하은의 능력은 ‘기척차단’. 그의 여동생인 달기의 능력은 ‘추적’. 주신과 세계의 눈조차 속이는 그의 능력이지만 그의 여동생의 능력은 그것을 상회한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하은의 능력은 쓸 수 없는 거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하은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닌 채 화답한다.


“흐음. 과거에 누가 널 봉인했는지 잊어나 봐? 내 동생아.”


[......죽을 수도 있어 오빠.]


“사랑스런 여동생의 손에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자아. 오거라. 나의 귀엽고 깜찍한 여동생아. 오히려 네가 다칠 수도 있을 걸?”


하은의 그 한마디를 끝으로 달기는 작게 으르렁거리더니 그를 향해 뛰어올랐고 그와 동시에 하은도 피를 먹은 마검을 세운 채로 자신의 여동생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렇게 그 순간. 4세계 666의 괴물 간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플로라는 진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중증 시스터콤플렉스의 오빠에 속옷 패티시즘에 악질 스토킹의 달인 여동생이라..

눈물 나는 가정사군. 그나마 저것들이 4세계에서 정상에 가까운 이들인 걸 생각하면 슬퍼진다. 진짜.”


작가의말

왠지 마지막 말은 그녀의 애환이 담겨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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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3 제 572화 2마리의 지휘 개체들. +1 23.06.30 49 1 16쪽
572 제 571화 첫 번째 생물 병기. +1 23.06.30 34 2 14쪽
571 제 570화 네메시스의 처벌. +1 23.06.30 35 2 18쪽
570 제 569화 의외의 손님들. +1 23.06.30 33 2 18쪽
569 제 568화 자유와 방종. +1 23.06.03 33 2 13쪽
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6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7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4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40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41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2 2 16쪽
562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5 2 22쪽
561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8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5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2 2 17쪽
558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8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6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6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0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50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8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8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7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2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4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5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7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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