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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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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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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제 159화 낚시하는 고블린킹8

DUMMY

‘제.. 젠장!’


고블린킹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행들 앞으로 나섰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웬만하면 자신이 결코 맡고 싶지 않는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그가 데려온 일행들은 전부 전쟁터에서만 구른 이들로 전투에만 특화된 이들이었지.

무슨 학자처럼 지식을 토론하는 이들이 아니었고,

오히려 문맹이 아닌 것이 다행으로 여겨야할 정도라 이곳에 있는 일행 중 가장 나은 존재는 바로 자신이었다.

이에 고블린킹은 살아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동생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야겠다고 다짐하고는 그녀 앞에 나섰다.


“내가 나서겠다.”


일행 모두가 끄덕이고 고블린킹이 앞에 나서자.

벨제부브는 서서히 거대한 망치 위에서 뛰어내려 그를 바라보았다.


“준비... 됐어?”


“그래...”


고블린킹은 긴장감에 침을 삼킨다. 앞으로의 대화에서 앞의 마족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이곳에 있는 모두가 죽는다. 아니. 어쩌면 설득시켜도 죽을지도 모르겠군.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벨제부브는 입을 열었다.


“먼저... 우리가... 하는 일을 말할게.... 그것은 ‘세계의 관리’... 모든 것들의 어머니인 창조주가 만든 이 세상을 지키는 것...”


“......”


생각보다 스케일이 크다. 이에 고블린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세계 그 자체를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들이 해가는 일...

우리가 보기에는 너희는 ‘모든 것들의 어머니’가 만들어낸 ‘세계’에 기생하는 ‘기생충’들....

너희는 천천히 세계를 좀 먹어가고... 후에는 멸망시켜나가는 존재들....

그렇기에 우리는 너희를 ‘청소’해왔어... 너희가 상상하지도 못할 시간정도로....”


벨제부브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그에게 묻는다.


“그러면 묻겠어.... 우리들의 최소 수명만 너희들의 시간으로 만 년이 넘어가....

그에 반해 너희 필멸자들의 수명은 너무나 짧아. 물론 너희 중에도 많은 수명을 살 수 있는 개체는 있어.

심지어 영원히(자연사가 존재하지 않는 홍해파리와 히드라 등)...

하지만 나약하지.. 그런 오류로 가득한 존재인 너희는.... 왜 살아가는 거야?...

어차피 모두 얼마 못 살고 죽을 텐데....?”


“흥! 벨제부브. 네 말대로 만 년이 넘어가도록 살아가는 너희가 보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 짧아.

아마도 너희가 보기에는 우린 숨 한번 쉬는 시간에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삶의 길고 짧음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짧은 생을 살아가더라도 무언가를 남긴 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후대를 위해 자신의 지식을 책으로 남기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살아간다.

우린 너희에 비해 비록 짧은 생을 살지는 몰라도.

너희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갈 걸?

그렇기에 우리는 점점 발전해 나간다.

그럼 너희는 뭐지? 너희는 그 잘난 긴 수명동안 무엇을 했는데?”


고블린의 도발적인 어조에 주위의 다른 이들이 놀라며 그를 보았지만,

그럼에도 몇 명은 그의 말에 공감한 듯이 끄덕였다.


“우리가... 해낸 것...?”


“그래.”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로 수많은 시간동안 필멸자들을 죽여 왔다.

벨제부브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동안 자신이 죽여오던 이들을 생각했다.

자신들이 죽이는 일을 말고는 무엇을 해왔지? 그리고 주신들은...?


“그리고 묻겠다. 너희의 긴 삶 속에 필멸자보다 발전한 것이 있어?”


“긍정.... 확실히. 우리는 그저 너희를 죽이는 것이 다야...

이제야 너희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느리네....”


그의 말에 벨제부브는 잠시 고민하더니 순순히 긍정한다.


“...우리는 주신들에 의해서 의미를 가진 채 태어나는 존재들...

하지만 너희는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늘어나.... 종족 번식에만 집중하지..

그리고는 행성을 서서히 죽여가...

그러한 행위가 한없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가 관리하는 ‘세계’는 병들어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너희를 죽여야 할 결론은 바뀌지 않아....”


“맞아. 네 말대로 우리는 아무런 의미 없이 태어나고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을 파괴시킬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잖아? 우린 의미를 가졌기 때문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의미를 찾기 위해 살아가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지.

어쩌면 네가 우리가 세계를 죽여 간다는 것 또한 여기에 포함된 것일지 몰라.

하지만 너의 말은 한 가지 간과하고 있어.

우리 개개인이 전부 똑같은 존재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우리는 전부 개개인이 달라.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돕고,

견제하며, 발전하며, 또한 반대로 퇴화하길 반복해.

나도 왕으로서 그런 것을 수없이 보아왔으니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세계를 죽여 간다면 반대로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이들도 있는 법이야.

우리가 행성을 죽여 간다고 했느냐?

그럼 묻겠어. 너흰 우리가 스스로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지켜본 적은 있어?

그 더럽게 긴 수명동안 잠깐 동안만이라도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

아니. 아마도 너희는 이번처럼 우리 필멸자들을 ‘청소’해 갔을 거야. 안 그래?”


“........”


벨제부브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무언가 고민하는 듯이 콧소리를 낼 뿐.


“필멸자의 흥미로운 질문... 확실히... 우리가 한 일은 너희의 단편만 보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네.....

너의 말대로 한 행성을 희생시켜서 실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하지만... 너의 말을 신용할 수가 없어... 우린 비록 단편 적일뿐이라도..

수없이 많은 필멸자들을 여러 존재들을 보아왔어.

그럼 넌...? 너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

네가 보아왔던 것은 짧은 생의 것... 너도 그저 단편적인 것만 보아 왔을 텐데...?”


“..윽!?”


맞는 말이다. 확실히 자신이 왕으로서 살아온 것은 20년도 채 안 된 시간.

반면에 상대는 필멸자들을 만난 것이 단편적일지라도 그것은 수 천 년 넘게 해온 존재였다.

그렇다면 오히려 틀린 것은 자신일수도.....

이에 그가 대답하지 못하자 그녀는 질문을 바꾸었다.


“질문을 바꾸겠어..... 앞의 질문은 서서히 실험하여 많은 사례를 통해 정확성을 올리면 되는 일....

현재의 우리 둘의 대화는 아무런 의미 없음....”


그리고는 소녀는 심호흡 하듯이 숨을 들이쉬더니 입을 열었다.


“이번은 우리가 너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묻겠어....

너희는 왜 번식해 가는 거야?”


“....무슨 말이야?”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라고 고블린킹은 생각했다.

애초에 하나의 생물로서 살아가는 필멸자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주신에 의해 태어난 이들에겐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다.


“너희는 스스로 다른 개체.... 너희 이후의 세대는 스스로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 세대가 번성할 때면 너희 개인은 죽어갈 시기니까..

오히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스스로의 많을 것을 희생한다는 일....

하지만 너희 개인에게 돌아오는 것은 많지 않아...

그런데 왜 너희는 다음 세대를 낳아가는 거지....?

그럴 시간에 스스로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아...?

그것이 너희 개인으로선 합리적인 선택일 텐데...?”


‘아아... 그런 건가...?’


처음에는 고블린킹은 그녀의 질문에 노동력을 위해서,

자식들을 많이 낳는 농노들을 떠올렸지만 곧 그녀의 질문이 그것을 뜻하지 않음을 깨닫고는 속으로 가로저었다.

현재 앞의 마족은 인간이란 종에 대해서 묻는 것이 아닌 필멸자 개인으로서 묻고 있는 것이었다.

‘왜 너희 필멸자들이 자식을 낳고는 그것을 돌보는 가?

그것이 자란다고 해도 개인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거나 크지 않을 텐데..’에 대한 물음.


“음.... 거기에 대해서는 이렇게 밖에 말할 수밖에 없겠네...

새로운 세대가 살아가는 모습이... 우린 너무나 좋으니까.”


“....응?”


일행들 사이로 의문이 담긴 말이 흘려 나온다. 그것은 벨제부브란 소녀도 마찬가지.

그녀도 의문이 담긴 듯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자신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곰 인형을 강하게 붙잡았다.

그와 함께 그곳의 공기가 살기로 끈적하게 바뀐다.

그것은 아마도 고블린킹의 다음 말에 따라서 손을 쓰겠다는 그녀의 무언의 표시겠지.

그 살기에 고블린킹은 머리(고블린이라 머리카락이 없지만....)를 긁적였다.


“말 그대로야. 우리가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이유는.

우리의 아이들이, 그리고 그들이 자라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기 때문일걸?

너희가 보기엔 어리석고 미련한 행위일지도 몰라.

확실히 너의 말대로 자식을 낳는 데에 노력하는 것보단 개인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개인으로서 좋은 일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자식을 낳고 새로운 세대를 이어갈 걸?

어쩌면 이것은 단순한 생물체로서 본능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서 싸워나갈 거야.

우리는.... 이곳에서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어도 그것을 지키고 싶으니까...

그리고 너희는 계속 우리를 필멸자라 말하는데.

그 말은 틀렸어. 너희가 말하는 짧은 삶 속에서 우리는 늙고 병들고 결국 죽어.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자라서 그 뒤를 이을 것이고 또한 우리 아이들도 다음 세대를 위해서 싸워나가겠지.

우리는 죽지 않아. 그저 다음 세대로 이어질 뿐이니까.

만약 그것을 끊겠다고 하면.

우리는 이곳에서 너에게 전력을 다해 대항하겠다.”


“...반드시... 죽을 텐데도?”


“상관없어!”


“.......”


고블린킹의 말에 벨제부브는 무언가 고민하는 듯이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가 그녀답지 않게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너희의 아이들은 자라서 너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크지 않을 수도 있어.

오히려 너희의 말로는 악인이라고 하는 길을 걸을 수도 있는데도?”


“하?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이라니?

설사 악인으로 자란다고 해도 그것이 그들이 스스로 정한 일이면 상관없어.”


“?”


이번에 이해하지 못한 쪽은 벨제부브. 그녀가 이해하지 못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고블린킹은 말을 이었다.


“아이들은 부모의 도구가 아니야. 그러니 그들이 스스로 살아갈 방향을 정하는 거지.

부모가 방향성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야.

그건 남의 인생에 대한 참견일 뿐이지.

우리 이전 세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

그리고 그 곁에서 살짝 떨어져 그들의 뒤에서 지켜봐주는 것뿐이야.

우리들의 아이들은 목적을 위해서 태어난 너희 같은 ‘도구’가 아닌,

스스로 행동하고 나아가는 또 다른 ‘인격체’라고! 벨제부브!”


흠칫!


“.....도구가 아니라고?”


“그래. 만약 자기 자식을 자신의 인생을 대신하는 ‘도구’라 생각하는 멍청이들이 있으면.

내가 정신 차리도록 명치에 이 창을 박아 넣어주지.”


“...............”


그의 대답에 그녀의 침묵이 길어진다. 고블린킹의 말이 많은 충격이 된 듯이,

그녀는 입술을 다문 채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그대로 멈추었다.

거의 10분에 가까운 시간. 그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채로 멈추어져 있자.

일행들은 처음에는 작게 대화를 나누다가 점점 소리가 커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고민이 끝난 듯이 시선을 고블린킹에게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돌아가겠어.”


“....에?”


고블린킹의 의아해하는 물음. 하지만 그녀는 거대한 망치를 어깨에 걸쳤다.

그 순간. 무게로 소녀의 몸은 살짝 휘청거렸지만.

곧 익숙한 듯이 몸을 돌렸다. 그녀가 왔던 방향이었다.


“야! 어디가?”


“....?”


고블린킹의 질문에 벨제부브는 걸음을 멈추어 고개만 뒤로 돌려서 그를 바라보았다.


“1순위 조사 임무 완료. 2순위 임무로 전환.”


‘그리고 보니.... ’청소‘는 3순위라고.....’


“...그 2순위란 것은?”


고블린킹은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이에 그녀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밝은 표정으로 웃었고,

그 순간. 그녀의 귀여움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감각이 고블린킹을 스쳐지나갔지만,

그는 그것을 견뎌내고는 그녀를 보았다.


“2순위 임무. 조사결과가 필멸자들이 생존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조사결과를 나의 어머니인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님에게 보고.”


“....그..그렇다면?”


“3순위 임무는.... 지금 이 순간 사라졌어... 너희는... 생각보다도 흥미로운 존재들이니까...

어쩌면... 그것보다도 더... 우리 마족은 이제 ‘청소’에서 손을 떼겠어...

이 판단에.. 어머니도... 이해 해줄 거야..”


“!!!”


안도감이 그녀의 대화중에 텅 비었던 것 같은 고블린킹의 몸속을 가득 메운다.

그와 함께 그녀의 따뜻한 목소리가 울렸다.


“마계로...돌아가기 전에... 이름이 뭐야...?”


“...나?”


끄덕! 끄덕!


소녀는 크게 끄덕이더니 눈을 빛내며 물었고,

그 눈이 부담스러운지 고블린킹은 눈을 돌렸다.

아까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상당히 귀여운 소녀였다.

아까의 그 폭발의 장본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아담...은 아니고 고블린킹이라고 불러.”


“....고블린....킹?”


“응. 그게 내 이름.”


“...응...응.. 기억.”


“...근데 왜 묻는 거야?”


“....? 그거야... 고블린킹은.. 왠지 모르게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분인 걸...?”


소녀는 고블린킹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이,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가고는 그렇게 말했고 곧 그를 향해 배시시 웃었다.


“그럼.... 안녕.”


그리고 후에 그들이 다시 만난 것은,

서로가 죽은 후.

4세계 괴물이 되어 네메시스와 야누스로 나누어진 4세계의 세력다툼에서 적으로 만난 상황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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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회의. 각 세계를 관리 및 조정하는 창조주의 아이.

‘주신’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이자.

앞으로 창조주가 만든 세계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다만...


-2세계-

“여어~! 다들 건강해 보이는 걸?”


대놓고 원형 탁자 위에 옆으로 엎드린 채로 코를 후비고 있는 ‘파괴의 주신 제우스’.


드르렁~!


신들의 회의가 귀찮은 듯이 탁자에 엎드린 채로 코를 골며 잠을 청하는 흙의 거인. ‘시간의 주신 크로노스’.


-3세계-


“이곳에서 코를 후비지 말아요! 제우스!”


검붉은 트윈 테일이 인상적인 머리카락을 가진 글래머한 여성이,

제우스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지적했다.

과거에 있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전대의 ‘혼돈의 주신 시온’.


“..하하.. 개판이네.”


그들의 신경질에 헛웃음 짓고는 빛에 따라 변하는 독특한 은발을 뒤로 넘기는 용의 여왕 ‘마나의 주신 이세리아’


-4세계-


그에 반해 원형 탁자의 한 구석 아무런 소리 없이.

거대한 힘의 파동만이 느껴지는 두 개의 구체가 있는 것이 보였다.

창조주로부터 태어 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이성을 제대로 각성하지 못한 4세계의 주신들. ‘생명’과 ‘공간’이었다.


-1세계-


“...아.. 안녕하세요...!”


쑥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


“....모두 모였군.”


밝은 금발이 인상적인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탁자에 턱을 괴고 있는 최초의 주신이자.

첫 번째의 창조주의 아이인 ‘빛의 주신 켈렌트’였다.


4개의 세상. 모든 8명의 주신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여기서 문제인 것은 그들은 전부 창조주의 자식이란 점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성격이 각자 달랐으며,

이 때문에 심심하면 의견 차이로 원형을 탁자를 뒤집고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며,

또한 평소 회의 때는 이곳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농담 따먹기나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누가 이들을 높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할까?

아마 이들로 인해 태어난 창조된 종족들이라도.

이들이 농담 따먹기나 하면서 이곳에서 시간 죽이는 모습을 본다면 화를 내겠지.


“아아. 그건 그렇고 이번 회의는 왜 시작한 거야? 우리 2세계는 이번 ‘청소’는 쉬잖아?”


제우스는 그 말과 함께 퉁명스럽게 켈렌트를 바라보았다.

당시 세계의 ‘청소’는 3개의 세계 중 2개의 세계가 나서서 청소하는 방식이며 다른 1개 세계는 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자기 세계(2세계)가 쉴 때 부르다니? 이에 제우스는 기분 나쁜 듯이 코를 후볐다.


“아!! 혹시.... 이번에 3세계 쪽이 무능하게 필멸자들에게 깨져서 부른 거야?

아이고! 일처리 좀 제대로 하지 그랬어? 이세리아, 시온.”


각 세계 주신들의 알력. 같은 주신들이었지만,

당시에는 각자 자신의 세계가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서로를 견제하는 면이 있었다.

그 모습에 켈렌트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외쳤다.


“입 조심해라. 제우스!”


“네~네~...... 형.”


켈렌트의 말에 제우스는 뒷말을 흐리고는 그렇게 대답했다.

같은 지위의 주신들이었지만 켈렌트의 경우는 첫 번째의 주신.

창조주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왔으며 이 때문인지 주신들 중 가장 발언권이 높았다.

제우스가 스스로 숙이자 켈렌트는 이세리아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번 회의는 용의여왕. 이세리아가 진행하고 싶은 안건이 있어서 생긴 것이다.”


“....호오?”


흥미로운 듯이 콧소리를 낸 쪽은 코를 골면서 자고 있던 크로노스.

그는 서서히 거대한 몸을 일으키며 눈을 비비더니 흥미로운 표정으로 3세계 쪽을 바라보았다.


“의외군.... 보통 안건은 1세계 쪽이 내는 것이 관례 아닌가...?”


“저희라고 못 낼 것은 없죠.”


“그렇긴 하다만..... 재밌군... 꽤나 흥미로운 것을 제안하길 기대하지. 이세리아.”


그와 함께 그곳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녀들을 향했고 이에 그 둘은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가 현재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필멸자들의 ‘청소’를 그만두는 것. 그리고 그들에 대한 보호.”


“미친 소리!!!!”


그렇게 소리친 것은 2세계의 제우스. 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3세계 쪽을 노려보더니 소리쳤다.


“그들은 어머니의 세상을 갉아먹는 기생충들이야. 모처럼 새로운 안건이라고 해서 들어봤더니... 뭐? 장난해!?”


“장난은 아니에요. 진심입니다~♡”


그리고는 웃는다. 이에 제우스는 뒤늦게야.

그들이 장난으로 말한 것이 아닌 진심으로 그것을 추진하는 것을 느끼고는 표정을 굳혔다.


“...너희는... 정말로...!”


제우스는 그 말과 함께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몸 주위로 ‘파괴’ 속성을 드러냈다.

필요하겠다면 무력행사를 하겠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이에 켈렌트는 손을 들더니 외쳤다.


“모두 멈춰!”


“크윽.. 하지만.”


“이곳의 규칙은 알고 있을 텐데?”


“......”


이에 제우스는 화를 죽이면서도 자리에 앉았다. 다혈질적인 그라도 이곳에 모든 이는 동등한 관계.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도 힘든 주신들이었고,

하물며 아직 이성이 자라지 못한 4세계의 주신들에겐 이런 모습들을 보여줘 봤자.

이성 형성에는 좋지 않는 일이었다. 그리고 제우스는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소를 지었다.


‘다른 주신들이 저 멍청한 제안에 손을 들어줄 리가 없다.’


애초에 이곳의 안건은 각 주신들의 다수결 투표제였으니까. 과반수를 넘지 않으면 이세리아와 시온의 주장이 될 리가 없었다.

이에 그는 1세계 쪽을 보았다. 켈렌트가 입을 여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도 3세계의 의견이 이상한 듯이 어리둥절 하는 것이 보였다.


“너희가 그렇게 주장한 이유를 모르겠다만...

일단 들어 보기에 앞서서 빠르지만 투표를 시작해보지.

다른 주신들도 거기에 동의하는 생각이 있는지 알아봐야할 테니까.”


켈렌트는 손을 튕겼고 그 순간 각 주신 앞으로 각자 O,X 팻말이 나타났다.

이에 각 주신들은 조금 어이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그것을 잡고는 물었다.


“왜 이걸 하는 방식이 매일 바뀌는데? 지난번에는 동전 앞 뒤였잖아?”


“취미다!”


“너무 당당해! 빛의 주신 켈렌트!”


모두가 켈렌트의 태도에 그렇게 이죽이고는 손에 있는 팻말을 보고는 한숨 쉬었다.


“그녀들.. 아니 3세계 측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는 O를, 반대는 X. 질문 사항?”


“없어.”


“그럼 시작하지.”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서로의 팻말들이 올라간다.

3세계 측은 전원 찬성.

2세계측은 전원 반대. 1세계 측의 켈렌트는 반대. 그리고...


“..벨라작스?”


“...으... 그게...”


“......설마?”


뒤늦게 주위의 시선에 수줍은 듯이 우물쭈물하던 소녀가 O이 그려진 팻말을 올린다. 3:3의 상황.


“용의 여왕!!!! 시온!!!!! 너희 무슨 짓을 한 거냐!!!!

어째서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가 필멸자들의 편을 드는 거지! 어서 말해!!!!!”


“흐음? 글쎄요?”


제우스의 물음에 그녀들은 오리발을 내민다.

그러자 그녀들의 태도에 분노한 제우스가 모든 속성을 개방하여 그녀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 순간. 2세계와 3세계의 주신들이 원형 탁자를 뒤엎고는 서로 속성을 개방하고는 난전이 시작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켈렌트는 한숨 쉬면서 축객령을 내렸다.


“모두.... 이곳에서 나가!”


잠시 뒤. 2세계와 3세계. 그리고 가만히 있던 4세계의 주신까지 돌아간 후.

둘이 남게 되자 켈렌트는 벨라작스를 바라보았다.

자신 다음으로 태어난 주신이자. 같이 1세계를 통치하는 존재이던 그녀에게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긴말은 하지 않겠다.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 그것들이 세계에 독이 된다는 것은 네가 잘 알 텐데? 어째서?”


“...저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오빠... 하

지만 그들은 단순히 암적인 존재들이 아니에요. 그들은 살 가치가 있다고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1세계 드림랜드의 ‘청소’를 하고 있는 벨제부브의 말을 듣고 결정했어요...”


“어리석구나. 벨제부브. 우리가 만든 창조물이라도 그들은 우리처럼 무한히 사는 존재가 아니야.

필멸자 보단 낫지만. 그래도 그것들은 그저 도구....”


켈렌트의 말에 벨라작스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항상 그와 대화하면 이런 식이었다.

주신과 창조주를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인정하지 않았다.

하물며 자기가 만들어낸 최상위 종족인 천족조차도...

이에 그녀는 도구란 말에 속을 삭히면서 말을 이었다.

현재 이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아니에요! 전 단순히 그녀의 말만 듣고 결정한 것이 아니에요.

이전부터 저도 생각해온 일이에요. 다만 이번 부관의 조사결과에 저도 결정을 내린 것뿐이지요...”


“...이전부터?”


“네. 저는 이전에 필멸자들 사이에서 지낸 적이 있으니까요. 그들의 흉내를 하며...”


“어리석은...!!!”


켈렌트는 그렇게 경악하면서 소리쳤고 이에 벨라작스는 그녀답지 않게 기를 죽이지 않고는 그의 두 눈을 보고 말을 이었다.


“그들은... 살 가치가 있는 존재들이에요. 오빠...”


“.......”


“이번 드림랜드의 ‘청소’.... 중지를... 어둠의 주신으로서 요청합니다.”


그녀의 굳은 의지에 켈렌트도 동요한 듯이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직은 3:3. 그가 찬성하지 않는 이상은 드림랜드의 ‘청소’가 진행된다.

그 때문에 그녀가 요청하는 거겠지.

하지만... 자신은 창조주에게 받은 명령이 있다. 세계를 지켜야 할....


“........”


“...오빠도 그들하고 잠깐만 지내보면 어때요?

직접 두 눈으로 그들을 판단하는 거에요. 어차피 우리는 시간은 무한하잖아요..?”


“....그건 그렇군.”


떨떠름하면서 켈렌트는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확실히 주신 중 3명이나 찬성하는 사항이면 직접 두 눈으로 판단할 사항인 것 같았다.

그래야 자신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있겠지..


[루시퍼!]


켈렌트의 부름에 그의 옆으로 쟁반 모양의 빛이 모이더니,

그곳에서 현재 드림랜드를 ‘청소’하고 있는 천족들을 이끄는 ‘적천사 루시퍼’를 비추었다.


[넵! 켈렌트님! 다만. 지금 바빠서 그런데. 이따 연락하면 안 될까요?]


[......무슨 일이지?]


[그...그게. 필멸자들의 저항이 거셉니다! 벌써 천족이 50명이나.. 윽! 또 하나가! 이 빌어먹을 고블린이!!!!!]


[...상황을 설명해라. 루시퍼.]


[드림랜드의 필멸자들이... 지금 연합할 수 있는 모든 이들이 연합해서 우리들에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저항이 장난 아니에요! 젠장! 이놈의 발리스타. 또 스쳐갔네...

우리들이 압도적으로 강한데도 이것들 교묘하게 성벽을 방패로 막으면서 저희가 활동하기 힘든 밤에 몰래 빠져나가면서 저항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것들을 이끌고 있는 멍청해 보이는 고블린은...

크윽! 이 빌어먹을 고블린 놈아! 통화중에는 창을 던지지 말라고! 통화예절 모르냐?!

아! 죄송합니다. 켈렌트님. 켈렌트님에게 한 말이 아니에요...

솔직히... 지원이 더 있었으면 바랍니다.

지금 드래곤, 마족, 요괴 전부가 발을 뺀 상태라.. 아무리 저희라도 힘들어요...]


저항하고 있다? 그 약해빠진 필멸자들이? 이에 켈렌트는 속으로 놀라며 루시퍼의 보고에 귀를 기울였다.

천족이 최상위 종족 중 가장 약하다고 평가를 받지만 언제까지나 힘이 그런 거지 속도 면에서는 최고를 달린다.

그들이 최속으로 움직이면 필멸자들의 두 눈으로는 보기도 힘들겠지.

그런데도 3000명이나 되는 천족들을 향해 막아내고 있다고?

그 필멸자들이? 이에 켈렌트는 흥미가 생기는 것을 느끼고는 물었다.


[그래서 필요한 지원은?]


[환수. 적당한 놈들로 300마리 정도면 이번 ‘청소’는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다, 그 숫자를 지원하지. 단. 전선만 유지해라. 천족의 피해를 줄이면서.]


[....에?]


[다시 말한다. 전선만 유지해라.]


[그...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빛의 주신. 켈렌트님!]


[명령이다. 다만 조사할 것이 있다고만 말하마...]


[그렇다면....알겠습니다.]


그와 함께 켈렌트는 통화를 끊었고 그 옆에 벨라작스가 희미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켈렌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너의 판단을 믿어보마. 동생아. 드림랜드로 직접 내려가야겠어...

거기서 내가 직접 판단하겠다. 그들을 죽일지를, 아니면 살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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