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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조회수 :
52,958
추천수 :
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1.04.21 21:19
조회
78
추천
4
글자
21쪽

제 140화 시공간의 대천사 람히르

DUMMY

‘무언가... 바뀌었다?’


순백의 천사가. 은백색으로 변해간다. 그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에 ‘이름 없는 자’란 존재는 고민했지만 곧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족과 천족의 피를 섞어도 날개 색만 좌우로 흑백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은백색은? 그가 가진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존재였다.


“흥. 그래봤자. 필멸자가!”


괴물의 비웃음이 울려 퍼진다. 거기에 람히르는 그저 허공을 향해 손을 뻗는다.


“?”


공간이 수면처럼 일렁이더니 람히르는 그곳에서 태연하게 자신의 검을 꺼내었다.

이에 ‘이름 없는 자’는 놀라 자신의 발밑에 있었던 검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그곳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공간 속성?’


‘공간’을 속성을 다루는 존재라니. 그것은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 담당이 아닌가?

‘이름 없는 자’가 알기로는 주신이 아닌 존재가 그걸 다루려면 천성적인 재능이나,

마나를 이용한 마법으로 제한적인 활용이 전부였다.

그런데 빛을 다루는 천사가 공간을 쓴다고?


‘웃기는군. 켈렌트 자식. 자신의 사냥개에게 도대체 무슨 짓이라도 한 건가?’


8명의 주신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었지만.

서로 이렇게까지 협조해서 하나의 필멸자를 만드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렇다면 앞의 존재는 무엇일까? 괴물은 호기심이 동했지만.

그 이전에 앞의 존재를 제압하고 생각하자고 그는 결론을 내렸다.


“좌표 계산 완료.”


“음?”


람히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괴물은 의아한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단지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을 뿐이다. 그리고.


서걱!


“어.... 어어어어어. 무슨?”


‘이름 없는 자’의 두 팔이 잘려나갔고, 이에 그는 현재 상황을 이해 못한 채로 재생하면서 물러섰지만.

곧 무언가가 자신을 베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은 미숙했다. 겨우 자신을 스쳐지나가 피부에 찰과상 정도밖에 입히지 못할 정도의 수준.

하지만. 그것은 정확해지더니, 곧 그의 육체를 정확하게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뭐야. 어떻게 누군가 검을 휘두르는 것도 아닌데.... 잠깐. 검이라고?’


괴물의 시선이 현재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천사를 향한다.

현재 검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앞의 존재 뿐.

하지만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이 거리에서 벤다고? 괴물의 이해를 넘어선다.

그리고 곧...


“크아아아악. 내장을... 베어내고 있어? 이 년이!!!!!”


그의 겉부터 베어나가던 검이 이번에는 속에서부터 베어나간다.

이에 ‘이름 없는 자’는 재생하면서도.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다 못해 분노한 표정으로 포효하더니, 곧 람히르를 향해 달려 나갔다.


“널 산채로 씹어 먹어주마!”


그에 람히르는 검을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이름 없는 자’를 향해 겨루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쇼크>.”


람히르의 검 끝에 반딧불이 같은 작은 빛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곧 하나로 응축되더니 폭음이 울려퍼졌다.


!!!!!!!!


그 순간. 유리를 손톱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그곳을 채우고,

그것은 그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통로를 지나 괴물에게 도달했다.


“크아아아아아악!!!!!”


끼이이이이이이익익익익!!!!!


잠시나마 괴물의 거체가 거칠게 일그러지더니 반대편으로 튕겨나가는 것이 월검향의 눈에 들어왔다.

‘이름 없는 자’는 어떻게든 버티겠다고 벽에 자신의 손톱을 박아 넣었지만.

들리는 것은 벽을 긁는 괴물의 끔찍한 고함과 소음 뿐.

약간의 시간에나 겨우 괴물은 자신의 팔들로 벽에 몸을 고정함으로써 멈추더니 곧 무언가를 토해냈다.

이전에 토해냈던 속성 어둠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붉고 고깃덩어리에 가까운 것...


“크아아악. 이건 뭐야!!! 우웨에에엑!! 속이 완전히 으깨졌잖아!!!!!!!”


분노한 괴물의 외침이 통로에 살기와 합께 울려 퍼지지만.

그런 모습을 보며 람히르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중얼거렸다.


“아파? 정말로 아팠으면 좋겠어.”


“...이.... 빌어먹을 년이!!!!”


아까 전에 당했던 천사라고는 할 수 없는 광기가 그녀에게서 흘려 나온다.

그렇게 광기 어린 두 명의 존재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둘의 거리는 아까의 람히르의 일격으로 거리가 벌린 상황.

이에 아직 재생으로 인하여 ‘이름 없는 자’가 움직이지 못하자.

그녀는 검을 검집에 넣더니 곧 빠르게 발도술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휘둘렸고,

그러자 ‘이름 없는 자’는 아까와 같은 거리를 무시한 공격을 생각했지만.

곧 그녀가 휘두른 방향으로 날아오는 은백색 검강을 보고는 코웃음 치며 고깃덩어리 팔로 쳐냈다.


“흥! 이따위 것 따윈!”


검강. 그것은 본래 마나가 원본인 기술.

그것은 저 시공간인지 알 수 없는 속성으로 따라해 봤자. 그 위력은 반감될 뿐이었다.

아무래도 현재 빛의 속성을 잃어버린 앞의 이상한 천사가 쓸 수 있는 원거리 최고 공격이겠지.

이에 괴물은 자신의 상처가 낫는 즉시 원거리에서 제압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람히르를 비웃는 표정으로 보았다.


“<시간 역행>. 3초전. <공간 복제>. 5배수.”


“.......?”


람히르의 울림이 은은하게 노래하는 듯이 울려 퍼진다. 그와 동시에 람히르는 미련 없이 검을 검집에 넣었고,

그 직후. 보인 것은 람히르의 앞으로 떠오르는 5개의 검강.

그것은 아까와 같이 괴물을 향해 날아왔고 ‘이름 없는 자’는 그것들을 쳐내면서.

정말 스스로도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한 가지 의혹이 들었다.


‘설마!!!? 아니겠지.. 그럴 수는.. 정말 그렇다면...’


그가 쳐낸 직후 들어낸 것은 25발의 검강. 그것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람히르의 조롱이 울려퍼진다.


“시간으로 날아가기 전으로 돌리고 검강을 포함한 주위만 공간채로 복제.

그리고 그대로 시간을 흘려가게 하는 거에요.

자아. 어디 죽을 때까지 반복해 봐요. 괴물.”


25발의 검강. 이에 어떻게든 ‘이름 없는 자’는 그것들을 쳐내며 버티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막지 못했는지 그의 피부를 여기저기 베고 지나갔다.

이에 괴물은 분노하면서도 냉정하게 람히르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5배수라면.. 시간을 끌어봤자. 내가 갈려진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이번에 나타난 것은 125발. 피해서 지나간다는 선택지는 불가능 할 정도의 숫자.

이에 괴물은 몸의 대부분이 찢기는 것을 느끼면서도 람히르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갔다.

그러자 람히르가 아까와 같이 그를 향해 검을 조준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앞을 막는 듯이 나타난 것은 625발의 검기.

이미 저 숫자는 이 통로를 채우는 벽이나 다름없었다.

저것이 훑고 지나가면 그 자리에는 토마토주스나 다름없는 자신이 남겠지.


“<쇼크>.”


나직이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날아온다.

이에 괴물은 미리 대비한 듯이 그것이 오는 방향을 향해 손을 뻗더니 소리쳤다.


“<다크 브레스>!!!!”


어둠의 안개가 그의 손에서 뻗어나가 은빛의 검기들과 부딪힌다. 이에 ‘이름 없는 자’는 소리쳤다.


“어둠속성이다. 애송아! 조화,파괴,빛 빼고는 다른 속성에 우월 속성이라고!!”


그의 외침대로 순식간에 파괴되어 나가는 시공간들.

곧 그의 마법이 사그라들고 보인 것은 무방비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 뿐.

이걸로 그녀가 해둔 마법은 어둠에 씻겨나갔을 터.


“3125”


“.....?”


그 순간 람히르가 던진 말은 너무 뜬금없어서 곧 도달할 수 있던 ‘이름 없는 자’의 움직임이 멈추어졌다.

아니. 설마. 람히르의 마법이 어둠에 씻겨 나간 것이 아니라...

거기에 생각이 닿은 본능이 일방적으로 멈춘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그의 눈앞에 보인 것은 통로를 채우다 못해. 늘어나는 은백색의 빛들.


“이 미친년.... 대체 얼마나 강한 거냐...”


너무나 터무니없는 불합리라고 할 수 있는 힘의 차이에,

그냥 포기하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괴물의 현재 심정이었다.


“15625”


“................”


이미 빛들로 인해 그녀와 월검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빛들이 그녀의 외침에 미친 듯이 복제된 검강들이 늘어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저런 곳을 다가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곧...


팟!


빛들이 한순간 사라졌다. 이에 괴물은 어리둥절했지만.

곧 그러한 일들을 시전 하던 람히르조차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음. 계산 실패인가요.”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한순간 람히르가 중간에 계산을 실수 했을 뿐. 이

에 ‘이름 없는 자’는 기회가 생겼음을 느끼면서 곧 다시 달려가며 외쳤다.


“소환자의 이름에 답해라. 사역마들아.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에게 대항하는 천사를 물어뜯어!”


그의 외침에 지옥에서 소환된 하급 마물들이 벽에서 기어 나와 괴물의 외침에 복종한다.

어둠의 마법으로 복종하는 하급 마물들.

본래 큰 전투력을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녀가 시전 하는데 방해할 수 있다면 그거면 충분했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들을 보면서,

람히르는 흥미로운 듯이 바라보았지만. 곧 검을 천천히 검집에서 뽑았다.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그다지 안 좋아하는데...

뭐. 할 수 없으니. 조금은 어울려드리지요. <가속>.”


람히르의 발밑으로 결계가 피어오른다. 그것은 시침이 있는 시계 형태의 것.

그것은 람히르의 발밑으로 4m정도의 지름의 작은 원이 되어있었고,

람히르가 움직이자.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시간 속성으로 가속해봤자. 최대 가속할 수 있는 것은 2배가 한ㄱ.....”


“4000%.”


“......”


너무나 기가 막히는 수치에 괴물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 맞서고 있는 천사 탈을 쓴 저 존재는 한계 따윈 엿 바꿔먹은 건가?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제발 속으로 빌었지만.

곧 눈앞에 달려 나가던 마물들이 순식간에 썰리기 시작하자.

그것이 진심임을 깨닫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촥! 촥! 촥! 촥!


람히르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 빼고는 보이지도 않는다.

보이는 것은 삽시간에 목이 날아가기 시작하는 앞의 마물들.

이에 ‘이름 없는 자’는 기겁하면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어느 사이에 앞의 마물들을 다 베어버리고는.

눈앞에서 한번 싱긋. 웃는 람히르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이제 잘 가세요.”


그와 동시에 휘두른다. 보이지는 않는다.

이에 ‘이름 없는 자’는 팔을 휘둘렸지만 보인 것은 휘두른 순간.

삽시간에 사라지기 시작한 자신의 팔.

재생을 막고자 작은 조각으로 작게 자르는 모습에 괴물은 경악했다.

이에 괴물은 피부를 굳혔다.


팅! 팅! 팅!


“음?”


한 순간. 빠르게 베어나가던 람히르의 검이 쇳소리와 함께 멈추어졌다.

이에 람히르는 이상한 듯이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에 담겨있던 ‘조화’는 이미 그녀가 은연중에 내뿜는 ‘시공간’에 밀려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리고 보인 것은 피부가 강철처럼 단단해진 ‘이름 없는 자’의 모습.


“하하하. 어떠냐! 이러면 넌 날 죽일 수가 없다.”


“흐음.....”


람히르는 ‘이름 없는 자’의 말에 코앞에서 다가가 살펴보더니 태연하게 물었다.


“그 상태로는 못 움직이신가 봐요?”


“......”


침묵. 그 모습에 람히르는 씨익! 웃더니 코앞에서 ‘이름 없는 자’의 앞에서 태연하게 검을 거루더니 시공간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아까 람히르가 사용한 <쇼크>가 잠깐 모와서 쏜 것이 그 정도 위력이었는데.

그것을 코앞에서.

이 힘의 한계조차 보이지 않는 천사에게 전력으로 맞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말이다!


“자... 잠깐. 할 말이 있다!”


“싫어요. <쇼크>!!”


그녀는 단호하게 그 한 마디로 시공간을 모와 ‘쇼크’를 시전 하였고,

그 순간. 아까와는 달리 잠시 동안의 시간동안 그녀의 검 끝으로 시공간은 모여 들였다.

그와 동시에 ‘이름 없는 자’의 두 눈도 커져갔다.

그리고 곧...


파아아아아아앗!!!!!


통로 전체를 비추는 빛이 굉음과 함께 그곳을 채웠다.

잠시 뒤. 람히르는 개운한 표정으로 검을 지면에 꽂았고 그녀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건가? 람히르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곧 통로 안에 기분 나쁜 어둠이 아직 남아있자 두 눈을 좁혔다.

아직 그 괴물은 살아있었다.


“곱게 죽어주시면 참 고마울 텐데.. 저항하지 말아요.”


[웃기는 소리! 나는 ‘검은 피’에서도 살아남았어! 그런 내가 이곳에서 죽을 것 같으냐!!!]


두근! 두근! 두근!


통로 전체가 울린다. 그와 함께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통로 전체에 들려왔다.

마치 필멸자들의 심장과도 같은 규칙적인 울림. 그

리고 곧 보인 것은 통로의 양끝이 스르륵. 내려온 고깃덩어리로 막히는 모습이었다.


“......”


그제야 람히르는 즐거운 듯한 미소를 거두더니 월검향의 곁으로 도약했고 곧 그의 곁에 섰다.


“람히르?”


“<공간 결계>!”


갑자기 월검향의 자신의 곁으로 람히르가 오자 당황했지만. 곧 변해버린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금발에서 은발로 변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

다른 이들이 이 모습을 보면 그녀의 미모에 대해서 찬사를 내뱉겠지.

다만 그녀가 긴장감어린 표정으로 지면에 검을 꽂자. 그 생각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왜 그래?”


“...이 통로 전체가 이 녀석의 육체였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빠져나갔어야하는 건데. 늦었네요.”


람히르는 그렇게 말하더니 주위에 공간을 퍼트렸고 곧 무언가 부딪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치이이이익!!!


[나와 하나 되어라. 너의 힘 먹어 치워주마.]


“먹어치우려는 건가.. 골치 아픈데...”


희미하게 지면에서 무언가 흘려 나와 람히르의 결계에 부딪히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람히르의 말대로 이곳이 아까의 괴물의 몸속이라고 한다면 소화액 비슷한 거겠지.

람히르는 발밑에도 저것들이 흘려 나오자.

월검향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고 이에 월검향은 얼굴을 붉혔지만.

현재 자신 육체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입을 다물었다.


“람히르... 괜찮겠어?”


“전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필멸자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 항상 저의 아버님이 가르친 일이라서. 익숙하거든요.”


람히르는 그 말과 함께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현재의 람히르에게서 과거의 그녀의 모습과

그리고 아까의 광기어린 두 개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결코 같이 있어서는 안 되는 두 개가 함께 섞여있는 듯한 기분. 그것은 이질적이었다.

람히르의 발밑에 돌아가는 시계 형태의 결계가 서서히 크기를 넓혀가자.

곧 그녀의 발밑에 흘려 나오던 소화액들이 사라져갔다. 그제야 람히르는 그를 땅에 내려놓았다.


“부숴서 나가면 안 되는 거야?”


“적도 바보는 아니에요. 순수한 ‘어둠’으로 우리들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어요.

이래서야 부수는 시도를 잘못했다간 저의 결계가 역으로 뚫릴 거에요.

저야 상관없지만.

월검향. 당신은 죽을 수도 있어요.”


“....미안.. 도움이 못...”


“아니에요. 당신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걸요.”


“.....에?”


람히르의 말에 월검향은 멍 때리는 듯한 말투로 되물었고,

그 말에 람히르는 헛기침하면서 얼굴을 붉히더니 말을 이었다.


“...흠흠. 헛소리가 나왔네요. 지금 저도 제 상태를 모르겠어요. 당신이 저에게 준 그 포션이 무슨 효과인지는 몰라도.

지금 머릿속이 많이 혼란스러워요. 누군가 제 머릿속에 들어온 기분?

그에 따라서 현재 제 힘은 제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지만...

마치... 음. 천사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약을 먹은 기분이네요.

그것도 기분이 좋아졌다가 순식간에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는...”


“...괜찮은 거야?”


“일단은 육체는 괜찮다 못해. 힘이 넘쳐 흘려요. 그리고 황홀감도...

아니 이게 아니잖아!... 저에게 도대체 뭘 먹인 거에요? 솔직히 말해 봐요. 월검향!”


“...음. 회복포션.”


“거짓말 치지 말고요!!!!!”


[야이. 빌어먹을 커플 놈들아! 너흰 긴장감도 없냐! 곧 죽을 상황인데 연애질이라니! 지금 염장질로 날 죽일 속셈이냐!]


...왠지 모르게 처절한 괴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월검향과 람히르는 서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밖을 보고는 물었다.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런 사이 아니야.”


[.........]


그 말에 ‘이름 없는 자’는 침묵했고,

람히르는 곧 무언가 떠올린 듯이 자신의 발밑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시계 모양의 결계를 보고는 ‘이름 없는 자’에게 물었다.


“이름 없는 자. 혹시 지금 몇 시 인지 알아?”


“?”


“죽을 시야.”


질 나쁜 농담 따먹기라고 월검향이랑 ‘이름 없는 자’는 생각했지만.

곧 람히르가 두 손을 모와서 작은 구체를 만들자 그곳에 시선을 모왔다.

그리고 그 순간. 람히르의 발밑으로 쉴 세 없이 돌던 시계가...

그대로 멈추었다!


“<반전>. 속성 시간과 공간.”


그 순간. 람히르와 월검향을 둘러싼 결계가 공간에서 시간으로 바뀌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발밑에 있던 시간 속성의 결계는 오히려 시간에서 공간 속성으로 뒤바뀌었고,

그 결과. 람히르와 월검향을 보호해주던 것이 시간으로 바뀌자.

느릿한 속도로 천천히 소화액들이 그들을 향해 몰려왔다. 느리지만 착실한 속도.

이에 월검향은 불안한 표정으로 람히르를 보았고,

그녀는 자신의 손에 있는 작은 구체를 보며 외쳤다.


“<반전>. 속성. 어둠과 공간.”


그들이 둘러싼 세상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까 그것들과 싸우기 전의. 먼지투성인 통로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월검향은 어리둥절하면서 주위를 둘려보았고,

곧 람히르가 보란 듯이 손 안의 작은 구슬을 보이자 멈추었다.


“...설마. 가둔 거야?”


“네에. 제 발 밑에 있던 시간의 결계를 통로 밖까지 확장시킨 후.

그것을 공간속성으로 바꾸어서 좌표를 지정하고. 공간 속성으로 작은 곳을 하나 만들어서. 안과 밖을 뒤집었어요.”


“....이해가 전혀 안 돼!”


“간단히 말해서 아까 통로 전체였던 그 괴물은. 이 구슬 안으로 들어가고.

구슬 안에 있던 것은 밖으로 나갔다.란 말이에요. 그럼 이제 처리해볼까요?”


람히르는 그렇게 말하면서 작은 구슬을 보였고 그 안에 검은 무언가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우아한 발걸음으로 그대로 월검향을 향해 멀어지더니 손아귀의 구슬을 보았다.


[크아아아악!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여긴 또 어디야!]


구슬 안에서 ‘이름 없는 자’의 외침이 들려온다. 람히르는 그 구슬을 안타까운 듯이 보더니 입을 열었다.


“불쌍해라.”


[날.... 당장 이곳에서 꺼내지 못해!]


“곧 편하게 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람히르는 그 말과 합께 구슬을 강하게 쥐었고 그 순간 구슬에 금이 갔다.


[크아아아아아악! 뭐야... 어째서!!!! 이 통증은...]


“세포단위로 쥐어짜지는 기분이 어떠세요? 음. 통증 때문에 안 들리려나?”


[크으으윽.... 이 년... 내가 이곳에서 나오기만 한다면...]


“세포보다 작은 단위로 부셔져도 재생이 되나요? 지금 당신을 그렇게 할 생각인데.”


[........자. 잠깐. 살려...]


“다시 한 번 말하겠지만. 싫.어.요.”


촤아아아아아악!!!!


그녀는 그 한마디와 함께 그 구슬을 부수었고,

그 순간. 그곳에서 붉은 피가 흘려 나와 주위로 폭포수처럼 뿌려져나갔다. 이

때문에 람히르는 피에 뒤집어써졌지만.

그녀는 상관없는 듯이 눈앞을 가렸던 피를 닦아냈다.


“음.... 검은 색이... 아니네....?”


“...람히르?”


월검향은 람히르를 향해 물었지만.

그녀는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그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으으으윽...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이건 대체....?”


“람히르! 람히르! 괜찮아?”


그녀는 그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월검향 바로 앞에서 무너져 쓰러졌고 이에 월검향은 힘을 짜내 그녀를 받아냈다.

그녀의 몸에서 타는 듯한 열기가 느껴지자.

월검향은 그녀를 보고 걱정 어린 시선을 하고는 중얼거렸다.


“...람히르.”


작가의말

시공간의 대천사 람히르는 은발. 날개색 은백색.

본래의 람히르는 금발, 날개색 순백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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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제 654화 자본주의의 괴물의 무서운 비밀. +1 24.03.28 5 2 21쪽
654 제 653화 방패의 비스타와 거짓된 영웅 살인귀의 관계 +1 24.02.29 10 2 16쪽
653 제 652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666의 괴물. +1 24.02.29 10 2 14쪽
652 제 651화 이상한 괴물들의 만남. +1 24.02.29 13 2 23쪽
651 제 650화 아쿠아마린과 마리는 학교에서 공부중! +1 24.02.29 9 2 15쪽
650 제 649화 네메시스와 사라. +1 24.02.29 7 2 13쪽
649 제 648화 마나의 주신 후계자가 결정되는 날. +1 24.02.29 8 2 20쪽
648 제 647화 재앙을 향해 나아가는 용의 여왕. +1 24.01.15 12 2 12쪽
647 제 646화 드래곤 모녀 +1 24.01.15 12 2 17쪽
646 제 645화 미끼. +1 24.01.15 11 2 16쪽
645 제 644화 비트레이를 지원하는 자. +1 24.01.15 9 2 20쪽
644 제 643화 1세계, 2세계, 3세계가 모이는 곳. +1 24.01.15 15 2 39쪽
643 제 642화 천지인요신비아람 +1 24.01.12 19 2 31쪽
642 제 641화 이것이 이 행성의 모든 힘을 담은 대주술이니! +1 24.01.12 10 2 30쪽
641 제 640화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모두 함께 하고 있다. +1 24.01.12 10 2 26쪽
640 제 639화 역경을 넘어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대답이니. +1 24.01.12 10 2 16쪽
639 제 638화 이것이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이의 대답이며 +1 24.01.12 11 2 14쪽
638 제 637화 괴롭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라. +1 24.01.12 11 2 15쪽
637 제 636화 종말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1 24.01.12 10 2 19쪽
636 제 635화 꺼져가는 희망. +1 24.01.12 13 2 13쪽
635 제 634화 예상치 못한 악몽 +2 23.12.14 18 2 19쪽
634 제 633화 검은 달의 메시지 +1 23.12.14 12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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