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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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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괴물왕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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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16 19:36
최근연재일 :
2021.09.16 19:15
연재수 :
238 회
조회수 :
8,887
추천수 :
260
글자수 :
2,182,044

작성
21.07.0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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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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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제 217화 이룰 수 없는 꿈.

DUMMY

“....이건...정말 대단하군.

내가 고향에서 황실의 요리를 들은 것과 비슷해....”


월검향은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에서 기를 운공 하던 중 네메시스가 부르자. 아래층으로 내려왔지만 눈앞의 식탁에 놓인 요리들을 보며 입을 닫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고향에서 풍월로만 들었던 ‘만한전석’의 일부가 눈앞에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만한전석를 약식으로 만들긴 해도, 네가 알고 있는 ‘만한전석’이 맞을 거야. 월검향.”


‘만한전석’이란 중국 황실의 요리로 중국 대륙 곳곳에서 5천 년 동안 좋은 평가를 받아온 음식들을 모와, 궁중요리가 된 것들이 코스정찬으로 완성된 것이었다.

본래는 4일에 걸쳐 요리가 나올 만큼 광대한 중국의 역사. 그대로를 닮고 있는 요리로 이는 시대를 따라. 한나라, 명나라, 청나라 등을 걸쳐가면서 메뉴가 조금씩 바뀌지만 그것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오늘 람히르와 네메시스가 차린 것은 언제까지나 그런 ‘만한전석’의 약식으로. 3일 차의 오전 요리들일 뿐.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식탁 위의 요리들이 짚기 힘들 정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과연 황제가 먹었던 요리답다고 월검향은 감탄하며 람히르를 보았다.


“....정말로... 네가 한 거야?”


“네..! 네메시스님도 함께였지만요.”


네메시스란 말에 월검향은 질투심이 어린 눈빛으로 네메시스를 보았고 이에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만한전석의 레시피와 순서를 기억하고 있는 내가 곁에서 도와줘야지.

람히르 보고 요리 이름만 알려주고, 그녀보고 전부 혼자서 하게 할 수는 없잖아? 그러니 그렇게 화를 내지 말라고? 월검향.”


그렇게 월검향에게 변명해보는 네메시스였지만 월검향의 머릿속에는 이 요리들을 하는 네메시스와 람히르의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이 재료를 손질하는 두 명. 하지만 순진한 천사인 람히르는 자신을 묘한 눈초리로 지켜보는 네메시스 때문에 칼질에 실수를 하게 되고, 그런 상황을 노린 네메시스는 람히르의 등 뒤로 가서 그녀가 칼질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명목하에 그녀의 뒤에서 성희롱을 시작한다. 이에 람히르는 불쾌했지만 상대가 괴물인 네메시스이다 보니 싫은 내색조차 함부로 하지 못했고 이에 네메시스의 행동은 점점 더 파렴치하게 람히르의 몸을...

그것으로 월검향의 상상은 끝. 여기까지 월검향의 생각이 닿자. 그는 네메시스에게 외쳤다.


“네메시스. 네 이놈!!!!! 그런 파렴치한 일을!!!”


“...난 람히르에게 아무 짓도 안했어. 너야말로 대체 무슨 상상을 한 거야! 월검향!!!”


“.......”


월검향이 생각을 해보니 그건 그렇다. 앞의 내용은 언제까지나 월검향의 상상일 뿐. 월검향이 부엌에 직접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증거는 없었고 이에 월검향은 할 말이 없는 듯이 침묵한 상태로 식기에 손을 뻗었다.


“....음?”


오랜만에 보는 젓가락과 중국식 숟가락에 월검향은 놀라서 굳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웃었다.


“너에겐 익숙한 것들이겠지? 아무래도 너를 위한 고향요리이니, 식기도 세트로 준비해봤어. 마음에 들어?”


“......상당히.”


월검향이 자세히 살펴보니 그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앉아있는 식탁도 그의 고향에서나 볼법한 회전이 되도록 만들어진 원형식탁인 것이 보인다. 꽤나 철저한 준비성이었다.


“...나의 고향에 대해 대체 얼마나 아는 것이지? 네메시스?”


“일이 있어서 과거에 2년 정도 중국에 머무른 적이 있어.”


네메시스의 말에 월검향은 자신의 식기를 내려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재현한 건가? 어쩌면 지금의 중원의 사정도...’


“......네메시스. 할 말이 있다.”


그렇게 월검향은 네메시스에게 고향의 이야기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왔던 시간대는 아니야. 내가 간 시간대는 그 후 300년 뒤 정도니까.

나에게 무언가를 묻고 싶어도. 나는 네가 있었던 시간대는 자세히는 알지 못해.”


“...그렇..군..”


그의 대답에 월검향은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지만 곧 기쁘게 외치는 벨라의 목소리에 그의 반응은 묻혔다.


“네메시스! 이거 정말 맛있는데?! 당신이 하는 음식은 평소에도 맛있는데. 이번 것은 상당해~!”


“....그런 감사인사는 람히르에게 해줘. 이번 요리는 나보다는 람히르가 한 것이 많아. 특히... 이렇게나 적당한 식감을 가지도록 복어 회를 썬 것은 순수 그녀의 실력이니까 말이지.”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적당한 식감으로 썰어져 봉황형상으로 접시에 꾸며져 있는 복어 회 한 점을 삼키더니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제자가 대성하는 것을 보는 듯한 스승 같은 모습이었고 그런 네메시스의 반응에 벨라는 그를 흘깃. 보고는 원형탁자를 돌려 복어 회를 먹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웅. 맛은 별로 안 나는데...?”


“복어 회는 이 쫄깃한 식감과 미세한 담백함으로 먹는 요리거든. 어린 붉은 용이 즐기기에는 아직은 이른 맛일 까나?”


“네메시스. 너무해!!! 난 육체적으로 전부 성장한 용이란 말이야!”


“내가 언제나 너에게 말하지만. 내 수명의.....”


또 네메시스의 잔소리가 시작되려고 하자. 벨라는 삐진 듯이 고개를 돌렸고 이에 네메시스는 킥킥 되었다.


“....그래도 람히르. 오늘은 특히나 대단해. 처음 보는 레시피인 홍사우러우(돼지고기를 간장에 담가 만든 중국 요리)을 잘 졸였어. 레시피가 있다고 해도 람히르에겐 낯선 요리라 불 조절에 실패할 수도 있었을 텐데...”


“...비슷한 요리들도 네메시스님과 같이 요리하면서 연습해왔으니까요.”


“그래도 스스로 연습한 것은 다름이 아닌 바로 너야. 람히르. 너는 정말 열심히 노력 했어.”


“칭찬 감사합니다. 네메시스님.”


칭찬하는 스승의 모습에 기뻐하는 람히르. 하지만 그녀는 그 다음 이어질 네메시스의 말을 생각지도 못했다.


“이 정도의 요리면... 람히르는 ‘누군가’와 바로 결혼해도 되겠는데?... 그것도 지금 당장이라도 말이야. 혹시.. 네가 마음에 품고 있는 존재라도 있어?”


그러면서 슬쩍. 월검향을 보는 네메시스였지만 람히르는 그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 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네..메시스님...!! 저..저에게 그... 그런 말씀 하시면... 고...고...곤란해요..!!”


람히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다소 불편한 표정을 하는 월검향이었지만 자신의 눈에도 네메시스의 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그는 팔짱끼고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하였다.


“람히르의 상대가 누군지 몰라도, 행복하겠어. 안 그래? 아마도 괴물들의 왕인 나조차도 곁에서 보면 질투가 날 정도겠지? 후후.”


“네?!!?!?!”


귀까지 빨개진 람히르가 열기를 식히려는 듯이 자신의 날개를 빠르게 퍼덕인다. 그 모습에 진귀한 요리를 맛보던 이들은 이상한 듯이 모두 그녀를 보았고 이에 람히르는 더욱 웅크려들며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


“....네메시스님에겐..... 세레나님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를 봐버리시면..”


이번에 충격을 받은 것은 네메시스 쪽이었다.


‘어? 잠깐만! 이게 어째서?! 이렇게 돌아가지?’


처음에는 월검향과 람히르가 이어질 운이나 띄워줄 겸. 네메시스가 말을 꺼낸 거지만 어째서 갑자기 자신과 람히르가? 이에 네메시스는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직전. 손을 들어 외쳤다.


“자..잠깐만! 농담이었어. 람히르. 난 결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야!”


“아? 그런 가요? 전 또... 저에게 네메시스님께서 마음이 있으신 줄 알고....”


네메시스의 말에 날개가 처지면서 시무룩해지는 람히르의 모습. 이에 월검향의 이마에 십자혈관이 튀어나오더니 월검향은 네메시스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그에게만 들리게 내공을 담아 말을 건넸다.


[내 앞에서 감히 람히르가 고백으로 오해할 만한 말을 해? 이 빌어먹을 자식아?!]


[이쪽도 너를 도와주려고 하다가 조금 오해가 생긴 것뿐이잖아! 월검향!]


그렇게 월검향과의 오해를 풀려는 그였지만 람히르로부터 추가타가 들어왔다.


“조금... 기뻐버렸어요... 네메시스님이 저에게 그런 말을 해주셨다는 거에... 너무나 기뻐서... 저도 모르게 그만... 죄송해요!”


“........”


그러면서 고개를 숙여버린 람히르였지만 네메시스를 흘깃. 훔쳐보며 얼굴을 붉혔고 이에 네메시스의 머릿속에 빨간 신호등이 울러퍼졌다. 그리고 월검향은....


으드득!


이가 걱정될 정도로 네메시스를 보며 이를 갈고 있었고,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루나’를 뽑을 기세로 손잡이에 손을 올린 체. 네메시스에게 살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람히르에게 급히 외쳤다.


“자...자잠깐! 람히르! 월검향에게 줘야할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랬었죠! 잠깐만요! 지금 부엌에서 바로 가져올게요!”


람히르는 급히 부엌으로 들어갔고 월검향은 람히르의 선물에 대한 기대감인지 살기가 누그러들더니 람히르가 사라져간 부엌 쪽을 향해 그답지 않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는 듯한 월검향의 모습에 신선한 네메시스였지만 자신의 어깨를 붙잡는 손길에 등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아~. 네메시스~. 내 쿠키야~. 시간이 됐어~.”


‘그 시간이... 내 죽을 시간인가....?’


덜덜덜!!


벨라의 목소리는 애정이 넘치는 목소리였지만 그걸 들은 네메시스는 겁에 질린 체.

몸을 오들오들 떨며 서서히 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그러자 한 손으로는 네메시스가 도망가려는 것을 막으려는 듯이 그의 어깨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악령들이 스믈스믈 흘러나오는 듯한 붉은 쿠키 주머니를 내민 벨라스트라즈의 모습이 보였다. 이에 네메시스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떻게든 피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네메시스는 공포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벨라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주는 쿠키를 얌전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이 순간 네메시스는 생각했다.


‘난 이제 죽었군. 그래도 유서를 써둘 시간을 벌길 잘했지....’


[안 돼에에에에에!!!! 안 돼! 안 된다고! 그 독극물만은 절대 안 돼!! 네메시스!!!! 으아아아아아아앜!!!!!!]


네메시스의 머릿속에서 기생충(앙그라 마이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바로 앞에 벨라의 쿠키(독극물)주머니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이 순간 람히르는 되돌아와. 자신의 쿠키주머니를 꺼냈다.

그것은 벨라의 붉은색 주머니와는 대비되는 청색의 주머니. 그것의 주머니 입구는 끈을 대신하여 동양의 용이 돌돌 감고 있는 듯한 작은 조각상이 자신의 몸으로 묶고 있었다. 람히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월검향에게 두 손으로 내밀었다.


“받아요. 바로 떠나신다면서요? 그래서 당신이 점심에 출출하실 것 같아서. 쿠키를 만들어봤어요.”


“응.... 잘 먹을게... 고마워....람...히...르.”


월검향은 감격하다 못해 자신의 심장이라도 쿵쾅쿵쾅 떨리는 듯이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으며 다른 손으로는 람히르의 쿠키를 마치 자신이 모시는 신을 직접 본 듯한 광신도 같은 모습으로 경건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곧 행복해서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그것을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더니, 곧 주머니 위의 동양용 조각상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용 조각상. 그것은 비늘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올 정도이고 마치 잠을 자고 있는 듯이 주머니의 입구를 자신의 몸으로 돌돌 말은 체. 눈을 감고 있는 형태였다. 람히르가 여기까지 신경을 쓴 건가? 이에 감동한 월검향은 그녀에게 물었다.


“쿠키뿐만이 아니라. 이것도 람히르가 직접 만든 거야? 정말.. 정교하게 만들었네... 람히르... 고마워.... 정말로...”


“아.. 그건....”


자신을 이렇게나 생각해준 건가? 이에 람히르의 마음을 느낀 듯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 월검향이었지만 람히르는 용 조각상을 보고는 말을 더듬더니 네메시스 쪽을 보았고 이에 월검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 그거? 내가 설탕공예로 만든 거야. 내 솜씨지만 나쁘지 않지?”


“.........”


방금 전만하더라도 정교해 보이던 용 조각상이 한 순간에 졸작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월검향의 두 눈에 생겨났다.

방금 네메시스가 뭐라고 했지? 이 빌어먹을 졸작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이에 월검향은 네메시스를 노려보았고 네메시스는 그 시선에 어깨를 으쓱였다.


“설탕공예는 람히르에게 아직 가르쳐주지 못했거든. 그래도 주머니의 내용물은 확실하게 람히르가 100%만든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만든 그 용은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먹을래?”


“........”


이에 월검향은 주머니 위에 네메시스가 만든 쓰레기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입구를 봉한 형태를 보고는 부수지 않는 이상은 떼 낼 수 없음을 확인했다. 아마도 밀봉을 위해서 이런 형태로 만들었겠지. 이에 월검향은 네메시스를 보고 말했다.


“이 조잡한 용 조각상은 주인에게 돌려주도록 하지. 네메시스.”


마음 같아서는 바로 부셔버리고 싶은 월검향이였지만 눈앞에 람히르가 지켜보고 있는 이상은 자신은 그런 짓은 할 수가 없었고, 이에 그는 회전 식탁이란 것을 이용해서 네메시스에게 주머니 채로 전달하였다.


“이런이런. 용을 싫어하는 줄은 몰랐군. 분명 너의 고향을 상징하는 동물일 텐데..”


“순전히 너의 솜씨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뿐이다. 네메시스.”


그렇게 이죽인 월검향은 네메시스가 설탕으로 만든 용 조각상을 스스로 부수는 것을 보며 코웃음 쳤다.


“?”


하지만 네메시스는 도발에 걸려들지 않은 체. 성인과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일반적인 끈으로 교체해주고는 월검향에게 다시 전달해주며 한 마디를 했을 뿐이었다.


“부디 그.녀.가. 만든 쿠키가 너의 입맛에 맞길 바래. 월검향.”


“?”


네메시스의 뒷말에 이르자. 그가 자신을 보고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월검향의 착각일 뿐일까? 이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네메시스를 의심해보는 그였지만 네메시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서 가져온 것을 보며 의심을 잊을 수밖에 없었다. 월검향의 눈동자가 동요에 흔들렸다.


“설....설마 ‘차’? 그걸 대체 어떻게!?”


“백호오룡차야. 무려 네 고향에서 4세계로 직수입한 거라고? 이 차는 레퀴엠이 좋아하는 차들 중 하나라. 나도 그녀에게 받은 거야. 이거라면 너의 입맛에 맞을 걸?”


“...........”


단 한 번의 자신과의 식사일 뿐인데도 눈앞의 네메시스란 사내는 준비성 한번 철저하다. 단순 식사일 뿐인데도 마치 고향에서 밥을 먹는 듯한 일상감에 월검향은 수상한 눈길로 네메시스를 보면서도 차에서 흘려 나온 향기가 감탄했다.

눈앞의 차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우롱차지만 그곳에서 흘러나온 달콤한 향기는 상당한 고급품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에 월검향은 떨리는 손으로 오래전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차를 마시고는 감탄했다.


“....정말...오래만이군.”


월검향의 고향의 요리는 대부분은 기름진 것이 많다. 그러한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이 식후의 차 한 잔. 월검향이 1세계로 넘어오게 된 후.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를 보며 월검향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이것은 고맙다고 해두지.”


“고맙긴.. 그 말은 헤카테에게 해줘.”


“?!”


“나도 헤카테가 이렇게까지 준비해달라고 해서 해준 것뿐이니까. 나에게 그럴 말을 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헤카테가 어제일은 미안하다고 너에게 전해달래.”


“.........”


어제의 헤카테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 월검향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만약 그때 네메시스가 조금이라도 늦게 나타났으면 자신은..... 헤카테에게 ‘여러 가지의 의미로 잡아먹혔겠지’. 무서운 여자라고 월검향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차를 비우더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요. 월검향.”


“.......”


두 손을 모으며 떠나는 자신을 보는 람히르의 모습에 월검향은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더니 곧 람히르에게 다가왔다.


“?”


“이전에도 말했지만... 언제까지라도 너의 대답을 기다리겠어... 사랑해. 람히르.”


영원히. 월검향은 뒷말을 삼키고는 그녀를 껴안았다. 이에 주위의 모든 일행들은 놀란 표정으로 월검향의 기습적인 껴안기를 보았고 곧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다음을 기다렸다.


“......미안해요.”


“....역시 안 되는 거야?”


람히르는 껴안긴 상태에서 조용히 월검향의 귀로 입을 가져가더니 그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전....이미.... 사랑하는 분이 있어요...]


“.....!!!”


‘...설마?!’


월검향은 람히르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앉아있던 네메시스를 보았고 이에 람히르는 슬픈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당신의 생각대로에요... 당신은... 이런 제가 바보 같겠죠....? 네메시스님은 분명히 임자가 있는 분인데.... 그런 분을 제가 사랑해버린 것이...? 이 바보 같은 마음의 결과가 후에 제 스스로의 파멸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아는데도.. 사랑하는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것이...? 하지만... 저는.... 이 마음을 멈출 수가 없어요... 네메시스님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너무나 편해져서... 저에게 다정하게 가르쳐주는 네메시스님이 너무나..... 저에겐 놓을 수 없는 빛과 같아서... 저는.... 점점 가까워지고 싶어 할 뿐.... 속으로는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불나방처럼 그 빛에 다가갈 수밖에 없어요... 미안해요...월검향... 당신이 절 사랑하는 만큼이나... 저도 네메시스님을 사랑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또오옥!


월검향에게 안긴 탓인지.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람히르의 눈물이 월검향의 어깨에 떨어졌다. 이에 람히르는 월검향에게서 떨어지면서 몰래 눈을 닦았다.


“.......그래....이것이 너의 대답이구나....”


“....미안해요.”


“네가 뭐가 미안한 것이 있어? 람히르.... 다만 이것만은 알아줘... 난 언제까지나 널 기다리겠어... 영원히..”


그리고는 월검향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몸을 돌렸고 그 뒷모습을 람히르는 슬픈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월검향.... 당신은 알고 있나요...? 천사는... 태어난 후. 주신을 섬기면서 평생 동안 단 하나의 존재만을 사랑해요... 그 사랑 때문에 천사본인이 타락천사가 될 지어도... 천사의 사랑은 결코 변치 않아요. 그렇기에... 당신의 기다림은.. 아마도.....’


돌아오지 않겠지.... 영원이란 시간이 지나서라도.... 너무나 슬픈 결론에 이르자. 람히르는 씁쓸한 미소를 짓는 것을 넘어서, 입을 가리며 모습을 감추었고 이에 다른 일행들은 람히르의 돌발행동에 어리둥절했지만 벨라만은 갑자기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위층으로 도망치는 듯이 빠져나왔고 그녀는 곧 방문을 닫고는 등을 기대었다.


“......들어버렸어. 람히르의 진심을...”


다른 이들은 람히르의 작별 인사 정도라 여겨서 딱히 엿들은 기색이 없는 것 같았지만 마법으로 엿듣고 있던 벨라만은 람히르의 속삭임을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천사란 종을 자세히 아는 벨라는 지금쯤 몰래 숨죽여 울고 있을 람히르를 생각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바보 같아... 이어질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해버리다니...”


벨라스트라즈는 그렇게 말하고는 스스로의 가슴에 오른손을 올리며 뒷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지...”


벨라는 그대로 주저앉고는 무릎을 가슴으로 끌어 그곳에 얼굴을 파묻었다.


“세레나....람히르... 젠장...! 난 이러면 안 되는데...”


네메시스의 일행들 사이로... 금이 새겨진다. 언젠가 유리처럼 깨지게 될. 그러한 금이...


작가의말

몇 몇 양산형 작품들이 '하렘'이란 것을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의 갈등을 그린 작품은 없죠. 하렘이면 무조건 하하호호로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도 그게 가능 할까요? 실제로는 많은 경우 수가 서로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을 겁니다. 심하면 일행이 서로 다투고 흩어지기까지도 하겠지요. 아니면 그 유명한 nice boat라든지 말이죠. 이번편은 이러한 것들을 시사해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nice boat의 엔딩으로 해보는 것도 재밌겠지만. 그랬다간 2부가 안 나올테니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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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제 225화 군인의 후회. 21.07.29 12 0 28쪽
226 제 224화 게임으로 괴물조차 이기는 필멸자. 21.07.27 13 0 24쪽
225 제 223화 괴물과 필멸자의 차이. 21.07.23 11 0 22쪽
224 제 222화 늪지대에 나타난 우주전함 21.07.20 15 0 28쪽
223 제 221화 은혜를 원수로 갚다. 21.07.17 12 0 19쪽
222 제 220화 괴물왕의 함정. 21.07.14 14 0 22쪽
221 제 219화 세계수를 향하여. 21.07.12 12 0 17쪽
220 제 218화 연극의 무대 뒤 21.07.11 14 0 24쪽
» 제 217화 이룰 수 없는 꿈. 21.07.08 12 0 21쪽
218 제 216화 세계 평화를 지키는 괴물들? 21.07.06 11 0 21쪽
217 제 215화 괴물들의 왕조차 겁에 질리게 하는... 21.07.05 16 0 19쪽
216 제 214화 잊혀지지 않는 괴물의 사랑. 21.07.03 12 0 17쪽
215 제 213화 여장을 한 괴물들의 왕의 피해보상 21.07.01 14 0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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