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표지

독점 괴물왕이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연재 주기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16 19:36
최근연재일 :
2021.09.16 19:15
연재수 :
238 회
조회수 :
8,889
추천수 :
260
글자수 :
2,182,044

작성
21.06.17 21:35
조회
11
추천
0
글자
21쪽

제 204화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매일 박살나는 성.

DUMMY

매일 무언가가 폭발하거나, 대형 사고가 터지는 것이 일반적인 곳이지만, 어째선지. 인명 피해가 없는 평화로운 4세계의 아침.

그것도 4세계 괴물들의 왕이 거주한다고 알려져 있는 ‘마물의 둥지’의 입구 앞.

그곳에서 레퀴엠은 바람에 의해 날아온 먼지 등이 쌓인 길의 청소를 끝내고는, 개운한 듯이 빗자루에 내려놓으며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레퀴엠은 그녀의 평상복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상태에서 빗자루를 들고 있었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은 결혼 한지. 얼마 되지 않는 새침한 신부처럼 보이면서도, 그녀의 행동마다 자연스럽게 기품이 묻어나오는 모습은 어느 국가의 여왕과도 같은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듯한 보석과도 모습.

그런 그녀는 흔히 냉혹과 살육의 존재들로 4세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666의 괴물들’ 중 하나라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서열은 ‘14위’. 666의 괴물들 중에서도 최상위 서열이자.

그나마도 레퀴엠 스스로가 이 숫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멈춰있는 서열이었다.

만약 레퀴엠.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 수 있겠지. 그녀의 실질적인 전투력만 따지면 ‘7대악’이라 불리는 7명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한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지금 불편한 표정으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오늘은.... 이 성을 수리할 사건이 안 터지면 좋겠는데요...”


네메시스가 1세계로 잠시 떠나게 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성이 부셔진 횟수가 벌써 40회가 넘어갔다.

그것도... 대부분은 레퀴엠의 힘에 부서진 것이 다반사였고 이에 레퀴엠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이 성이 부서질 때마다. 수리하는 것은 저란 말이에요! 이 빌어먹을 놈들아!!!!!!”


진심어린 그녀의 외침이 울려퍼진다. 이에 주위의 나무에 앉아있던 새들은 깜짝 놀란 듯이 무리 채로 날아올랐고 그 모습에 레퀴엠은 부끄러운 듯이 볼을 붉히더니 헛기침하여 마음을 가라앉혔다.

평소에는 느긋한 성격이라고(다른 괴물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말이지만...) 자부하는 자신이었지만 최근에는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진 것 같다고 그녀는 스스로 생각했다.


“제발! 오늘은 666의 괴물들 중에 아무도 오지 않아.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후우...”


레퀴엠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빗자루를 아공간을 열어. 그곳에 가지런히 집어넣더니 뒤돌아 성 내부로 들어갔다.


“....흐음.”


그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축구장으로 착각될 정도로 넓은 홀이다. 애초에 필요할 때에 모든 666의 괴물들이 들어올 것을 감안한 곳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네메시스의 도움도 없이 홀로 청소하기에는 너무나 넓은 장소였다.


“....역시 ‘그걸’ 써야겠죠?”


레퀴엠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자문하고는 아공간을 열어, 수은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유리병을 꺼냈다. 이전의 네메시스가 고아원의 다락방을 청소했을 때. 사용했던 ‘그것’이었다.

레퀴엠은 유리병을 흔들어 내용물을 찰랑거리고는 뚜껑을 열었고 그러자 내용물은 탱탱볼마냥 지면을 튀어 다니더니 홀의 중앙으로 스물스물 기어갔다.


“처음에는 다소 불쾌했지만 말이죠.... 사용하면 청소하기 편하다보니 익숙해져 버렸네요.”


네메시스와 벨제부브, 그리고 잔소리가 많은 퍼런 도마뱀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아무도 없음에도 레퀴엠은 스스로 홀로 자문하였다. 이에 그녀는 피식! 웃고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이 성에는 나와 너뿐이구나... ”


슬라임 형태의 그것은 ‘마물의 둥지’의 구석구석을 번개가 치는 속도로 빠르게 뻗어나가더니. 곧 확장할 곳이 더 이상 없자.

모든 먼지를 삼키고는 한 순간에 축소되었고 그것은 곧 작은 덩어리가 되어. 레퀴엠의 옆에 있는 유리병을 향해 스물스물 기어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레퀴엠은 조용히 바라보았다.


“내가 쓸쓸하다고 스스로 생각해 버리다니... 나는 나름 고독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레퀴엠은 그 말을 입에 담고는 이전의 자신을 회상했다.

과거의 자신은 분명..... 밖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은 체. 그녀 스스로가 만든 결계 안에만 처박혀. 모든 관심을 스스로 끊어내며 살아갔었다.

이전에도 그녀의 힘을 빌리고자 하는 이들이 몇 번 찾아왔었지만. 그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레퀴엠의 단죄뿐.

그곳에서 살아나간 존재는 단 둘 뿐이었다. 그녀를 끌어들이려는 ‘야누스’와 야누스에게 중상을 입어, 상처투성이 몸으로 레퀴엠을 설득하러 온 네메시스. 그 둘이었다. 그리고 그 둘 중. 레퀴엠을 그곳에서 꺼내는 데에 성공한 것은 네메시스였다.

그 날을 생각하자. 레퀴엠은 귀까지 붉어지더니 입을 손으로 가렸다.


“하아아~ 네메시스님...”


레퀴엠답지 않게 달콤한 속삭임이 그녀도 모르게 입에서 흘려 나왔고, 이에 화들짝 놀란 레퀴엠은 스스로 자신의 볼을 툭툭 쳐서. 제정신을 차렸다.


“진정하자.. 후우...!”


네메시스에게 그녀가 설득되었던 그 날. 4세계 하늘에 떠오른 거대한 붉은 색 달. 그 달의 사이로 네메시스와 레퀴엠은 서로를 보고 있었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너도 똑같아! 내 눈 앞에서 사라지란 말이야!!!!!’


거기까지 회상이 닿는 순간. 한 순간에 레퀴엠의 표정이 굳는다. 그것은 이전에 자신이 네메시스에게 했던 저주어린 말을 떠올렸기 때문이겠지. 이에 레퀴엠은 입술을 깨물었다. 확실히 ‘그때의 자신’은.. 현재와는 많이 달랐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흐흐흐흐. 당신도 알잖아요? 우리들이 4세계에서 받은 능력은 비슷해요. 당신의 ‘법칙제정’과 저의 ‘법칙역전’. 이게 무슨 뜻인지 알 텐데요? 우리들이 괴물이 되기 전 과거는 비슷해요. 당신은 그 이후. 그 능력으로 결계나 만들어 그곳에서 처박혀서 네메시스님이 구원해 줄때까지 있었지만. 전 달라요. 전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거든요. 그것이 저와 당신의 차이랍니다. 저는 세상을 바꿔가지만 당신은 당신만의 세상에 빠져 발전해가지 못하는 존재. 오호? 이렇게 보니까. 저보단 당신이 더 쓰레기 같네요. 키득키득키득키키키키키키키키키!!!]


천 년 전에 ‘기만의 조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귓속에 속삭여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속삭임에 레퀴엠은 동요하는 듯이 눈동자가 흔들릴 뿐. 레퀴엠은 뭐라 항변할 수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기만의 조커. ‘그녀’의 말은... 악의가 담겨있긴 했지만, 레퀴엠. 그녀 자신에 대한 ‘비난’이 아닌 정확히 ‘비판’이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그녀들’은 거울과도 같이, 괴물이기 전에는 비슷한 삶을 살아왔지만. 자신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무서워하고, 불신하면서, 스스로가 만든 결계 속에 처박혀 있었고 ‘기만의 조커’는 같은 경험을 했음에도 그것은 극복하고, 스스로가 비틀렸긴 했지만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이 레퀴엠과 ‘그녀’의 차이. 그 사실을 레퀴엠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저는 달라졌어요. 빌어먹을 광대새끼야...”


고고한 그녀답지 않게. 레퀴엠은 비속어를 입에 담았다. 그것은 무한한 증오가 아닌 ‘혐오’에 가까운 것. 그것도 레퀴엠의 치부를 비추는 듯한 기만의 조커에 대한 ‘동족 혐오’였다.

아마도 조커도 레퀴엠에 대해서는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겠지. 그럴 만큼.. 그녀들은 너무나 ‘닮아’있었다.


“흥!”


레퀴엠은 기분이 나쁜 듯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청소를 마친 슬라임을 다시 유리병에 집어넣고는 주위를 살폈다. 먼지 한 점 없이, 광택까지 나오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기분이 풀린 듯이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청소를 하려면 이 슬라임이 좋다니까요. 후후. 앞으로도 잘 부탁해.”


그녀는 그 말을 끝내고는 다시 아공간에 그것을 집어넣고는 자신이 끼고 있는 백색의 장갑의 먼지를 털어내고는, 입고 다니는 드레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입고 다니는 것이 기본적으로 지면에 끝이 끌리는 ‘웨딩드레스’이기 때문에,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작업. 하지만 레퀴엠은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마법으로 묻은 것들을 지워나갔다.


“.....음?”


우뚝!


갑자기 레퀴엠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그것은 성 안에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도, 들려오는 인기척 소리. 이에 레퀴엠은 귀를 기울였다.


“도둑? 설마.... 대체 어떤 간이 큰 놈이....”


4세계 서열 1위의 성을 터는 도둑이라.. 저 도둑은 목숨이 여러 개 달려있기라도 하는 걸까? 네메시스의 능력과 권력을 생각하면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행위. 4세계의 정보력을 생각하면 그대로 두어도, 저 도둑은 밖으로 나가는 즉시. 엘리스에게 손발이 절단되어 끌려가겠지. 하지만... 레퀴엠은 그렇게 둘 생각은 없었다.


으드득!


손의 근육을 푼다. 청소가 끝난 이상 웬만하면 무슨 일이 터지든지. 상관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쉬고 싶은 것이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그 소리의 방향이 하필. ‘네메시스의 침소’에서 들려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감히 제가 사랑하는 이의 물건을 훔치려고 하다니... 엘리스에게 넘기기 전에, 개인적으로 화를 풀어야겠군요!”


네메시스의 침소에는 그다지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그저 일상생활의 물품 뿐. 아마도 도둑은 그런 사실도 모른 체. 최고의 권력자인 만큼. 돈 나가는 것이 있다고 멋대로 생각해서 뒤지는 거겠지.. 이에 레퀴엠은 계단을 소리 내지 않고 올라갔다.


‘근데... 어떻게 도둑 따위가 네메시스님의 방을 바로 찾은 거지?’


다소 이해가 안 되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마물의 둥지’가 ‘성’인 만큼. 방은 미친 듯이 많았고, 그곳에서 네메시스의 방만 꼭 짚어서.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혹시 자신이 성을 나가있는 동안 여러 개의 방을 뒤져보다가. 우연히 찾기라도 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해본 레퀴엠이지만 조용히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오히려 무언가를 찾는 ’능력‘일지도... 뭐. 도둑의 육체를 좌우로 찢다보면 알아서 불겠지요. 후후후.’


두근... 두근...


네메시스의 침소의 바로 앞. 문이 조금 열려있는 것이 보였다. 이에 레퀴엠은 기대감으로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자아.... 당신은 어떤 비명을 지르게 될까요.. 후후...’


4세계 괴물로서의 가학증이 의식 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레퀴엠은 그것을 의지로 집어넣어 평정을 되찾고는 문틈으로 눈을 가져갔다.


“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앗! 찾았다. 으흐흐흐!”


다소 짜증스러운 도둑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작은 산처럼 쌓여진 옷의 더미가 도둑의 양 옆으로 세워져 있었다. 도둑이 뒤지고 있는 곳은 의외로 옷장으로, 옷장은 모든 문이 열린 체. 흩트려지게 된 옷들이 혀처럼 내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레퀴엠의 이마에 힘줄이 튀어 오른다.


‘저 빌어먹을 놈이!!!!! 저걸 청소해야하는 것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도둑의 뒷모습만 보이는 상황이지만. 당장이라도 뒤에서 튀어나가 목을 뜯어버리고 싶은 것이 그녀의 솔직한 충동이었다. 이에 레퀴엠은 마음을 가다듬고는 조용히 문을 열어, 시야를 크게 확보했다.


“.......”


다행히 문을 여는 소리는 나지 않았고, 도둑은 아직 레퀴엠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이에 레퀴엠은 조용히 오른손을 위로 들어. 작은 태양과도 같은 모습의 빛의 덩어리를 만들어내며 도둑에게 조용히 살기를 내보냈다.

그제야 도둑은 누군가가 뒤에 있는지를 깨달았는지. 녹슨 기계마냥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음? 왠지 도둑의 모습이 익숙한 듯한.....’


“.......너어어어어!!!!! 어떻게 이 성에 들어온 거죠?!!!”


“에헤헤헤헷!!!.... 데햇?!”


귀엽게 머리에 주먹을 대며 상황을 넘어가려는 ‘도둑’의 모습이 보였다. 그 존재는 본래라면 이 성에 결코 들어올 수 없는 존재.

하지만 레퀴엠의 바로 앞에 그 도둑은 그 사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네메시스의 침소에 들어와 있었다.


“4세계의 악성 스토커!!!!!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 네 년이 여기에 왜 있어!!!!!!!! 넌 출입금지잖아!!!!!!!!!!”


진심으로 마음속에 있는 외침을 그대로 내뱉었고 이에 달기는 레퀴엠의 시선을 피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순간. 달기가 머리에 쓰고 있던 ‘무언가’가 지면에 떨어졌다.


“.......”


이에 레퀴엠은 시선을 내려. 그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분명.... 사각모양의 팬티.. 그 주인은 분명....


“네메시스님의 팬티를, 네가 왜 쓰고 있는 건데!!!!!!”


그 외침에, 달기는 황급히 그의 팬티를 다시 주웠다. 그리고는... 다시 머리로 가져가 썼고,

본래는 다리가 나와야하는 두 구멍 사이로. 달기의 여우귀가 삐죽! 빠져나왔다.


“그건 당연하잖아! 네메시스님 거니까! 머리에 쓰는 거야!!!!!!”


그 말에, 레퀴엠은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분명히 달기의 말에는 태클 걸 곳이, 한두 개 아니었지만. 상대가 악성 스토커로 이름 높은 달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설득력이 생기고 만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닥치고. 출입금지인 네가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성을 침입한 도둑이자, 자신을 사랑하는 이의 스토커에게 존칭할 마음은 말리고스의 돌돌 말린 꼬리 끝에 달린 비늘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레퀴엠은 적개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고 이에 달기는 옆에 두루마리를 펼쳐놓고 주술인지. 그곳에 네메시스의 속옷들을 집어넣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네메시스님을 기준’으로 출입금지인거잖아? 그러니. 네메시스님이 1세계로 부재중인 지금이라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걸어서 들어왔는데?”


“.........”


확실히... 그런 맹점이 존재했었군. 레퀴엠은 그 사실을 순수하게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곧 무언가 이상한 듯이 달기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이 왜 네메시스님의 침소에 들어온 거죠?”


“그거야.. 당연하잖아? 이거 때문이지!”


달기는 레퀴엠에게 보여주려는 듯이 네메시스의 속옷들을 손으로 집어 들어, 자신의 코에 가져가더니 숨을 깊게 들이셨다. 그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레퀴엠조차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킁킁! 하아아아아아아! 희미하게 남아있는 네메시스님의 채취! 이것이 네메시스님의 살갗에 닿았던 속옷!! 아아아아!!! 미쳐버릴 정도야!!!”


“당신은 ‘이미’ 충분히 미쳐있어요. 달기.”


레퀴엠은 달기의 말에 그렇게 딴죽 걸었고 이에 달기는 입술을 내밀며 레퀴엠에게 역으로 물었다.


“레퀴엠. 너는 좋겠어. 매일 밤. 이곳에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을 테니까. 우우. 네메시스님이 없는 지금이라면 분명히 이곳에서 이렇고, 이런 짓도 마음대로 했겠지.. 부러워~!”


“자....잠깐만요! 누구를 당신과 같은 변태 취급인 거에요!! 이 빌어먹을 여우 년아!!!!!”


“변태라니. 그건 실례야. 난 변태가 아니라고☆”


“웃기는 소리를....!!!!”


“숙녀지.”


“!!!!!!!!”


레퀴엠은 그 대답에 당장이라도 분노가 머리끝을 치밀다 못해. 터지기 직전인 것을 느꼈지만. 분노를 터트리게 되면 성이 날아가게 됨을 깨닫고는 겨우 진정했다.


“.....근데. 레퀴엠.”


“?”


“....정말로 안했어? 우리 둘만 있잖아? 우리끼리면 마음껏 털어놔도 돼! 나라면 이곳에서라면 매일 밤마다 마음껏.....”


뚜뚝!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레퀴엠의 오른손에 담긴 빛이 점점 강해져갔다. 이에 달기는 황급히 두 손을 내저으면서 외쳤다.


“자...자자자자자자. 잠깐! 레퀴엠. 진정해봐! 여기가 어딘지 몰라!? 네메시스님의 침소라고!!!! 진정해봐!!!!!”


“.........”


그 외침에 끊어진 인내의 줄을 초인적인 의지로 다시 잇는다. 이에 레퀴엠의 오른손에 담겼던 힘은 안정되기 시작했고 마지막 인내로서 레퀴엠은 달기에게 물었다.


“다... 당신이 그 빌어먹을 취미를 가진 것은 잘~~~ 알았어요. 하지만 이제 그 머리에 쓰고 있는 것과 코로 숨을 들이키는 그....그....”


레퀴엠은 떨리는 목소리로, 달기의 변태적인 행위를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이에 달기는 자신의 여우 귀를 쫑긋. 움직이고는 대답했다.


“네메시스님의 팬티?”


“....그래요. 팬티. 아무튼 그것들 전부 이곳에 내려놓고, 어질러진 것은 모두 당신 손으로 정리하고 이 성에서 빨리 꺼져요. 이 빌어먹을 여우년아! 내 인내가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싫은데?”


“........?”


그 순간. 레퀴엠은 자신의 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들었던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해보았지만 제대로 들었음을 느끼고는 자신의 마지막 인내가 끊어지기 직전임을 느꼈다.


“내가 왜 이곳에 침입해왔다고 생각해? 그건 바로....!!!”


와자창!!!


달기는 네메시스의 속옷들을 집어넣었던 두루마리를 챙기고는 레퀴엠이 애써 다시 설치한 유리창을 깨부수며 밖으로 탈출하며 외쳤다.


“네메시스님의 속옷을 훔쳐가기 위해서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잘 있어!!!!!”


뚜드드드득!!


더 이상 이을 수 없을 만큼. 레퀴엠의 이성의 끈이 박살난다. 그 순간 레퀴엠은 해탈한 표정으로 방긋 웃더니 오른손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그 힘의 파장만으로도 네메시스의 성인 ‘마물의 둥지’는 흔들리다 못해 반파되기 시작했고 분노로 눈이 돌아간 레퀴엠은 그것을 상관하지 않고는 외쳤다.


“징벌. <불경한 자에게! 멈출 수 없는 파멸을 성녀는 원하리!!!> 이걸 맞고 죽어라아아!!!!!”


저 멀리 전력질주 하는 변태 여우를 향해 거대한 태양과도 같은 것을 그대로 내던진다. 이에 네메시스의 성의 윗부분은 깔끔하게 날아갔고, 그 소리를 들은 달기는 힐끔. 뒤를 살피고는 거대한 태양이 자신에게 꽂히기 시작하자 황급히 외쳤다.


“레레레레레레. 레퀴엠!!!!! 미쳤어!? 여긴 인구 밀집지역이라고! 그런 것을 던지다간 엑스트라들까지!!!”


그 황급한 달기의 외침에 레퀴엠은 그저 싱긋 미소 지었다.


[그건 ‘1인 타겟 유도체’라 너만 맞아. 그게 터진다고 하들. 주위에는 어떤 피해도 없으니. 이대로 죽어버려. 변태.]


“그런 게 어디 있어!!!!”


콰아아아아아앙!!!!!!!


그렇게 외쳐보는 달기였지만, 달기가 도망가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날아온 태양은 그대로 달기에 꽂혔고 그 순간. 버섯구름과 함께 거대한 불꽃 덩어리가 하늘 위로 치솟는다. 그 모습에 레퀴엠은 눈썹을 찌푸렸다.


“칫! 저걸 맞고도 살아남다니...”


정말로 죽여 버릴 각오로 던진 거였지만. 역시 상대도 같은 666의 괴물답게 주술로 막아낸 듯이 달기의 육체는 무사한 모습이었다. 다만.. 몇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아하하하하하핫!!!! 어... 어라!? 안 돼! 내가 수집한 네메시스님의 속옷들이! 모두 타버렸어.... 으아아아앙!!!”


“당신의 옷이 모두 타버린 것은 신경을 안 써요!?!?! 이 변태가 진짜!!!!”


저 멀리서 들리는 달기의 말에 레퀴엠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딴죽을 걸었지만. 이미 달기의 육체는 레퀴엠이 던진 것을 막아낸 반작용으로 저 멀리 하늘 위로 치솟아.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었고 곧 메아리와 같은 울림이 달기가 사라져간 하늘에서 들려왔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아! 언젠가 다시 돌아와! 네메시스님의 속옷을 훔쳐가겠어!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레퀴엠!!!!”


“삼류 악당과 같은 대사를 부끄럼도 없이 잘도 하네요.... 하긴야... 저런 행동을 하고 다니다는 것부터. 이미 부끄러움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머니. 달기에게는 상관없을까요? 후우..”


레퀴엠은 같은 ‘666의 괴물’로서 부끄러운 달기의 모습에 진심어린 한숨을 내뱉더니, 그녀는 곧 떨리는 모습으로 자신의 등 뒤를 바라보았다.


“..........”


자신의 힘에 의해 깨끗하게 상부가 날아가 있는 ‘마물의 둥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그 모습에, 레퀴엠은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주저앉아버렸다...

오늘도 레퀴엠은 네메시스의 성을 자신의 손으로 부셔먹었다.


작가의말

레퀴엠 편은 쉬어가는 의미로 3편가량으로 연재되고 다시 본편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레퀴엠은 불쌍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괴물왕이 살아가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을 자주 바꿔볼 생각입니다. 20.12.21 74 0 -
공지 4세계의 설정 20.12.05 101 0 -
공지 666의 괴물들의 설정3 20.11.24 109 0 -
공지 666의 괴물들의 설정2 20.11.24 67 0 -
공지 666의 괴물들의 설정1 +2 20.11.24 227 0 -
공지 작품 세계관 및 주신 설명 20.11.24 183 0 -
238 제 236화 오메가와 주신. 그리고 인간. 21.09.16 3 0 21쪽
237 제 235화 친구를 죽이고, 앞으로.. 21.09.07 7 0 23쪽
236 제 234화 노년의 군인은 쓰러지지 않는다. 21.09.03 10 0 28쪽
235 제 233화 인공지능과 인간. 21.08.30 10 0 24쪽
234 제 232화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전황 21.08.25 11 0 24쪽
233 제 231화 차바르의 전투. 그리고 통수 대결. 21.08.21 14 0 27쪽
232 제 230화 인간이란 종의 자식들. 21.08.16 11 0 19쪽
231 제 229화 사냥하는 자와 사냥당하는 자 21.08.11 12 0 15쪽
230 제 228화 사냥 준비 21.08.07 13 0 20쪽
229 제 227화 행성 파괴자의 흔적 21.08.04 12 0 17쪽
228 제 226화 그녀의 꿈 속으로 21.08.02 12 0 12쪽
227 제 225화 군인의 후회. 21.07.29 12 0 28쪽
226 제 224화 게임으로 괴물조차 이기는 필멸자. 21.07.27 13 0 24쪽
225 제 223화 괴물과 필멸자의 차이. 21.07.23 11 0 22쪽
224 제 222화 늪지대에 나타난 우주전함 21.07.20 15 0 28쪽
223 제 221화 은혜를 원수로 갚다. 21.07.17 12 0 19쪽
222 제 220화 괴물왕의 함정. 21.07.14 14 0 22쪽
221 제 219화 세계수를 향하여. 21.07.12 13 0 17쪽
220 제 218화 연극의 무대 뒤 21.07.11 14 0 24쪽
219 제 217화 이룰 수 없는 꿈. 21.07.08 12 0 21쪽
218 제 216화 세계 평화를 지키는 괴물들? 21.07.06 11 0 21쪽
217 제 215화 괴물들의 왕조차 겁에 질리게 하는... 21.07.05 16 0 19쪽
216 제 214화 잊혀지지 않는 괴물의 사랑. 21.07.03 12 0 17쪽
215 제 213화 여장을 한 괴물들의 왕의 피해보상 21.07.01 14 0 3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꿈을먹는냥'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