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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의 서재

아랑까미의 세상이야기(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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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
작품등록일 :
2020.04.21 20:02
최근연재일 :
2020.05.02 10:3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412
추천수 :
17
글자수 :
80,086

작성
20.04.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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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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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9쪽

충동교사 (2회-완)

DUMMY

술에 흠뻑 젖은 그의 눈에 비친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었다. 세상의 중심이 없어진 건지 스스로의 중심이 사라진 건지 헷갈려서 헤죽헤죽 웃었다. 위태롭게 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과 묘하게 어울렸다.


“후~ 아, 요지경이구나. 이래서 요지경이야”


그때, 비틀거리는 그의 몸을 붙잡으며 한 남자가 옆 의자에 앉았다. 민 변호사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 남자에게로 향했지만 윤곽이 흐릿했다. 그는 초점을 잡으려 얼굴을 이리저리 찡그렸다. 남자는 빙긋 웃어보였다.


“민찬욱 변호사님이시죠?”


“에~엣?”


“얘기를 듣게 돼서 찾아왔습니다. 많이 취하셨네요.”


“뭐요? 당신 누군데? 무슨 얘기?”


“다른 게 아니라 그 유지선사건. 그거 항소 하실 생각이라고... 그거 말입니다 제가 방송으로 기획하고 싶습니다만”


방송이라는 말에 민 변호사는 불현듯 정신이 들었다. 그러자 옆 자리의 남자가 또렷이 보였다. 뭔가 기다리던 그것이 찾아왔다는 생각이 스쳤다. 양손을 눈에 대고 아플 정도로 힘껏 문지르며 얼굴을 털어냈다.


“저, 근데 누구신지...”


남자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명함을 건넸다. 명함을 받아든 민 변호사는 의아했다. 그는 명함과 남자를 몇 번 번갈아 들여다봤다.


“예능국?”


“예. 나경진입니다. ltv라고 아시죠? 뭐 케이블 쪽에선 시청률 1위니까”


“거긴 연예오락 전문채널 아닙니까? 왜 저를?”


“처음에 말씀드린 그대롭니다. 선생님 지금 하시는 일, 그거 제가 방송으로 기획하고 싶다고...”


“지금 해인이 사건을 오락프로그램으로 다루겠다는 말을 하는 겁니까?!”


“감이 오시나봅니다. 그래요 그겁니다. 선생님 말 맞다나 이대로는 안 됩니다. 뭔가 바뀌어야죠. 근데, 그게 선생님 혼자 힘으로는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그걸 범국민적인 요구로 만들어 보자는 얘기죠”


“당신 목적은 거기가 아닌 것 같은데?”


“윈윈이라고 해둡시다. 선생님께도 결코 나쁜 얘긴 아닐 텐데요. 혹시 모르죠. 이런 만남을 기다리고 계셨을 수도...”


민변호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러더니 소주 한 잔을 단숨에 비워내곤 쾅 소리가 나게 잔을 찍어 내렸다.


“미친 새끼. 퉤”


“그러고 그냥 가십니까? 그래서 뭐가 달라지죠? 다시 이리로 걸어와 앉으세요. 제 생각이 정확히 뭔지 들어는 봐야 하는 게 선생님이 지금 하셔야 할 일 같지 않으십니까?”


민 변호사는 멈춰 섰다. 잠시 그대로 서 있더니 돌아섰다. 어금니를 깨물어 볼이 패여 있었다. 그는 남자에게로 걸어가 앉았다. 그러고는 일어서지 못 했다. [컷! 잠깐 쉬고 갈게요]


피디의 외침에 촬영장에 깔려있던 팽팽한 긴장감이 일순간에 풀어지며 본연의 활기를 찾아갔다. 오늘은 해인의 개인촬영이 내내 이어지고 있기에 민 변호사는 촬영장 한쪽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을 뿐인데도 적잖이 긴장을 하고 있었던지 몸 여기저기가 경직 돼 있음이 느껴졌다. 그는 단단히 굳어있는 목 언저리를 주무르며 남 피디에게 다가갔다. 할 말이 있어서 그런 건데 가까이 다가가자 해인과 상의를 하고 있는 남 피디가 제법 진지해져 있어서 선뜻 말을 걸지 못했다. 본의 아니게 남 피디의 말이 조금 들렸다.


“그게 아니라니까. 표정이 안 나오잖아, 표정이. 연기를 해야지. 뭐 알잖아! 너도 기왕 하는 건데 시청자한테 어필이 돼야 좋을 거 아니야. 안 그래? 이미지를 만들어야지”


해인이 눈을 조금 치켜 떠 남 피디의 등 뒤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민 변호사를 쳐다봤다. 남 피디가 뭐 할 말 있냐는 듯 멀뚱히 쳐다보자 그는 고갯짓만 슬쩍 하고는 먼저 성큼 걸어가 버렸다. 남 피디는 안면을 잔뜩 구기며 따라 나섰다.


“뭔데요?”


"지난 주 방송 뭐야? 법률 자문위원단 같은 건 나한텐 언급도 없었잖아? 그런 사람들이 재판 준비에 대해 왈가불가 안 해도 내가 다 알아서 하는데 왜? 시청자 반응 봤어?"


"왜요? 민변이 서재에서 책장 넘기면서 인터뷰 하던 것보다 반응 좋던데? 그러게 연기 좀 하라고 그렇게 부탁 했잖아요. 교양프로 아니라니까?"


"아니, 꼭 그렇게 가야되는 거야? 아무리 오락프로라도 난 그렇게 다루는 거 별로 인 거 같아. 조금 진지하게 가도 괜찮잖아?"


"아 진짜 몇 번을 말해요. 민변이 방송을 몰라서 그래. 그런 거 아무도 안 본다니까. 재미가 없잖아, 재미가~아!"


"재밌자고 나한테 제안한 거 아니잖아! 처음에 나한테 한 말은 그럼 다 뭐야?"


"재미가 있고, 자극이 있고, 그래야 사람들이 보고!! 민변. 일단 볼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의도든 하고 싶은 말이든 담는 거야! 보게 만들어야 호응을 얻든 말든 할 거 아니야! 왜 이해를 못 해!"


"......."


"할 말 다 했어? 나 바빠"


성큼 걸어가던 남 피디가 멈춰 서선 민 변호사를 돌아봤다.


"참, 얘기 안 해 줬다고 삐진 거 같아서 말해 주는데. 다음 주 방송분 알지? 모의 법정 촬영하는 거, 그거 포메이션 변화가 좀 있어. 진짜 재판 같이 하면 재밌겠냐는 지적이 있어서 말야. 민변이 뭔지 모르고 진행되는 게 컨셉이니까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될 것 같아, 알았지? 아 나도 죽겠어. 위에서 난리에요, 난리"


“알았냐니까?!”


“알았어.”


“민변. 아, 얼굴 좀 펴. 잘해야 되잖아. 민변은 재판 준비만 신경 써. 판은 내가 다 알아서 만드니까. 지금 잘 되고 있어 이대로만 가자고. 응? 알았지? 난 바빠서 먼저 가”


민 변호사는 한참을 혼자 서있었다. 그는 헤매이고 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망망대해에 나와 있는데 제 손으로 방향타를 잡고 있지 않은 것처럼, 방향을 짐작치 못하고 실려 가고 있다. 이제는 내려설 수도 없다. 배는 이미 쾌속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터덜터덜 걸어 나오자 남 피디와 마주앉은 해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미간이 날카롭게 패였다. 해인은 웃고 있었다. 그녀가 남의 말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그는 처음 보았다. 그것보단 해인이 보이고 있는 태도가 그의 눈에 실핏줄을 새겨 넣었다.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남 피디의 말을 대화상대로서 경청하고 있었다. 저 아래로부터 끓어오르는 이 감정이 배신감임을 그는 알 수 있었다. 괘씸했다. 그러자 그는 곧장 자괴감에 무너져 내렸다. 촬영장 한쪽 구석에 버려진 것처럼 쭈그려 앉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지만 그가 그러고 있음을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다.



다시 촬영 날이 돌아왔다. 실제 법정과 똑같이 꾸며놓은 세트장 안에 민 변호사도 있었다. 그는 원고석에 앉아 큐 사인을 기다리며 가슴을 몇 번 쓸어내려봤다. 실제 항소심에서 방송사와 방송심위규정위원회 대표가 앉을 예정인 피고석에 각각 남 피디와 법률 자문위원단 대표가 착석해 있었다. 그리고 실제 현역검사도 그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곧 자문위원 몇 명이 판사석으로 입장하면 촬영이 시작 될 것이다.


해인도 괜찮아 보였다. 평소처럼 시무룩하고 표정 없는 모습이었지만 어딘가 분명히 다르게 보였다. 그녀는 진중하게 시무룩해 있었고, 처연하게 표정이 없었다. 민 변호사도 괜찮았다. 그는 끝없는 갈등을 겪었다. 그 며칠의 시간을 흘려보낸 후 결국 나 피디의 말을 납득하기로 했다. 자신이 방송을 잘 모를 뿐이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그 모두에게 유익한 결론에 도달하는 길이라 믿기로 했다. 마음을 비웠다. 일단 결심을 굳히자 촬영은 한결 편해졌다. 카메라가 자신의 얼굴 가까이까지 다가와도 그는 슬쩍 웃어 보일 수 있게 됐다.


촬영이 시작되고 잠시 후 한 남자가 민 변호사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그 두 사람에게 ‘미션지’가 전달 됐다. 민 변호사는 ‘미션지’를 보자마자 일전에 남 피디가 말했던 ‘포메이션’ 변화를 떠올렸다. 자신의 옆에 앉은 남자가 새로 투입 된 변호사고, 변론 중 미션 수행을 해낸 변호사에게 해당 촬영분의 최종변론 기회가 주어진다는 내용이 ‘미션지’에 담겨 있었다. 원래 같으면 심하게 동요할 민 변호사였지만 의외로 담담했다. 살짝 웃기까지 했다. 그는 촬영을 해오며 느꼈던 ‘리액션’이란 것을 해 본 것인데 남 피디가 컷을 외치며 촬영을 중단 시켰다.


“민변. 좋아, 좋아졌는데, 여기랑 매치가 안 돼. 보통 이런 상황에 사람이 무슨 표정을 짓겠어? 살짝 굳혀. 눈썹도 찡그리고. 알았지?”


“자! 다시 갑시다!”


그 뒤로도 몇 번 같은 상황으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남 피디의 조언으로 민 변호사는 순조롭게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새삼 느낌이 달랐다. 그는 이런 게 진짜 방송촬영을 하는 느낌이란 생각을 했다. 힘들었지만 노력한 만큼 적응이 되었다는 기분에 만족스러웠다. 비록 변론 중간에 판사를 웃게 만드는 것까지는 시도 할 수 없어서 최종변론의 기회를 넘겨주었지만 그는 처음으로 촬영이 유쾌했다. 재판 촬영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몇 번의 시뮬레이션이 더 진행된 후 시청자 투표와 제작진 투표를 합산해 실제 재판의 담당 변호사를 서바이벌 형식으로 선출한다는 얘길 듣고도 다음엔 잘해야겠다며 웃어 넘겼다. 시청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되지도 않는 멘트를 하면서는 스스로가 놀라기도 했다. 그가 방송에 동화되었다.


“여보, 나 왔어”


비닐봉지에 담긴 캔 맥주가 민 변호사보다 먼저 현관문 안쪽으로 들어와 흔들거렸다.


“나 왔다니까. 녹화 해놨어?”


왠지 아내는 냉랭했다. 대꾸도 없이 쇼파에 앉아있는 아내에게 그는 캔 맥주를 살짝 흔들며 내밀었는데 아내는 쳐다보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짜릿하게 차가운 기운이 손아귀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왜 저래?"

 

아내가 들어가 버린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캔맥주 뚜껑을 땄다. 경쾌한 소리가 잠시 심란해진 그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리모컨을 조작하자 그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저스티스’의 ‘오프닝’이 나왔다. 차가운 맥주 한 모금을 속으로 넘겼다. 콧노래가 깔려 나올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의 얼굴에 잔잔한 흐뭇함이 흘렀다.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른 그의 집 거실에 구겨진 맥주 캔 두 개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티브이엔 회환의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해인이 나오고 있었다. 그날의 방송에서 민 변호사는 대사 없이 얼굴만 몇 번 클로즈업 되어 나왔다. 그때마다 '얼어버린' 이나, '굳은', 또는 '허탈한 웃음만 나오는' 등등의 자막이 그의 가슴께로 날아와 꽂혔다.


실제 방송화면 앞에서 그는 굳어버렸다. 해인은 딱 적당한 만큼을 흐느끼며 자책하고 있었다. 사실은 스스로가 무서웠다고 말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사랑받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 순간부터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제부턴가 괴물이 되어가는 스스로를 늘 무서워하며 지냈다는 심경고백을 이어가더니, 자신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누군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부르짖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해인의 앞에 앉아 적시에 사인을 보내고 있는 나 피디가 그의 눈에 어른 거렸다. 해인의 울부짖음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누군가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민 변호사의 눈이 감겼다. 그는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 고요한 정적만이 요란스럽게 흘렀다.


항소심이 열린 날 민 변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방송분에서 새로 투입 된 남자가 담당변호사로 선정됐고 그는 법률자문위원단으로 남는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담당변호사가 된 그 남자는 탁월한 쇼맨십을 발휘했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곤 여러분이라는 말로 시작 한 최종변론이 그를 일약 국민 변호사로 만들었다. 그는 나눔이란 말이 사라져가는 세상을 외쳤다. ‘우리’가 퇴색되고 ‘나’만 남아가는 사회분위기를 잘 팔리는 상품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이 고소득자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으로 인식되어선 안 되며, 무례함을 보고 따라하는 이상한 부조리를 어째서 방송이 가장 앞에 나서서 조장하고 선동하느냐고 성토했다.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윤리의식을 지적했고, 방송이 필연적으로 지니는 파급효과를 따졌을 때 작금의 방송행태는 직무유기라고 외치며 울분했다. 그의 호소력은 대단했다. 그는 오열했고 시청자는 감동했다. ‘저스티스’를 내내 욕하던 시민들도 어쨌든 그 장면을 시청했다. 판사의 망치가 두드려지며 방송심의규제의 강화, 지상파 3사 대표의 대국민 사과, 그리고 연예인 출연료 일부 및 방송이익의 일부를 사회발전기금으로 조성하고 3사의 방송국에서 관리사용 한다는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그 순간을 두고 시청자는 이런 게 바로 사회에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다시 한동안 사회적으로 들썩일 일이 벌어졌지만 거기에 민 변호사의 이름은 없었다. 해인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비판의 목소리가 넘쳐났지만, ‘저스티스’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남겼다.



그 모든 일이 한 때의 해프닝처럼 잊혀지고 사람들의 입에 더 이상 오르내리지 않게 됐다. 민 변호사의 일상은 여전히 흘러왔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때때로 사람들이 그를 알아볼 뿐. 그건 그것대로 그뿐이었다. 아닌 게 있다면 그것을 의식하는 민 변호사 정도였다. 이미지라는 것이 의식되는 것. 별 건 아니다. 그는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마치고 귀가했다. 인터넷을 조금 탐독하다 해인의 팬 카페에 접속했다. 아직 교도소에 수감 중인 그녀를 응원하는 글, 세상의 부조리를 파격적인 방법으로 알린 구세주로 찬양하는 글, 죄를 씻고 새사람이 되어 돌아오라는 격려의 글들을 별 의미 없이 훑어 내리고 있었다. 지난 일을 생각해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1:1 채팅신청이 들어 온 건 그때였다.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민변인가?????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맞아요? 민변이에요?

justice 민 님의 말 :

누구신지?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당신이 이딴 카페에 회원으로 있다는 게 좀 웃기넼ㅋㅋ

justice 민 님의 말 :

이상한 분이시군요. 제가 무슨 카페의 회원이던 그게 왜 웃깁니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민변 맞넼ㅋㅋ 아놔 대박 ㅋㅋ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다들 떴는데 본인만 떨거지 되니까 속 쓰리신가? 이딴델 기웃거리게? ㅋ

justice 민 님의 말 :

혼자 헛소리 계속 하시죠.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나갈 것 같더니 왜 못 나가시나 이미지관리 하시나? 나가려면 나가세요. 뭐 캡쳐 같은 거 안 할거니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뭐 당신 정도 사실 좀 귀찮고요 ㅋㅋ


justice 민 님의 말 :

화나려고 합니다. 보아하니 어린 것 같은데 정신 좀 차리세요. 해인이 일 보면서 느껴지는 거 없었습니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ㅈㄹ ㅋㅋ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느낀 거 있지 그딴 미친년이 방송 때문에 이딴 대접도 받고 내가 그년 좀 아는데 그년이 그딴 거 뉘우치고 그럴 년이 아니야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그러니까 방송이란 게 참 좆같은 거지 당신 말이 그거였잖아요 이 씨발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솔까 당신도 조낸 배 아프잖아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씨발 똥거름 다 뿌려 가면서 농사지었더니 수확은 다른 새끼가 하고 응? 응?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좆같다고 말해 봐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이젠 씨발 변호사도 예능감이 있어야 되는구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예능이 대세지 뭐 안 그래?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이미지 관리 들어가지 말고 좆같다고 말해보라니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ㅋㅋ ㅄ

justice 민 님의 말 :

이렇게 해서 기분이 좀 좋아집니까?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스스로 납득할 이유가 있습니까?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뭔 개솔 ㅋ 하여간 개지랄은 ㅋㅋ

dldhltnsmsdusdPdls 님의 말 :

당신이 그런다고 뭐 달라질거 같아?


 

민변호사는 채팅창을 꺼버렸다. 그리고는 분에 못 이겨 밤새 잠들지 못했다. 사람에 대한 환멸은 두 번째였다. 그 밤에 그를 제일 괴롭혔던 사실은 자신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다. 그렇게 며칠이 더 흘러 사건이 다시 일어났다. 이번에도 그냥 어느 날.

 

사건은 해인의 모방범죄로 보였다. 연예인이 살해당했고 며칠 뒤에 ‘유투브’에 동영상이 올라왔다. 다른 게 있었다면 이 사건의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동영상엔 해인의 사건과 그 후의 방송관련 변화에 대한 범인의 개인적인 생각이 글로 적혀서 보여 졌다. 그 글귀엔 '것 봐 달라진 건 없다니까 민변. 그러게 내 말을 끝까지 들었어야지'라는 민변호사를 향한 언급도 있었다. 민변호사는 검찰에 소환됐다. 거리낄 것이 없는 그는 그 밤에 있었던 채팅 전말을 있는 그대로 진술했고 이 내용은 방송에서도 다뤄졌다. 또 다시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민 변호사의 집 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역시 인터넷이 가장 빠르게 들끓어 올랐다. 민변호사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져 내렸다. 외출을 일절 하지 않고 칩거했다.

그 어느 날 민변호사는 컴퓨터를 켰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저스티스 음모론’이 1위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이 엉겁결에 보였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클릭을 했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눈빛이 점차 탁한 색감으로 물들어가더니 마지막 문장에 다다랐을 때 목 언저리를 제 손으로 잡아 할퀴고 쥐어뜯어내 손톱 아래가 빨갛게 물들어갔다.

 

[.......... 그래서 위의 내용을 종합 해 볼 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 가? 혼자만 개털 된 출연자가 범인과 채팅을 했고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거기에 대박의 향수에 젖어있는 하이에나 같은 피디. 어떤가?  저스티스 시즌2 커밍 순... 머릿속에 이것이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아"

"아, 아, 아"

"아아아~~악!"

 

“다들 이제 그만 좀 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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